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노시 1 (山村老屍.1999)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99년에 양홍화 감독이 만든 홍콩산 귀신 영화.

내용은 밍, 애니, 비, 비기, 라뷔시 등 다섯 명의 친구들이 도시 괴담으로 유행하는 귀신 부르는 의식을 했다가 진짜 귀신이 나타나 몰살당하는 이야기다.

작중에 나오는 귀신 부르는 의식은 시체를 태울 때 나온 기름으로 초에 불을 켜고, 각자 피를 한 방울씩 짜내어 섞은 물을 나눠 마신 뒤 서로 손을 잡고 둘러 앉는 것이다. 특정한 매개체는 없지만 위저보드나 분신사바와 같은 의식이라고 나온다.

타이틀인 산촌노시의 의미는 산촌에 있는 늙은 시체 귀신이란 뜻이 있다. 작중의 귀신은 긴 머리를 앞으로 내려 얼굴 전체를 가린 외모가 흡사 링의 사다코와 판박이지만 파란 옷을 입고 있어 복장의 차이가 있다.

이 당시 링의 워낙 히트를 쳐서 아류작이 양산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거기에 편승해 나온 아류작인 것 같으면서도 또 다른 뭔가가 있다.

일단 홍콩 호러 영화 중에서 원귀에 의한 저주의 연쇄로 사람들에 떼죽음을 당하는 소재는 상당히 드문 케이스에 속한다. 귀신과 현실을 믹스한 소재가 일상다반사로 쏟아져 나와 멜로, 액션, 코미디, 드라마 등등 다양한 장르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그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건 강시물이 본좌라서 그렇다. 오죽하면 내용이 귀신 영화인데 타이틀에 강시를 집어넣어 들여 온 영화도 많다.

강시물이 아닌 귀신 영화 중 한국에서 유명한 건 천녀유혼 정도랄까. 요괴 영화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 작품의 테마는 엄연히 인간 영채신과 귀신 섭소천의 사랑 이야기다.

아무튼 홍콩 영화중에 순수하게 공포에 초점을 맞춘 정통 귀신물은 잘 나오지 않아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 작품의 소재는 나름대로 참신하다. J호러의 영향을 받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홍콩 호러 영화의 기준에서 보면 그렇다.

이 작품 역시 원귀의 저주 연쇄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은 링과 같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일단 비디오 같은 영상 매체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물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귀신의 시체가 잠겨 있는 연못물을 마시면, 귀신이 사람 내부로 들어가 그의 의식을 조종. 자살이나 살인을 저지르게 하면서 참사를 일으키는 게 본작에 나오는 주살의 원리다.

안 죽을 것 같은 인물을 콱 죽여 버리고, 주인공 같은 인물도 그냥 아무 고민 없이 확 죽여 버리는가하면, 오히려 조연이 갑자기 숨겨진 주인공으로 급부상하여 끝까지 살아남는데다가 NTR까지 하는 등등 예상 의외로 반전이 속출한다.

스토리는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만 문제는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이 작품은 홍콩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유난히 오바 연기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의 홍콩 영화와 정 반대 노선을 걷기라도 하듯 너무 밋밋한 리액션을 보여준다.

연쇄 주살 사건이 벌어지는 가운데 작중 인물들이 너무 조곤조곤 말을 하며, 귀신의 환영을 보고 비명을 지를 때도 뭔가 좀 어색하다.

효과음 자체의 문제가 크다. 그 상황에 어울리지 않은 심심하고 조용한 BGM을 넣는다거나, 깜짝깜짝 놀래키는 씬에서 효과음이 한 박자 늦게 나와서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와 안 좋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공포감이 전혀 없다.

일부 작위적인 설정이 좀 눈에 걸리는 부분도 있다. 작중 밍과 모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고 하지만 힌트가 워낙 없어 식당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구석진 자리에 있던 노인이 ‘이건 흉사여, 흉사.’이러면서 묻지도 않은 사건의 힌트를 술술 털어 놓는 씬을 손에 꼽을 수 있다.

가장 납득이 안 가는 건 엔딩이다. 엔딩에서 사건이 해결되는 방식이 너무 설득력이 떨어진다. 완전 무슨 NTR 권장 영화가 따로 없다. 거기다 결말만 놓고 보면 원귀의 주살이 주제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시험하는 사랑의 큐피드나 마찬가지라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결론은 평작.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와 퀄리티 낮은 연출 덕분에 무섭지도 않고 재미도 없지만, 홍콩 호러 영화 중에서는 비교적 참신한 소재에 반전이 많이 나온 건 괜찮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작중 귀신은 초얀메이가 화장실 변기에서 툭 튀어나와 바닥을 기어오는데 아무리 봐도 그건 링의 사다코가 우물에서 튀어 나와 기어오는 씬의 짝퉁 연출이다. 근데 우물이 아니라 화장실 변기라서 무섭기보다는 웃겼다.

덧붙여 작중 중요한 조연 중 한 명이 끔살 당할 때의 씬은 오멘 1에서 나온 스틸레토 신부의 최후를 모방했다. 천장에서 떨어진 쇠봉에 관통 당해 죽는 것 같은데 차이점은 오멘의 경우 사실 쇄골에 찔린 반면 여기서는 입에 찔렸다.

추가로 이 작품은 시리즈화되어 총 3편까지 나왔다.



덧글

  • 어벙 2013/06/24 22:24 # 답글

    귀신 이빨이 양치질 해주고 싶을만큼 까맣군요.
    3편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인기가 많았던 것 같네요.
  • 잠뿌리 2013/07/17 21:27 # 답글

    어벙/ 아마도 한국의 여고괴담 시리즈처럼 연례 행사로 나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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