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스토리] 적인왕 비긴즈 (B 버전) 2017년 창작


* 2011년 5월경에 집필. 적인왕 두번째 작품의 B버전. 인물 이름, 국적을 한국으로 변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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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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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적인왕(赤仁王)
본명: 염신
직업: 무직
소속: 없음

요력:
괴력
초월적인 내구력 (금강불괴지체)
체력
반사신경
고속 재생능력
불로불사

한계:
인간으로 변신한 상태에서는 모든 능력이 1/3으로 하락.
인간인 상태에서 죽으면 요괴 모습으로 강제 부활.

능력:
프로 레슬링 기술
길거리 싸움 (스트리트 파이팅)

본래는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신(인왕)의 일족.
온몸이 피처럼 붉은 수라와 같은 외모와 지나치게 강한 능력 때문에 배척받는다.
실력으로는 8대 금강을 능가하지만 천상의 지위는 500 금강보다 못하여 철거 직전의 허름한 사당 한 곳에서만 동상이 세워진다.
300년 동안 소동을 일으키지 않고 얌전히 사당을 지키고 있으면 9대 금강으로 지위가 향상되어 천상으로 복귀할 것을 약속받는다.
약속을 하루 앞둔 날, 사당에 들어와 기도를 한 마리아와 엮인 뒤 지옥군단과 혈투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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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강림차사
본명: 강풀잎
직업: 저승차사
소속: 염라궁

요력:
영혼 회수
저승사자 지배
즉결심판 권한 (수명에 관계없이 사망시킴)
불로
제한적 불사
염라대왕 소환(하루에 한 번 제한)

한계:
죽으면 염라궁으로 강제 소환되어 부활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다시 지상으로 올라갈 수 없음.

능력:
검술
지휘 능력

장비:
참혼검 (영혼을 베는 검)

새로운 세대의 강림차사. 여성이기 때문에 도령이 아닌 차사란 칭호를 바로 쓰고 있다.
저승차사의 우두머리이자, 저승사자의 신이다.
냉혹하고 무자비하며 도도한 성격의 소유자로 다섯 차사를 지휘하여 명부의 규칙을 어긴 이들을 제재한다.
공포와 고통으로 다스려 명부의 규칙을 바로 세운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염신이 일으킨 소동에 격노하여 다섯 차사와 함께 토벌하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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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인물

마리아 김

3살 때 미국으로 입양되었다가 18살 성인이 되었을 때 다시 한국에 돌아온 아가씨. 한국 이름은 김미영.
입양된 집안이 부유한 집안이라 부족함 없이 자랐고 양부모님과도 잘 지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자신을 낳아 준 친모 도숙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
학교를 졸업한 뒤 맞이한 마더스 데이, 한 가지 결심을 하고 한국으로 홀로 여행을 떠나, 백방을 수소문한 끝에 친 어머니 도숙를 찾아낸다.
절인 줄 알고 사당에 들어가 도숙의 건강을 기원하며 3000배를 올리다가 염신을 만난다.

마도숙
마리아의 생모. 3살 때 마리아를 입양보낸 이후 15년 동안 힘들게 살아오다가 18살이 된 마리아와 겨우 재회에 성공하지만, 쓰러져 의식을 잃게 되고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아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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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0페이지]

1. 석양이 등진 염신 앞 (1~2페이지)
석양이 지는 저녁 시간. 석양을 등지고 서 있는 염신. 인왕(금강역사)의 모습을 하고 있음.

인왕(仁王)[금강역사(金剛力士)]
* 이 인왕상의 스탠다드 포즈를 베이스로 해서 디자인. 천의(어깨 위로 올라온 천)와 무기는 없는 맨손. 상투 튼 머리가 아닌 산발한 듯 흐트러진 긴 검은 머리에 피처럼 붉은 색의 피부 *
염신 주위에 쓰러져 있는 귀졸들. 부러지고 꺾이고 맞아서 널부러진 것으로 전쟁터처럼 묘사.

염신「오늘 하루가 지나기 전까지 내 앞은 누구도 지나가지 못한다. 신이 오면 신을 막고, 부처가 오면 부처를 막겠다!」

피와 석양의 빛으로 더욱 붉게 빛나는 염신, 귀신의 형상으로 호통을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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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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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왕의 사당(1~4페이지)

아침 시간. 창문에서 햇빛이 들어옴.
낡은 사당 안쪽에 인왕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인간 모습을 한 염신이 혼자 서 있음.

