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스토리] 적인왕 비기닝 (A 버전) 2017년 창작


* 2011년 5월경에 집필. 적인왕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A버전, B버전으로 나뉘어져 있음. *

콘티 제목: 적인왕 (가제)
컨셉: 요괴+DC/마블 풍의 슈퍼 히어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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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 인물

* * *

적인왕(赤仁王)
본명: 콘고우 무소카미
직업: 무직
소속: 없음

요력:
괴력
초월적인 내구력 (금강불괴지체)
체력
반사신경
고속 재생능력
불로불사

한계:
인간으로 변신한 상태에서는 모든 능력이 1/3으로 하락.
인간인 상태에서 죽으면 요괴 모습으로 강제 부활.

능력:
프로 레슬링 기술
길거리 싸움 (스트리트 파이팅)

본래는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신(인왕)의 일족.
온몸이 피처럼 붉은 수라와 같은 외모와 지나치게 강한 능력 때문에 배척받는다.
실력으로는 8대 금강을 능가하지만 천상의 지위는 500 금강보다 못하여 철거 직전의 허름한 사당 한 곳에서만 동상이 세워진다.
300년 동안 소동을 일으키지 않고 얌전히 사당을 지키고 있으면 천상의 지위가 향상되어 9대 금강이 될 것을 약속받는다.
약속을 하루 앞둔 날, 사당에 들어와 기도를 한 인간에게 흥미를 느끼고 접근에 속사정을 듣게 된다.
불치병에 걸린 여자의 남편으로, 아내가 딸 아이의 첫번째 히나마츠리에 가고 싶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아 오늘 내일 하기 때문에 기도를 하러 온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다 히나마츠리를 하루 앞두고 남자의 아내가 죽기에 이르자 혼을 회수하러 온 저승사자를 격파.
단 하루의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자신을 토벌하러 온 지옥 군단과 홀로 맞서 싸운다.

* * *

투전승불
본명: 손오공
직업: 부처
소속:

초능력:
힘 (돌원숭이)
내구력 (도검불침)
고열 내성 (팔괘로)
압력 내성 (오행산)
불로불사
화안금정[火眼金睛] (천리안)
지살수 (72가지 도술)
-근두운법
-신외신법[身外身法] (분신술)

능력:
봉술

장비:
여의금고봉
금고아

서유기의 주인공. 화과산 영석에서 태어난 돌원숭이 요괴.
용궁, 지옥, 천계를 넘나들며 큰 소동을 일으켰다가 석가여래에게 제압당해 500년 동안 오행산 아래 깔려 있다가 삼장법사에게 구제받는다.
이후 삼장법사를 모시고 저팔계, 사오정 등 사제들과 함께 천축국에 도착하여 불교에 귀의. 투전승불의 칭호를 받고 부처가 된다.
일찍이 지옥에 쳐들어가 유령부에 자신의 이름을 지워 불사신이 되었기에 큰 빚을 지고 있던 중,
무소카미가 지상에서 소동을 피울 때 지옥에서 파견한 옥졸들로는 상대가 되지 않자 과거의 빚을 청산한다는 명목 하에 지원을 요청 받고 하계로 강림.
무소카미와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천축여행을 통해 부처가 됨으로서 책임감과 인내심을 배웠기에 신으로서 가져야 할 그러한 의무를 팽개친 무소카미를 질책하며 몰아세운다.
하지만 격전 끝에 판정승을 거둔 후 무소카미가 무엇 때문에 싸우게 된지 알게 된 후에는 그의 강함을 순수하게 인정한다.

* * *

우로부치 겐마 (가칭)
우로부치 가의 가장.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 불치병이 발견되어 병석에 있는 마도카를 수년 간 극진히 간호해 온 남편.
인간의 힘으로 치료할 수 없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내 때문에 슬픔에 빠져 있다.
아내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갖은 방벙을 다 동원하던 중, 인왕의 사당을 찾아가 금강수명다라니경을 외운다.

우로부치 마도카 (가칭)
겐마의 아내. 호무라를 낳은 이후 쭉 병석에 누워있어 직접 키우지 못한 걸 한으로 여기고 있다. 죽기 직전, 생애 단 한 번만이라도 호무라의 히나마츠리에 가고 싶어한다.

우로부치 호무라 (가칭)
겐마와 마도카 사이에 난 딸. 5살로 마도카가 병석에 누워있어 할머니 마미의 손에서 자란다. 때문에 어머니인 마도카를 서먹해 한다.

카나메 마미 (가칭)
마도카의 어머니. 병석에 누운 딸 대신 손녀인 호무라를 직접 키웠다.

* * *

분량 [47/50페이지]

1. (석양이 등진 무소카미 앞 1~2페이지)
석양이 지는 저녁 시간. 석양을 등지고 서 있는 무소카미. 인왕(금강역사)의 모습을 하고 있음.

인왕(仁王)[금강역사(金剛力士)]
* 이 인왕상의 스탠다드 포즈를 베이스로 해서 디자인. 천의(어깨 위로 올라온 천)와 무기는 없는 맨손. 상투 튼 머리가 아닌 산발한 듯 흐트러진 긴 검은 머리에 피처럼 붉은 색의 피부 *
무소카미 주위에 쓰러져 있는 귀졸들. 부러지고 꺾이고 맞아서 널부러진 것으로 전쟁터처럼 묘사.

