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잘해 (1995) 2017년 한국 만화




1995년에 학산의 찬스에서 연재하기 시작해 2005년에 전 50권으로 완결한 학원액션물.

내용은 팔팔 고등학교에 다니던 핵주먹 포커페이스 최충치가 바로 옆의 학교 용용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마음을 고쳐 잡고 모범생이 되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학교에서 손꼽히는 미소녀인 연두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전반기와 후반기의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전반부는 1권부터 약 8권까지로 포커페이스 최충치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학교생활을 하면서 연두와 만나면서 연인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이때까지는 그냥 보통의 평범한 학원물이었다.

최충치의 디자인도 최초에는 깍두기 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무표정한 얼굴의 근육질 거한으로 나오는데 권수가 지나면서 몸집이 슬림해지고 얼굴도 한층 갸름해져서 딱 90년대 일본 만화 학원물의 준 양아치(주먹 좀 쓰지만 불량아는 아닌) 캐릭터로 변모했다.

이웃집 친구이자 팔팔 고교 시절의 라이벌이기도 한 장보고와 연두를 두고 삼각관계를 이루기도 하지만 결국 최후의 승리자가 되어 연두와 맺어진다.

초반부 스토리는 충치와 연두의 연애가 중점으로 나오다 보니 사실 액션의 비중은 낮아서 그저 거들 뿐이었다.

매일 싸움만 하고 다닌 충치가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하여 준 모범생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1등 제일주의를 비판하고 명문, 3류 학교의 간판 갈등과 청소년 성 문제 등을 다루어 사회 비판적인 시각까지 담고 있다.

현 학원 사회 비판을 통해 나름대로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가볍고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코믹과 연애가 적절히 섞인 학원물인데 이게 약 8권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완전 스타일이 달라진다.

후반부는 8권부터 50권까지의 이야기인데 여기서 비중이 완전 역전된다. 최충치가 주인공으로 나온 초반부 스토리에서는 팔팔 고등학교의 폭력 서클 스콜피온와 보스 이후는 거의 제 3자 내지는 단역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나왔는데 후반부에서는 이후가 진 주인공이 되고 반대로 충치가 단역이 된다.

충치와 연두가 다니는 용용 고등학교의 이야기는 어느새 무대의 뒤편으로 물러나고, 팔팔 고등학교의 스콜피온 이야기가 무대의 전면에 나선다.

후반부의 스토리는 스콜피온 조직의 이야기로 조직 보스 이후가 자신의 후계를 결정하는 게 메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반골상의 안티 히어로 나영웅, 냉정 침착한 반토막, 쾌활하고 명랑한 장보고 등 서로 다른 스타일의 후계자 3명이 지옥 훈련을 하면서 이후의 뒤를 잇기 위해 활약한다.

작중에서는 학원가의 싸움판을 학원무림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이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온갖 음모와 배신, 하극상, 반란이 판을 치는 무림과 같다.

작중에 무협 용어도 많이 나온다. 팔팔 고교의 스콜피온, 대북공고의 대북파, 혁오고의 HOF가 학원 무림 3대 정파고 여기에 속하지 않은 나머지 학교는 학원 무림 사파로 분류하며 학원 주먹들이 싸울 때 초식이 어쩌고 내공이 어쩌고 라는 말도 쓴다.

그런데 사실 용어만 무협이지 조직 구조를 보면 범죄 조직스러운 느낌이 나서 실제로는 무협보다 느와르풍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 동시기에 나온 김성모의 럭키짱, 임재원의 짱, 박산하의 진짜 사나이 같은 작품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보통, 럭키짱, 짱 같은 작품을 보면 짱 대 짱의 싸움이 주를 이루다 보니 결국 최강의 주먹을 가리는 식. 혹은 주먹을 이용한 전국 제패 같은 게 스토리의 핵심이 되는 반면 이 작품은 지역 제패보다는 현상유지를 통한 폭력 서클의 대립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누군가의 음모나 작중에 벌어진 사건, 사고가 개인에서 시작해 조직으로 번져서 폭력 서클과 폭력 서클의 항쟁이 발발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느와르풍에 가깝다고 한 것인데 한국식으로 풀어 말하면 학원판 조폭물이다.

작중에 암살조라는 살수 부대가 따로 있는데 여기까지는 무협풍이라고 해도, ‘폐기’라는 암살 용어가 있어서 상대의 팔이나 다리 등을 부러트려 몸을 못 쓰게 만드는 건 조폭물의 히트맨을 순화시킨 것 같다.

청소년기의 방황과 고민을 리얼하게 잘 그려내긴 했지만... 군대 훈련보다 더 독한 체벌을 통한 지옥훈련과 비속어 난무, 거친 욕설은 수시로 튀어 나오고 학원 폭력의 세계를 무림으로 포장하고 있다.