염신「이제 오늘 하루만 지나면 300년이네. 이 낡은 사당하고도 이젠 작별이다! 천상계로 복귀하면 가자마자 천녀들하고 한바탕 신나게 즐겨야지. 우히힛!」

기둥에 새긴 표를 보며 중얼거림. 299개가 새겨져 있음.
음흉한 얼굴로 구름 위에서 풍만한 몸매의 천녀들에게 둘러 쌓여 가슴을 주무르는 망상을 함.
그때 사당 문이 열림.

염신「・・・?」

기척을 느낀 염신이 인왕상 안으로 쏙 들어감. 흡수되는 듯한 느낌으로 묘사.

마리아 김「실례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마리아. 한국 나이로 18살. 여고생이지만 미국에 사는 한인 교포라 사복 착용.

마리아 김「아, 아무도 안 계시나요?」

주뼛거리며 주위를 둘러보고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는 마리아.

염신(독)「오오, 여자다! 이런 낡은 사당에 여자가 찾아오다니, 그것도 젊고 탱탱한 미소녀잖아! 하지만 올 거면 진작에 오지. 하필이면 지금 올게 뭐람. 난 내일 지상을 떠난단 말이야!」

마리아의 방문에 반색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툴툴거리는 염신.
마리아는 인왕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음.

하연혁「부처님! 인터넷에서 부처님은 자비로우신 분이라고 들었어요. 부디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

두손을 모아 합장하면서 대놓고 말하는 마리아.

염신(독)「쯧쯧. 인터넷에서 대체 뭘 본 거야? 나랑 부처님을 헷갈리다니. 부처님한테 빌고 싶으면 절에 가지 왜 이런 사당에 온 거냐고. 난 호법신(護法神)이라 소원 같은 건 안 들어줘.」

마리아를 한심하다는 듯한 얼굴로 보며 혀를 채는 염신.

마리아「불교 참선 카페에서 절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제 정성과 마음을 보여드리는 의미로 지금부터 3000배를 올리겠습니다.」
염신(독)「어? 3000배?」

연혁의 말에 살짝 놀란 염신.

염신(독)「에이, 농담이겠지. 내가 지금까지 수백년 동안 여기 있으면서 108배 조차 하는 사람을 못 봤는데 3000배라니・・・ 아니, 그보다 절하는 법까지 인터넷에서 배웠다니 제대로 절 하는 법이나 알겠어? 애초에 절은 참회하라고 하는 거지 소원 빌라고 하는 게 아니라고!」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젓는 염신.
마리아가 심호흡을 한 뒤 오체투지(불교식 큰절)를 올림.
의외로 절도 있는 동작에 살짝 놀란 염신.

염신(독)「한 번.」

무심코 절을 한 숫자를 세기 시작함.
그 뒤로 숫자는 말풍선으로 표시. 마리아가 절하는 컷을 나열. 다양한 각도에서 절을 하는 모습. 숫자가 점점 올라감.
그에 따라 염신의 표정도 변함.
처음에는 '할 수 있겠냐?'라고 말하는 듯한 조소였지만 그 다음에는 '어어?'하는 느낌의 의아함이 됐다가 진지해짐. 표정 변화 묘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당 창문을 통해 들어오던 빛이 사라지고 밖이 어둑어둑해짐.

염신(독)「이천구백구십팔!」
마리아「하아・・・ 하아・・・ 흐흡・・・」

거의 3000배에 근접한 마리아. 온몸에 땀이 비오듯 흐르고 호흡은 흐트러진 상태, 숨이 가빠서 입에서 침이 흐르고 눈이 반쯤 돌아갔음.

염신(독)「한 번이다. 앞으로 한 번이야! 한번만 더 하면 3000배라고.」

어느새 마리아의 3000배에 몰입해 양손을 불끈 쥐고 응원하는 염신.
마리아는 힘겹게 2999번째 절을 함. 마지막 한 번의 절이 남은 시점에서 다리에 힘이 풀려 비틀거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상태.

염신「포기하지마!」

자기도 모르게 소리내어 말한 염신. 순간 놀라 자신의 입을 막음. 마리아는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염신의 목소리를 듣고 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 절을 함.

마리아「삼, 삼, 삼천・・・」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쓰러져 탈진한 마리아.
쓰러지기 직전 염신이 인간 모습으로 나타나 마리아를 받쳐주고 바닥에 눕혀줌.

염신「삼천배. 분명히 다 채웠다.」

마리아를 내려보며 중얼거리는 염신.
반질거리는 피부 위에 땀이 방울져 맺쳐 있고 젖은 셔츠 바깥으로 속옷이 비춤.
상기된 얼굴로 미약한 숨을 내쉬고 있음.

염신「・・・・・・」

마리아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는 염신. 마리아의 가슴을 향해 가만히 손을 뻗음.

