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샐러멘더의 비밀(The Fifth Execution, 2010) 2013년 개봉 영화




2010년에 러시아, 미국, 한국 등 3국 합작으로 알렉산드로 야킴추크, 엘레나 코발레비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

내용은 태국에 있는 외딴 섬의 연구소에서 도룡뇽의 재생 유전자를 연구해 불로장생의 신약을 개발하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공격성과 자살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바이러스로 변질됐는데 미국의 거대 제약 회사의 음모로 그들이 고용한 용병들이 입막음을 하려고 연구 시설을 습격해 러시아인 과학자들의 소식이 두절되자, 러시아 특수부대와 한국 정보부 요원이 그 섬으로 날아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일단 이 작품은 2010년. 지금으로부터 3년 전에 나온 영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올해에 개봉했고, 홍보 포스터를 보면 한국 배우 ‘김보성’이 주인공처럼 나오며 또 유명한 이종 격투기 선수 ‘표도르’의 출현에도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정작 영화 본편에서 김보성이 맡은 한국 정보원인 ‘현우’와 표도르가 맡은 ‘표도르(이 이름 그대로 나온다)’는 어디까지나 조연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 포스터에는 전혀 나오지 않은 다른 인물들이 본 작의 주인공 포지션이다. 비중을 놓고 보면 민간인 전문가들의 리더에 해당하는 바딤 배역을 맡은 ‘브라힘 아캅바케’와 특공대 리더 이반 배역을 맡은 ‘파웰 데라그’다.

한국 포스터에서는 브라힘 아캅바케, 파웰 데라그 둘 다 코 빼기도 나오지 않지만 다른 나라에서 발매된 DVD, 블루레이 커버를 보면 심한 경우 아예 악당들이 주인공처럼 나온 디자인도 있다.

본 작의 악당은 미국 제약회사의 사장인 켄트와 다국적 용병 부대의 리더인 미국인 릭이다. 근데 켄트 배역을 맡은 배우가 레이디 호크, 블레이드 런너에 나온 ‘룻거 하우거’고 릭 배역을 맡은 배우가 ‘마이클 매드슨’이기 때문에 악당임에도 불구하고 본작에 출현한 그 어떤 배우보다 더 유명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
(한국 포스터에 나온 단, 4명의 얼굴이 표도르, 현우, 릭, 켄트다)

러시아, 미국, 한국의 3국 합작이라고 해도 감독과 각본을 맡은 사람들이 러시아인이라서 러시아는 착한 놈. 미국은 악당이란 대결 구도로 설정되어 있지만 한때 저마다의 리즈 시절이 있었던 유명 배우를 기용해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한 모양이다.

이 작품은 액션 영화인데 등장인물의 대다수가 요단강을 건너기 때문에 인류 최강의 용병이란 말에는 좀 어폐가 있다.

사실 표도르가 실제 이종 격투기 선수로 리즈 시절 60억분의 1의 사나이란 별명으로 불릴 만큼 그 업계에서 독보적인 캐리어와 실력을 대단한 인물인 건 틀림없지만.. 적어도 이 작품에 나와서 보여준 모습은 스티븐 시걸에 버금가는 연기력이었다.

아니, 사실 그래도 스티븐 시걸은 특유의 표정 하나로 희노애락을 다 표현하기라도 하지 표도르는 나와서 너무 무덤덤한 표정만 보여준다. (격투계에서 또 다른 별명으로 얼음황제가 있는데 연기까지 얼음황제처럼 하면 어떻게 해!)

중간에 표도르가 활약하는 씬도 몇 개 나오긴 하는데 악당들이 뜬금없이 손에 든 총을 다 던지고 맨손으로 덤비는 등 부자연스러운 전개가 종종 나온다.

김보성은 그나마 배우 출신이라 표도르보다는 나은 연기력을 보여주지만 투캅스 때의 열혈 형사, 깡패 수업, 보스 상륙작전 등에 나왔던 의리있는 조폭에서 벗어나지 않은 한결 같은 캐릭터를 보여준다.

작중 김보성이 맡은 배역인 현우는 그다지 큰 활약은 하지 못한다. 뭔가 포지션이 굉장히 애매하다. 표도르만큼 싸움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임자 있는 여자한테 연심을 품다가 혼자만 연모한 걸로 끝난다든가 정말 중요한 순간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것 등등 은근히 잉여 캐릭터다.

그래도 비장한 복수를 단행해 단독으로 에필로그를 장식하기는 한다. 사실 그게 작중 현우의 유일한 존재 의의였던 것 같다.

근데 김보성이 과거에 복수혈전에 출현한 것을 생각하면 뭐랄까 참 미묘한 기분이 든다. (거기서는 작중 이경규가 배역을 맡은 주인공 태영이 복수를 하게 만든 신호탄 역할이었지만)

룻거 하우어와 마이클 매드슨의 경우는 과거에 리즈 시절이 있던 배우지 지금 현재는 아니기 때문에 작중에 비중은 물론이고 출현 자체가 적다. 애초에 이 두 사람은 거대 제약 회사의 사장과 용병 부대의 리더라서 본인들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 그냥 비서나 부하들을 시켜 악행을 저지를 뿐이다.

