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S] 팔여신 이야기 (1995) 2019년 가정용 컴퓨터 486 게임













1995년에 대만의 천당조에서 만든 게임을 한국에서 수입해 정식 한글화한 롤플레잉 게임.

내용은 파라가 이끄는 흑암의 군대가 구데타를 일으켜 태양궁전이 전복되고, 태양신 터루스는 요정 미아를 인간계로 보내 자신과 인간 안디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아카디아를 찾아가 그를 보필하라는 명을 내리고, 여덟 여신의 몸에 주문을 새겨 아카디아에게 전수하라고 이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게임은 왕자 아카디아, 요정 미아, 현자 이누 등 3인 파티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파라의 부하들을 물리치고 여덞 여신을 구해 여신의 몸에 새겨진 호미대법을 전수 받아 파라를 물리치는 내용이다. 그래서 사실 타이틀은 팔여신 이야기인데 정작 팔여신이 동료로 나오지는 않는다.

게임 플레이 화면 우측 상단에 표시된 여자가 현재 진행 중에 구해야 할 여신이다.

팔여신의 복장은 물론이고 히로인 포지션의 요정 미아는 거의 벗은 거나 다름이 없는 모습으로 나와서 한국에서는 18세 이상 이용가로 출시됐는데 실제로 붕가붕가하는 장면은 안 나온다.

다만, 작중에 나오는 호미대법이란 게 여신들의 몸에 새겨져 있는데.. 등, 허리, 엉덩이 등등 아슬아슬한 신체 부위에 표식이 있어서 그걸 확인할 때 나오는 CG가 야게임스러운 것뿐이다.

사실 이 게임이 약간 에로한 성향을 가진 건 모태가 되는 게임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ELF의 대표 RPG게임인 드래곤 나이트 시리즈. 정확히 말하자면 그 중에서 시리즈 3탄인 드래곤 나이트3(국내/북미명 젠타의 기사)를 베꼈다.

전부 베낀 것은 아니고 주인공의 설정과 게임 화면, 일부 인터페이스와 에로 CG 구도가 유사하다. 젠타의 기사에서 주인공 데이모스가 신과 인간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지만 호색한에 바람둥이란 설정을 가졌다면, 이 작품의 아카디아는 그와 같은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데 야성적이라서 신들이 싫어해 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아 인간계로 버려진 것이다. 본작에서는 호색한 같은 단어를 야성으로 대치했다.

짝퉁 게임이라 원작을 넘어설 수 없는 건 당연한 만큼 작중에 나오는 야시시한 그림도 작화 수준이 땅에 떨어지기 때문에 요즘 사람들이 보면 멘붕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일러스트가 오프닝, 엔딩 때의 데모 화면이나 게임창에 뜨는 건 그럴 듯하게 나오는데 정작 호미대법 때의 큰 화면으로 나올 때는 완전 그 캐릭터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상하게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슬로건으로 내세운 게 그 에로 같지 않은 에로함이라서, 무려 게임 자체적인 캡쳐 기능까지 지원해서 게임상에서 TAB키를 누르면 확장자 PCX파일로 그림 저장이 가능하다.

오프닝, 엔딩 때는 약간의 애니메이션 효과가 나오긴 하지만 역시나 쓸데없는 장면만 들어가 있고, 이때 나오는 대화는 스킵이 안 된다. 화면에 나오는 인물의 입이 벙끗거리는 게 나오는데 그게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불편하다. (사실 이것도 젠타의 기사에서 이벤트 발생시 큰 화면에 나온 캐릭터가 입을 움직이며 대사 텍스트가 뜨는 것과 같은데 거기서는 그래도 스킵이 가능했다)

배경은 판타지인데 게임 만든 곳이 대만이다 보니 작중 장비, 아이템, 마법명이 전부 한자를 그대로 번역한 거라서 뭐가 뭔지 알아보기 상당히 힘든 문제가 있다. 전체 회복 마법이 ‘격미라정’, 해독 마법이 ‘정신지술’, 부활 마법이 ‘아격나라’니 법술 이름만 듣고선 효과를 전혀 알 수가 없다. (이래서야 한글화의 의미가..)

젠타의 기사를 베낀 만큼 스토리 진행과 전혀 상관이 없는 곳에서 약간 성인향 느낌 나는 것도 나온다. 일부 마을에서 도박장, 스트립 극장을 이용할 수 있는 거다.

스트립 극장은 ‘쇼’라는 간판이 달려 있는데 이용 요금을 내면 야시시한 복장의 엑스트라 캐릭터 그림 한 장이 나온다. 도박장은 천당조 오락실이란 표기로 나오는데 슬롯머신을 즐길 수 있다.