3. 사당 아래로 이어진 산길(1~5페이지)

마리아「흐응・・・・・・」

미약한 신음을 흘리며 눈을 뜬 마리아. (마리아의 시점에서 눈을 뜸)
눈을 뜨자마자 바로 보인 건 염신의 넓은 등짝.
마리아를 업은 채 사당 아래로 이어진 산길을 걸어내려가는 염신.

염신「이제 좀 정신이 들었냐.」

마리아의 기척을 느낀 염신이 뒤도 안 돌아보고 말함.
마리아가 놀란 얼굴로 뒤척거림.

마리아「누, 누구세요?」
염신「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안심해. 난 네가 찾아 온 사당의 관리인이야. 네가 사당에서 탈진해 쓰러진 걸 발견해서 업고 나온 거야.」
마리아「네? 사당 관리인? 하지만 아저씨는 머리카락 있잖아요. 사당 관리인은 머리카락 없는 스님아닌가요.」

염신 머리의 비니캡 사이로 삐져 나온 머리카락을 가리키며 말하는 마리아.

염신「아저씨 아니거든! 그리고 사당 관리인이 꼭 스님이라 하란 법 있냐. 애초에 그 사당은 절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은 곳이야.」
마리아「그럼 뭐죠? 사당에 있던 그건 부처님 아닌가요.」
염신「당연히 아니지! 나, 아니 그 동상은 금강역사의 동상이야. 3000배는 아는 녀석이 부처님하고 금강역사도 구분 못하냐. 무슨 외국에서 살다온 것도 아니고.」
마리아「저 외국에서 살다왔는데요.」
염신「・・・뭐?」

짧은 문답을 나누고 의외의 말에 약간 놀란 염신.
마리아는 염신과 대조적으로 차분한 얼굴로 말을 이어감.

마리아「3살 때 미국에 가서 15년 동안 살고 이제야 여기 돌아왔어요. 그래서 부처님이나 절하는 거 다 인터넷에서 보고 배웠어요.」
염신「그런 녀석이 왜 미련하게 3000배 같은 걸 하는 건데. 그건 힘 좋은 장정들이 와도 하기 힘든 일이야.」
마리아「・・・・・・」

염신이 약간만 고개를 돌려서 보고 따지듯 묻자 잠시 침묵을 지키는 마리아.

염신「뭐, 말하기 곤란한 일이면 안 해도 돼. 내가 굳이 그걸 들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마리아「엄마 때문이에요.」

염신이 퉁명스럽게 말한 직후 마리아가 입을 염.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뒷배경으로) 입양, 새 환경, 적응, 시험 합격, 남자 친구와 손을 잡고 앉아 도시의 야경을 보는 컷 순차적 나열.

마리아(독)「전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3살 때 미국으로 입양됐어요. 다행히 입양 부모님들은 좋은 분들이시라 15년 동안 분에 넘치는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잘 지냈어요. 원하던 꿈을 이루었고, 사랑을 얻었고 거의 모든 걸 다 이루었어요. 단 한 가지만 빼고요.」

염신이 슥 고개를 돌려 물어봄.

염신「그게 뭐지?」
마리아「그건 바로 절 낳아주신 진짜 엄마에 대한 감사에요. 학교를 졸업한 이후 수년 동안 알아본 끝에 겨우 찾아냈어요.」
염신「보통은 그 반대 아니야? 3살 때 입양되서 지금 이렇게 잘 컸으면 친 부모보다 입양 부모한테 감사해야지.」
마리아「물론 입양 부모님한테도 감사드려요. 하지만 가장 감사드리고 싶은 건 진짜 엄마에요.」
염신「뭘 감사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군. 어쨌든 이제 산에서 다 내려온 것 같은데 어디까지 가면 돼? 집까지 바래다주지.」
마리아「네? 안 그러셔도 되는데. 콜택시 불러서 타고 가도 되요.」
염신「됐어, 이 아가씨야. 이미 여기까지 업고왔는데 뭘 사양하고 그래.」
마리아「아. 그러면・・・」

대화를 하다가 산 입구에 도착. 야경이 빛나는 도시를 마주 한 채 묻는 염신. 당황한 듯 손을 저으다가 염신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마리아.

4. 병원(1~3페이지)

병원 개인실(1인용). 침대에 누운 채 호흡기를 착용하고 생명 유지 장치에 의지한 채 잠들어 있는 도숙.
마리아는 도숙의 손을 꼭 잡고 그 곁에 무릎 꿇고 있고 염신은 팔짱을 딱 낀 채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음.

염신「어머니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신 모양이구나.」
마리아「네. 몇 일 전에 어머니를 처음 뵈었을 때는 괜찮으셨는데 어느날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여기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진단한 결과론 폐암 말기라고, 병이 진행된 지 오래됐는데 지금까지 버틴 것도 대단하다고 하시더군요.」
염신「・・・・・・」

마리아의 말을 묵묵히 듣던 염신. 도숙의 얼굴을 슬쩍 내려봤다가 이마에 적힌 '죽을 사(死)'의 글자를 발견.

