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 (Man of Steel.2013) 2013년 개봉 영화




2013년에 미국, 캐나다 합작으로 잭 스나이더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각본, 제작을 맡아서 만든 슈퍼맨 시리즈의 리부트.

내용은 과도한 자원 개발로 멸망 위기에 봉착한 크립톤 행성에서 조드 장군이 반란을 일으킨 가운데 과학자 조엘이 종족의 유전자 정보가 담긴 코덱스를 갓 태어난 아들 칼엘의 몸에 심어 놓고 지구로 보내는데, 그 이후 지구의 한 농가에 불시착한 우주선에서 지구인에게 구조된 칼엘은 클라크 켄트가 되어 인간 부모의 양아들로 키워지다가 장성하여 어른이 된 뒤.. 출생의 비밀을 알아내고는 슈퍼맨이 되어서 지구를 침공한 조드 장군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슈퍼맨의 리부트로 기존 시리즈로 치면 2탄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 작중 슈퍼맨의 숙적으로 조드 장군 일당이 나온다.

하지만 빨간 팬티나 슈퍼맨 전용 테마도 없어서 기존의 것을 재현하기보다는 완전 새로운 스타일로 바꾸었다.

각본, 제작을 크리스토퍼 놀란이 맡았기 때문에 기존의 슈퍼맨 영화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슈퍼맨의 인간적인 고뇌와 가족사가 나온다. (애초에 본 작품의 시작 부분은 슈퍼맨 시리즈에서 그저 홀로그램으로만 나오던 슈퍼맨 부오의 이야기다)

러닝 타임이 무려 2시간 20분이 넘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긴데 전반부는 슈퍼맨의 어린 시절과 가족사, 후반부는 조드 장군과의 혈전이 메인 스토리다.

우선 전반부는 무슨 인간극장처럼 진행되는데 자신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고뇌하는 슈퍼맨의 이야기가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어른에 이르기까지 잘 나온다.

문제는 그 스토리가 상당히 늘어진다는 점이다. 다크 나이트 시리즈에서 배트맨의 고뇌와 어둠의 딥다크한 분위기를 잘 살린 크리스토퍼 놀란이 각본, 제작을 맡아서 그런지 몰라도 본작의 슈퍼맨은 안 어울리게 고뇌와 번민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러면서 슈퍼맨이 인류를 이끌어나갈 리더이자 빛, 희망. 그리고 신처럼 묘사되기 때문에 뭔가 굉장히 안 어울린다. 슈퍼맨이 인간적으로 약한 부분을 헤집어 놓고서 그러니 납득이 갈 리가 없다.

분명 배트맨과 극대칭을 이루며 완전 반대편에 서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분위기가 다크 나이트풍이라서 슈퍼맨과 궁합이 안 맞는 것이다.

거기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각본을 맡은 게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좀 딴죽을 걸 만한 부분이 많다. 디테일함이 떨어진다고나 할까.

작중 클라크의 인간 양아버지 조나단 켄트 역을 캐빈 코스트너가 맡아서 작중 제일가는 연기력을 뽐내는데.. 스토리 전개상 맞이하는 그 허무한 개죽음을 욕이 절로 나올 정도다. (도대체 놀란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씬을 만들어 넣었는지 모르겠다)

주인공 클라크와 히로인 로이스 레인의 연애도 좀 중요한 부분을 스킵해서 건너뛰고는, 갑자기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서로 연모하는 감정이 싹터 키스를 하며 연인 행세하는 거 보면 정말 감정 몰입이 안 돼서 혼났다.

전반부는 생각보다 지루하고 늘어져서 1시간 동안 계속 보는 게 살짝 힘들 정도였지만 후반부로 가면 완전 달라진다.

드라마로 점철된 전반부와 달리 액션으로 점철된 후반부는 이 작품의 존재 의의가 되어 버렸다. 잭 스나이더가 감독을 맡은 만큼 액션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잘 나왔다.

그게 어느 정도냐면 본작의 슈퍼맨의 예의 그 빨간 팬티를 입지 않고 노빤스의 타이즈 차림으로 나온 걸 의식하지 못했을 정도다. 그만큼 액션씬의 몰입감이 최고라는 말이다.

특히 슈퍼맨의 초월적인 힘을 잘 묘사해서 쉴 세 없이 날아다니고 이것저것 파괴하고 쾅쾅 폭발하는데 이 스케일이 정말 대단히 크다.

배경이 도시인데 초인들의 싸움으로 거리 곳곳에 화광이 충천하며 폭발이 일어나 연기가 피어오르는가 하면 고층 빌딩이 무너져 내리는 등등 재난 영화에 가까운 연출이 속출한다.

