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법(神秘の法.2012) 2012년 개봉 영화




2012년에 이마카케 이사무 감독이 만든 신흥 종교 판타지 SF 극장용 애니메이션. 전 세계 동시 개봉된 작품으로 한국판은 한글 더빙되어 개봉했다.

내용은 202X년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초강대국이 된 동아시아 공화국에서 구데타가 발생해 천재 과학자이자 군 간부 출신인 타타가타 킬러가 스스로 황제를 자칭, 고돔 제국을 탄생시켜 어떤 무역 회사의 수수께끼의 여성 장 레이카로부터 지구 문명을 뛰어넘는 외계의 비밀 기술을 얻어 그것을 가지고 세계 통일을 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항하는 국제 비밀 결사 헤르메스 윙즈 소속 시시마루 쇼우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고돔 제국과 맞서다가 실은 자신의 전생이 불타이자 구세주이며 고대 잉카의 왕 리엔트 알 크라우드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각성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일본의 신흥 종교 ‘행복의 과학’에서 만들었고 본작의 총 제작 지휘를 맡은 사람은 행복의 과학 총재인 오카와 류호다.

한국도 전 세계 동시 개봉에 포함되어 있는 게 한국 지부도 따로 있어서 그렇다.

작중의 고돔 제국은 외계 문명의 기술을 받아들여 광학미체 망토를 뒤집어 쓴 특수 부대로 소리 없이 기관에 잠입하거나, 조 단위의 열 온도를 지닌 파괴 병기와 핵 무기를 탑재한 전함, 전투기, 군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고돔 제국의 횡포는 핵과 그 이상의 파괴 병기로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측면에서 볼 때는 북한을 연상시키지만 실제로는 조금 다르다.

작중에 나오는 고돔 제국의 횡포는 아시아 국가를 무력 진압해 식민지로 만들어 자체 경제 특구를 선포, 사상과 종교의 자유를 억압해 거리 곳곳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와 감찰 요원을 동원해 조금이라도 불순한 말을 하거나 종교 서적을 소지한 사람들을 체포, 구금해 처형시키는 폭정을 저지르고 있다.

즉,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만행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작중에 일본이 졸지에 피해국이 돼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게 한국 사람이 볼 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것이다.

작중 미국조차 고돔 제국의 위협에 아무런 저항 한 번 못하며 버로우타는 상황에 세계의 유일한 희망은 일본인인 주인공 시시마루 쇼우인데 불타, 구세주, 고대 잉카의 왕의 환생으로 천사의 힘을 다룰 수도 있다. 인도의 고승, 야마토 나라의 여신 사쿠라히메, 금성의 사자 같은 외계인 등등 신화와 전설, SF를 넘나드는 여러 인물이 알아서 찾아와 조언을 주기도 한다.

종교적 색체가 굉장히 강한데 애니메이션 자체로서의 재미는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고돔 제국의 위용은 과연 세계 정복을 노릴 만큼 그럴 듯하게 묘사되는 반면 쇼우가 총독으로 있는 비밀 결사 헤르메스는 너무 허접해서 이건 뭐 말이 좋아 비밀 결사지, 그냥 조막만한 사무실에서 샐러리맨들이 출퇴근하는 느낌이 강한데다가 쇼우의 각성 과정이 너무 시시해서 맥이 빠진다.

쇼우의 각성 과정은 그냥 나무 밑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명상을 하는 것으로, 그 명상 수행을 통해 단 몇 분만에 세상의 진리를 깨닫는다. 이건 행복의 과학 교리가 기도와 교학, 반성, 명상으로 깨달음에 이른다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미래 예측 능력도 사실 줄기차게 예측은 하는데 결과는 못 바꿔서, ‘아 시바 미래 예측해도 결과 못 바꾸나’라는 자괴감에 빠져드는 설정으로만 나온다.

신적 혹은 영적 존재들이 NPC로 나와서 ‘너 님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 하면 아무 것도 안 바뀌어요.’이런 대사를 날리며 각성에 부스트 효과를 주는 것뿐이다.

사실 신흥 종교 판타지 애니메이션 장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애니메이션의 재미보다는 교리 선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작중 교리의 설정이 좀 특이하긴 하다. 지구의 최고신인 엘 칸타아레는 기독교의 야훼 포지션인데, 외계인들이 엘 칸타아레의 허락을 받고 지구로 이주하여 지구인의 자궁 속으로 들어가 지군으로 태어났다는 설정이다. 이주를 허가 받지 못한 외계인은 워크인이라고 해서 살아있는 인간의 몸에 혼을 동화시키거나, 인간으로 변신해 살아간다. 신화+전설+종교+과학+SF 등 온갖 장르가 뒤섞여 있는 것이다.

작중에 벌어진 세계 재앙의 원인은 사악한 외계인에 의한 것으로 나오지만, 시시오 쇼우는 인류가 죄를 범했는데 그게 신앙의 약한 죄라고 단정지으며 전 세계인의 믿음과 기도의 힘을 모아 대우주의 빛으로 지구멸망을 막으니 그야말로 포교 연출의 궁극이라 할 수 있겠다.