한 때 정말 내로라하는 유명 배우였는데 수십 년이 지나 나이가 들어 퇴물이 된 뒤 아무도 모르는 듣보잡 B급 영화에 출현한 명배우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인물을 떠나 영화 자체를 놓고 이야기하자면 일단 스토리 자체가 굉장히 낡았다. 2010년에 나온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낡았는데 딱 람보와 코만도 시절의 80년대 액션 영화다. 그런데 작중에 람보와 코만도처럼 스크린을 압도할 만한 캐릭터는 없다.

이반, 바딤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비중 상으로 그럴 뿐이지 람보, 코만도처럼 ‘내가 바로 주인공이다!’라고 일갈할 만한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 본래는 러시아 영화에 가까우니 표도르가 그런 역할을 맡았어야 했지만.. 본작의 표도르는 영화 ‘둠’의 드웨인 존스(WWE의 더 락)이나 A특공대의 B.A 정도의 위치 밖에 안 된다.

괴랄한 건 3국 합작 영화인데 배경이 방콕이라서 영어, 러시아어, 태국어, 한국어가 전부 다 나오는 것과 작중 김보성은 그 특유의 걸걸한 말투로 한국어, 영어, 러시아어를 다 한다는 점이다. (영어, 러시아어는 아주 간단한 대사만 하지만)

그리고 초반부에 방콕 정글에 위치한 용병 부대의 기지가 나오는 씬마다 갱스터 랩이 흘러나오고, 중반부와 후반부 등 비장한 장면이 나올 때 러시아어로 보컬곡을 부르기 때문에 정말 국적불명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클라이맥스 때 부상을 입어 인사불성한 현우가 한국어로 사나이의 정신을 설파하는 씬에서는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했다. 사실 한국 개봉판에서는 원작에 없던 김보성의 독백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말로는 캐러비안의 해적, 매트릭스의 촬영팀과 트랜스포머의 음향이 참가했다고 하는데.. 영화 내용상 그런 어필될 만한 부분이 전혀 없어서 제작비를 허투루 쓴 것 같다. 촬영팀과 음향팀이 그런 대단한 경력이 있다고 해도 정글에서 총질하는 쌍팔년도 B급 액션 영화 찍고 있어서 CG 한 장 안 들어가 있으니 최첨단 영상, 음향 기술력이 있다고 해도 쓸 데가 없는 것이다.

결론은 비추천. 시대를 역행하는 80년대 B급 액션 영화다. 왜 이런 작품이 현지 개봉 후 3년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 개봉한 건지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제작비가 500억이나 들었고 러시아에서 개봉할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영화 호보도 해주었다.

덧붙여 한국에서는 개봉관이 약 30여개 밖에 안 돼서 현재 상영중인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개봉관을 찾기가 정말 힘든데, 현재까지 전국 관객 5000여명을 돌파한 수준이라 흥행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장난삼아 네이버 평점을 마구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서 평점이 만점에 근접해 있어 문제가 된다는 기사까지 떴다.



덧글

  • 최조일 2013/03/24 19:57 # 답글

    의리!
  • 잠본이 2013/03/24 20:13 # 답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로군요.;;;
  • 옥탑방연구소장 2013/03/24 20:14 # 답글

    제작비가 500억,,,,
  • 방울토마토 2013/03/24 20:22 # 답글

    의리!
  • wheat 2013/03/24 20:25 # 답글

    의리드립친다는 영화로군요
  • 구필삼도 2013/03/24 22:11 # 답글

    으리!
  • 에규데라즈 2013/03/24 23:26 # 답글

    http://www.tvreport.co.kr/?c=news&m=newsview&idx=318480


    이걸로 한방에 리뷰가 되더군요 ,,,,,
  • 지나가던 사람 2013/03/25 09:27 # 답글

    의리!
  • 눈물의여뫙 2013/03/25 17:05 # 답글

    스티븐 시걸이 영화감독의 목을 꺾어버린 클레멘타인 못지 않군요. 효도르가 맡은 배역 이름도 효도르인데 이거 효도르 최악의 흑역사가 아닌 듯 싶습니다.(라지만 다들 이런거 있는 줄 기억도 못 할테니 다행...)
  • 눈물의여뫙 2013/03/25 17:06 #

    라지만 왠지 포스터 퀄리티조차 무슨 합필갤에서 만든 느낌. 아니 합필갤은 각종 마약사범들이 많아서 합성이라도 잘 하지 이건 합필갤하고 비교하는게 합필갤 욕하는 거네요.
  • Rock Bogard 2013/03/25 19:01 # 답글

    의리! 사나이!
  • 잠뿌리 2013/04/05 10:52 # 답글

    최조일/ 의리!

    잠본이/ 답이 안 나오는 영화지요.

    옥탑방연구소장/ 그 돈을 다 어디에 썼는지 궁금합니다.

    방울토마토/ 의리!

    wheat/ 이상한 쪽으로 컬트적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구필삼도/ 의리!

    에규데라즈/ 그래도 클레멘타인은 한국 영화니 이 작품보다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 작품은 러시아 영화거든요.

    지나가던 사람/ 의리!

    눈물의여왕/ 효도르한테는 최악의 흑역사는 아닙니다. 선유꿀 광고의 꿀도르가 있거든요.

    Rock Bogard/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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