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소문난 텐구의 아이(町でうわさの天狗の子.2009) 2019년 일본 만화




2009년에 이와모토 나오가 월간 Flower에서 연재를 시작해 지금 현재 10권까지 단행본이 발매된 판타지 순정 만화.

내용은 요괴와 사람이 공존해서 살아가는 현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대대로 코토쿠 신사의 텐구를 숭배해 온 로쿠호 마을에서 텐구의 장인 코토쿠보와 인간 여성 오사카베 하루나 사이에 태어난 오사카베 아키히메가 학교를 다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히로인인 아키히메는 텐구와 사람의 혼혈로 고등학교 1학년 소녀지만 텐구의 딸로서 괴력과 요력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고민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착실하게 학교생활을 하면서 친구를 사귀어 우정을 나누고 사랑을 하면서 로맨스 전선을 이어 나간다.

처음에는 옆반 최고의 미소년인 카미야 타케루를 짝사랑하다가 사귀게 되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서 소꿉친구이자 텐구 지망생인 에노모토 슈운과 연결이 되어 공식 커플이 된다. 소꿉친구 보정이 상당히 강해서 다른 사람이 끼어들 공간이 없으며 하렘이나 역하렘조차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키히메와 슈운의 연애 전개에 집중할 수 있다. 쿨 시크한 슈운은 둘째치고, 사춘기 소녀인 아키히메가 자신이 슈운을 좋아하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게 나와서 몰입이 잘 된다.

두 사람의 사랑이 금지된 사랑은 아니라서 주위의 방해를 크게 받지 않고, 딱 이렇다 할 고난이나 시련 같은 건 없지만 좋아한다는 감정을 천천히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도 담백하고 훈훈해서 그 나름의 풍미가 있다.

아키히메와 슈운의 연애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아키히메의 학교생활에도 충분히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사춘기 소녀로서의 고민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풀어 나가면서 아키히메와 친구들의 우정 이야기도 디테일하게 나온다. 개인적으로 1권에서 아키히메가 텐구가 돼서 만나도 친구가 되었을 거라고 말하는 미도리 씬이 기억에 남는다. 저녁노을이 지는 하교 길에 나무에 앉아 있는 텐구한테 말을 거는 미도리의 모습이 친구 대사와 겹치면서 감성을 자극했다.

연출이 좀 수수해서 그렇지, 은근히 감성의 핀포인트를 잘 맞춘다. 이건 개그 쪽도 마찬가지다. 폭소를 터트릴 정도는 아니지만 간간히 웃음을 지을 만한 장면도 꽤 나온다. 특히 팔불출 텐구 코토보쿠의 리액션을 손에 꼽을 만하다.

아키히메의 친구들 중에 조연급 캐릭터들도 전부 다 커플링을 맞춰준다. 각자 개별적인 러브 스토리를 갖고 있고 다 짝을 찾는다. 조연 캐릭터의 사랑도 급조된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기 때문에 스토리에 짜임새가 있다.

조연의 이야기에도 신경 쓰니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왜 나왔는지 모를 병풍 캐릭터가 없다는 걸 높게 사고 싶다.

인간과 요괴가 공존해서 살아간다는 세계관은 일본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경이지만, 이 작품은 그게 매우 당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요괴에 대한 편견이나 두려움, 기괴함 같은 게 전혀 없고 요괴나 인간이나 다 같은 동네 사는 주민 같이 묘사되고 있다. 본격 요괴물은 아니라서 요괴 자체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텐구의 종류와 출신, 상하 관계, 텐구 수행 등 중요한 설정의 아이덴티티는 확실하게 잡혀 있고, 또 아키히메가 가진 고민의 핵심이 텐구의 딸이란 사실이기 때문에 이 부분 설정도 나무랄 곳이 없다.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건전하고 얌전해서 그런 부분에서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하렘, 역하렘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연적이 등장한다고 해도 본격 삼각관계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한 발 물러서는 경향이 있다.

보통, 연적이 등장하면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든 어느 한쪽에 팍 꽂혀서 NTR을 시도해 남녀 주인공의 애정 관계와 마음을 뒤흔들어 놓고 보상 받지 못할 짝사랑을 하다가 끝내는 순정만화의 고정 패턴을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은 그런 게 거의 없다. 삼각관계의 폭풍이 아닌 미풍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그 연적 캐릭터조차 잊지 않고 각자 짝을 지어주는 건 대단하다)

사실 이건 관점과 용법의 차이인 것 같다. 본작에 연적의 존재 의의는 아키히메와 슈운의 애정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어느 한쪽이 연적에게 눈길을 주고 마음이 흔들리는 게 아니라, 연적의 등장으로 ‘아 내가 누구를 좋아했구나’라는 사실을 자각한다. 기존의 순정 만화와 관점이 조금 다르다고 해도 용법은 효과적이다.

결론은 추천작! 캐릭터, 갈등 관계, 배경, 세계관 설정 등 무엇 하나 빠트리지 않고 완성도 있게 잘 만들었고, 담담하고 부드러운 내용이 술술 읽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2009년에 열린 TV Bros 만화상 ‘빛나라! 제 2회 브로스 코믹 어워드 2009’에서 대상을 수상, 2010년에 열린 제 55회 쇼가쿠간 만화상 소녀 만화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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