무소카미「오늘 하루가 지나기 전까지 내 앞은 누구도 지나가지 못한다. 신이 오면 신을 막고, 부처가 오면 부처를 막겠다!」

피와 석양의 빛으로 더욱 붉게 빛나는 무소카미, 귀신의 형상으로 호통을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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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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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왕의 사당 1~5페이지)

낡은 사당 안쪽에 인왕의 동상이 세워져 있음.

무소카미「어디 보자, 이제 오늘 하루만 지나면 300년이네. 내일부터는 이제 나도 9대 금강이 되는 건가? 그동안 날 따돌린 놈들은 꽤나 놀라겠지.」

자신을 따돌린 금강들, 혼자 외따로 떨어져 있던 시절을 잠시 회상.
흐뭇한 표정으로 동상 근처의 기둥에 새긴 표를 보며 중얼거림. 199개가 새겨져 있음.

무소카미「그리고 보니 그 녀석, 오늘도 오려나?」

무소카미가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을 때 발자국 소리가 들려옴.
황급히 인왕상 안으로 스며들어 사라지는 무소카미.
겐마가 들어와 인왕상 앞에 큰절을 하고 머리를 조아린 채 염불을 외움.

겐마 「옴 바아라 유사 사바하・・・」
무소카미「흐음. 오늘도 역시 금강수명다라니경을 외우는군. 이번이 1000번째던가」

나레이션 「금강수명다라니경(金剛壽命陀羅尼念誦法). 그것은 비로자나불이 정등각을 이루었을 때 사방의 부처들이 모여 중생을 위한 법을 설한 것을 청했는데, 그때 천신인 마혜수라(摩醯首羅)가 그릇된 법에 집착을 하다가 항삼세보살이 교화를 하려고 하지만 결국 그를 죽게 한다. 이에 비로나자불이 그를 불쌍하게 여겨 이 금강수명다라니를 설하고 인계(印契)를 맺어 마혜수라를 다시 소생시키고, 수명이 늘어난 마혜수라는 여러 부처에 귀의하고 관정을 받아 8지(地)을 증득한다. 이어서 부처가 집금강(執金剛) 보살에게 이 다라니의 공덕을 설하고, 선남선녀가 하루에 세 번씩 1,000번을 외우면 신심이 청정해지고 모든 업장을 소멸하여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고 설한다. 그 밖에도 금강과 같은 몸을 얻을 수 있는 갑주(甲胄) 진언을 설하고 호마(護摩) 제재(除災) 연명단(延命壇)을 건립하여 수행하는 절차를 소개한다.」
* 한 페이지에 걸쳐서 소개. 나레이션 내용이 길면 축약. 뒷배경으로 비로나자불의 설법을 방해하는 마혜수라, 항삼세보살에 의해 죽임을 당한 마혜수라, 비로나자불의 설법에 의해 소생하여 여러 부처들에게 절을 하고 귀의한 마혜수라의 모습이 나오는 3컷. *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 )[대일여래(大日如來)]


마혜수라(麻醯首羅)[대자재천(大自在天)] : 인도 신화의 시바가 불교에 귀의하여 바뀐 것.


항삼세명왕(降三世明王) : 금강살타(金剛薩陀)의 변신. 마혜수라를 항복한 시킨 뒤 항삼세명왕이 됨. 밀교의 5대존명왕, 8대 명왕 중 하나.

금강수명다라니경을 두번까지 외운 겐마. 마지막 세번째를 앞둔 시점에서 휴대폰이 울림.

겐마「우로부치 겐마입니다. 네? 마도카가요? 지, 지금 즉시 가겠습니다!」

깜작 놀라 겐마. 창백한 얼굴을 한 채 사당 밖으로 나감. 급하게 달려가다가 발을 접지르고 자빠짐.

겐마「큭. 바, 발을 삐었나. 하지만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을 순 없어! 마도카!!」
무소카미「・・・・・・・」

기어서라도 사당을 나가려는 겐마. 무소카미가 들어가 있는 인왕상의 눈동자가 움직여 겐마를 내려다 봄.
겐마가 입구를 향해 기어가고 무소카미가 인왕상에서 영체가 되어 튀어나와 창문 밖으로 나감.
겐마가 입구에 도착했을 때 불쑥 나타난 무소카미. 쭈구려 앉아 겐마를 내려봄.

무소카미「어이, 형씨. 거기서 뭐해?」
겐마「누, 누구시죠? 아니 그보다 저 좀 도와주세요! 한시가 급합니다. 병원으로 가야해요!」
무소카미「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겐마「사례는 할 테니 제발 도와주세요. 제 아내 곁으로 가야합니다!」

무소카미를 올려보며 절규하듯 말하는 겐마.
무소카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겐마를 등에 업고 달림.

3. 병원(1~10페이지)

인근 병원. 1인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마도카.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 거친 숨을 몰아쉬고 기침을 하며 발작 중.

