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항마편(西遊降魔篇.2013) 주성치 출연 영화




2013년에 주성치 감독이 만든 판타지 영화. 서유기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삼장법사의 과거 이야기로 현장이란 법명을 가지고 퇴마사 일을 하다가 단이란 여성과 로맨스에 빠지면서 훗날 사오정, 저팔계, 손오공이 되는 세 명의 요괴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시리즈 이전작인 선리기연, 월광보합은 주성치 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지만 이번 작품은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데 주성치가 배우로 출현하지 않는다. 다만, 주성치가 공동 감독과 제작, 연출 등의 일을 맡았다.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지만 이전작의 스토리와 전혀 연관성이 없는 새로은 스토리다.

주인공이 손오공이 아니라 삼장법사라는 점이 이색적인데 거기에 더 나아가 작중에 소란을 피우는 요괴들이 사오정, 저팔계, 손오공이란 점이 굉장히 파격적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나온 서유기의 미디어물은 손오공 일행이 주인공인 경우가 절대다수인 반면 이렇게 손오공 일행을 악역으로 등장시켜 삼장법사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건 또 처음 본다.

물론 원작 서유기에서 손오공 일행이 요괴 출신으로 삼장법사를 만나 법명을 얻고 착해지는 게 기본 전개지만 여기서는 완전 재난에 가까운 흉폭한 요괴들로 묘사하고 있다.

사오정은 호랑이의 얼굴에 물고기의 몸을 가진 요괴로 강변 마을에서 죠스를 찍고, 저팔계는 슬래셔물의 살인마스럽게 나온다.

쇠스랑의 형태를 한 상보심금파가 작중에선 칼날이 달린 것으로 나오고 저팔계가 인간으로 변신하여 정체를 숨기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잡아다가 고기로 만들어 먹는 무시무시한 요괴로 나온다.

손오공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본작의 손오공은 작중 최종 보스로 나온 만큼의 악당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전작에 나온 손오공과 완전 대비되는 캐릭터다.

이번 작품의 손오공 배역을 맡은 배우는 황보인데 교활하고 능글맞은 연기를 잘 해냈다. 특히 극후반부에 본색을 드러내며 웃는 씬의 연기력이 압권이다.

스토리의 메인 테마는 사랑이기 때문에, 사실 요괴와 퇴마기행은 그저 거들 뿐이다. 선리기연, 월광보합처럼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삼장법사와 단의 사랑이 주를 이루는데 단은 끊임없이 구애를 하지만 삼장법사는 본심을 숨기고 고민하고 갈등한다. 주성치의 서유기 시리즈다운 느낌을 준다.

개그도 나오긴 하지만 솔직히 이전 시리즈만큼 웃긴 장면은 없다. 사실 개그보다는 사랑과 퇴마의 비중이 더 높아서 그렇다.

연출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작중에 나오는 퇴마사 3인방과 단의 퇴마신법과 신병들이 꽤 멋지게 묘사되는데 특히 상형권을 쓸 때 동물이나 곤충이 스탠드 내지는 화신처럼 등 뒤에 나타나는 게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은 작중 삼장법사가 가지고 다니는 300 어린이 동요책에 얽힌 반전이다. 이 반전이 정말 인상적인데 주성치의 무장원 소걸아와 더불어 책을 이용한 반전 아이템 중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고 싶을 정도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클라이막스씬에서 지구 밖 우주에 여래의 거대한 모습이 나타나 지구의 땅 위에 있는 손오공을 향해 여래신장을 날리는 씬이 캡콤이 만든 액션 게임 ‘아수라의 분노’에 나오는 씬과 완전 똑같다는 점이다.

http://player.youku.com/player.php/sid/XNTE0NTY1MDY0/v.swf <- 이게 문제의 장면으로 아수라의 분노에 나온 씬도 같이 보여주는데 이 정도면 데드 카피 소리 들어도 싸다.

상황은 물론이고 모션까지 흡사해서 패러디나 오마쥬의 경계를 넘어선 데드 카피에 가까운데 이 표절 논란이 생기자 주성치 감독은 문제가 된 장면이 특수효과 회사에 일임한 장면으로 의혹이 있다면 해당 회사에 묻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여래 신장이란 것 자체가 쿵푸 허슬의 오리지날 기술로 간지의 절정을 보여줬는데 왜 굳이 다른 작품을 표절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사실 이 작품의 몇몇 장면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게 많긴 하다. 초반에 나오는 사오정은 한국 영화 괴물, 퇴마사 3인방 중 한 명인 천작각의 필살기인 거인의 발은 원피스 기어 3, 작중 손오공이 드러낸 킹콩 같은 본 모습은 흡사 드래곤볼의 원숭이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500년 동안 오지산의 동굴 아래 갇혀서 반 대머리의 형상을 한 손오공은 쿵푸허슬의 야수와 반지의 제왕에 나온 골룸을 믹스한 듯한 느낌을 준다.

