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경출사(師兄撞鬼.1990) 2020년 중국 공포 영화




1990년에 유사유 감독이 만든 코미디 영화. 원제는 사형당귀(師兄撞鬼), 국내 비디오 출시명은 ‘귀경출사’다.

내용은 홍콩 경찰 소속 형사인 장표가 파트너인 진 반장과 함께 마약 사범을 조사하다가 혼자 있을 때 제조 현장을 발견해 급습했다가 조직 보스 등리양에게 살해당한 뒤 거액의 사채 빚 때문에 자살했다는 억울한 누명까지 썼지만, 지옥의 판관조차 장표의 사인을 몰라서 천국에 갈지 지옥에 갈지 정할 수가 없어 뇌물을 바쳐 귀신인 상태로 이승으로 돌아가 누명을 풀 기회를 얻고 몸 어딘가에 불꽃 반점이 있는 사람만이 자신을 대신해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그게 자신의 후임으로 진 반장의 파트너가 된 신참 경관 아성이란 걸 알아보고 그의 일과 연애를 도와주는 대가로 악당들에게 물리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1986년에 나온 홍금보의 ‘대나팔’과 유사하다. 대나팔에서는 홍금보가 경찰 악대 소속의 나팔수로 나오는데 선배 형사가 범죄 집단을 조사하다가 억울한 죽음을 당해 홍금보에게 복수를 부탁한 뒤 유령으로 나타나 도와주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그 설정을 약간 각색하여 유령물, 형사물보다 코미디 쪽에 더 집중했다.

러닝 타임 총 90분 중에 약 50분 가까이 나오는 게 작중 아성이 장표의 도움을 받아 승진을 하고 연애를 하는 게 주된 내용이고, 아성이 장표의 원수를 갚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는 건 후반부다. 그런데 사실 그것도 코미디의 연장선상에 있다. 장표가 기억하는 원수의 특징이 겨드랑이 냄새가 심하다는 거라서 그런 단서 하나 가지고 범인을 찾는 게 나와서 그렇다.

주성치가 주연으로 나오지만 초기작이라서 그런지 주성치 특유의 영화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주연이라기보다는 준 주역 같은 느낌이랄까. 귀신인 장표와 장표의 친구이자 아성의 상관인 진 반장도 비중이 높아서 그런 것 같다.

주성치 영화가 기본적으로 주성치 원탑 체재로 웃기고 오맹달이 조연을 맡아서 그 뒤를 받쳐주는데 여기선 주인공의 비중을 세 사람이 나눠 가진다.

그렇지만 사실 활약상을 보면 장표가 진 주인공이다. 진 반장은 귀신을 믿고 도술 지식도 조금 갖고 있지만 어쩐지 색한 포지션이라 색드립 개그를 치고 있고, 아성은 포지션상 주인공이지만 장표의 도움을 받아 모든 사건을 해결하기 때문에 페이크 주인공 같은 느낌을 준다.

애초에 아성은 신참 형사라 싸움도 못하는데 장표가 총알 한 발을 바운딩시켜 적을 싹 쓸어버리거나, 아무렇게 난사한 총의 총신을 좌우로 구부려 적을 소탕하는가 하면.. 날라차기 자세를 취한 아성을 집어 던져 화려한 발차기를 날려 셀프 일인무쌍까지 찍게 해준다.

그런데 너무 개그에 치중한 나머지 메인 스토리 전개는 좀 빈약한 구석이 있다. 작중 장표가 납치당해 구하러 가는 게 클라이막스 전개인데 그게 영화 끝나기 약 13분 전에 나온다. 거기다 그 과정이 장표를 구하기 위한 무기 제조를 개그로 풀어내면서 적의 본거지 찾는 것도 안 나오고 대뜸 라스트 스테이지로 돌입하는 것부터 나온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찾아간 거냐고!)

생각해 보면 사건의 흑막도 좀 뜬금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악당 측도 페이크 보스와 진 보스가 따로 있다고나 할까. 본래 줄거리대로라면 장표를 살해한 범인인 등리양의 최종 보스로 나와야 되는데 갑자기 등리양이 추종하는 마술사가 나와서 보스 포지션을 차지하니 급조된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귀신, 도사, 도술이 나오긴 하는데 오컬트 역시 개그 일변도라서 작중 최강의 병기가 방구, 오줌 등을 섞어 증류한 것으로 나와서 화장실 유머의 절정에 달하니 이런 쪽에 내성이 약한 사람은 보기 좀 괴로울 수도 있다.

결론은 평작. 귀신 형사의 도움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연애에 성공한다는 소재 자체는 그럴 듯 하지만 이미 먼저 나온 작품이 있어 아류작이 됐기에 주성치의 초기작이란 것 이외에는 딱히 어필되는 게 없는 평범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경찰서 서장이 여자로 나오는데 땡큐 마담 오마쥬로 작중 진 반장과 아성 등 사내 사람들이 부르는 경칭이 마담이다. 장표 역의 동표, 진 반장 역의 풍쉬범은 1988년에 땡큐 마담에 출현한 적이 있다.

덧붙여 이 작품은 엔딩이 꽤 기억에 남는다. 천국조차 돈이 있어야 들어간다니 깨알 같은 풍자다. 그리고 보면 중국에서는 죽은 사람을 위해 지전을 태워주는 풍습이 있어서, 홍콩 영화에 현대 귀신물에서는 그것을 통해 귀신들에게 돈을 주는 씬이 항상 나온다. 홍금보의 귀타귀 92에서는 작중 진우곤(홍금보)이 저승에서 마누라랑 아들과 함께 사는데 그의 활약 덕분에 목숨을 건진 조직 동생이 해마다 계속 지전을 태워줘서 개인 여객선을 몰고 다니는 에필로그가 나온다.



덧글

  • 박보검 2017/07/23 12:30 # 삭제 답글

    작품성보다는 웃음의 빈도, 농도, 깊이로 보면 주성치 작품 중 거의 최고급으로 봅니다.
  • 잠뿌리 2017/07/25 17:18 #

    코미디 요소는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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