겐마「마도카! 정신차려. 자면 안 돼. 눈 떠! 나 왔어. 당신 남편. 나 누군지 알아보겠어?」

겐마가 마도카의 손을 꼭 잡으며 계속 말을 검.
고통스러운 얼굴로 신음하는 마도카.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음.

무소카미「누가 좀 의사나 간호사를 불러줘! 다들 어디에 있는 거야?」

뒤따라왔다가 그걸 보고 당황한 무소카미. 병실 밖을 향해 소리침.
그때 복도 저편에서 아기 발자국 소리가 들림.
그러자 마도카의 발작이 순간 멈춤.

마도카「호무라・・・ 우리 얘기 발자국 소리에요・・・ 여보・・・ 나 좀 부축해줘요・・・」

마도카가 겐마의 부축을 받고 상체를 세움.
고통을 꾹 참고 표정을 관리.
마미가 호무라와 손을 꼭 잡고 병실로 들어옴.

마미「마도카. 엄마 왔다. 몸은 좀 괜찮니?」
마도카「네. 괜찮아요 엄마. 우리 호무라도 어서오렴. 이리와서 엄마 좀 안아줄래?」

언제 아팠냐는 듯 활짝 웃으며 팔을 벌리는 마도카.
하지만 호무라는 마도카를 낯설어하며 마미의 뒤에 숨어서 빼꼼히 쳐다봄.

마미「호무라. 왜 할미 뒤에 숨어 있니? 어서 가서 엄마를 안아드리렴.」

마미가 호무라를 보내려고 하지만, 호무라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여전히 낯을 가림.
그걸 본 마도카는 가슴이 찢어질 듯 슬픈 표정을 지음.
그런 딸을 안스럽게 쳐다보는 마미.

마도카「엄마. 급하게 올라오느라고 아직 저녁 안 드셨죠? 호무라랑 같이 가서 저녁 드시고 오세요.」
겐마「그렇게 하세요, 장모님. 마도카 곁에는 제가 있겠습니다.」
마미「그래, 그럼 잠시 다녀오마.」

마미와 호무라가 겐마의 배웅을 받음.

마도카「끅・・・」

병실 안에서는 마도카가 소리죽여 오열하고 있음.
병실 밖에서 그 광경을 쭉 지켜보던 무소카미 표정도 편치 않음.
겐마 역시 슬픈 얼굴을 하고는 무소카미 옆에 와서 말함.

마도카「마도카의 병은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에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후 쭉 몸이 약해졌고 계속 병원에 입원해 있었죠. 호무라는 장모님이 대신 키워주셨는데 어렸을 때부터 그래서 진짜 엄마인 마도카를 낯설어해요. 마도카는 수시로 발작을 하고 고통을 느끼는데 언제나 울면서 하는 말이, 몸의 고통보다 마음의 고통이 더 크다고 하더군요. 엄마로서 호무라를 직접 키우지 못한 게 한이래요.」

설명하는 게마, 뒷배경은 병석에 누운 마도카, 마미가 안고 키우는 호무라의 모습이 교차.

무소카미「그래서, 사당에 와서 금강수명다라니경을 외운 건가?」
겐마「네.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신에게 빌었습니다. 내일, 단 하루의 시간을 달라고. 하루만이라도 마도카가 아프지 않은 모습으로 호무라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무소카미「내일 하루라니?」
겐마「내일 3월 3일은 히나마츠리에요. 여자 아이의 무병장수와 행복을 비는 날이죠. 마도카는 호무라를 낳은 후 쭉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지금까지 한번도 호무라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챙기지 못했어요. 그래서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호무라와 함께 히나마츠리에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싶어했어요.」

겐마의 말에 무소카미는 눈에서 눈물이 철철 흐름.

겐마「저기, 혹시 지금 우시는 건가요?」
무소카미「울기는 누가 울어! 너무 더워서 땀이 난 것 뿐이야.」

무소카미, 짠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지만 겐마가 우는거냐고 묻자 눈에서 땀이라고 둘러댐.

마도카「여보・・・ 여보!」

또 발작하며 남편을 찾는 마도카. 겐마가 황급히 안으로 들어감.

무소카미「저건・・・」

무소카미가 눈을 번뜩이며 중얼거림.
무소카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마도카의 얼굴. 마도카의 이마에 사(死)의 글자가 새겨져 있음.
그때 복도 맞은 편에서 나타난 검은 그림자. 명부에서 온 사자인 시니가미.

시니가미(死神)[しにがみ]
(주: 일본의 저승사자인 시니가미는 서양의 그림리퍼와 같은 모습으로 주로 묘사. 후드 달린 로브 뒤집어 쓴 해골 바가지에 낫 든 형상)

뼈로된 발로 또각도각 걸어가는데 그럴 때마다 배경 색이 회색으로 변함.
발작하는 마도카, 마도카의 손을 꼭 잡은 겐마의 움직임이 시간이 정지된 듯 멈춤.
병실 안으로 들어간 시니가미. 어깨에 이고 있던 대낫을 번쩍 치켜듬.