결론은 추천작. 선리기연, 월광보합 등 주성치의 서유기를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 보면 좀 기대에 어긋날 수도 있지만, 독립된 작품으로서 주성치의 감독작이란 걸 생각하고 보면 무난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서유기에 대한 파격적인 재해석도 신선하게 다가와서 좋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중국에서 크게 흥행을 해서 개봉 15일만에 10억 위안의 흥행 수익을 거두어 중국어 영화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10억 클럽에 가입했다고 한다.

덧붙여 주성치는 이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서유기를 주제로 한 테마 상영관 설립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추가로 이 작품의 단역 중 상당수가 쿵푸 허슬에 출현한 배우들로 딱 보면 낯익은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리즈 이전작의 주역들은 주성치, 오맹달을 비롯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덧글

  • 남채화 2013/03/05 20:08 # 답글

    아 꼭 봐야겠네요.
    대충 보니까 서유쌍기에서 시간이동 빼고 환생 빼고 애절한 사랑을 부각해서 재해석한거 같은데

    그나저나 크고 아름다운 스케일의 여래신장 비교영상을 보니 변명조자 불가...
    그런데 모르는 상태에서 아래것만 보면 주성치 이 양반 여래신장에 심하게 빠져있구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지나가다 2013/03/05 20:53 # 삭제 답글

    이 영화 재미있게 봤습니다. 주성치 감독 작품이라 가벼운 개그 무협물일 줄 알고 봤는데, 의외로 잔혹도가 높아서 당황했었네요. 어린아이고 여자고 가차없습니다.ㄷㄷㄷ (하긴, 쿵푸허슬만 해도 꽤 잔혹도가 있는 편이기는 했지요. 만화적 상상력으로 얼버무렸다 뿐이지)


    진현장으로 나온 배우는 기실 주성치 본인이 나왔어야 할 역할을 하는 것 같더군요. 사람만 다르다 뿐이지 실은 주성치 대역을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전 작 월광보합, 선리기연에서 주성치가 손오공으로 나왔었기 때문에 그 혼선을 막기 위함이었던 건지, 아니면 순수하게 감독직에 충실하기 위함이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저 역할을 주성치가 맡았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었네요.
  • 역사관심 2013/03/05 22:43 # 답글

    아예 선리기연 월광보합과 차별해서 딱 눈을 고정하고 봐야겠군요. 3부작으로 볼게 아니라.

    그나저나, 항상 궁금한 것이 왜 타국들은 모두 '위안화니 달러니 엔이니 유로니'하는 통화단위로 흥행을 표기하는데 우리만 관객숫자로 세는것인지...
  • 시몬 2013/03/08 00:37 # 삭제 답글

    3부작이 아니라니...
  • 잠뿌리 2013/03/12 12:10 # 답글

    남채화/ 쿵푸 허슬의 여래 신장이 확실히 차대 주성치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나가다/ 어쩌면 주성치의 나이를 생각하면 이제는 배우보다 감독, 제작에 매진하는 게 당연한 수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유기 시리즈인데 주성치가 나오지 않는 게 참 아쉬웠습니다.

    역사관심/ 관객 숫자가 뭔가 더 있어 보이긴 하지만 실상은 알맹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 같습니다.

    시몬/ 거의 오리지날 작품에 가깝지요.
  • 윤준형 2016/03/20 22:01 # 답글

    저는 두두리고 두두리고 두드리면 열린다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 잠뿌리 2016/04/02 10:09 #

    그 느낌도 좋았지요.
  • ㅁㅊ8 2016/11/07 23:53 # 삭제 답글

    이거 CGV인가? 케이블에서 봤는데 보다가 울었네요 ㅎㅎ;; 뿌리님 블로그 보고 주성치 작품들 많이 알아갑니다. 시간내서 다 봐야겠네요 ㅎㅎ
  • 잠뿌리 2016/11/08 20:34 #

    주성치 작품은 거의 다 재미있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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