러닝 타임이 무려 120분이 되는데 약 110여분 동안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하고 방관하기만 했던 주인공이 막판에 +9 강화에 성공한 마법 지팡이 들고 지구 멸망을 막은 후 약 10여분에 걸친 대연설. 인간도, 외계인도, 영적인 존재도 다 지구인. 사랑하는 지구여 윤회하는 지구 만세만세 만만세하면서 세계의 구세주가 되어 영적 지도자가 되니 신흥 종교적 결말로서 이보다 더한 게 있을지 모르겠다.

작품 자체에 판타지적인 연출도 적지 않게 나온다. 고돔 황제가 흑룡을 소환하고 사쿠라히메가 구름으로 된 야마타노 오로치를 조종한다던가, 극후반부에 쇼우의 부활에 빡친 황제가 뜬금없이 해골 전사들을 소환하는데 갑자기 쇼우를 구하기 위해 이즈모국 병사와 사천왕 장수, 금강역사가 총출동해서 맞서 싸운다. 거기다 하얀 날개 달린 야마타노 오로치와 검붉은 흑룡의 괴수대결전이 우주 상공 올라가 벌어지니.. 극후반부의 전개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수 있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쭉 근미래 배경의 밀리터리물처럼 현대 군대의 진압 작전이 나오다가, 후반부에 갑자기 판타지적 존재들이 갑자기 툭 튀어나와 집단 전투를 벌이니 어느 장단을 맞춰야할지 모르겠다.

후반부의 판타지 대전은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서 사실상 이 작품은 2D+3D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근데 이게 돈을 꽤나 쓴 듯 퀼리티 자체는 높으니 어쩐지 영상 기술력과 내용의 재미가 반비례하는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정말 재미없고, 누가 신흥 종교 애니메이션 아니랄까봐 종교적 색체가 짙으며 포교성 대사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 있어 거리감이 들긴 하지만.. 종교 오컬트에 외계 문명과 외계인의 음모 같은 SF 설정을 가미한 것은 확실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종교+SF가 이런 믹스가 가능하구나. 하는 연구 차원이라면 한번쯤 볼만할지도 모른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2005년에 코믹스가 먼저 나온 바 있다. 본래 이 작품의 원작은 오카와 류호가 쓴 행복의 과학 경전으로 2005년에 발간되었는데 법 시리즈의 넘버링 10이었다.

이 작품의 원작은 오카와 류호가 쓴 행복의 과학 경전으로 법 시리즈의 제 10권째였다. (이전 시리즈로는 태양의 법, 황금의 법, 영원한 법 등등이 있다)

덧붙여 이 작품 홍보 문구가 ‘세계를 바꾸는 충격적인 근미래 예언 영화!’라고 하지만.. 종교적 설정은 둘째치고 외계 문명까지 깊숙이 개입되어 있어 픽션적 성격이 너무 강해서 빈말로도 예언 영화라고 하기 힘들다. 그건 ‘ 인디펜던스 데이’같은 작품이 예언 영화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덧글

  • 눈물의여뫙 2013/04/11 19:04 # 답글

    포스터는 간지나는데 내용은 똥망 씹쓰레기인가보네요.

    고전작인 옴진리교 애니메이션도 그렇고(애니메이션을 그린다고 해놓고선 몇개만 셀화로 때워놓고 실사영상이랑 합성해서 아주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놨음 미친놈들이.) 왜 이렇게 사이비종교단체에서 만든 물건들은 개연성도 연출도 전부 엉망이고 재미라곤 하나도 없는지 모르겠습니다.(이건 뭐 3류 선동물에 불과한 퀄리티)

    그냥 킹왕짱 먼치킨인 인류 구세주인 교주새끼가 무슨 가면라이더처럼 악의 무리들을 쳐부순다던지 닌자가이덴이나 둠마냥 헬게이트 열린거 타고가서 지옥의 악마들마저도 때려잡는 무쌍난무 펼치고 앉아있으면 그나마 훨씬 나았을텐데 말이죠. 어차피 지극히 단순하고 유치한 플롯으로 세상 구한다는 소리 하고 자빠졌는데 왜 저런 생각을 못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아 그게 일반인들에겐 좋은 홍보전략이지만 교리로는 신성모독이라 그런건가.

    이래서 '사이비 종교'는 안 되는 겁니다.
  • 먹통XKim 2013/04/11 20:19 # 답글

    이걸 또 우리말 더빙까지 해서 보면서 참 어이가 없더라구요...
  • 잠본이 2013/04/11 21:02 # 답글

    재미가 없는게 다행이죠. 퀄리티 좋은데 재미까지 있었으면 너도나도 신자가 되어 세계는 나락으로(히익)
  • 잠뿌리 2013/04/16 11:46 # 답글

    눈물의 여왕/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재미를 추구하기에는 포교하느라 바빠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게 이런 작품의 한계지요.

    먹통XKim/ 성우가 좀 아깝지요.

    잠본이/ 재미와 포교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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