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솜비 (Osombie, 2012) 좀비 영화




2012년에 존 라이든 감독이 만든 좀비 영화.

내용은 아프간 전쟁 때 미군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는데, 오사마 빈 라덴이 죽기 직전 자기 스스로 좀비 바이러스를 투약해 좀비가 되어 되살아나자, NATO가 특공대를 파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사망한 실존 인물을 좀비로 묘사한 것이 국제적인 논란을 일으켜서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도 기사가 올라왔고 그게 한국에 번역되어 뜨면서 잠시 화제가 되긴 했지만 실제로는 그만큼 대단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 제작비를 기부 받아서 만든 저예산 독립 영화이기 때문에 스케일이 굉장히 작다.

좀비로 되살아난 빈 라덴을 처치하기 위해 파견된 특공대원도 10명이 채 되지 않고, 작중에 좀비를 사살할 때 나오는 피격 장면도 CG 처리를 했다. 총격에 당하거나 머리가 폭발하는 장면 등이 CG 처리됐는데 카메라 화면에 피가 튀는 처리를 했다.

총탄, 폭탄, 좀비의 피가 넘치는 잔인한 영화라고 하는데 그런 장면을 CG로 처리했기 때문에 기존의 좀비물보다 오히려 고어 수위가 낮은 편이다.

무엇보다 좀비가 사람을 덮치는 장면은 잘 보여주지 않고, 좀비가 총격에 맞아 죽는 장면만 많이 보여주니 기존의 좀비물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총탄, 폭탄이 난무한다고 것도 결국 CG인 관계로 FPS 게임 같은 느낌을 준다. CG니까 헤드 샷으로 좀비 머리가 한 발 한 발에 박살나고, 대전차 라이플로 쏘아 맞추니 온몸이 가루조차 남기지 않고 즉석에서 소멸하는 연출이 가능한 것이다.

사실 본 작의 빈 라덴 좀비는 좀비로 부활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직전의 클라이막스 때 단 두 번 나오기 때문에 출현씬이 다 합쳐도 10분이 채 안 된다.

그래서 빈 라덴 좀비가 아프간 병사들을 조종하는 장면은 전혀 안 나오고, 오히려 바이러스가 누출되어 아프간 병사와 시민들이 좀비가 되어 나타나 빈 라덴의 부하 병사들을 습격하여 아수라장을 만든다.

어떻게 보면 그게 이 작품의 정체성을 뒤흔들어서 굉장히 애매하게 만들었다. 작중에 나오는 좀비는 빈 라덴의 부하뿐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까지 포함하고 있고 주인공 일행과 테러리스트 양족 다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 굉장히 애매하게 나온다.

초반부는 주인공 일행이 좀비들과 싸우지만 후반부에 가면 좀비보다는 오히려 테러리스트와 총격전을 벌이고, 좀비들은 주인공 일행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테러리스트를 공격하니 좀비물로 보기에는 너무 어쩡쩡하다.

스토리가 좀 허접한 느낌을 주는데 영화 시작한 지 20분도 채 안 돼서 주인공 일행이 방심해서 좀비에게 공격 당해 죽는 인원이 2명이나 나오고, 이게 나중에 가도 그런 경우가 종종 생겨서 패턴이 너무 단순하다.

권총, 샷건, 머신건, 수류탄 뿐만이 아니라 로켓 런쳐에 대전차 라이플까지 좀비가 불쌍할 정도로 엄청난 화력을 동원해 잘 싸우다가, 한 눈 팔고 있는 사이 갑가기 툭 튀어나온 좀비한테 물려서 죽거나, 혹은 총격전이 벌어졌는데 눈 먼 탄에 맞아 부상을 당해 상처가 깊어 죽는 등등 등장인물의 최후가 너무 허무하다.

그런데 작중에 동료들이 그렇게 하나 둘씩 떠날 때 마다 남은 일행들은 무슨 라이언 일병 구하기 찍으며 비장미를 이끌어내 내려고 하는데.. 전혀 설득력이 없고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는 것만 같다.

비장미가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배경이 포연탄우로 뒤덮인 전장이 아니라.. 넓은 들판에서 반지 원정대 마냥 일행들끼리 길을 걷다가 좀비가 나타나 흐느적거리며 다가올 때 멤버들이 제자리에 서서 총격을 가하다가 희생자가 한 명 나오고, 다시 길을 가다 똑같은 일이 반복돼서 그렇다.

뭔가 폐쇄된 공간도 아니고, 넓은 공간에서 자꾸 그런 일을 당하니 오히려 허접하게 보이는 것이다. 주인공 일행의 진로 방향에 따라서 약속이라도 한 듯 불쑥 나타나는 좀비는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작품은 특공대의 시점에 몰입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이 구한 더스티의 오빠 데렉의 시점에서 몰입해서 보는 게 더 낫다.

더스티는 미국 콜로라도주에 사는 요가 강사로 오사마 빈 라덴이 살아있다고 믿는 정신 나간 오빠 데릭이 아프가니스탄으로 여행을 떠나서, 오빠를 찾아서 아프가티스탄에 갔다가 주인공 일행과 합류하여 오빠와 재회하는데.. 따지고 보면 이 남매가 본작의 숨겨진 주인공이나 다름이 없다.

특히 데렉은 정신 나간 청년이란 설정이 무색하게 전투에 능숙하고 주인공 일행이 지들끼리 드라마 찍으며 삽질하고 있을 때 단신으로 테러리스트 본부의 철책을 부셔 좀비를 유입, 혼란을 일으키고 그 틈을 타고 동굴에 들어가 오사마 빈 라덴 좀비를 찾아내는 것도 모자라 유탄 발사기로 확실하게 끝장을 내버리고서 멀쩡히 생환하기 때문에 진짜 데릭이야말로 진 주인공이다.

물론 미국 요가 강사의 오빠로 민간인인 데릭이 특공대보다 더 잘 싸우는 것 자체가 넌센스지만 말이다.

결론은 평작. 오사마 빈 라덴의 좀비란 설정은 참신하긴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민감한 소재인데, 그런 걸 건드린 것 치고 영화 자체의 퀼리티는 좀 떨어지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나마 예상 외의 인물이 활약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볼만하다.

여담이지만 작중 특공대의 홍일점인 톰보이(작중 불리는 이름이다)가 일본도 들고 싸우는 게 좀 어색하다. 칼솜씨는 무난한데 금발벽안의 여자 미군이 특공복 입고 혼자 일본도 들고 싸우는 것 자체가 낯설다. 뭐, 주인공 포지션인 칩은 혼자 웃통 벗고 근육질 상체를 드러낸 채 좀비를 향해 발차기하고 권총을 쏘지만 말이다.



덧글

  • 블랙 2013/03/27 10:04 # 답글

    Tomboy는 남자같은 여자, 말괄량이 등을 의미하니 아마도 별명이겠죠.
  • 잠뿌리 2013/04/05 10:59 # 답글

    블랙/ 네. 작중에 나오는 이미지도 보면 말괄량이 스타일이라 별명과 잘 어울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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