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그녀(ニコイチ.2004) 2021년 일본 만화




2004년에 하레와 구우로 유명한 킨다이치 렌쥬로가 영 간간에서 연재를 시작해 2012년에 총 10권으로 완결한 러브 코미디 만화. 원제는 ‘니코이치’. 국내명은 ‘그=그녀’다.

내용은 스다 마코토가 대학 시절에 사귀었던 연인 나루미의 아이 다카시를 입양했는데, 당시 어린 다카시가 자꾸 엄마를 찾으며 울어대자 스스로 여장을 해서 자신이 엄마라고 속여서 키우고 회사에 갈 때난 남자, 집에서는 엄마의 1인 2역을 맡아 연인도 만들지 못한 채 육아와 회사 일에 매달리다 서른 살을 앞둔 시점에 같은 회사에 다니는 후지모토 나츠미와 엮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킨다이치 렌쥬로 바이오그래피의 첫 청년 잡지 연재만화다. 기존에 그린 작품인 정글은 언제나 하레와 구우, 아스트로 베리, 치킨 파티를 생각해 보면 이번 작은 거의 준 성인물에 가깝다. 각 화의 표지로 야시시한 것도 나오고 작중 어른들의 연애를 통한 붕가붕가도 나온다.

크로스 드레서(여장), 가짜 모자 관계, 편모 가정, 재혼 불화, 레즈비언, 피가 이어지지 않은 남매 등등 막장 요소의 종합 선물 셋트다.

소재가 막장인 만큼 분위기가 다소 무거울 법한 내용도 나올 기미를 보이는데.. 유머로 승화할 수 있는 반전을 넣어서 읽는데 부담이 전혀 없다.

주인공인 마코토의 경우 여장을 하고 있긴 하지만 성 정체성은 분명히 남자다. 초반에는 연인인 나츠미, 중반부에는 나츠미의 가족과 자신의 친구들, 후반부에는 아들 타카시에게 ‘나 실은 남자야’라고 커밍아웃하는 게 본작의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킨다이치 렌쥬로의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이 항상 그렇듯 본작의 주인공 스다 마코토도 정말 온갖 고생을 다한다. 근데 리액션이 너무 재미있어서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웃음을 준다. 망가지는 순간, 또는 멘탈 붕괴 장면에서 나오는 그림이 너무 귀엽다.

특히 유희왕의 패러디라도 되는 듯, 여장한 자신과 남자인 자신을 분리시켜 ‘또 하나의 나’라고 지칭하며 좌절하고 고민할 때 다른 자신이 갑툭튀해서 갈구는 게 정말 볼 때마다 웃기다.

고생을 많이 하는 주인공이란 포지션답게 호구 기질도 있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디스 당하고 그로 인해 고생하는 것도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여장을 들키지 않고 타카시의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트러블은, 다른 사람들한테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주인공한테는 아수라장이라서 정말 러브 코미디 장르에서 이만큼 고생하는 주인공은 손에 꼽아야 될 것 같다.

메인 스토리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히로인인 후지모토 나츠미와 의붓아들 타카시도 개성적이고 매력이 넘친다. 본작은 사실상 이 셋이 트로이카를 구성하여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게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각자의 가족, 친구 등 조연들이 끊임없이 나오며 트러블에 휘말리면서 각자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한 활약을 한다. 비중의 크고 작음의 편차치는 따로 있지만 공기 비중인 캐릭터는 한 명도 없다.

하지만 마냥 개그만 하는 건 아니고 작중에 생긴 문제를 분명히 해결하고 스토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던진 떡밥도 착실하게 회수한다.

매 화마다 뭔가 사건 사고가 벌어져 마코토가 갖은 고생을 다하지만 약 1~2화 정도에서 문제가 해결된다. 스토리를 질질 끌거나 쓸데없이 늘이지 않고 깔끔하게 해결하면서 골인 지점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단행본으로선 정말 뒷내용이 궁금한 부분에서 딱 끊어 버려 절단 신공을 발휘하기 때문에 구성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막장 설정이 난무하는 가운데 상대를 이해하고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훈훈한 전개가 이어져 치유물의 성격까지 띄고 있다.

그림체도 확실히 발전한 느낌을 준다. 하레와 구우가 작가가 고등학생 때인 1997년에 그린 만화고 이 작품은 그로부터 7년 후에 그린 만화니 그림체가 발전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는 같은 작가가 그린지 몰랐다.

결론은 추천작! 막장 설정의 종합 선물 세트를 연인과의 사랑과 가족애로 묶어서 러브 코미디로 압축시킨 수작이다. 이 정도면 소년 만화가에서 청년 만화가로 훌륭히 진화한 것 같다. 디지몬에서 아구몬이 메탈 그레이몬으로 초진화한 느낌이랄까? 건담 용어로 비유하면 씨앗을 깨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덧글

  • 어벙 2013/05/22 22:22 # 답글

    왠지 이것과 같은 영화를 본 적이 있는것 같습니다.제목이 기억이 안나지만 국내 영화였죠.
    영화 자체는 만화랑 비교해봤을 때 루즈했고, 오히려 만화를 보는 것이 이득인게 분명하죠.
  • 잠뿌리 2013/05/24 12:21 # 답글

    어벙/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네요.
  • 블랙 2013/05/25 11:35 # 답글

    일단 제일 비슷한 국내 영화는 이거 같은데요? 설정은 반대지만...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54975
  • 잠뿌리 2013/05/29 18:37 # 답글

    블랙/ 이런 영화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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