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Big.1988) 하이틴/코미디 영화




1988년에 페니 먀살 감독이 만든 판타지 코미디 영화. 톰 행크스가 주인공 조쉬의 어른 버전 배역을 맡았다.

내용은 13살 소년 조쉬가 축제에 놀러갔다가 키가 작아 놀이기구를 타지 못해 상심해 있을 때 ‘졸타’라는 포츈 텔러 머신(예언 기계)을 발견해 코인을 넣고 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비는데, 다음날 자고 일어나 보니 30세의 어른으로 변해서 어쩔 수 없이 집을 절친 빌리와 함께 뉴욕에 가서 일자리를 찾다가 멕밀런 완구 회사의 전산과 말단 직원으로 취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원 코드가 빠져 있는데 기동하여 소원을 들어주는 예언 기계의 힘으로 아이가 어른이 되었다는 판타지틱한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전개 자체는 현실적이다.

하루아침에 어른이 된 조쉬와 가족, 친구가 겪는 혼란이 잘 나타나 있고, 어머니도 알아보지 못한 조쉬를 절친 빌리가 두 사람만이 아는 비밀 노래를 듣고 조력자가 되어 준다.

완구 회사에 취직한 조쉬는 몸은 어른이지만 아이의 생각을 갖고 있어서 아이의 시각으로,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기획해서 고속 승진한다.

장난감 코너에서 발로 밟으면 소리가 나는 피아노 건반인 ‘워킹 피아노’ 위에서 춤을 춰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하는 씬은 본작을 대표하는 씬이라고 할 수 있다.

톰 행크스는 1984년에 스플래쉬로 첫 번째 성공을 거두었는데 4년 후인 찍은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성공을 거두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톰 행크스는 1956년생으로 당시 나이 32살이었다)

극중 톰 행크스는 몸은 어른이지만 정신은 소년인 조쉬를 연기하는데 그게 꽤 리얼하게 다가온다. 실제로는 30살 넘은 성인 남성인데도 불구하고 13살 소년의 행동, 버릇, 습성을 그 나이 그대로 잘 연기했다.

애어른이 놀고먹는 게 많이 나오지만 거기서 아이와 어른의 갭에서 찾아오는 깨알 같은 웃음이 있다. 어린 아이의 정신을 가져서 단 음식을 특히 좋아해 쉴 틈 없이 군것질을 하는데 히로인이 권해준 캐비어 먹고 입에서 뱉는 거 보면 진짜 연기력 돋는다.

비좁은 호텔 방에서 살던 어른 조쉬가 승진하면서 넓은 오피스텔로 이사를 가 펩시 콜라 자판기, 고질라 풍선 인형, 핀볼 기계, 트램플린 등을 매일매일 노는 건 지금 봐도 인상적이다. (이 나이가 되니 저렇게 노는 게 더 부럽다)

또한 어른으로서 수잔과 사랑에 빠져 아이로서의 친구인 빌리와의 우정이 흔들린다거나, 회사에서 어른으로 생활하는데 압박을 느끼고 아이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등등 갈등 관계도 명확해서 몰입이 잘 된다.

결국 아이로서 스스로의 선택으로 마법을 풀고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면서 이루어지지 못한 히로인과의 사랑도 짠하게 다가온다.

어렸을 때 이 작품을 봤을 때는 그게 당연한 선택으로 보였지만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히로인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애절하게 느껴진다.

결론은 추천작. 소년에서 어른으로, 일장춘몽을 소재로 다룬 현대판 동화다. 판타지틱한 소재와 톰 행크스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페니 마샬 감독의 대표 흥행작이기도 하는데,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1억 달러의 수입을 돌파한 최초의 여성 감독으로 기록되어 있다.

덧붙여 한국에서 2012년에 KBS에서 방영한 월화 드라마 ‘빅’은 이 작품의 소재를 차용했다. 정확히는, 드라마 빅에서는 교통사고로 학생과 교사의 영혼이 뒤바뀌는 이야기다.