시니가미「우로부치 마도카. 지금 막 너의 수명이 끝났다. 사신의 예고를 한대로 그 목숨을 받아가겠다.」

형식적인 말을 하고는 대낫으로 마도카를 힘껏 내리치려는 시니가미.
대낫이 마도카에게 닿기 직전. 어둠 속에서 두 개의 푸른 전광이 번뜩이며 무소카미가 측면에서 불쑥 튀어나옴.
다섯 손가락이 시니가미의 해골 바가지 안면을 아이언 크로우로 움켜쥠.

아이언 크로우(The Iron Claw) : 프로 레슬링 서브미션 기술

무소카미「불가의 천상 소속. 금강신 무소카미다. 마도카는 이대로 못 데려가. 데리고 가고 싶으면 내일 자정에 다시 찾아와라.」
시니가미「그럴 순 없소! 금강신이란 자가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요? 난 지옥에서 파견된 사신이오. 수명이 다한 인간의 영혼 회수는 지옥의 일로 천상이 개입할 수 없소. 그건 천상과 지옥의 동맹 때 명시된 규칙이오. 지금 날 막는 것 자체가 역천의 대죄인 걸 모르오?」

시니가미가 뼈만 남은 손으로 자신의 안면을 움켜 쥔 염신의 손목을 꽉 잡고 항의함. 다섯 손가락이 관자놀이 부근을 더욱 세게 조임.
비장한 얼굴로 시니가미를 마주 보는 무소카미.

무소카미「난 그런 규칙 따위 몰라!!!」

대답과 함께 시나기미에게 아이언 크로우 슬램을 시전.


아이언 크로우 슬램(Iron Claw Slam) : 아이언 크로우에서 이어지는 초크 슬램. 초크 슬램과 동일기. 클러치 타점이 목이 아닌 안면이란 게 차이점.
후두부터 바닥에 그대로 찍힌 시니가미. 해골 바가지가 깨지고 검은 여기가 되어 사라짐.

무소카미「이제 나도 돌아갈 수 없겠군. 이왕 이렇게 된 거 누가 오든 전력을 다해 상대해주마!」

양손을 맞잡고 우두둑 꺾으며 결사의 각오를 다지는 무소카미

4. 우로부치 일가의 집 안(1~2페이지)

우로부치 가의 집 안. 히나마츠리가 진행 중.
겐마, 마도카, 호무라, 마미 등 일가족 전원이 모여 있음.
마도카는 휠체어에 앉은 채로 호무라를 안고 있음. 무척 기쁜 얼굴.
그때 겐마는 대조적으로 약간 어두운 얼굴.
겐마의 회상.
간밤에 무소카미가 겐마를 병원 층계참으로 따로 불러내 말함.

무소카미「형씨.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내가 하는 말만 잘 들어. 내가 내일 단 하루의 시간을 벌어줄게. 그날 자정이 지날 때까지 절대 집밖으로 나오지마. 그것만 지키면 당신네 가족은 히나마츠리를 하고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야.」

무소카미가 얼굴을 바짝 대고 신신당부함. 겐마는 모르겠다는 듯한 얼굴을 하지만 군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임.

마도카「여보, 이리 와서 우리 호무라 사진 좀 찍어주세요.」
겐마「아, 그래 알았어.」

마도카가 부르자 겐마는 고개를 흔들고 잡념을 떨쳐버리고 가족들에게 걸어감.
같은 시각 우로부치 가의 집 문앞. 무소카미가 집을 마주보고 서 있음. 발치에 빛이 번쩍이며 온몸이 연기에 휩싸임.

5. 우로부치 일가의 집 밖(1~6페이지)
금강신으로 변신한 무소카미. 인왕의 스탠다드 포즈. 인왕현신(仁王現身) - 그림의 배경을 꽉 채우는 큼직한 4글자 붓글씨 풍의 폰트로.
자기 몸에 두르고 있는 천의를 벗어서 집 지붕 위로 던지자 순간 천의가 거대해지면서 집 전체를 감싸듯 내려앉음.
한손에 들고 있던 금강저를 집 문앞에 콱 찍어놓자 빛이 번쩍이며 천의와 호응하여 결계가 완성.


천의(天衣) - 위 그림에서 금강역사가 어깨에 두르고 있는 천.


금강저(金剛杵)

무소카미「자, 이제 슬슬 한바탕 해볼까?」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돌아선 무소카미.
그런 무소카미 눈앞에 보인 건 사방천지에 널리 깔린 귀졸

귀졸(鬼卒)

일천 지옥군단 출진 - 배경을 꽉 채우는 큰 글자 붓글씨 폰트로. 일만 귀졸이 무소카미에게 시선을 집중한 구도.
그때 옥졸 사이로 아방나찰이 땅을 쿵쿵 울리며 걸어나옴


아방나찰(阿房羅刹)

* 이런 비대한 근육질 이미지 *
* 복장은 위의 것. 장비는 극과 방패. 신발 대신 소발굽. *


극(戟)

손에 든 극으로 무소카미를 가리키는 아방나찰

아방나찰「죄인 금강을 들어라! 시니가미를 해치고 지옥의 규칙을 어긴 것은 큰 죄다. 지금이라도 항복하고 얌전히 포승을 받아라!」
무소카미「시끄러워! 잔소리하지 말고 한번 붙어보자. 시간이 없으니 한꺼번에 다 덤벼!!」
아방나찰「오냐. 그렇다면 더 이상 사정봐주지 않고 네 놈 뜻대로 해주마. 전군, 돌격하라!!」