염신(독)「명부의 예고로군.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하겠는데.」

염신이 혼잣말로 중얼거릴 때 마리아가 우는 얼굴로 말함.

마리아「폐암 말기인데 엄마의 완쾌를 바라는 건 욕심이 과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내일 하루. 단 하루의 시간만 더 달라고 빌고 싶어요.」
염신「내일 하루? 그건 왜?」
마리아「내일은 마더스 데이에요. 한국에서는 어버이날이죠. 올해에는 마더스 데이랑 어버이날의 날짜가 겹첬어요. 입양 부모님과는 15년 동안 쭉 마더스 데이를 함께 했지만, 진짜 엄마하고는 15년 동안 하루도 같이 하질 못 했으니. 어버이날 만큼은 같이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전하지 못한 말, 한 마디를 전하고 싶어요.」
염신「그 말이 뭔데?」

염신이 묻자 마리아가 대답. 대답할 때의 대사는 나오지 않고 입이 움직이는 것만 클로즈업.

5. 병원 층계참(4페이지)

염신「이런 바보 같은! 그 한 마디를 하려고 미국에서 여기까지 와서 3000번 절까지 한 거야?」

비상등의 불빛만이 번쩍이는 어두운 층계참.
층계참에 한 손으로 벽을 짚고 서서 말하는 염신. 하지만 말과 달리 다른 한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있음.
뚜벅. 뚜벅. 층계참 입구 너머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림.

염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문을 열고 복도를 들여다 본 염신. 복도 저편으로부터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면서 점점 가까워질수록 천장의 조명이 하나 둘씩 꺼짐.
잠시 후 휭하고 염신의 시야를 스치고 지나간 것은 검은 도포.


저승사자 갓과 도포는 이런 복장.


얼굴은 하얀 분칠과 빨간 입술. 찢어진 눈매. 굵은 눈썹.

저승사자가 복도를 가로지르고 나가 마침내 맨 끝방 앞에 도착함.
방문 앞에 적힌 환자표에서 '마도숙'라는 이름을 확인하고 문도 열지 않고 쑥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감.
방안의 시간은 일순간 정지된 상태. 주변이 어둠으로 물들고 침대에 누운 도숙만이 색깔을 유지.

저승사자「마도숙. 향년 46세.」

펼쳐 들고 도숙를 부르는 저승사자.

저승사자「일어나라, 이제 떠날 시간이 됐다.」

저승사자의 말에 따라 도숙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려고 함.
바로 그 순간 저승사자의 어깨 너머 어둠 속에서 두 개의 푸른 전광이 번뜩임.
염신이 손이 불쑥 튀어나와 저승사자의 얼굴 측면을 낚아챔.
다섯 손가락이 안면을 움켜 쥔 아이언 크로우 시전.


아이언 크로우(The Iron Claw) : 프로 레슬링 서브미션 기술

염신「어이, 저승사자 형씨. 공무수행 중에 미안하구만.」

저승사자의 얼굴을 움켜쥔 채 씨익 쪼개며 건들거리는 염신.

저승사자「누, 누구냐 네 놈은! 무슨 연유로 명부의 일을 막는 것이냐?」
염신「불가 천상에 소속된 금강신 염신이다. 이유는 대기 귀찮군. 어차피 저승에서 수정 거울 통해서 보면 알아서 다 알 거 아니야? 그러니까 내가 할 말만 하지. 지금 마도숙를 데리고 갈 순 없다. 내일 자정이 지난 뒤에나 데리고 가.」
저승사자「불가하오! 아무리 불가의 신이라고 해도 명부의 규칙을 어기다니 그게 가당키나 한 소리요?」
염신「그래? 그럼 협상결렬이군.」

저승사자의 안면을 움켜쥔 채로 번쩍 들어 올린 염신.

염신「실력행사에 들어가겠다!」

외침과 함께 저승사자에게 아이언 크로우 슬램을 시전.


아이언 크로우 슬램(Iron Claw Slam) : 아이언 크로우에서 이어지는 초크 슬램. 초크 슬램과 동일기. 클러치 타점이 목이 아닌 안면이란 게 차이점.

후두부터 바닥에 그대로 찍힌 저승사자. 비명 소리조차 못 내고 연기가 되어 사라짐.

염신「말이 안 통하면 주먹으로 해결을 봐야겠지.」

양손을 맞잡고 우두둑 꺾으며 결사의 각오를 다지는 염신.