물론 그게 당시 10대 독자들이 이 작품을 보고 공감하고 몰입하여 빠져들 수 있게 한 요소이긴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학원 폭력의 미화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종래의 학원 액션물과 다른 어둠의 딥다크한 풍미가 있다. 그건 이 작품만의 고유한 개성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오로지 짱과 짱의 주먹 대결 하나로 모든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기존의 학원 액션 스타일에 항거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또 한 가지, 기존의 학원 액션물과 다른 게 있다면 그건 바로 러브 스토리다. 사실 보통 학원 액션물에서는 연애는 거의 안 나온다. 나와도 정말 간신히 거들 뿐인 설정이고 메인 스토리에 전혀 녹아들지 못한 이질적인 느낌마저 준다.

그런데 이 작품은 러브 스토리도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다. 후반부의 주인공 이후와 3인의 후계자 중 한 명인 나영웅, 그리고 용용 고등학교의 폭력 서클 나이프의 리더인 백조아가 벌이는 삼각관계가 본편의 결말에까지 영향을 끼칠 정도로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관계가 참 애틋하기도 하다. 주위로부터 인정 받은 관계가 아니라서 갖은 시련과 고난이 생기기 때문에 그렇다.

오히려 이 러브 스토리는 충치나 연두의 러브 스토리보다 더 깊이가 있고 애절해서, 충치쪽 러브 스토리는 어느새 잊혀졌다. 후반부에 충치쪽 러브 스토리가 다시 재개되지만 돌아온 건 양다리 걸치다 걸려 천하의 못된 년이 된 연두다.

사실 따지고 보면 백조아도 양다리 걸친 거지만 스토리의 비중이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연두보다 욕을 안 먹는다. 이게 애절함의 차이인 것 같은데 연두가 양다리 걸친 건 조강지처 버리고 눈 맞아서 그런 거고, 조아의 경우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시작했다가 서로 좋아는 하는데 주변의 방해가 하도 심해 진전을 못하다 애정 결핍의 고독한 야수와 잠시 미녀와 야수 찍던 중에 다시 로미오와 줄리엣 본편으로 넘어간 것이라 비유할 수 있겠다.

이 작품의 스토리 작가는 만화 본지에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작가 후기나 스토리 내내 찬조출현할 때 ‘날라리’라는 필명을 쓰는 여자 스토리 작가가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학원 액션물치고 여성향이 강해서 남녀의 러브 스토리가 주축이 된 듯 싶다. 엔딩도 가만 보면 이후와 조아의 러브 스토리만 제대로 결과가 나왔지 나머지 것들은 그냥 현세대 은퇴로 다음 세대에 바톤을 넘겨 놓고는 그동안 던진 떡밥도 다 회수하지 못한 채 끝내 버렸다.

특히 다음 세대의 최강자가 될 만한 독고수는 정체가 밝혀진지 1권 만에 급전개로 완결이 되는 바람에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다.

결론은 추천작. 전반부와 후반부의 내용과 스타일이 너무 확 달라지고 떡밥 회수를 다 못한 급조된 결말이 아쉽긴 하지만, 써클의 항쟁과 남녀 주인공사이의 러브 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춘 스타일이 기존의 한국 학원 폭력물과 확실히 다른 스타일이라 독특한 풍미를 가진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완결 이후에 3권 완결로 성인 만화 ‘캡짱 태사자’란 작품이 나왔는데 니나잘해 캐릭터가 성인물에 등장한 일종의 페러랠 월드 내지는 대본소용 만화다. 여기서도 이후가 조직 보스로 나오는데 캐릭터 디자인은 기존의 것을 쓰지 않고 독고수의 남성 버전으로 그려졌다. 캡짱 태사자에는 스토리 작가 날라리아가 실명 심경희 작가로 확실히 표기되어 있다.

덧붙여 이 작품은 최충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초반부가 연재 당시 인기가 바닥을 쳐서 중도하차의 위기를 겪었는데 이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후반부에서 큰 인기를 얻어 재기에 성공했으며 그 당시 단행본 판매 부수가 백만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가 됐다.




덧글

  • 무희 2013/05/24 17:59 # 답글

    학원물의 탈을 쓴 무협쳡보물같은 독특한 테이스트가 좋았지요. 작가분들 역시 '학원무림'이란 표현은 좀 쑥쓰러운지 바로 --; 이모티콘을 붙이는 경우도 많았구요. 말마따나 마무리가 하도 후닥닥인게 허전했습니다.
  • 잠뿌리 2013/05/29 18:00 # 답글

    무희/ 마무리가 완전 소드마스터 야마토급이었지요. 이후를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 이후가 리타이어한 시점에서 엔딩이 나온 게 맞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동안 던진 떡밥을 회수하지도, 내용을 정리하지도 못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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