무소카미의 일갈. 아방나찰의 대답과 함께 귀졸들이 사방천지에서 일제히 덤벼듬.
홀로 일천 귀졸과 사투를 벌이는 무소카미와 우로부치 가의 집에서 벌어지는 히나마츠리 씬이 교차
* 액션 컷은 팔 다리 몸 등 전신에 귀졸들이 달라붙는 상황에서 단 한번의 주먹과 차기로 귀졸 수백 마리가 나가 떨어지고, 잡아 꺾고 들어서 던지는 등의 육탄전. *
* 히나마츠리 컷은 축제에 맞게 잘 차려입은 호무라, 호무라를 꽉 껴안은 마도카, 마도카의 울면서도 기뻐하는 얼굴. 옆에서 보며 같이 웃는 겐마와 마미.

무소카미「고작 그 정도 여력으로 날 쓰러트리겠는 거냐!」

무소카미가 내지른 주먹의 권풍이 귀졸 무리를 파도처럼 가름.
집 주위에 수백 귀졸들이 쓰러져 있고 그나마 서 있는 귀졸은 죄다 부상자.
아방나찰은 쇠뿔 하나가 꺾이고 부러진 극을 든 채 귀졸들의 부축을 받고 있음. 새파랗게 질린 얼굴.

아방나찰「대체 뭐냐, 이 강함은! 맨손으로 일천귀졸을 상대하다니. 장판파의 금강역사란 말이 이래서 생겨난 것인가. 아무래도 저 금강신은 우리가 당해낼 상대가 아니다. 지금 당장 지옥에 전보를 보내라!」

6. 염라궁(1페이지)

지상에서의 전보를 염라궁의 수정거울을 통해 본 염라대왕 격노하며 옥좌에서 벌떡 일어남. 좌우를 지키고 있는 우두, 마두 나찰을 비롯해 대소신료들이 깜짝 놀람.

염라대왕「지옥 귀졸을 일천기나 보냈는데 아직 죄인을 잡지 못하다니 뭣들 하는 거냐!!」
신하들「대왕 마마, 고정하시옵소서.」
염라대왕「지금 당장 전 지옥 회의를 열겠다. 지옥 동맹의 연합군을 결성해 지상에 증원군을 파견하라!」
군사「대왕 마마. 아니되옵니다. 천상의 신 하나 잡는데 지옥 동맹의 연합군을 보내는 건 비효율적입니다.」
염라대왕「무슨 비책이라도 있는가, 군사?」
군사「네. 있사옵니다. 애초에 그 금강신의 소속은 천상계이옵니다. 그럼 우리 지옥에서 직접 나설 게 아니라, 천상계에 책임 소지를 묻고 그쪽에서 최강의 투신을 파견해 제압하는 게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염라대왕「천상계 최강의 투신?」
군사「대왕님도 잘 아시는 분입니다.」
염라대왕「그렇다면 설마!」


염라대왕(閻魔大王)

7. 천상계(1페이지)

불교의 천상계. 하얀 구름 위에 석가 여래가 가부좌를 틀고 있고 그 주위에 500나한이 좌선하고 있음.


석가여래(釋迦如來)

나한(羅漢)

나레이션「지금 지상에서 금강신이 지옥의 규칙을 어기고 일대 소동을 일으키고 있소. 금강신이 속한 곳은 그쪽 불가의 천상이니 거기서 책임을 지고 직접 투신을 파견해 제압하시오」

지옥의 전언에도 불구하고 천상은 조용함. 석가여래와 나한 모두 침묵을 지키고 있음.
그때 구름 위로 검은 그림자가 불쑥 나타남.
* 그림자의 실루엣은 손오공 *

그림자「아무래도 이제 제가 나설 차례인 것 같군요. 부처가 된지 수백년이 지났지만 아무래도 전 명상보다는 이쪽이 더 취향에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녀와도 되겠죠?」

그림자의 말에 석가여래가 온화한 미소를 지음.

8. 지상계(1~3페이지)

늦은 오후. 자신의 피와 적의 피를 흠뻑 뒤집어 쓰고 서 있는 무소카미.
귀신 같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 호흡 한번 흐트러트리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음.

무소카미(독)「이제 한 반나절이 지났으려나? 앞으로 남은 반나절만 더 버티면 되겠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하늘에서 하얀 구름이 긴 꼬리를 물며 하늘에서부터 급강하함. 그리고 말소리가 들려옴.

그림자「지옥이 날 불렀다. 천상에서 날 보냈다. 역천을 제압하러 이 몸이 직접 내려오셨다!」

대사와 함께 그림자의 실체를 파츠별로 묘사. 구름을 딛은 발. 여의봉을 든 손. 화려한 금갑. 머리 위의 긴 깃털 장식.
구름이 지상에 가까워졌을 때 검은 그림자 하나가 구름 위에서 훌쩍 뛰어내리고 곧 실체가 드러남.