5. 집안(2페이지)

낡고 비좁은 일반 가정 주택 안. 하지만 거실은 깨끗함.
도숙이 기쁜 얼굴로 주방에 서서 앞치마를 두름.

마리아「엄마. 몸도 안 좋으신데 그냥 쉬세요. 제가 요리할게요. 오늘은 어버이날이잖아요.」
마도숙「아니다. 미영아. 밥은 이 엄마가 해줄게. 엄마는 미영아가 꼭 한 번은 이 집으로 돌아올 줄 알고 기다렸단다. 엄마 손으로 직접 지은 따듯한 밥 한 끼 차려 주고 싶었어. 그럴 기회가 생긴 게 엄마한테는 가장 큰 선물이구나.」
마리아「알았어요. 그럼 기다릴게요.」

도숙이 요리를 시작하고 마리아는 얌전히 거실에서 상을 펴고 기다림.
그러다 문득 염신을 떠올림.
마리아의 회상.
간밤에 생명 유지 장치가 활성화되면서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도숙. 무척 기뻐하며 도숙을 와락 안는 마리아.
염신이 말없이 들어와 마리아를 층계참으로 마리아를 따로 불러냄.

염신「아마 것도 묻지 말고 따지지도 마. 그냥 내가 하는 말만 들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만 잘 지키면 내일 단 하루. 단 하루의 시간은 벌 수 있어. 자정이 지나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집 밖에 나오지마. 그리고 자정이 지나면 너희 어머니가 떠나실 테니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해.」

염신이 강한 어조로 말하고 마리아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임.
회상을 마친 마리아가 현관문 쪽을 빤히 쳐다봄.

6. 철거촌(1~4페이지)

철거촌. 모든 집이 다 부셔지고 단 하나의 집만이 남아있음. 가정 주택.

염신「쳇. 입양 보낸 딸이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이런데서 십수년 동안 혼자 기다리다니. 병이 안 걸릴 수가 없지. 정말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니까.」

고개를 슬쩍 돌려 도숙의 집을 쳐다보고 투덜거리는 염신.

염신「하지만 뭐 나도 바보 같기는마찬가지인가.」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린 염신. 두들겨 맞고 쓰러진 저승사자가 바닥에 쌓여 있고 그 위에 올라가 앉은 채 턱을 괴고 있음.

염신「다음은 누구냐?」

부릅 뜬 눈으로 정면을 보고 중얼거리는 염신.
순간 주위에 어둠이 깔리면서 땅이 흔들리기 시작함.
바닥이 푹 꺼지고 검은 구멍이 생기고 거기서 불꽃이 치솟아오름. 유황 냄새를 동반한 연기와 함께 불구덩이 속에서 기어나오기 시작한 그림자 무리.


귀졸(鬼卒)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기어 나온 귀졸의 수는 수백 마리.
무서운 얼굴로 흉기를 든 채 정렬해 서 있음.

염신「저승사자 다음에는 지옥 귀졸들이냐? 이제 본격적으로 토벌을 하러 오셨구만.」

수천의 귀졸을 마주하고도 전혀 위축되지 않은 염신. 호기롭게 말하며 저승사자들 위에서 내려옴.

염신「한 명씩 상대할 시간은 없다. 한꺼번에 덤벼라!」

염신이 손을 까딱거리자 사방팔방에서 귀졸들이 달려듬.
마주 보고 전력으로 질주하는 염신. 온몸을 던져 파운스를 날림.
파운스로 귀졸 서너마리를 쳐 날린 후 전방의 귀졸에게 원폭박치기.
머리가 수박통처럼 깨진 귀졸을 뒤로하고 러닝 빅 붓으로 귀졸들을 일직선으로 가름.
빅 붓을 날린 발을 내려 땅을 딛음과 동시에 몸을 반바퀴 돌리며 롤링 케사라기 챱을 날려 원을 그리고 포위한 귀졸들의 목을 쳐 날림.
순식간에 십여 마리를 해치우지만 뒤에 남은 수백 마리가 일제히 달려들어 뒤덮음.
같은 시각 도숙의 집에서는 요리가 완성.
모녀가 상에 마주 보고 앉아 밥을 먹음.
서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음.
그 장면과 교차되는 집 밖의 싸움터.
팔, 다리, 목, 어깨 등에 매달린 귀족들을 질질 끌며 싸우는 염신.
귀졸 두 마리의 멱살을 잡아 양쪽에서 끌어당겨 서로 머리를 부딪치게 함.
옆구리에 뀐 귀졸의 안면을 주먹으로 찍음.
귀졸의 머리를 잡고 코코넛 크래쉬.
(모녀의 행복한 모습과 염신의 처절한 싸움이 대비되도록 같은 페이지에서 교차)

7. 집안(1페이지)

도숙과 마리아가 함께 설겆이를 하며 담소를 나누는 중
그때 집이 쿵. 하고 울리자 둘 다 깜짝 놀람.

