드래곤 헌터 (Dragon Hunters.2007) 2013년 개봉 영화




2008년에 프랑스, 독일 합작으로 기욤 이베르넬, 아르튀르 크왁 감독이 만든 판타지 애니메이션. 원제는 샤세르 드 드래곤즈. 북미판 제목은 드래곤 헌터. 한국 정식 개봉명도 드래곤 헌터다.

내용은 콜레라로 부모님을 잃은 조이는 삼촌인 아놀드의 성에서 외롭게 살고 있는데 실버 나이트 동화를 무척 좋아하는 천방지축 소녀로 기사를 무지 동경하고 있던 찰나, 삼촌 수하 기사들이 스켈레톤 드래곤 월드 고블러한테 괴멸당해 새로운 기사를 찾는다고 해서 본인이 직접 기사를 찾으러 갔다가 어딘가 좀 어설픈 몬스터 헌터 콤비인 리안츄, 귀즈도, 헥터 일행을 만나 그들과 함께 월드 고블러를 물리치러 세계의 끝까지 모험을 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스토리를 축약하면 기사를 동경한 소녀가 어설픈 기사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진짜 용감한 기사인 줄 착각하고 있는 상황에 악의 근원을 처단하러 모험을 가는 것인데.. 기존의 판타지물에 흔히 나온 소재지만 전개 방식은 약간 다르다.

보통, 이런 줄거리라면 어설픈 기사와 추종자인 소녀 사이에 거짓말이 존재하고, 나중에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갈등이 폭발해 종극에 이르러선 어설픈 기사가 대오각성하여 진짜 용감한 기사가 되어 소녀의 바램을 이루어주는 것이 됐어야 하지만 여기선 그런 걸로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는다.

일단 기사로 오인 받은 상황이 작중에 귀즈도가 이빨을 잘까서 그런 거긴 해도 리안츄 자체의 능력이 결코 허접한 게 아니다.

리안츄 외모는 어딘지 좀 중국 내지는 몽골 느낌나는 동양인 바바리안으로 갑옷 하나 걸치지 않았지만 털가죽 옷 하나 입고 그 큰 몸을 이끌고 재빠르게 움직인다.

어째서 D&D에서 바바리안이 풀 플레이트 메일 같은 중장비를 입지 못해도 가죽 갑옷 하나 걸친 채 덱스를 올리고 닷지 피트를 넣어서 방어하는 지 잘 알 수 있을 정도로 긴급 회피의 달인이다.

다만 공격 능력이 좀 떨어져서 플레일, 수확용 낫 등의 무기를 사용하는 등 마는 등 해서 공격적인 액션의 박력은 떨어지는 게 아쉽다.

전사로서 육체적인 능력도 높지만 과묵하면서 고결 성품의 소유자로 이득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악을 물리치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기사의 풍모를 갖추었다.

즉, 유명하지 않고 무명도 쌓지 않아서 허접하다고 욕을 먹지만 캐릭터 자체의 능력과 성품은 이미 기사라는 말이다. 의외로 정말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완벽한 캐릭터처럼 묘사된다.

그래서 인간적인 고뇌라든가, 속물근성 리액션은 베스트 프렌드이자 콤비인 귀즈도가 대신 해준다. 귀즈도가 어둠과 그늘을 맡아서 말하고 행동해주니 리안츄의 고결함이 더 빛날 수 있는 거다. 그렇게 상호보완 작용을 하니 두 캐릭터는 잘 어울리는 콤비다.

돼지+토끼+개를 합친 듯한 기묘한 모습의 헥터는 동물이라 말은 못하지만 대신 다양한 리액션과 개그로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기사 오타쿠인 조이는 천방지축 수다쟁이 소녀지만 귀즈도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갈등의 트라이앵글 포메이션을 구성하니 본작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자, 엄연히 주인공 일행이라 할 수 있는 주역이다.

캐릭터간의 갈등 관계는 잘 만들었지만 등장인물이 워낙 적어서 좀 황량한 느낌도 준다. 초반부에 잠깐 나온 마을 주민이나 성주, 신하를 제외하면 러닝 타임 1시간 내내 나오는 사람은 주인공 일행 넷 밖에 없다. (사람 셋에 동물 하나)

근데 그게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 같다.

이 작품의 배경은 매우 특이한데 작중의 세계는 지상계가 아니라 천공계다. 땅덩어리 자체가 구름 위에 붕붕 떠다녀서 땅과 땅 사이를 지나다녀야 하는데 그 특성상 보통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나 도시 같은 걸 묘사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다.

게다가 모험이 시작된 이후 배경이 점점 더 황량하고 삭막해져 월드 고블러를 처치하지 않는 이상 세계의 종말이 찾아온다는 설정에 부합되니 사람이 들어갈 구석은 더욱 없어졌다.

비주얼 자체는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답다. 하늘에 떠다니는 땅덩이도 인상적이고, 하늘 그 자체의 영상도 진짜 눈이 부신다. 기존에 나온 어떤 판타지 애니메이션과 확실히 다른, 오리지날리티가 느껴진다. 배경 퀼리티가 워낙 좋아서 영상미가 있어 단순한 스토리가 어느 정도 커버가 될 정도다.

아쉬운 건 맨 마지막에 나오는 월드 고블러 퇴치 방법이 좀 이해가 안 갔다는 거다. 복선이라고 하면 복선이라고 할 만한 장면이 초반부에 나오기는 하지만, 그게 왜 최종 결전 병기가 된건지 전혀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쉽게 말하자면 드래곤 슬레이어에 해당하는 무기가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다. 그것도 본래는 무기가 아닌 일반 아이템이 난데없이 최종 결전 병기가 되었으니 좀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엔딩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금의환향까지는 못했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행복을 얻어냈고 또 캐릭터간의 정이 느껴지는 결말이었다.

어떻게 보면 기승전공주로 끝나는 디즈니 방식과 전혀 다른 노선을 걷는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기승전평민이랄까)

애초에 작중에서 중요 대사로 현실과 동화는 다르다는 말이 나오고 동화 속기사는 모두 죽는다는 시니컬한 대사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온다.

선이 악을 이긴다는 권선징악이 주제가 아니라, 깨달음, 믿음, 용기, 우정에 관한 게 메인 테마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은 월드 고블러와의 최종 결전에 다 나온다.

동화를 부정하면서 정작 결말은 동화적인 게 뻔하지만 마음에 든다. 그동안 보여준 묵시록적인 배경 세계가 최종 전투 승리 후 낙원으로 바뀌는데 정말 그건 판타지물이기에 가능한 엔딩이라 이 느낌이 너무 좋다.

결론은 추천작. 현지에 나온지 무려 5년 만에 뒤늦게 한국에 개봉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영상미가 뛰어나고 세계관도 독특한 작품이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합작 영화라 좀 낯설 수도 있지만 비주얼 하나만큼은 미국 애니메이션 못지않다고 생각된다.



덧글

  • 먹통XKim 2013/08/01 20:36 # 답글

    이런 것도 있었나? 해서 정보를 찾아보니 국내 개봉당시 쫄딱 망했더군요..서울관객 9300명?
    전국관객 3만여명;;;
  • 잠뿌리 2013/08/05 01:17 # 답글

    먹통XKim/ 완성도는 높은데 정작 흥행은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캐릭터 디자인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개성적이고 정감있는 캐릭터지만 디자인만 놓고 보면 어딘가 굉장히 낯선 느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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