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랑(鬼神娘.1987)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1987년에 여대위, 황태래 감독이 만든 로맨스 영화.

내용은 폭력 조직의 단원이었던 아복이 사촌 춘화의 집에 얹혀살다가 우연히 낡은 책상을 구입했는데 거기 씌여 있던 여자 귀신 위사티가 실은 저승에서 원치 않은 영혼 결혼식을 올려서 환생도 못하고 시집을 가게 되어 버려 아복의 도움을 받아 이승으로 돌아와 그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귀신과 인간이 사랑을 하는 소재는 1987년작 천녀유혼이 생각나는데 사실 이 작품은 천녀유혼과 같은 해에 나왔고 배경도 전혀 다르다.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귀신과 인간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전설과 민담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심지어는 인간과 강시, 인간과 야차가 결혼해서 부부 생활을 하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이 작품은 현대 홍콩을 배경으로 한량인 아복과 귀신 위사티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나누는 슬픈 로맨스물인데 결말이 새드 엔딩으로 끝날 뿐이지 그 전까지의 전개는 비교적 가벼운 편에 속한다.

주인공 아복이 조직에 몸을 담고 있던 단원 출신인지라 약간 살벌한 장면이 몇 개 나오기는 하는데 기본적으로 약간의 코믹한 요소도 겸하고 있는 로맨스물이다.

아복은 정과 의리가 있지만 허세를 잘 부리고 경박한 한량으로 사촌 집에 얹혀살며 그녀의 등골을 빼먹는데, 의외라고 할 만한 건 이 배역을 맡은 게 바로 주윤발이란 사실이다.

영웅본색의 소마 역을 맡으면서 홍콩 느와르의 붐을 일으키면서 열혈남아 이미지를 확립한 주윤발이 이런 경박한 캐릭터를 연기했었다는 사실이 참 의외였다. (하지만 사실 영웅본색으로 느와르, 액션 전문 배우로 이미지가 고정되서 그렇지 그 이전까지는 로맨스에도 자주 나왔다)

중추훙은 80년대 홍콩 영화의 미녀 스타로 유명해서 왕조현 못지 않은 미모를 뽐내며 청순한 귀신 히로인 위사티를 연기했고, 왕소봉은 반대로 악녀인 메이 역을 맡아 연기를 잘했다. 강시선생에서 처녀 귀신으로 출현했었는데 은근히 홍콩 귀신 영화에 자주 나왔다.

작중 끝판 대장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바람둥이 악녀, 후반부에는 악귀로 나온다. 악귀 때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며 라스트 배틀 때 몸이 두동강나자 바닥을 질질 끌며 테케테케 폼으로 압박해오는 게 호러물을 방불케 했다.

아복의 사촌이자 도사인 봉춘화 역을 맡은 배우는 엽덕한인데 이연걸의 소림오조에서 천수관음 할머니 역으로 나온 걸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주윤발을 사이에 놓고 사각관계를 이루는 캐릭터로 나오니 의외였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아복과 위사티는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을 보낸 반면 춘화는 아복을 짝사랑하는 마음을 끝까지 가슴에 품기만 해서 오히려 이쪽이 더 애뜻한 느낌을 준다.

아복과 위사티가 눈물의 이별을 하는 라스트 씬보다 중간에 위사티가 춘화의 몸에 씌여서 아복과 데이트를 했는데 그 뒤 혼과 몸이 분리되면서 사이좋은 아복과 위사티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만 보는 게 애절했다.

이 작품은 유난히 작중에 보컬곡이 많이 나오는데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노래한 것부터 시작해 춘화와 위사티가 대결을 하듯 펼치는 경극 노래와 심지어는 춘화의 퇴마 의식을 노래한 것까지 나온다. 그러다 보니 뮤지컬 코미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복, 춘화, 위사티, 메이 등 4명의 인물로 이루어지는 사각 관계가 비교적 잘 만들어져 있어서 이야기에 몰입은 잘됐는데 사실 스토리의 정교함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앞에서는 98살까지 사니 까짓 거 수명 3년 정도 그냥 줄게, 이러더니 나중에는 스승이 ‘너님 수명 3년 까여서 오래 못살아 그런데도 또 수명 까서 저님 치료해줄래?’이렇게 말하고 있으니 뭔가 설정에 두서가 없다.

소재 자체는 흥미로운 게 꽤 있다. 우선 사건의 발단이라고 할 수 있는 영혼결혼식과 사건의 위기와 절정을 이끌어내는 홍포마귀다.

사실 영혼결혼식이야 중국에서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민간 풍습이고 귀타귀2에서도 나온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결혼을 하게 된 당사자인 귀신의 시점에서 갈등이 생겨 이야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접근 방식이 흥미를 이끌었다.

게다가 결전병기도 거기에 관련된 것이 나와서 라스트 배틀에서 주인공 일행이 하는 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의외의 인물이 대활약해서 정말 흥미진진했다.

홍포마귀의 경우, 작중 메이가 빨간 옷을 입고 자살하면 강력한 귀신이 돼서 원수에게 자자손손 저주를 내릴 수 있다고 드립친 뒤 아복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거짓 연기를 하다 삑사리가 나는 바람에 진짜 죽어버려 악귀가 되었는데.. 이 빨간 옷의 귀신 괴담은 중국 고유의 괴담인 모양이다.

1995년에 나온 주성치의 홍콩 레옹에서도 나온 바 있다. 거기서는 완전 개그물로 활용했지만 말이다. 1991년에 나온 귀타귀3 영환지존에 나오는 홍포마귀라던가, 1987년에 나온 강시선생3: 영환선생의 여마적이 이 케이스에 속한다.

결론은 추천작. 스토리의 디테일은 조금 떨어지지만 소재가 흥미롭고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사각관계를 잘 만들어서 로맨스물로서 재미있는 작품이다.



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13/06/13 18:55 # 답글

    주윤발님은 워낙 마당발이라 후배 및 친구들의 이런저런 출연요청에는 거의 무조건 응해주었기 때문에 저런 작품이 대단히 많습니다.
  • 잠뿌리 2013/07/17 21:31 # 답글

    무지개빛 미카/ 주윤발은 정말 의리남이네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54807
5215
9475953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