마도숙「미영아. 방금 집이 흔들리 것 같은데 너도 느꼈니?」
마리아「제가 나가보고 올게요.」

마리아가 고무 장갑을 빼고 현관문으로 걸어감. 문손잡이를 잡고 돌리려는 순간.

염신「열지마! 나랑 한 약속. 잊지 않았겠지?」

염신의 목소리가 들려옴.
마리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돌림.

마리아「별일 아니에요, 엄마.」

그렇게 말하며 돌아가는 마리아.

8. 철거촌(1~12페이지)

도숙의 집 문 밖에 서 있는 염신. 온몸이 상처 투성이. 찢기고 베이고 피를 흘린 망신창이 상태.
재생의 효과와 땀이 증발되어 전신에 뜨거운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음.
사방에 귀졸 수백 마리가 널부러져 있음.

염신「역시 지금 이 몸으론 이만큼 싸우는 것도 힘에 부치는구만.」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염신.
그때 어디선가 날아오는 다섯 개의 쇠갈고리.
사슬 부분이 염신의 팔, 다리, 목을 휘어감고 그 끝에 달린 쇠갈고리가 각각 손등, 발등, 뒷목에 찍힘.

염신「큭!」

일그러진 얼굴로 신음할 때 땅 밑에서부터 솟아오른 다섯 개의 그림자.
곧 드러난 그림자의 실체는 검은 갑주 차림에 쇠갈고리를 손에 든 다섯 남자.
얼굴에는 귀면갑을 착용하고 있음.
그리고 불길이 치솟은 불구덩이를 등지고 나타난 한 사람.

강림차사「명부에서 온 사자의 대장 강림차사다. 명부의 규칙을 어기는 역신을 토벌하기 위해 다섯 차사와 함께 왔다.」

깃 세운 제복(혹은 갑옷) 차림,차가운 인상.

강림차사「불가의 천상에 소속된 금강역사 염신. 그러나 싸움과 여자에 정신이 팔려 8대 금강에 이르지 못해 지상으로 좌천. 300년의 자숙 기간을 명령 받았다. 조사 결과대로 천박한 녀석이군. 호법신이 불법을 수호하는 일을 소흘히하고 이런 소동을 일으키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며 호통치는 강림차사.

염신「흥, 거울이나 보고 말씀하시지. 그런 음란한 몸을 하고 있는 주제에 누굴 천박하다고 말하는 거야?」

코웃음치며 말하는 염신.
염신의 시선이 움직이고 강림차사의 육덕진 몸을 부분별로 클로즈업.
다섯 차사가 발끈하며 쇠골가리를 잡은 손에 힘을 주자 큭 신음하며 입을 다문 염신.

강림차사「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모양이군. 우리가 이승에 나온 이상 넌 끝장이야. 우린 이전 세대의 저승차사처럼 무르지 않아. 고통과 공포로 영혼을 다스려 명부의 규칙을 바로 세운다. 하지만 너 같은 역신의 영혼은 회수해갈 필요가 없어.」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앞으로 걸어오는 강림차사.
큰 가슴이 출렁거림.
염신가 어느 정도 거리를 벌이고 걸음을 멈춰 섬.

강림차사「즉결심판이다.」

그 말이 떨어짐과 함께 다섯 차사가 쇠갈고리를 끌어당겨 사슬이 팽팽해짐.
갈고리에 찍힌 신체 부위가 사방으로 당겨짐.

강림차사「네 영혼을 그 육체와 함께 갈기갈기 찢어주마!」

무서운 얼굴로 날카롭게 외치는 강님차사.

염신「큭큭큭・・・」

강님차사와 대조적으로 웃고 있는 염신.

염신「크하하하!」

큰 소리로 웃자 의문 부호(물음표)를 떠올리며 눈썹을 꿈틀하는 강님차사.

염신「어느 기관에 의뢰한 건지 모르겠다만 명부의 정보 수집 능력도 땅에 떨어졌구나.」
강님차사「뭐야!?」
염신「싸움하고 여자. 둘 다 좋지. 하지만 고작 그런 이유로 이 땅에서 조용히 300년 동안 자숙하라는 명을 받은 것 같아?」

염신이 씨익 웃으며 말하자 발치에서 펑-하고 연기가 피어오름.
연기에 몸이 휩싸이고 서서히 변신.
키와 덩치가 커지고 터질 듯한 근육질이 드러나 쇠갈고리가 모두 튕겨나감.
마침내 연기가 걷히고 인왕의 모습으로 변신.
인왕현신 - 화면을 꽉 채운 4글자와 전신이 나온 한컷.

