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2013) 2013년 개봉 영화




2013년에 권영락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정신과 의사 지훈이 친구 준기에게 현진을 소개시켜줘서 둘이 잘 되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현진이 이중인격으로 의심이 돼서 최면술을 시도해 심리 치료를 하던 중, 현진 속에 또 다른 여자의 정신이 깃들어 있고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 최면 치료를 가장한 최면 능욕을 시도해 매주 일요일 3시에 어디에 있던 자신을 찾아오라는 후최면을 걸어 붕가붕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육감 호러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MC물. 즉, 마인드 컨트롤을 주제로 한 에로물에 불과하다.

최면술로 이용해 사람을 조종한다는 게 꼭두각시라는 타이틀에 걸맞긴 하지만 작중 설정은 정말 보기 민망할 정도로 에로하기 짝이 없다. 영화라기보다 한편의 야설 같다고나 할까.

여주인공 속에 들어 있는 또 다른 인격은 최면 상태에서 자기 몸을 더듬거나 자기 위안을 시도하는 등 에로틱한 장면을 보여주고 후최면 이후에 주인공의 아파트에 일요일마다 찾아가서 붕가붕가를 한다. 근데 여주인공이 친구의 애인이라서 MC물에 NTR까지 더해지는데 그것도 모자라 실컷 즐기고 나서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바람까지 피어 파극으로 치닫는데 뜬금없이 여주인공이 또 다른 인격에 눈을 떠 사이코 살인마+얀데레로 각성을 하면서 결말은 뻔히 예상은 가는데 내용이 완전 막장이라 어디까지 망가질지 종잡을 수 없었다.

근래 나온 한국 영화중에 에로에 이렇게 집중한 영화는 없을 정도로 떡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특히 후반부 50분부터 1시간까지 10분 동안 약 일곱 번의 떡치기가 나오는데 정말 떡치다가 죽은 귀신이 붙은 모양이다.

말은 스릴러라고는 하는데 긴장감을 느낄 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 떡치기로 일관하는 걸 제외한 나머지 부분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극도로 떨어지고 작위적인 캐릭터에 대사까지 절망적인 수준이라서 그렇다.

작위적인 캐릭터에 연출력이 나쁜 게 더해져 안 좋은 연쇄 효과를 불러 일으켰다. 이를 테면 작중 주인공 지훈이 집에서 아령 들고 운동하다가 친구 지훈한테 전화를 받아서 미팅 잘했냐? 라고 애기를 하던 중 뜬금없이 지훈이 ‘너 요즘 외롭지?’ 이 한 마디를 하고 전화 통화를 마친 뒤, 갑자기 두둥-하고 배경 음악을 깔아주고는 눈물 한 방울을 주르륵 흘린다.

자연스럽게 감정이 고조되는 게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 나누다가 두둥-배경 음악을 깔고는 갑자기 등장인물이 정색을 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계속 나오니 아무리 영화라고는 하지만 너무 현실감이 떨어진다.

나중에 지훈이 건성으로 한 카운슬링 때문에 보게 되는 귀신도 워낙 뜬금없이 튀어나온다. 처음부터 지훈이 영안의 소유자라 귀신을 본다는 설정이 있다면 또 모를까, 너무 갑자기 그런 게 나오니 당황스럽다.

자신의 강의를 듣던 여학생이 자기에게 연심을 품어서 그녀와 붕가붕가한 뒤 두 번 정도 만났다가 프로포즈하자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바로 승낙하는 씬은 작위적인 설정의 정점에 치닫는다.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바닥을 기는데 그건 영화 경력이 오래된 베테랑 배우가 하나도 없어서 그렇다. 작중 중요 인물은 주조연을 막론하고 이름 있고 비중 있는 건 4명이 전부로 이종수, 원기준, 구지성, 한소영이다.

한소영, 구지성은 이 작품이 스크린 데뷔작이고 원기준은 연극, 뮤지컬, 드라마에서는 오래 활동을 했지만 영화는 이게 두 번째 출연작인데 첫 번째 출연작과의 시간차가 무려 19년이나 돼서 영화배우로서는 어색하다.

유일하게 영화 출연 경력이 긴 이종수도 사실 필모그래피를 보면 대부분의 영화에서 카메오 출현, 단역, 조연이 많아서 베테랑 연기자라고 할 수는 없다. 유일한 영화 주연작인 키드갱도 사실 극장 개봉작이 아니라 16부작 TV영화다. 때문에 본편에 나온 스크린 데뷔 배우들보다 특별히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으로서도 좀 부족한 느낌을 준다.

배우들의 발연기를 욕해야하는 건지, 아니면 각본의 문제를 지적해야하는 건지 당최 모르겠다.

