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1977) 한국 영화




1977년에 석래명 감독이 만든 하이틴 코미디 영화. 1953년에 인기리에 출간되고 있던 학생 잡지 ‘학원’에 연재됐던 김성환 화백의 만화 ‘꺼꾸리군과 장다리군’을 원작으로 삼아 영화로 만든 것이다.

내용은 교내에서 소문난 악동들인 꺼꾸리와 장다리가 생활지도 주임인 고바우 선생에게 찍혀서 미소 작전을 동원해 환심을 사려고 했다가, 고바우 선생의 숨은 선행을 알게 된 후 마음을 고쳐먹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얄개 시리즈는 아니지만 사실상 거기에 편승해 나온 후속편 중 하나다. 고교 얄개가 흥행한 이후 삼영 필름에서 석래명 감독을 스카웃해서 만든 것이다.

얄개 시리즈의 주인공 이승현과 단짝 친구인 김정훈이 각각 장다리, 꺼꿀이 배역을 맡아 투 탑 주인공으로 나온다.

하지만 타이틀만 보면 본작의 주인공이 꺼꾸리, 장다리인데 실제 내용상으로 본작의 진 주인공은 탤런트 전운이 배역을 맡은 고바우 선생이다.

전반부는 두 악동이 고바우 선생에게 잘 보이기 위해 미소 작전을 사용해 공부 핑계로 선생님 댁에 찾아갔다가, 고바우의 딸인 경옥을 보고 반해서 벌어지는 자잘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고, 후반부는 고바우 선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후반부는 고바우 선생이 사비를 털어 가난한 학생을 후원해주고,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을 위해 직업학교를 만들어 무료 수업을 하는 등 선행이 밝혀지자 꺼꾸리, 장다리가 정신 차리고 선행을 베푸는 게 주된 내용이다.

포지션상 고바우 선생이 진 주인공이란 걸 제외하면 이전에 나온 고교 얄개랑 별로 다른 게 없다. 고교 얄개에서 이미 한 번 나온 스토리를 재탕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단지, 등장인물의 배치만 약간 달라졌을 뿐이다.

전작에서 호철이 맡은 가난한 고학생 역할을 본작에서는 진팔이 맡고, 연애 같은 경우도 전작의 히로인은 선생님이 하숙하는 가게의 주인집 딸인데 여기서는 아예 선생님의 딸이 된 것만 다른데 연모하는 감정을 두 주인공이 나눠 갖은 게 차이점일 뿐이다.

타이틀만 보면 꺼꾸리와 장다리의 우정어린 스토리가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고바우 선생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두 주인공이 잊혀졌다.

고바우 선생의 숨은 선행이 밝혀진 뒤로는 두 주인공은 그저 거들 뿐. 주연에서 조연이 되어 버린다. 물론 두 사람이 주도적으로 선행을 베풀고 반 친구들에게 참여를 유도하기는 하지만, 친구들간의 우정이라기보다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사제의 정을 다루고 있다.

작중에 좀 엉성한 장면도 몇 개 나온다. 예를 들면 초반에 꺼꾸리, 장다리가 길가다가 고학생과 부딪쳐 시비가 붙는데.. 장다리가 혼내주겠다며 나서고 꺼꾸리가 친구가 얻어맞을 줄 알고 붕대, 약 사들고 나와서 보니 고학생이 장다리가 든 나뭇가지에 박치기를 하다가 나가떨어지는 장면이다.

이게 전후사정을 미루어 보면 ‘네가 힘 좀 쓴다면 이걸 머리로 받아 부러트려봐라!’ 이렇게 말을 해서 자폭하게 만든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 필요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비포 없이 애프터만 나오니 좀 설렁설렁 만든 티가 난다.

그 이외에 배경이 학교와 집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70년대의 향수를 느낄만한 게 별로 없다. 전작에서는 빵집 데이트, 자전거 하이킹, 나팔바지에 통기타 등등 70년대 문물이 많이 나온 반면 이번 작은 그런 게 없으니 좀 아쉽다.

결론은 평작.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있지만 결과물은 고교 얄개의 아류작이다. 그런데 얄개가 중심이 아니라 고바우 선생이 중심이라서 고교 얄개 특유의 맛은 없다. 다만, 고바우 선생과 꺼꾸리, 장다리 간의 사제의 정은 진하게 우러나오기 때문에 고교/얄개 시리즈 중에서는 나름대로 색다른 점이 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4만 관객을 동원해 고교 얄개의 흥행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러나 같은 해인 1977년에 석래명 감독이 만든 얄개 행진곡은 14만 관객을 동원해 다시 흥행했다. (고교 꺼꾸리군 장다리군은 1977년 5월, 얄개 행진곡은 1977년 8월에 개봉했다. 3개월 만에 다시 나온 것이다)

덧붙여 본작의 주제가는 주인공인 이승현이 직접 불렀다.



덧글

  • 라라 2013/07/01 23:11 # 답글

    저 형님들 어찌들 사시는지...
  • 잠뿌리 2013/07/17 21:33 # 답글

    라라/ 지금 현재는 요식업에 종사하면서 영화, 연극 쪽으로 간간히 활동한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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