스토리 진행은 굉장히 단순하다. 그냥 마을과 던전을 돌아다니며 파라의 부하를 때려잡고 여신을 구하면 장땡이다. 던전도 사실 말이 좋아 던전이지 넓어봐야 겨우 2층 구조라서 인카운터율 높은 거 빼면 전혀 어렵지가 않다.

던전 내에 있는 비석이나 기관 장치를 조사하면 퍼즐을 맞추고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게 후반부에 나오는 던전을 제외하고 초중반 던전 기준으로 보면 상점에서 사는 것보다 더 별로다. 즉, 던전 탐사의 메리트가 전혀 없다.

젠타의 기사에서 지원하던 맵 기능이, 이 작품에서는 '응지안'이라는 비싼 아이템을 약국(도구점)에서 사다가 사용해야 하는데.. 응지안을 사용하면 300초 동안 화면 우측 중단 부분에 맵이 표시된다. 근데 그 맵이 워낙 작게 나오는 데다가, 주인공의 현재 위치는 점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육안으로 확인하기 좀 어려운 점이 있다. 게다가 무한정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300초 한정이니 정말 지독하다. 아이템 가격이 저렴하면 또 몰라도 1000골드가 넘어가는 고가의 아이템이라서 맵핑 기능 활용에 문제가 있다.

그나마 나은 점은 응지안 사용시 표시되는 맵이 월드맵, 마을맵, 던전맵 등 모든 맵을 다 포함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전투의 경우는 나름대로 젠타의 기사와 다르게 만들었다. 젠타의 기사가 횡 스크롤 시점이라면 이 작품의 전투는 쿼터뷰 시점이다.

공격은 일반 공격, 필살 공격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필살 공격은 해당 캐릭터의 특수 공격 기술로 내공을 소모해서 사용할 수 있다. 힐러 계열인 미아, 위저드 계열인 이누도 쓸 수 있지만 위력은 전사 계열인 아카디아가 가장 높다.

아카디아는 처음에는 법술 리스트가 비어 있지만 여신들을 구해서 호미대법을 전수 받으면 사용 가능한 주문이 늘어난다.

근데 사실 법술이나 필살공격 둘 다 그리 쓸모가 있지는 않다. 레벨이 높고 장비가 좋으면 그런 기술을 사용하기 보다는 오히려 일반 공격이 더 낫다. 일반 공격과 법술/필살 공격의 데미지 차이가 10% 밖에 안 나기 때문이다.

미아는 그래도 치유/보조 마법이 많아서 공격력이 낮아도 마법이 쓸만한 반면, 위저드 계열인 이누는 답이 안 나온다. 분명 마법사라면 막강한 공격 마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누의 마법은 이누의 일반 공격 데미지와 거의 비슷하다.

사실 이 게임에 나오는 공격 마법 자체가 거의 다 쓸모가 없다. 몬스터나 보스들이 무슨 속성을 따로 가진 것도 아니라서, 여기 공격 마법은 단순히 MP 소모하는 공격 기술의 변종일 뿐이다.

다만, 플레이상 가장 마지막에 배울 수 있는 호미대법의 인수합일술은 기본 보정 데미지 2000짜리의 막강한 법술이기 때문에 위력면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여기서 인수합일은 레드 드래곤으로 변신헤 불을 뿜는 법술인데 그 내용하고 기술 이름하고 전혀 매치가 안 된다)

그런데 MP 소모율이 무려 1200이라 레벨 50이 되도 아카디아의 최종 MP는 2500밖에 안 돼서 2번 쓰면 MP가 바닥을 드러난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고, 또 작중 최종 보스로 나오는 파라가 HP가 비상식적으로 높은 데다가 2단 변신까지 해서 아무리 데미지 2000짜리 공격이라고 해도 수십번을 맞아야 겨우 쓰러지기 때문에 정말 전투가 피곤하다.

최종 전투가 하나 더 불편한 건 시무페이묘에서 아투무를 물리치고 여덟 여신 중 마지막으로 나오는 미나와를 구출하면 바로 최종 스테이지인 아트란티스로 강제 이동하기 때문에, 아투무와의 전투 때 소비한 HP와 MP는 오로지 아이템으로 밖에 회복시킬 수 없다. 물론 그것도 다 미리 준비해둬야지 아트란티스로 강제 이동되면 아이템을 사러갈 기회도 없어서 진짜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작품의 엔딩은 총 두 가지다. 봉인 성공, 봉인 실패 등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봉인 성공 엔딩의 경우, 파라를 무사히 해치운 상태라 신디아, 란, 미아를 마누라로 맞이하는 해피 하렘 내용이고 봉인 실패 엔딩은 파라가 도망쳐서 팔여신과 함께 파라를 봉인하는데 필요한 보물을 찾으러 떠나는 내용이다.

