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산강시권 (茅山殭屍拳.1979) 강시 영화




1979년에 유가량 감독이 만든 코믹 무협 영화. 유가량이 감독을 맡고 유가영, 유가휘가 배우로 출연하여 유씨 삼형제가 다 참여한 작품이다.

내용은 술과 도박을 찌들어 살던 모산파의 도사 진무가 7구의 시체를 강시로 만들어 도시송시술로 옮기던 중, 주점에서 도박을 하다가 마을 악당들에게 시비가 걸려 다리 부상을 당하자, 제자인 소원과 그의 여자 친구인 비에게 강시 수송 임무를 마저 맡겼는데 마을 악당과 부패한 경찰에 의해 누명을 쓰고 지명수배를 받던 장걸이 강시로 분장해 소원과 함께 길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홍콩 강시 영화의 원조는 연대상으로 보면 홍금보의 귀타귀라고 할 수 있는데, 귀타귀는 1980년에 나왔고 이 작품은 1979년에 나왔다. 1년 먼저 나왔기 때문에 강시 영화의 원조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작품의 강시는 그저 거들 뿐, 실상은 그냥 무협 영화일 뿐이다.

본작의 강시는 귀신으로서의 특성은 전혀 없다. 강시로 만드는 것도 말이 거창하지, 실제로는 장의사 역할을 대행하여 시체를 정돈해주고 청나라 문관 옷을 입혀 강시로 치장해준 다음 부적술로 수송하는 것으로 나온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팔도 나란히 세우지 않은 채 그냥 두 발로 콩콩 뛰어다니기만 해서, 사실상 인간에게 전혀 해로운 것도 무서운 것도 아니다. 밤에만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벌건 대낮에도 돌아다니며 심지어 몇몇 장면에서는 부적을 이마에 붙이지 않아도 통제에 따라 움직인다. 술사가 자기 몸에 부적을 붙여서 그거 보고 따라 오는 것 같은데 70년대 리모트 컨트롤 돋는다.

오컬트적인 설정은 부적으로 강시의 움직임을 통제한다는 것 하나 밖에 없다. 작중에 나오는 적은 다 인간 악당들이라서 심지어는 강시가 적으로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 작품은 외팔이 검객으로 유명한 왕우와 70~80년대 무협 영화의 아이콘인 유가휘가 각각 소원, 장걸 배역을 맡아 투 탑 주인공 체재로 진행된다.

작중 소원은 모산파도사의 제자로 나와서 스승 대신 강시를 수송하다가 모산강시권으로 악당들을 제압한다. (모산파 대사 진무 배역을 맡은 배유는 유가영이다)

이 모산 강시권은 오리지날 권법인데 강시처럼 두 발로 콩콩 뛰면서 양손을 휘두르거나, 동시에 움직여 공격하는 권법이다. 그런데 사실 부적에 적힌 글자를 읽어야 초식 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그에 가까운 기술이다. 분명 작중에서는 진지하게 싸우는데 아무리 봐도 강해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본작에서 강력하게 나오는 것은 작중 유가휘가 사용하는 응조수다. 이 응조수로 할퀴거나 훑고 지나갈 때마다 적들이 피를 흘리고 얼굴이라도 한 번 잡아채는 날에는 손가락 구멍이 뚫린 채로 절명한다.

유가휘의 응조수는 웃음기 하나 없는 진지하고 묵직한 액션이라서 무협 영화의 재미를 전해준다.

사실 액션 뿐만이 아니라 개그 쪽에서도 유가휘 파트가 더 웃기긴 하다. 왕우는 사실 강시를 수송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것만 나온 반면, 유가휘는 누명을 쓰고 도망치는 도망자가 강시로 변장한 것이라서 그와 관련된 자잘한 개그 씬이 많다.

여기 나오는 강시는 부적술에 움직이는 시체라 음식 같은 건 전혀 먹지 않는데 유가휘는 본래 강시가 아니라 인간이다 보니 음식에 관련된 코믹한 이벤트가 몇 개 나온다. 배는 고픈데 강시 음식을 못 먹으니 거기서 찾아오는 갭이 웃기다.

결론은 평작. 연대상으로는 강시물의 원조가 될 수 있지만 실제로 본편 내용은 강시 영화가 아닌 무협 영화라서 강시물의 시초라 보기 어렵다.

당시 나이 20대의 유가휘가 펼치는 용조수 액션과 강시 개그를 제외하면 별로 볼 게 없는 작품이다. 왕우도 투 탑 주인공 중 한 명인데 유가휘보다 존재감이 떨어지게 나온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한 명 더 낯익은 얼굴이 보이는데 서소강이 조연급 악당으로 나온다.

덧붙여 본작에서 유가휘는 가짜 강시로 나오지만, 이 작품으로부터 25년 후인 2004년에 소림강시 2012에서는 강시들을 수송하는 도사 백고흥으로 나온다. 젊은 시절 가짜 강시로 강시 수송되었는데, 나이가 든 뒤 강시를 수송하는 도사가 된 셈이니 참 미묘한 캐스팅이다.



덧글

  • 나도사랑을했으면 2013/06/08 17:36 #

    헤헤헤 강시 콩시 팡팡시. ^^

    죄송합니다. 갑자기 옜날 생각이 나서 말이죠
  • 잠뿌리 2013/06/09 10:47 #

    나도사랑을했으면/ 강시는 추억의 아이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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