손오공「화과산 수렴동 미후왕 제천대성 투전승불 손오공님이시다!!!」

손오공의 전신이 그대로 드러나고 뒷배경에 투전승불 강림이란 6글자가 화면을 꽉 채움. 붓글씨 폰트로.




투전승불(鬪戰勝佛) 손오공
* 손오공 디자인은 머리에 금관, 깃털 장식, 금갑, 스카프만 동일. 얼굴형이나 사이즈는 오리지날로 *

무소카미「지옥 군단 다음에는 원숭이 부처인가? 좋아, 덤벼라!」

전혀 기죽지 않고 외치며 투지를 불태우는 무소카미.

손오공「네 놈이 아무리 날뛰어봐야 결국 내 손바닥 위에 있을 뿐이다!」

손오공이 그렇게 외치며 머리카락을 한 웅큼뽑아 입으로 후 불어버림. 그러자 머리카락이 백여 마리의 분신으로 변함.

손오공「신외신법 분신 돌격!!」

손오공의 외침과 함께 백 마리의 분신이 여의금고봉을 붕붕 돌리며 무소카미를 향해 일제 돌격.

9. 우로부치 일가의 집 안(1페이지)
히나마츠리가 끝나고 마도카는 침대에 누운 채 마미와 담소를 나누는 중.
겐마는 호무라를 안고 서서 따듯한 눈으로 아내를 봄.
그때 집이 쿵. 하고 울리자 다들 깜짝 놀람.

마도카「여, 여보?」
마미「무슨 일이야. 지진이라도 난게냐?」
겐마「제가 나가보고 올게요.」

겐마가 현관문으로 걸어감. 문손잡이를 잡고 돌리려는 순간.

무소카미「열지마! 나랑 한 약속. 잊지 않았겠지? 오늘 하루가 지나기 전까지 절대 나오지 말라고 했잖아.」

무소카미의 목소리가 들려옴.
겐마는 잠시 고민하다가 문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물러남.

10. 우로부치 일가의 집 밖(9페이지)

우로부치 일가의 집을 등진 채 걸어 나온 무소카미.
몸의 절반이 날아간 상태라 고속 재생 중. 재생의 효과와 땀이 증발되어 전신에 뜨거운 수증기가 피어오름.
발치에 백 가닥의 원숭이 털이 널려 있음.
맞은 편에 여의금고봉을 바로잡고 마주 서 있는 손오공.

손오공「근접전만 시켰다고 해도, 내 분신 백 마리를 혼자서 다 쓰러트리다니 대단한 녀석이군. 과연 혼자서 지옥과 천상을 적으로 돌릴만 해. 나도 한 때 그랬던 적이 있었지.」

순수하게 감탄한 듯한 표정의 손오공. 대사와 함께 용궁, 지옥, 천궁을 넘나들며 소동을 피운 과거 모습을 회상. 작은 그림으로 스쳐지나감.

손오공「도대체 이유가 뭐냐?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싸우는 거지?」
무소카미「・・・・・・」

손오공이 진지한 얼굴로 물어봄. 무소카미는 대답하지 않음.

손오공「과거의 나였다면 이런 말을 하는 게 우습겠지만 부처가 된 지금의 나니까 이야기하마. 신에게는 마땅히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그것을 지킴으로써 신의 격이 생기는 것이다. 네게는 금강신으로서 불법을 수호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그러데 신의 격에 떨어지게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이런 소동을 일으킨 것이냐!」
무소카미「잔소리 말고 덤벼. 날 쓰러트리려면 아직 멀었다.」

손오공이 엄한 얼굴로 호통을 치지만 무소카미는 도발하듯 손을 까딱거림.

무소카미「역시 말보다는 주먹이라 이건가? 그래. 사실 나도 그쪽이 더 좋거든.」

손오공이 씩 웃으며 여의금고봉을 머리 위로 치켜들어 붕붕 돌리다가 힘껏 내리침.

손오공「커져라, 여의금고봉!!」

그 말과 함께 거대화된 여의금고봉이 무소카미의 머리를 향해 날아옴.

손오공「일만삼천오백근의 여의금고봉이다. 피하지 않으면 후회할걸!」

손오공이 호언하며 외치지만 무소카미는 피하지 않음.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교차시키면서 여의봉 내려치기를 전력으로 가드. 그 무게와 힘을 버티며 이를 악뭄.

손오공(독)「호오. 그래. 안 피하고 막았다 이거지? 어디 끝까지 막을 수 있나 보자.」

놀란 손오공이 오기가 생겨 분신 2체를 즉석에서 만듬. 분신 2체도 여의봉을 붕붕 돌리다 각각 좌우에서 힘껏 후려침.
팔을 교차시켜 본체의 공격을 막느라 좌우에서 들어오는 공격을 막지 못한 무소카미.
그대로 여의금고봉이 양쪽 옆구리를 강타. 우두둑 뼈가 꺽이는 소리와 굉음이 울리며 온몸이 크게 흔들림. 하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버텨냄.

손오공(독)「왜 피하지 않은 거지?」

손오공이 의문을 갖고 잠시 생각하다 문득 무소카미의 어깨 너머로 작은 집을 발견. 마치 그 집을 지키려는 듯 막아 선 무소카미.

