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인크레디블 멜팅맨(The Incredible Melting Man.1977) SF 영화




1977년에 윌리엄 작스 감독이 만든 SF 호러 영화.

내용은 우주 비행사 스티브 웨스트가 다른 동료 두 명과 함께 우주선을 타고 우주 비행을 하다가 토성에서 지구로 귀환하던 도중, 태양 폭발로 인한 우주 방사능에 노출되어 동료는 다 죽고 혼자 살아남았는데.. 방사선 노출의 영향으로 얼굴과 손의 피부가 녹아내린 끔찍한 외모의 괴물이 되어 병원을 탈출, 홀로 마을을 배회하며 사람을 해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메인 몬스터인 멜팅맨은 일단 디자인은 그럴 듯하게 나오는데 특수 분장에 꽤 공을 들여서 그렇다. 그것이 살아있다, 킹콩, 스타워즈, 런던의 늑대 인간 등등 호러, SF 영화의 특수 분장으로 유명한 릭 베이커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숲과 거리, 민가를 배회하는 멜팅맨이 계속 녹아내리는 피부 때문에 자아를 상실하고 한 마리의 식인귀가 되는 과정이 잘 나온다. 외형은 산성 좀비 같고 작중에 잘 곳이 없어 묘지에 기어들어가 자는 등등 언데드 몬스터 같은 행동을 하지만, 흉측해진 외모 때문에 자아를 잃고 괴물이 되어가는 걸 보면 프랑켄슈타인 느낌도 좀 난다.

하지만 솔직히 눈에 띠는 건 멜팅맨의 특수 분장뿐이다.

저예산 영화라서 B급 테이스트가 너무 충만하다. 애초에 호러 코미디로 기획된 작품에 호러 장면을 추가로 더 넣은 것이라서 그런지 좀 막장이다.

영화 시작 5분 만에 우주선 탄 주인공이 태양빛을 직접 쐬서 피부가 녹아내린 모습이 공개되더니, 5분 뒤에는 덩치 큰 여자 간호사 뒤를 아무 대사 없이 무작정 쫓아가 죽인다. (근데 이 간호사, 유리문을 몸통 박치기로 깨부수고 달아나는데 그것만 도무지 호러 영화의 첫 번째 희생자 같지가 않다)

작중에 피부가 녹아내리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사람의 육체가 필요해 무차별적인 살육을 벌인다. 고어씬도 적지 않게 나오는데 직접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비포 없이 애프터만 보여준다. 머리, 손, 팔 등등이 냇가에 떠다니고 바닥에 굴러다니고 그러는데도 불구하고 모형 티가 너무 많이 나서 무섭기보다는 허접하게 다가온다.

그 이외에 두 번째 희생자인 낚시꾼의 머리통이 냇가에 둥둥 떠다니다가 작은 폭포 아래로 떨어져 깨지는 걸 집요하게 카메라에 담는다거나, 작중 단역이 밥 먹으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후라이드 치킨 다리 하나 밖에 안 들어서 실망하는 씬이라든가 헛웃음을 자아내는 개그씬이 몇 개 나오긴 한다.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고어하나 장면은 주인공 테드 넬슨과 동행한 보안관 닐 블레이크가 샷건으로 멜팅맨 잡으려다가 역공을 당해 전깃줄에 떨어져 죽는 씬이다. (잔인하다기 보다는 아찔하다고 해야 하나)

말이 나와서 말인데 실은 멜팅맨 능력도 좀 허접하다. 방사능의 영향으로 몸이 계속 녹아내려 사람을 잡아먹어야 그 속도를 늦추는데 말도 못하고 숨만 간신히 쉬면서 돌아다니는 수준이다.

힘이 그렇게 센 것도 아니고 아녀자가 휘두르는 식육용 칼 한 방에 한쪽 팔이 날아가 외팔이가 되어 터널터널 걸어서 도망치는 거 보면 정말 안구에 습기찬다. (안 그래도 용해 데미지 때문에 실시간으로 HP가 쭉쭉 떨어지는 상황인데 ㅠㅠ)

그나마 총에 맞아도 안 죽어서 총격에 내성이 있어서 그렇지 그것마저 없었으면 호러 영화사상 가장 불쌍한 몬스터가 됐을지도 모른다.

가만히 보면 엔딩도 배드 엔딩보다 더 우울한 새드 엔딩으로 친구인 테드 넬슨과 교감을 이루지만 끝내 구원받지 못하고 친구끼리 황천가는 라스트씬이 꽤 비극적이라서 어쩐지 좀 동정이 간다.

결론은 평작. 방사능 괴물이 나오는 B급 이하, Z급을 넘보는 저예산 크리쳐 영화지만, 릭 베이커의 멜팅맨 분장 하나만큼은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스티브 웨스트 역이자 멜팅맨을 연기한 배우는 ‘알렉스 레바’지만 작중에 나오는 멜팅맨의 음성은 ‘뉴웰 알렉산더’가 더빙을 맡았다.

덧붙여 이 작품은 개봉 당시 홍보 포스터에 릭 베이커의 이름을 적극 활용했는데, 거기서 그의 경력을 엑소시스트의 마술이란 표현이 나와서 엑소시스트의 감독 윌리엄 프레드킨이 격노하며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그 포스터를 떼어내 갈가리 찢어버렸다. 본래 엑소시스트의 특수분장은 마르셀 베르쿠테르가 맡았고 릭 베이커는 특수분장 보조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홍보 문구가 나간 걸 사전에 몰랐던 릭 베이커는 곧바로 공개 사과했다고 한다.

추가로 1987년에 폴 베호벤 감독이 만든 로보캅에서 작중 악당인 클라렌스 보딕커가 유독성 물질에 의해 얼굴과 손이 녹아내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 그걸 만든 특수분장 담당인 ‘롭 보틴’이 멜팅맨에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1982년, 1996년에 제작된 동명의 TV판 에피소드하고는 관련이 없다. 더 멜팅맨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그 에피소드들은 각각 마카브레, 미스테리 사이언스 씨어터 3000에 수록된 에피소드로 호러가 아닌 코미디다.



덧글

  • 먹통XKim 2013/08/01 20:32 # 답글

    릭 베이커 지금이야 아카데미 특수효과 분장상을 6번인가 받은 거물이지만 이때만 해도 나이 서른도 채 안되던 애송이였죠..이 양반 데뷔작인 옥타맨 국내 비디올 전혀 정보도 모르고 사봐서 뒤집어졌던 추억이 있답니다
  • 잠뿌리 2013/08/05 01:15 # 답글

    먹통XKim/ 옥타맨을 보면 릭 베이커가 지금 같은 거물이 될줄 아무도 몰랐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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