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림 (Pacific Rim.2013) 2013년 개봉 영화




2013년에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만든 SF 괴수 영화.

내용은 2025년 일본 태평양 연안의 심해에서 커다란 균열이 발생해 외우주로 연결된 포탈이 생겨 수십 미터가 넘어가는 거대 괴수 ‘카이주’들이 나타나 지구 곳곳을 파괴하기에 이르러 세계 각국의 정상이 인류의 위기에 맞서기 위해 범태평양 연합 방어군을 결성하여 각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로봇 예거를 만들어 카이주들과 맞서 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중에 나오는 예거는 독일어로 사냥꾼이란 뜻으로 파일럿 두 명이 투입되어 드리프트를 통해 서로의 의식을 공유하여 각각 좌반신, 우반신을 맡아서 뇌파로 파일럿의 동작을 인식시켜 싸우는 조종 시스템을 도입한 초거대 로봇이다.

일단 이 작품의 스토리는 특별한 건 없다. 그렇다고 어딘가 딴죽을 걸 만큼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스토리 자체야 그냥 저냥 볼 만한 수준으로 영화의 완성도에 크게 저해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 작품의 스토리는 사실 그저 거들 뿐, 핵심 요소는 비주얼이다. 수십 미터가 넘어가는 괴수와 로봇이 벌이는 전투가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정말 기대한 만큼 충실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강, 도시, 하늘, 바다 속 등의 배경에서 로봇과 괴수가 맞붙어 싸우는 박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특히 액션의 하이라이트는 시가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진짜 보는 내내 전율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이렇게 찌릿함을 느낀 건 오랜만이다. 맨 오브 스틸 볼 때도 안 그랬는데)

사이즈가 사이즈다 보니 보통 로봇 액션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스케일의 전투가 이어진다. 영화 포스터에 초 거대 로봇 등장, 사이즈에 전율하라!라는 홍보 문구는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마이클 베이한테 미안한 말이지만 트랜스포머가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다. 트랜스포머의 로봇들이 평균 10미터 안팎인 것에 비해 퍼시픽 림의 예거들은 평균 높이가 80미터 이상이다. (사실 트랜스포머 로봇들은 고스트버스터즈의 찐빵 귀신(마시멜로우맨)보다도 작다 ㅠㅠ 트랜스포머4도 언젠가 나올 텐데 마이클 베이가 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오토봇 전원이 합체한 초 은하 트랜스포머를 만드는 수 밖에..)

건물이 부셔지는 것부터 시작해 액션씬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거기다 무조건 주인공 로봇들이 압도하며 싸우는 게 아니라, 거대 괴수들도 격렬히 저항하기 때문에 치열한 전투가 쭉 이어져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작중 예거는 총 다섯 종 정도 나오는데 그중에서 주인공 기체인 마크 3와 마지막 기체인 마크 5를 제외한 나머지 기체들은 1회성으로 밖에 안 나온다는 점이다.

스토리 전개상 당연하다면 당연할 수 있고, 또 그게 거대 로봇물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활약을 했으면 좋았을 듯 싶다.. 마치 마징가에서 출격 1회만에 전멸당하는 밀리온 알파, 바이온 베타, 다이온 감마로 구성된 마징가 군단 같다고나 할까. (사망전대 내지는 야라레 메카 필)

압도적인 비주얼에 비해 스토리는 평범하다 보니 액션 이외의 파트는 조금 늘어질 수도 있는데, 이걸 주인공 롤린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만 조역인 뉴튼, 허먼 박사의 관점에서 보면 나름 재미있다. 주인공은 액션 파트에서만 활약하지 비 액션 파트의 주역은 카이쥬를 연구하는 두 박사들로 사실 이들의 활약을 통해서 세계 구원의 열쇠를 가지고 돌아왔으니 가히 숨겨진 주인공이라 할 수 있겠다. 활약상을 떠나서 봐도 캐릭터 자체도 재미있지만 말이다.