추가로 이 작품의 오프닝 때 조쉬가 하던 컴퓨터 게임은 개발자 윌리엄 크라우더와 돈 우즈의 팀인 크라우더/우즈 어드벤쳐에서 1976년에 만든 ‘콜로셜 케이브 어드벤쳐’다. 원작 게임은 텍스트만 입력해서 동굴을 탐험하는 판타지 어드벤처 게임이었지만, 빅에 나온 건 영화판만을 위해 만든 오리지날 화면이다

원작 게임 개발자 크라우더가 톨킨의 팬이라서 드워프, 동굴 탐험, 마법의 주요 설정으로 들어가 있고 나중에 정령, 엘프, 트롤도 추가됐다.

원작 게임은 후세에 미친 영향의 관점에서 미국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79년에 켄 윌리엄스와 로베르타 윌리엄스 부부가 시에라를 만든 뒤 가정 주부였던 로베르타가 회사일로 컴퓨터에 설치한 콜로셜 케이브에 푹 빠져들어 직접 게임을 만들어 볼 생각을 하게 됐고 남편의 지원을 받아 미스테리 하우스를 만들어 대박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그 이후 커맨드 입력 방식의 어드벤처는 킹스 퀘스트, 폴리스 퀘스트, 레져슈트 래리 등 시에라 대표 게임의 기준 시스템이 됐고, 시에라는 전설의 레전드한 어드벤처 명가가 자리 잡았다.



덧글

  • 잠본이 2013/04/16 17:31 # 답글

    스플래시도 그렇고 톰행크스의 초기 이미지는 정말 '분명히 젊지는 않은데 참 소년같은 남자'...=]
    그런데 저 잠깐 나오는 게임에 그런 장대한 사연이 있었군요.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

    사고로 어른과 아이 영혼이 바뀌는건 '빅'보다는 요런 것들 생각이 더 나더군요.
    http://www.imdb.com/title/tt0076054/
    http://www.imdb.com/title/tt0094593/
    아래쪽 영화가 나왔을 때는 마침 kbs의 모 코미디 쇼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뒤바뀌는 '거울속의 당신'이란 에피소드를 한 적도 있고 기타등등.
  • 풍신 2013/04/17 06:47 # 답글

    피아노 씬이 엄청 기억에 남더군요. 나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장면 아닐지.

    아, 그리고 어떤 의미에선 아청법 위반에 한 없이 가까운...(이봐!)
  • 블랙 2013/04/17 07:47 # 답글

    그냥 어른이 되고 싶다고만 했지 나이는 말하지 않았는데 무슨 근거로 30세라고 생각한건지 궁금했는데 '18 어게인' 처럼 13세 -> 31세 였거나 당시 톰행크스 나이에 맞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원래 각본의 결말은 수잔이 졸타 기계로 소녀(!)가 되서 조쉬의 반에 전학오는거였다고 합니다.
  • VV 2013/04/18 21:31 #

    원래 각본의 결말대로 만들어졌어도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이렇게 리뷰를 보니 다시 빅을 보고 싶어집니다.
    잘 봤습니다.
  • Altair X 2013/04/22 16:23 # 답글

    어렸을 때는 우와 재밌다 하고 봤는데 커서 다시 보니까 여자가 어린애와... (...)ㅠㅠ
  • 잠뿌리 2013/05/01 01:58 # 답글

    잠본이/ 톰행크스가 또 스플래쉬, 빅 시절에는 나이보다 한참 어리게 보이기도 했지요. 빅에 나왔을 때만 해도 30대인 줄 몰라볼 정도였습니다.

    풍신/ 그 피아노 씬 정말 인상적이지요. 이 작품을 대표하는 씬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랙/ 그 결말이 건의되었다가 현실성이 없다고 퇴짜 맞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 경우 히로인한테 돌아가야 할 집이라던가 가정이 없다는 전제하에서라면 말이죠 ㅎㅎ

    VV/ 지금 봐도 빅은 좋은 작품이지요.

    Altair X/ 겉은 어른이라고 해도 속은 어린 아이니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합니다.
  • 블랙 2013/05/03 10:15 # 답글

    그런데 그 결말이 KBS에서 방영했던 비슷한 소재의 디즈니 제작 TV 영화에서 똑같이 쓰였더군요. 우연인건지 빅의 다른 결말을 가져다 쓴건지는 모르겠지만...
  • 잠뿌리 2013/05/09 15:45 # 답글

    블랙/ 어쩌면 그 영화가 먼저 나온 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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