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노시 2 - 색지악귀 (山村老屍II色之惡鬼.2000)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2000년에 남지위 감독이 만든 홍콩산 귀신 영화. 산촌노시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홍콩 경찰 소속 형사들이 함정 수사로 연쇄강간범을 체포하려고 했는데, 강간범이 실수로 해골에 꽂혀 있던 주살검을 뽑아내 귀신이 봉인에 풀려나는 바람에 처참한 죽임을 당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전작의 스토리는 그래도 쵸안메이의 원귀가 벌이는 연쇄 주살이란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작품은 좀 그런 게 없다.

작중에서 죽는 사람들은 전부 귀신을 보고 죽는데 그 귀신이 다 제각각이다. 그래서 뭔가 유난히 산만한 느낌을 준다.

귀신이 노리는 사람은 이마에 검은 표시가 보인다는 설정이 있지만 그걸 긴장감 넘치게 사용하지는 못했다. 단순히 그걸 언급만 하는 선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작중 벌어지는 주살의 원리는 귀신이 사람을 분노하게 만들어 자살로 이끈다는 것인데, 분노의 원천이 공포라는 논조가 나와서 이 부분도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사람이 위험에 처하면 그때 느끼는 공포가 분노로 바뀐다는 건데.. 이건 진짜 설득력이 떨어졌다. (그게 맞는 말이면 호러물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사건의 진상은 후반부에 밝혀지는데 그 전까지 나오는 복선은 단 하나 뿐이고, 사건의 진상에 대한 힌트는 거의 주지 않는다.

스토리가 진행되는 내내 영문을 알 수 없는 죽음이 계속 이어지다가, 갑자기 ‘모든 것을 끝내야 될 시간!’이런 대사를 외치듯 급전개가 시작된다.

이번 편은 나름 하이테크다. 본작에서는 귀신의 소리를 저주파의 일종으로 녹음기로 녹음하여 방송실에 가서 재생 속도를 조종해 귀신이 누군가를 찾고 있다는 단서를 얻기도 한다. 전작과 비교하면 20세기와 21세기의 차이가 있다. (실제로 이 두 작품 사이의 제작 년도는 1년 차이 밖에 안나는데 그게 공교롭게도 1999년과 2000년이다)

그 이벤트 이후로 급전개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설정상 가장 중요한 부분의 반전까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 굉장히 작위적으로 느껴질 정도라 스토리를 건너뛰어도 너무 건너 뛴 것 같아서 밀도가 떨어진다.

러닝 타임 1시간이 넘도록 귀신이 사람을 해치는 동기는 안 나오다가 갑자기 등장인물들의 전생에서의 관계가 부각되면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이 극후반부 전개는 나름대로 볼만하다. 작중 인물들의 전생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최면술을 통해 기억 역행으로 회상을 하는데 그 부분이 잔혹무도한 치정극이라 흥미진진하며, 현실로 되돌아왔을 때의 반전이 돋보인다.

영화 끝나기 몇 분 전에 드러난 귀신 티프의 실체는 디폴트 복장은 빨간 옷이지만 그 실체는 긴 머리에 부패한 얼굴을 가진 머리통 귀신이라서 머리만 남아 둥둥 떠다닌다.

사다코 중국 버전인 전작의 쵸안메이와 비교하면 차라리 이쪽이 더 개성은 있어 보인다. 비주얼적으로 공포스럽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사연이 깊은 귀신인 데다가 마냥 가해자라고만은 볼 수 없어서 귀신 입장에서 좋게 끝낸 결말은 좀 시시하게 다가온다.

결론은 평작. 사건의 단서를 거의 주지 않고 귀신의 동기도 드러나지 않아서 이유 없는 주살이 사람들을 덮치는 내용이 이어져 스토리의 밀도가 좀 떨어지지만.. 주역들의 전생에서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 갈등관계와 반전은 나름대로 괜찮았다.

여담이지만 작중 인물 중 한 명이 죽기 직전에 본 게 전작에 나온 쵸안메이의 귀신이다. 근데 이게 실제로 본작의 스토리와 큰 관련은 없다. 그냥 그 인물이 집에서 공포 영화를 시청했는데 공교롭게도 그게 전작 산촌노시 1편이었을 뿐이다. 전작의 이야기가 작중에 영화로 나올 정도로 1~2편의 연결성은 없다.

덧붙여 전작이 오멘 1의 한 장면을 모방했다면 이번 작에서는 작중에서 귀신을 퇴치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로 나오는 주살검이 오멘 시리즈의 메기도 성검스럽게 나온다. 물론 설정 자체야 오리지날이라서 본래 용도는 두개골을 부수는 검으로 그걸로 귀신의 유골을 찌르면 되는데 그러면 그 영혼은 어둠 속에 봉인당해 귀신조차 되지 못한 채 천국도 지옥도 가지 못한다는 설정이 붙어있는 대귀신용 결전 병기다. (반전은 작중에 이걸로 칼 질 한 번 안 한다는 거..)

추가로 초반부에 커피가 도장에서 도복 입고 대련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도복의 등짝에 태권도라고 영어로 적혀 있다. 이게 별로 중요한 것 같아 보이지 않아도 실제로 극후반부에 귀신 들린 동료의 몸에 태권도 발차기를 날려서 유체이탈시키는 대활약 스킬이다.

마지막으로 사실 이 작품의 진 주인공은 경찰 서장의 조카이자 현직 소설가로 영적인 이야기를 글로 쓰는 블루다. 이 캐릭터가 포지션을 보면 조연인데 활약의 정도는 주연급이라 거의 혼자서 다 해결한다. 공포와 분노의 개떡 같은 논리를 주장하는 걸 제외하고는 부적도 건네주고 최면술로 기억 역행을 하는가 하면 헤드라이트로 귀신에 대항하는 방법까지 생각해 내는 유능한 캐릭터였다. 최면술, 헤드라이트 등 현대 기술을 오컬트적으로 활용하는 게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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