엔딩 조건은 엔딩을 보기 전에 거석신병의 동굴에서 강마수정을 입수, 안디미스성 1층에서 육망성인을 입수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보물을 미리 입수하지 않으면 봉인 성공 엔딩을 볼 수 없다.

근데 엔딩 내용이 좀 막장이긴 하다. 처음에는 아카디아가 ‘신다아 공주랑 결혼하겠습니다!’ 이랬다가, 미아가 ‘란 아가씨는 어떻게 해요?’라고 하니 또 란도 마누라로 맞이하면서 월 수 금은 신디아, 화 목 토는 란하고 같이 살라고 미아가 조언하는데.. 옆에서 보고 있던 시스비가 미아가 큰 공을 세웠다고 어필해주니 아카디아가 ‘미아를 좋아합니다!’ 이래서 ‘월 화 수 목 금 토는 다 차 있으니 미아는 일요일로 하죠’라고 옆에서 거드는 와중에 터루스 국왕은 ‘하하하, 너는 청출어람이구나.’라고 칭찬하니 대략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떠나는 기분이다. 역대 RPG 게임에서 왕자 주인공의 바람기를 칭찬하는 부왕은 아마 이 게임이 처음일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일본 18금 게임의 짝퉁이지만 이 게임이 나올 당시에 한국에서는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약간 야시시한 대만산 롤플레잉 게임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른 바 추억 보정 효과로 인해서 마냥 해적판 짝퉁 게임이라고 디스 하기는 좀 그럴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의 모태가 되는 젠타의 기사(드래곤 나이트3)는 한국에서는 1995년에 쌍용에서 정식 한글판을 출시했다.

덧붙여 이 게임의 후속작인 팔여신 이야기2도 한글화되어 정식 출시됐다. 후속작은 파랜드 시리즈처럼 변해서 동료가 유니트 개념으로 바뀌어 팔여신들이 동료화되었다.



덧글

  • 눈물의여뫙 2013/07/13 19:45 # 답글

    하렘엔딩이네요.
  • 블랙 2013/07/14 09:55 # 답글

    마이컴 공략에서는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내용의 엔딩이 나온다고 공략 말미에 한참을 비판 했었죠.
  • 먹통XKim 2013/07/14 12:09 # 답글

    쌍용에서 엄청 자르고 수정하고 낸 젠타의 기사 정발 CD를 소장중이랍니다....
    나중에 무삭제로 해보고 ㅜ ㅜ...
  • 잠뿌리 2013/07/17 21:46 # 답글

    눈물의여뫙/ 봉인 실패 엔딩조차도 팔여신과 함께 모험을 떠나니 하렘 확정이지요.

    블랙/ 그도 그럴 것이 일본 18금 게임인 젠타의 기사를 베껴서 그렇습니다. 마을에 있는 스트립 바나 호미대법 시전할 때의 CG를 보면 성인향이 깊이 베어있는 게임이지요.

    먹통XKim/ 젠타의 기사는 아예 무삭제판인 북미판에 한글패치를 덧씌우거나, 반대로 한글판에 무삭제 패치를 깔아서 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하지만 둘 다 기본 베이스가 한글판이다 보니 H씬에서 나오는 대사들이 상황과 전혀 맞지 않은 뜬금없는 개그 대사라서 황당했습니다.
  • 블랙 2013/07/21 22:39 # 답글

    출처 : 1995년 3월호 마이컴 별책부록 게임컴

    - 분석을 마치면서 -

    이 게임의 궁극은 한국적 정서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엔딩이 나온다. 필자는 이 현상을 참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공윤의 심사는 참으로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것을 똑똑히 느꼈다. 게임 전체의 내용 또한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일본 PC-9801용 게임의 대만 컨버전판인 이 게임은 일본 저속 게임의 특성중에 하나인 비논리적 상상력의 기반위에 설정된 말초적 신경 자극이 라는 잔재를 말끔히 거르지 못했다.
    이 게임은 또한 많은 버그를 안고 있다. 내용물의 명칭이 뒤바뀐 것이나 사운드 소스의 미숙한 처리, 몇몇 곳에서 나타나는 시스템 다운 현상 등등.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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