손오공(독)「혹시 저곳에・・・」

화안금정을 사용한 손오공. 눈동자 안에 작은 불꽃이 타오르면서 무소카미가 등지고 있는 집안을 한번에 꿰뚫어 봄. 집안에는 우로부치 일가가 보임.
침대 머리에 기댄 채 앉아 호무라를 안고 있는 마도카. 마도카의 이마에 '사'의 글자를 발견함.

손오공「어리석은 놈! 고작 인간 하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싸우는 거냐? 수명을 다한 인간 하나가 불법을 수호하는 일보다 더 중요했느냐!」

손오공이 매섭게 다그치자 그제야 무소카미가 입을 염.

무소카미「모정을 위해 단 하루의 시간도 유예할 수 없는 게 신의 격이라면 그런 건 필요 없다. 규칙에 얽매여 자비의 마음을 잊은 불법은 수호할 가치가 없다. 지옥도, 천상도, 불법도 허락하지 않는다면 이 내가 허락하겠다!!!」

무소카미가 일갈하며 전신에 힘을 주어 여의금고봉을 튕겨냄.
그 사나운 기세에 놀란 손오공이 순간 움찔하고 땀을 한 방울 흘림.
땀이 방울져 바닥에 툭 떨어지고 그걸 본 손오공이 입꼬리를 올림.

손오공(독)「투전승불이 된 이후로 싸워서 지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이런 긴장감을 느끼는 건 오랜만이군. 그 기세, 그 우직함. 싫지는 않아.」

눈을 번뜩이는 손오공.

손오공「하지만 그 너덜거리는 몸으로 언제까지 계속 싸울 수 있겠느냐!」

손오공이 큰 소리로 외치며 군두운에 올라타 정면을 향해 날아올라감.
목표는 무소카미. 매가 먹이를 낚아채듯 포물선을 그리고 석양을 가르며 급강하.

손오공「금강신의 무기인 금강저, 갑주인 천의도 없이 맨몸으로 여기까지 싸워온 근성은 칭찬해주마. 나 역시 전력을 다해 비장의 기술로 끝장을 내주마!」

그 말과 함께 손오공의 양팔을 위에서 아래로 내림과 동시에 잔영이 생겨 천 개의 팔처럼 보임.

손오공「천수변화 여의금강 찌르기!!」

천 개의 팔로 찌르기를 날림. 사방에서 여의금고봉이 날아들어오는 듯한 형상.

손오공「천 개의 팔로 일만번 찌른다!!!」

무참히 두드려 맞는 무소카미.
손오공의 공격력이 재생 속도를 상회. 전신이 너덜너덜해짐.
그러다 최후의 일격이 심장을 관통.

손오공(독)「끝났군・・・」

손오공이 그리 생각하며 눈을 감음.

무소카미「이때를 기다렸다.」

무소카미는 반대로 부릅뜬 눈으로 씨익 웃어보임.

손오공「・・・!?」

손오공이 깜짝 놀란 순간 무소카미가 심장에 관통된 여의금고봉을 한손으로 꽉 잡음.

무소카미「일만번의 공격을 당해도 쓰러지지 않으면 소용없어. 하지만 한번의 공격이라도 성공시키면 소용있지.」

다른 한손의 주먹을 불끈 쥠. 힘줄이 돋아난 크고 단단한 주먹.

무소카미「금강저는 없어도 돼. 내게는 이 불끈 쥔 주먹이 있다.」

오른팔을 번쩍 치켜듬.

무소카미「받아라, 금강신의 일격이다!!」

손오공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무소카미. 여의금고봉을 회수해 막으려고 했지만 무소카미의 심장에 관통된 상태라 빼지 못한 손오공.
그대로 주먹이 안면에 꽂힘. 고개가 뒤로 꺾이면서 멀리 나가떨어짐.
바닥에 대자로 뻗은 손오공.
이빨이 몽창 나가 있고 코피까지 흐름. 신음하며 일어서려고 하지만 서지 못함.

손오공(독)「말도 안 돼! 고작 한 대 맞은 거 가지고 일어날 수 없다니・・・」

그때 무소카미가 인왕의 스탠드 포즈 취함.

무소카미「오늘 하루가 지나기 전까지 내 앞은 누구도 지나가지 못한다. 신이 오면 신을 막고, 부처가 오면 부처를 막겠다!」

11. 우로부치 일가의 집 안(1페이지)

마도카「잘자라, 우리 아가・・・」

한밤 중. 시계가 자정 12시를 가리킴. 마도카는 호무라를 품에 안은 채 자장가를 불러준 뒤 편안한 얼굴로 잠이 든 듯 세상을 뜸. 소리없이 눈물 흘리는 겐마와 마미.

12. 염라궁(1페이지)

쇠사슬로 팔다리가 묶인 채 결박당해 무릎 끓려진 무소카미. 어둠이 깔린 배경에 결박 당한 무소카미에 스포라이트 비춤.
무소카미 맞은 편에서 스포라이트 받고 있는 건 염라대왕. 험상궃은 얼굴로 단상에 앉아있음.

