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즐리 어텍(Grizzly Rage.2007) 괴수/야수/맹수 영화




2007년에 데이비드 드코치 감독이 만든 캐나다산 TV용 맹수 영화. 원제는 그리즐리 레이지. 한국에서 수입된 DVD판의 번안 제목은 그리즐리 어텍이다.

내용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각자 다른 대학교에 진학해 마지막 추억을 만들기 위해 로렌, 웨스, 션, 로치 등 4명의 친구가 차를 타고 캠핑을 하러 갔다가 깜짝 이벤트로 캠프장가는 길목에 있는 민간인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 새끼 곰을 치여 죽였는데, 그 뒤에 어미 곰이 나타나 일행을 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그리즐리 베어의 습격이 메인 소재라서 1976년에 나온 맹수 영화 ‘그리즐리’의 리메이크판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고 ‘맨이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이다. 맨이터 시리즈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호러물을 TV용 영화로 만들어 TV나 비디오 채널로 방영한 것이다. 이전작으로는 블러드 몽키, 인 더 스파이더즈 웹, 섬씽 베네스, 크록, 아이 오브 더 비스트 등이 있는데 원숭이, 뱅골 호랑이, 바다 악어, 거대 오징어가 나온다. (현재 이 시리즈는 10탄까지 나왔다)

사실 말이 좋아 곰의 습격이지 실제로 작중 곰이 나오는 씬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아무래도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작중 곰이 사람을 해치는 장면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곰이 사람 싸대기 때려죽일 때 사람이 붕 날아가긴 하는데 곰이 직접 치는 모습은 안 보여줄뿐더러, 곰이 사람을 물어 죽일 때는 죽는 순간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대신 붉은 피가 카메라에 확 튀는 것으로 묘사한다. 근데 사실 이게 가짜 피를 쓴 게 아니고 CG로 피가 튀는 묘사를 했기 때문에 정말 저렴해 보인다. 새끼곰 추돌 사고도 사실 곰을 직접 치는 장면은 안 나온다. 그냥 차 타고 숲속으로 들어가다 뭔가에 걸려서 멈췄더니 엔진은 타 버렸고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새끼곰이 죽어 있어서 ‘아, 씨바 우리가 새끼곰 치었나보다.’이렇게 이어지는 것뿐이다.

‘곰의 습격이 주제인데 정작 곰이 많이 안 나오면 뭐가 나오냐?’라는 의문을 가질 법도 한데, 보통 호러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쓸데없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곰의 습격을 받아 친구를 잃은 일행들이 혼란 상태에 빠져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고장난 차를 절벽 위로 끌어올리기도 하고 통화권을 찾아 무작정 숲길로 걸어 나간다거나 아무도 없는 빈 집을 발견하고 조사를 하는 등등 충분히 요약할 수 있는 부분들을 길게 늘려 놓았다.

거기다 주인공 일행이 당치도 않은 우정 놀음을 하고 있어서 뭔가 비장미 넘치는 내용으로 보여주길 바란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저 손발이 오그라들 뿐이다.

얼마나 예산이 적었으면 가짜 피조차 쓸 게 없어 피까지 CG처리한 건지 모르겠는데, 사운드 트랙에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써서 작중에 보컬곡도 여러 개 들어가 있다.

곰이 나타났는데 정작 주인공 일행이 뭉쳐서 같이 다니는 게 아니라 흩어져서 따로 행동을 하기 때문에 곰의 위협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곰의 위협이 느껴지는 건 후반부에 나온 곰의 자동차 습격 한 장면뿐이다. 극후반부에 집으로 피신한 생존자들이 다시 한 번 곰의 위협을 받는 씬이 나오긴 하는데 그때는 배경이 너무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다.

밤 시간에 조명을 켜놓고 환하게 촬영한 게 아니라 바람이 불고 번개가 쳐서 주변이 번쩍번쩍 빛나는 걸 그대로 찍어서 분위기는 그럴싸해도 보는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다.

곰 같은 경우도 설정상 군사 지역에 버려진 유독 물질에 감염되어 돌연변이로 변했다는 걸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외형적으로는 멀쩡하고, 돌연변이로서의 특성이 전혀 없다. 사실 이 설정은 1979년에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이 만든 프로퍼시에서 이미 나왔다. 거기서는 유독물질에 감염되어 돌연변이가 된 곰이 반쯤 녹아내린 흉측한 몰골로 나타나 사람들을 무참히 해친다. 그런 것과 비교하면 이 작품은 그냥 곰의 탈을 쓴 서바이벌 무비다.

결론은 비추천. 식인 맹수 영화를 표방하고 있으면서 정작 맹수는 잘 안 나오는 망작이다. 보컬곡이 여러 개 들어간 것부터가 좀 그런데 엉뚱한 곳에 힘을 쓴 듯한 느낌을 준다.



덧글

  • 2013/02/08 01:41 # 삭제 답글

    예전에 케이블에서 방송해준걸 본적있는데
    결말이 허무하더군요 --
  • 시몬 2013/02/08 02:16 # 삭제 답글

    10편까지 나왔다는 다른 시리즈도 다 이런식인가요?
  • 잠뿌리 2013/02/13 21:44 # 답글

    닉/ 결말이 진짜 너무 허무했습니다. 만들다 말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지요.

    시몬/ 다른 시리즈 중에서는 블러드 몽키 하나만 봤는데 적어도 이 작품보단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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