게다가 설정도 구멍이 슝슝 뚫려 있다. 보통,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작품은 여기서 발단 부분이 없다.

여주인공 현진에게 씌인 또 다른 인격의 정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현진은 첫 등장씬부터 일상에서 귀신같은 형상의 환영을 보는데 그게 그녀의 또 다른 인격으로 드러나긴 하지만 어째서 그런 게 생겼는지 그 원인이 전혀 안 나온다.

현진에게 있던 연인 살해의 과거도 회상으로 나올 뿐, 어쩌다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이유가 나오지 않는데다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지훈이 그냥 술렁술렁 넘어가고 아무런 대비도 걱정도 안한다.

준기는 한술 더 떠서 지훈이 아무리 경고를 해도 현진이 불쌍하다며 자신이 더 아껴줘야겠다고 말한다. 원래부터 알던 사이도, 깊이 알던 사이도 아니고 그냥 처음 미팅으로 만난 사이인데 첫 만남 이후 급격히 연인 사이로 발전해 결혼까지 생각한다는 게 너무 현실성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분명 작중에 준기에게 현진을 소개시켜준 건 지훈인데, 현진의 비밀과 속사정에 대해 지훈이 아무 것도 몰랐다는 것부터가 에러다)

작중 현진이 꼭두각시 인형을 직접 깎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기에 아무런 부연 설명도 하지 않으니 관객한테 불친절하다.

영화의 상당한 부분을 현진이 혼자서 터벅터벅 걷는 걸 앞에서 찍고 뒤에서 찍고 계속 그것만 보여주니 지겹다. 그래도 현진 역의 구지성을 마냥 깔 수 없는 이유는, 작중에 현진은 그렇게 계속 걸어 다니기라도 하지 다른 캐릭터들은 그런 장면도 전혀 안 찍었기 때문이다.

결코 구지성이 레이싱 모델 출신으로 연기력은 좀 떨어져도 외모는 여신급이라서 약간의 실드를 쳐주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 홍보 기사를 보면 거의 대부분 구지성의 몸매나 노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과도한 섹스어필 홍보를 하고 있는데 그런 것 치고 정작 영화 본편에서는 여주인공인 구지성보다 남주인공인 이종수의 알몸을 카메라에 담는데 집착을 많이 한다.

전라노출, 세미 누드라고는 해도 거의 다 등짝이 나오거나, 위에는 속옷을 입은 반면 남자만 소년 중앙만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태초의 모습 그대로 나온다.

특히 작중 지훈이 샤워실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셀프 자기 위로를 하는 걸 초 중요 부위만 보이지 않는 각도로 찍는 걸 보고 있으면 진짜 무슨 붕탁물 같다.

어쨌든 이쯤되면 진짜 한국의 옛날풍 연소자 관람불가 빨간 딱지 비디오다.

최면술을 소재로 해서 이전에 나온 영화 얼굴없는 미녀, 노크가 언급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 작품과 다르게 최면+붕가붕가의 조합은 야설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MC물이다.

야설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MC물이 아닌 불륜 드라마물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불륜 드라마랑 비교하는 것도 드라마 쪽에 미안한 일이다. 최면술이라는 치트키 켜놓고 힘들이지 않고 함락해 즐길 거 실컷 즐겨놓고 버리려다 참사를 빚는 거니, 1레벨부터 만랩까지 꾸준히 불륜 경험치를 키워 막장으로 치닫는 불륜 드라마와 어디 비교할 수 있을까 보냐.

결론은 비추천. 짧게 축약하면 MC물 소재 야설의 영화화. 길게 늘여서 쓰면 두서없는 스토리, 작위적인 캐릭터, 배우들의 발연기, 구멍 뜷린 설정, 완성도 낮은 각본, 포풍 세크스씬 등등 온갖 문제를 다 갖고 있다.

아마도 올해 나온 한국 영화중에 뒤에서 손을 꼽을 만한 작품인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여주인공 현진 역을 맡은 배우 구지성은 촬영장에서 처녀 귀신을 목격했다고 하며, 이 영화가 백만 관객을 돌파하면 올드 스쿨에 수영복을 입고 출현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덧붙여 이 작품은 개봉 일주일만에 극장 상영관에서 내려왔고 IPTV를 통해 집에서도 유료 영화 채널을 이용해서 볼 수 있다. 그래서 너무 빨리 2차 판권 시장으로 넘어가서 위장 개봉 논란이 생겼다. 극장에 한 번 개봉한 작품은 극장 개봉 영화라고 해서 IPTV로 판권을 넘겨도 판권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70807
5215
9475769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