염신「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려주마!」

염신이 히죽거리며 두 주먹을 불끈 쥠.
강님차사가 어이없다는 듯이 보고는 손바닥을 펼침.

강님차사「지상으로 좌천된 하급신의 허세다. 녀석에게 우리 저승차사의 공포를 심어줘라!」

강님차사의 손짓과 함께 다섯 차사가 각자 무기를 치켜들고 달려듬.

다섯 차사가 일제 공격을 가한 상황.
깡-하는 둔탁한 소리가 울리면서 다섯 차사의 얼굴이 경악에 찬 표정으로 바뀜.
분명 전신을 난도질했지만 그 단단한 근육질 몸을 베기는커녕 상처 하나 내지 못했음.

염신「안 됐지만 내가 몸 하나는 튼튼하거든. 괜히 금강역사란 말이 붙은 줄 아냐?」

근육자랑 포즈를 취하고 다섯 차사들을 향해 히죽거리며 비아냥대는 염신.

염신「이번에는 내가 간다!」

차사 1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 염신. 주먹이 얼굴에 꽂힌 순간 차사 1의 목이 뒤로 꺽이며 날아감.
곧이어 차사 2가 등을 노리고 공격해 오자 곧바로 돌아서며 불꽃 같은 하이킥을 날려 목을 옆으로 꺽어버림.
하이킥을 회수함과 동시에 측면을 노리고 덤벼 든 차사 3을 발뒤꿈치로 내리찍음. 머리가 목 아래로 움푹 들어감.
차사 4, 5가 동시에 달려들자 동시에 캣취해서 어깨로 더블 락바텀으로 바닥에 찍어버림.

강림차사「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일이!」

다섯 차사가 순식간에 소멸하고 강림차사 혼자 남음.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당황하는 강림차사.
그런 강림차사를 보고 고개를 까딱거리며 건들거리는 염신.

염신「다음은 너냐?」
강림차사「건방진 놈! 다섯 차사를 쓰러트렸다고 이겼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강림차사가 독기어린 얼굴로 염신을 쳐다보며 호통침.
강림차사가 무기를 들고 단신으로 덤벼들지만 무기를 휘두른 순간 염신이 주먹으로 쳐냄.
칼과 칼이 부딪치듯 불꽃이 튀는데 강림차사가 뒤로 크게 밀려나감.
염신이 추격타로 날린 가라데 정권을 막느라 강림차사의 무기가 파괴됨.

강림차사(독)「지옥불로 달군 만년흑철까지 부러뜨리다니 전신이 흉기로구나. 거기다 금강불괴의 몸은 생각 이상으로 단단해 쳐부수기 어렵다. 하지만 내겐 아직 비장의 카드가 남아 있다. 이 싸움, 아직 끝난 게 아니야!」

무기가 파괴된 찰나의 순간 강림차사는 염신의 강함을 인정.
하지만 승부를 포기하지 않음.
비장한 얼굴로 외침.

강림차사「나오십시오, 염라대왕님!」

강림차사의 외침과 함께 주변의 어둠이 그녀의 몸에 빨려들어갔다가 검은 폭풍과 함께 거대한 그림자로 변화.
거대하고 무시하무시한 형상의 염라대왕.
소환 염라대왕! 붓굴씨 풍의 큼직한 글자가 뒷배경을 가득채움.

염라대왕

강림차사「오직 저승차사의 대장만이 사용 가능한 비장의 신법이다. 각오해라, 염신!」

강림차사의 머리 위로 현신한 염라대왕.

강림차사「명부의 심판!!」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염라대왕이 손에 든 명부동으로 염신을 힘껏 내리침.
영적 폭발이 일어나면서 검은 사기(死期)가 폭연처럼 염신을 뒤덮음.

강림차사「죽음은 만물에 평등하다. 신도, 인간도, 악마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다!」
염신「아니. 살아있는 모든 게 죽음을 맞이하는 건 아니야.」
강림차사「뭐!?」

의기양양한 얼굴로 외치는 강림차사, 승리를 확신하지만 곧 염신의 말소리가 들려와 깜짝 놀람.
곧 연기가 걷히면서 염신이 상처 하나 없는 멀쩡한 몸으로 나타남.