염라대왕「죄인은 들어라. 사신의 영혼 회수를 막아 지옥의 규칙을 어기고, 투항의 명을 받들지 않고 지옥 군단에 저항. 또 천상의 부처에 대항한 죄는 매우 크다. 그러나 그 모든 소동이 한 인간의 모정을 위해 벌인 일이고 극락으로부터 탄원서를 제출됐으니 자비의 마음에 따른 선행으로 참작.」

호통을 치는 와중에 염라대왕 좌측의 수정 거울에 극락에 있는 마도카의 모습이 비춤.

염라대왕「판결을 내리겠다. 금강저와 천의를 몰수하고 신의 자리를 박탈. 하계로 추방한다. 신의 지위가 복원되기 전까지 천상계의 출입을 금하노라!」

13. 공터 (1~3페이지)

아무도 없는 텅 빈 공터에 번쩍이는 빛과 함께 인간 모습으로 나타난 무소카미.

무소카미「・・・」

품속을 뒤지다가 낡은 지갑을 꺼내 민증을 확인.
민증에 적힌 금강신이란 지위 이름이 사라지고 두억시니란 남음.

무소카미「역시 타천한 건가? 뭐 역천의 댓가라면 당연한 거겠지.」

씁쓸한 미소를 짓는 무소카미. 한밤 중의 거리를 터널터널 걸어감.
걸어가던 중 전봇대에 기대어 서 있는 손오공 발견. 손오공 역시 사복에 인간 모습으로 나옴. 복숭아를 우적우적 씹고 있음.

무소카미「벌서 뭘 씹어 먹는 걸 보니 이빨은 다 나은 모양이구먼.」
손오공「아무렴 이 몸이 아직까지 골골거리겠냐? 그 정도는 상처축에도 못껴. 그보다 넌 나한테 거의 반 죽도록 맞았으면서 벌써 그렇게 다 회복하다니 금강신답게 몸 하나는 튼튼하군.」

무소카미가 피식 웃으며 말하자 손오공이 바로 답하며 복숭아 하나를 휙 던짐. 무심코 받아 든 무소카미.

손오공「선계 반도원의 특산품인 반도 복숭아다. 어차피 이런 거 안 먹어도 넌 불로불사의 신력이 있겠지만・・・ 내가 인정한 상대니까 특별히 주는 거야.」
무소카미「그럼 사양않고 먹지.」

손오공의 말을 듣고 반도 복숭아를 와삭 베어먹는 무소카미.
껍질과 씨앗 째 우적우적 씹어먹고 있을 때 손오공이 말함.

손오공「얘기는 들었다. 9대 금강이 되기 위해 300년 동안 기다려 왔다며? 그 기다려 온 시간을 오늘 하루만에 날린 거. 후회는 안 하냐?」

손오공이 묻자 무소카미가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씨익 웃어보임.

무소카미「전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후회는 없어.」
손오공「정말 모르겠군. 수억의 인간도 아니고 단 한 명의 인간을 위해 그 소동을 일으키고 타천하다니. 전생에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제 하루 처음 본 사이잖아.」

손오공이 팔짱을 딱 낀 채 물어봄. 전봇대의 불빛이 두 사람을 비춤.

무소카미「그래. 처음 본 사이야.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마음이지. 왜 그런 말이 있잖아? 갸륵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 기적이 일어났다고. 난 그저 잠시, 내 주제에 어울리지 않게 하늘 흉내를 내본 것 뿐이야. 수억이 됐든, 단 하나가 됐든. 인간의 갸륵한 마음에 답하는 게 하늘 아니겠냐.」
손오공「하늘 흉내 한 번 잘못냈다가 거덜났군. 아무런 기반 없이 인간 사회에서 사는 건 고행일 텐데. 타천해서 신의 지위를 잃었으니, 신도, 요괴도, 인간도 아닌 어중간한 존재로 살아가게 될 거야.」
무소카미「그런 게 두려웠다면 애초에 일을 벌이지도 않았겠지. 전부. 각오한 일, 또 감수해야 할 일이야.」

그런 문답을 하고 손오공 옆을 지나가는 무소카미. 전봇대의 불빛이 비추지 않는 밤의 어둠속으로 사라짐.
여전히 전봇대에 기댄 채 뒤도 안 돌아보는 손오공.
팔짱을 낀 손 아래 쪽 손가락에 걸려 있는 금고아가 반짝임.

금고아(禁箍兒)

손오공「역시 저 녀석한테 이런 건 필요없겠군.」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에 걸친 금고아를 빙빙 돌림.

손오공「아. 하계로 내려온 김에 오랜만에 지옥에나 놀러가볼까. 염라대왕이나 갈구러 가야지.」

그 말을 마치고 손오공이 본래 모습으로 변신, 군두운을 타고 밤하늘로 솟구쳐 오름.

14. 1년 후 사당(1~2페이지)
- 1년 후 -
다 쓰러져가는 낡은 사당. 곳곳에 금이 가 있는 인왕상. 무소카미와 겐마가 처음 만난 장소.
우로부치 일가가 사당에 방문.
호무라를 안고 있는 겐마. 마도카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마미.
인왕상 앞에 눈을 감고 목례를 올리는 겐마.

겐마「감사합니다・・・」

울면서 웃는 얼굴로 감사의 말을 하며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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