그 때문에 이 작품은 슈퍼 히어로물을 가장한 재난물이라고 볼 수도 있을 정도다. 역대 슈퍼 히어로물 중에 아마도 사상자나 피해액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초인들의 싸움에 민간인들이 휘말려 죽은 피해 규모를 생각하면 그동안 나온 초인 영화를 다 합쳐도 이 작품 하나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

홀로그램으로 나와도 대활약하는 슈퍼맨의 아버지 조엘, 우리나라 배우 정웅인 닮은 조드 장군, 기레기 로이스 레인보다 더 예쁘고 돋보이는 악당녀 피오라 등등 캐릭터들도 꽤 매력적이다. 정작 주인공 커플인 슈퍼맨과 로이스 레인은 별로였지만 말이다.

슈퍼맨이 기억이 나는 건 처음 자신의 힘을 자각하고 하늘을 날 때 짓는 얼굴의 미소가 정말 사악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내용, 인물 모르고 그 장면만 처음 보면 진짜 나쁜 놈인 줄 알았을 것 같다.

로이스 레인 같은 경우는 원작과 달리 본작에서 슈퍼맨의 정체를 처음부터 알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 과정에서 벌인 기레기 짓이 마음에 안들지만.. 그래도 엔딩에서 슈퍼맨이 클라크로서 데일리 플레닛에 입사할 때 한 대사가 매우 인상적이다. ‘플레닛에 오신 걸 환영해요.’라고 하는데 작중 인물 중 가족 이외에 유일하게 슈퍼맨의 정체를 알고 있는 그녀라서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결론은 추천작. 스토리는 솔직히 별로지만 액션은 훌륭했던 작품이다. 슈퍼 히어로의 탈을 쓴 재난물로서 블록 버스터 영화로서 나무랄 곳이 없다.

하지만 꽤나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슈퍼맨의 리부트라고는 하지만 과거작에서 너무 벗어나 있어 슈퍼맨 영화 시리즈 올드팬에게는 어필하기 힘든 점도 있다. 개인적으로 슈퍼맨 전용 테마가 나오지 않는 게 아쉽다.

슈퍼맨 오리지날 영화판의 계승작으로는 차라리 이 작품보다 2006년에 나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슈퍼맨 리턴즈가 더 걸맞는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그저 잭 스나이더+크리스토퍼 놀란 버전의 슈퍼맨일 뿐이다.

마블의 어벤져스처럼 DC의 저스티스 리그도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 이 작품의 슈퍼맨과 다크 나이트의 배트맨이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참 궁금하다.



덧글

  • 한이연 2013/07/11 19:08 # 답글

    이 분위기의 저스티스라면 우중충이 아닐까 싶은데요 ㅎㅎㅎ
  • 잠본이 2013/07/11 22:39 # 답글

    실제론 데이빗 S. 고이어가 원안 및 각본을 맡았고 놀란신은 그거 워너에 추천해주고 프로듀서로 참가한 죄(?)밖에 없죠. 고이어는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첫 2편처럼 엄청 뜬 물건과 <블레이드 3>이나 tv영화판 닉퓨리 같은 천하의 쉬레기(...)를 가리지 않고 배출한 복불복의 작가인 만큼 팬심에 들떠서 뭔가 많이 집어넣긴 했는데 꽉 짜여진 구성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쓴 것 같더라고요. 놀란신이 감독이었으면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아줬을텐데 스나이더 감독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덕후다보니 잘됐다 하고 같이 폭주한 듯한 느낌(...)

    그리고 일단 놀란판 뱃맨은 닭나라(...)로 완결을 지었고 크리스찬 베일은 두번 다시 뱃맨 안하겠다고 못박았기 때문에 이 슈퍼맨과 만나는 뱃맨은 좀 다른 인물이 될 가능성이 크죠. (흑흑)
  • 잠뿌리 2013/07/17 21:39 # 답글

    한이연/ 본격 우울한 영웅들의 초인 극장이 되겠네요 ㅎㅎ

    잠본이/ 다크 나이트가 하도 잘 나와서 이제는 크리스챤 베일이 아닌 배트맨은 상상하기 어려운데 과연 후임 배우는 누가 될지 모르겠네요.
  • 전뇌조 2013/07/18 11:11 # 답글

    슈퍼맨 리턴즈는 기존 작품을 베이스로 깔고 업그레이드한 느낌이고, 맨오브스틸은 아예 리메이크한 느낌.
    영화채널에서 줄창 옛날 슈퍼맨 틀어주길래 오랫만에 다시 봤는데, 기존 슈퍼맨과 리턴즈는 거의 똑같더라구요.

    호불호가 많이 갈리긴 할듯합니다.
  • 잠뿌리 2013/07/24 20:43 # 답글

    전뇌조/ 개인적으로 분위기는 슈퍼맨 리턴즈가 좋고 액션은 맨 오브 스틸이 좋았지요. 그 두개를 절충하면 참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75348
2526
9744305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