염신「아무리 죽여도 다시 살아난다. 절대 죽지 않지.」
강림차사「금강의 몸에 불사의 신력까지 갖고 있다니 그건 반칙이야!」
염신「그래. 그것 때문에 내가 지상으로 좌천된 거다. 불가 천상의 신은 무한에 가까운 수명을 가지고 있지만 언젠가 반드시 죽음이 찾아온다. 하지만 난 그 법칙에 벗어나 있지.」
강림차사「이런 바보 같은! 어째서 너 같은 존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냐? 불사의 천상 신이라니!」
염신「그러게. 나도 궁금한 걸. 저승으로 돌아가서 염라대왕한테 물어봐. 왜 내가 불사신이냐고.」

아연실색한 강림차사를 비웃으며 진각을 밟자 땅이 크게 울림. 동시에 오른팔을 뒤로 뻗었다가 몸을 반바퀴 돌렸다 반회전하며 오른쪽 주먹을 지르듯 뻗음.

염신「금강벽력권!!!」

거친 외침과 함께 천둥이 치는 굉음이 울림, 뻗어나간 강권이 염라대왕의 면상에 꽂힌 순간 전기 스파크가 튀면서 전류 폭발이 일어남.
그 일격으로 염라대왕이 역소환되면서 동시에 폭발에 휘말린 강림차사도 멀리 나가 떨어짐. 입은 듯 안 입은 듯한 옷 마저 찢겨나감.
염라대왕을 날려버린 염신은 석양을 등진 채 전신을 붉게 물들인 인왕의 모습으로 스탠드 포즈 취함.

염신「오늘 하루가 지나기 전까지 내 앞은 누구도 지나가지 못한다. 신이 오면 신을 막고, 부처가 오면 부처를 막겠다!」

9. 집안(1~2페이지)

침대 머리에 기대어 앉아 있는 도숙. 마리아는 어버이날 노래를 직접 부름.
도숙은 마리아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임.

마리아는 도숙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줌.

마리아「엄마,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도숙「이제 우리 딸 다 컸구나.」

마리아의 말에 도숙이 대답을 하면서 활짝 웃어보이고는 그대로 눈을 감음.
벽시계의 시침이 12시를 가리키고 마리아의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소리없이 오열함.
침대 머리에 기댄 채 눈을 감은 도숙은 평안한 얼굴로 세상을 뜸.

10. 염라궁(1페이지)

쇠사슬로 팔다리가 묶인 채 결박당해 무릎 끓려진 염신. 어둠이 깔린 배경에 결박 당한 염신에게 스포라이트 비춤.
염신 맞은 편에서 스포라이트 받고 있는 건 염라대왕. 험상궃은 얼굴로 단상에 앉아있음.

염라대왕「죄인은 들어라! 저승사자의 영혼 회수를 막아 명부의 규칙을 어긴 죄는 크나, 그 모든 소동이 한 인간의 모정을 위해 벌인 일이니 자비의 마음에 따른 선행으로 참작. 판결을 내리겠다! 천상신의 지위를 박탈. 지상으로 추방한다. 신의 지위가 복원되기 전까지 천상계의 출입을 금하노라!」

서릿발같은 기상으로 판결하는 염라대왕.

11. 인왕의 사당(1~3페이지)

인왕의 사당에 찾아와 고개를 조아려 절하며 말하는 마리아.

마리아「고마워요, 아저씨. 아저씨는 저한테 저희 진짜 엄마랑, 입양 부모님 다음으로 고마운 분이에요.」

사당 밖에서 창문을 통해 엿보던 염신.

염신「쳇. 쑥스럽게시리.」

살짝 상기된 얼굴로 툴툴거리며 돌아선 염신. 사당을 떠나 산길 아래로 걸어내려감. 그러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앞에 나타나 슥 고개를 듬.
사복 차림의 강님차사임. 육덕진 몸.

염신「오우・・・」

강림차사를 빤히 보다가 별 말 없이 스쳐지나가려고 했을 때. 강림차사가 말함.

강림차사「오늘이 지상에 있은 지 300년째 되는 날이라고 했지? 하루만 더 참았으면 9대 금강이 되서 천상으로 올라갈 수 있었을 텐데. 후회하지 않나?」
염신「전혀.」
강림차사「이유가 뭐지? 너 정도 되는 신이 300년의 시간과 신의 자리를 버리면서까지 해야 할 일이 있었냐.」

문답을 나눈 뒤 염신과 강림차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잠시 침묵을 지킴.
잠시 후 염신이 먼저 입을 염. 대답을 하지만 말소리는 들리지 않고 입모양만 나옴. 염신을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강림차사. 가만히 눈을 감고 있음.

강림차사「정말 바보 같은 남자네・・・ 차사 일은 못 시키겠군.」

강림차사가 팔짱을 낀 채 중얼거림. 팔짱 낀 손 아래쪽에 들고 있는 추천서가 반짝거림.

강림차사(독)「울던 아이가 웃는 얼굴을 보고 싶어서 그랬다니.」

절을 하고 일어난 마리아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음. 마리아의 미소 띤 얼굴 클로즈업.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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