결론은 추천작! 스토리는 평범하지만 비주얼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문자 그대로의 블록버스터 영화다. 로봇물과 괴수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동안 상상만 해온 그것을 현실화시켰기 때문에 이정도면 진짜 영상 혁명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괴수 특촬물에 바치는 선물이자, 괴수, 로봇 SF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작품이다. 비주얼의 박력만 놓고 보자면 올해 나온 영화중에 정말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집중호우를 뚫고 맥모닝 콤보를 사들고서 개봉 첫날 첫 번째 상영 타임으로 보러 간 보람이 있다.

악마의 등뼈와 판의 미로 때를 생각해 보면 길예르모 델 토르 감독이 이런 작품을 만들어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헬보이 시리즈와 블레이드 2도 만든 적이 있으니 액션 블록버스트 영화를 만들 능력은 충분히 있긴 했는데 스케일을 놓고 보면 고무인간의 최후, 데드 얼라이브를 만들었던 피터 잭슨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만들어낸 것과 같은 컬쳐 쇼크를 느꼈다. (하면 되잖아, 길 감독님!)

맨 오브 스틸도 개봉날 바로 극장가서 봤는데 디지털로 봐서 굳이 3D나 아이맥스로 볼 만큼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 반면, 이 작품은 아이맥스로 봐도 부족할 것 같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홍콩의 카이쥬 업자 한니발 차우 역을 맡은 배우는 론 펄먼이다. 헬보이 시리즈, 블레이드 2 등 길예르모 델 토르 감독의 작품에 자주 나오는데 이번 작에서도 어김없이 존재감을 과시하며 스텝롤 올라오기 직전에 나오는 보너스 영상에서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덧붙여 이 작품에 나오는 모빌 트레이싱 시스템은 사실 1973년에 나온 일본 특촬물 점보그A와 1991년에 스튜어트 고든 감독이 만든 로봇 족스에 영향을 받은 듯 싶고 파일럿 슈트는 에반게리온 느낌 난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한국에서는 태권브이 드립이 나올 것 같다.

2008년에 트랜스포머가 개봉했을 때 태권브이 드립을 치면서 태권브이 실사판을 만들어야 된다 어쨌다 한참 이랬는데, 이번에는 이 작품 때문에 태권브이 실사판 드립이 다시 활개 치리라 생각된다. (근데 태권브이 90의 태권브이 고간포(자O포)를 보고도 실사판 드립을 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추가로 엔딩 스텝롤이 다 올라간 뒤, 이 작품을 래리 해리하후젠과 혼다 이시로에게 바친다는 글귀가 나온다. 래리 해리하후젠은 아르고 황금 탐험대, 타이탄족의 멸망, 공룡지대, 신바드의 대모험 호랑이 눈알, 공룡 100만년 등등 여러 판타지 영화에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술을 도입해 생동감이 넘치는 연출을 한 특수효과의 거장이고, 혼다 이시로는 괴수 특촬물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고지라의 감독이다.



덧글

  • 참지네 2013/07/11 15:30 # 답글

    한 번 꼭 봐야겠군요.
    괴수와 로봇의 싸움이라~
    캬하~ 왠지 상상만 해도 들뜨는 것 같습니다!
  • 놀이왕 2013/07/12 19:59 # 답글

    영화 초반부의 시위 장면에서 한글로 '인류를 위하여 지키자'라고 씌여진 푯말이 눈에 띄었습니다.
  • 먹통XKim 2013/07/14 12:10 # 답글

    줄거리는 .........생략.

    그냥 CG만 봐라 영화라서 저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줄거리 기대한 것도 아님에도
  • 잠뿌리 2013/07/17 21:42 # 답글

    참지네/ 괴수, 로봇에 대한 남자의 로망을 충족시켰지요.

    놀이왕/ 한국 언급이나 등장은 그 피켓 하나 뿐이라 참 안습이었습니다.

    먹통XKim/ 스토리는 너무 진부해서 특별히 재미는 없었지요. 오로지 로봇 VS 괴수의 대결만이 볼거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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