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 드라이버(ヘルドライバー.2010) 컬트/엽기/퓨전 호러 영화




2010년에 요시히로 니시무라 감독이 만든 좀비 영화

내용은 여고생 키카가 연쇄 살인마인 어머니와 삼촌으로부터 아버지와 함께 도망쳐 살다가 어느날 딱 걸려서 아버지를 잃고 도망치던 중 우주에서 날아 온 유성이 어머니를 관통하여 좀비화시키고, 키카 본인은 어머니에게 심장을 빼앗겨 죽을 뻔 했다가 정부 관계자에게 구조되어 인공 심장을 가지고 가슴에 부착된 엔진으로 작동하는 전기톱 일본도를 휘두르는 인조인간으로 개조되어 일본의 절반을 차지한 좀비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러닝 타임이 굉장히 길다. 무려 2시간에 가까운데 특이하게도 프롤로그가 굉장히 길어 본격적인 타이틀 화면이 나오는 건 무려 50분이 넘었을 때부터다.

약 20여분 가까이 세계관 설명을 하고 30분은 인트로와 프롤로그를 겸하고 있어 토탈 50분이 조금 넘는 것이다.

세계관 설명에 20분 여분의 시간을 할애한 만큼 이 작품의 배경은 독특하다.

히로인 키카의 어머니 릿카가 외계에서 날아온 유성에 맞아 몸통 한 가운데 뻥 뚫려서 딸의 심장을 뽑아 장착, 그 뒤 본인은 불가사리 형상의 외계인에게 침식당해 입에서 검은 재를 토해내는데 그게 동경의 절반을 덮쳐서 산 사람을 좀비로 만든 것이다. 통칭 감염자로 부르는데 전염성은 없지만 식인, 살육 본능이 있고 이마에 멜론 꼭지 같은 돌기가 돋아나 있으며 그게 약점이며 충격을 가하면 폭발한다.

일본은 분단국가가 되었고 감염 지역에서 생존한 사람이 반대편으로 넘어오면서 난민 문제가 발생, 거기다 감염자도 인간으로서 인권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좌파와 감염자를 없애서 인간의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우파의 대립이 벌어지고.. 감염자의 돌기를 조금씩 갈아서 맡으면 마약 효과가 있어 그 거래가 성행한다.

쌀이 귀해 몇 만엔이 호가해 생선 초밥을 시키면 생선에 밥알 몇 개가 올라오고, 먹을 게 하도 없어 바퀴벌레까지 식용으로 써서 시장 식당에서 판매하는가 하면, 감염자도 사랑으로 보듬어 주자는 신흥 종교까지 판치는 등등 파멸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의외로 디테일한 세계관을 자랑하지만 역시나 스토리나 연출은 정말 말도 안 된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막나가는데 그 엽기발랄함이 바로 요시히로 니시무라 감독의 개성인 것 같다. (이 감독의 이전작으로는 동경 잔혹경찰, 뱀파이어 소녀 대 프랑켄슈타인 소녀, 로보 게이샤 등이 있다)

말이 안 되는데 일부 아이템이나 연출은 간지가 넘친다. 주인공 키카는 연쇄 살인범이자 식인마인 어머니에게 심장을 빼앗기지만 육체 반응이 살아있어 인공 심장을 이식 받은 인조인간이다. 몸에 장착된 엔진에 의해 돌아가는 회전톱날이 칼날처럼 세공된 일본도를 휘두르며 감염자를 도륙한다.

적으로 나오는 감염자들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다리 대신 수많은 팔이 달린 감염자가 10도류와 8총류(머신건)을 선보이는가 하면 아기 좀비를 탯줄로 묶어서 유성추처럼 사용하는 감염자에 수천 마리의 좀비가 뭉쳐서 만들어진 초대형 좀비 등등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수 있다.

온몸에 칼을 꽂아 놓은 감염자와 주인공 일행인 전직 경찰 카이토의 자동차 칼싸움 같은 건 분명 말도 안 되는 연출인데 그 때문에 기상천외한 재미가 있다. 자동차와 칼날 꽂힌 감염자가 어떻게 칼싸움을 하는지는 말로 설명할 길이 없다.

이전 작과 비교하면 스케일이 상당히 커졌는데 좀비 머리 참수 투척기나 위성 미사일, 좀비 자이언트의 로켓 분사 비행 등 뭔가 기존의 좀비물과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아니, 애초에 이 작품의 장르는 좀비물이 아니라 고어 판타지 액션물이라고 불러야도 할지 모른다.

물론 CG를 많이 사용했고 감독의 전매특허인 카메라를 향해 튀는 피범벅과 사실 피라기보다는 피가 섞인 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첨벙거리는 연출이 싸구려 느낌을 주긴 하는데, 그래도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상상력과 연출이 그런 문제를 커버하고도 남는다.

결론은 추천작! 나라 단위로 스케일을 키웠으면서도 브레이크 없이 갈 데까지 가버린, 일본 B급 스플레터 코믹 무비의 절정에 이른 작품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수 있는 기상천외함과 엽기발랄함을 함께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런 타입의 B급 영화의 정서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학을 뗄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는 패러디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그중에 사형수의 좀비 헌터 활용법인 GOGO 유바리법은 킬빌에 나오는 고고 유바리, 작중 키카의 삼촌이 외치는 대사, ‘부르심을 받고 등장했습니다~짜자자잔!’은 과거 18금 게임의 명가인 소니아의 대표작 바이퍼 시리즈에 나오는 인기 캐릭터 여악마 ‘카레라’의 18번 대사다.

덧붙여 맨 마지막 장면에 왠 우주 저편의 혹성에 홀로 서 있다가 본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파란 피부의 외계인은 설정상 계왕, 북미판 영문 명칭은 테리필드 나비(아바타의 영향..)라고 이름 붙었는데 해당 배역을 맡은 배우거 ‘머신걸’의 감독으로 유명한 이구치 노보루다.

당시 헬드라이버와 가라테 로봇으로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 받아 요시히로 니시무라 감독과 함께 내한했는데 둘 다 하얀 훈도시 하나만 걸치고 코미컬하게 나왔다.



덧글

  • 짜오지염황 2013/01/26 21:27 # 답글

    왠지 병신같지만 간지나는데 주인공 처자 배우가 누군가요?
  • LONG10 2013/01/26 23:14 # 답글

    설명만 보더라도 어지간한 범작 좀비영화보다 재미있겠군요.
    그런데 '인공심장을 이식받아 인조인간이 된 키카' 라는 설명을 보니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인조인간 키카이다가 언뜻 생각나네요.
    (이름만 장난스레 살짝 빌린 걸지도)

    그럼 이만......
  • 시몬 2013/01/27 00:08 # 삭제 답글

    아기좀비 모닝스타라니...이 장면은 꼭 보고 싶네요
  • 마스터 2013/01/27 03:04 # 답글

    니시무라 요시히로 작품중엔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암울한 세계관과 화끈한 막장 연출의 대비..

    단지 작품마다 생각하는건데 피분수 뿜는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길어요;; 보다가 지겨워질 정도. 어차피 피로 자극시키는 작품도 아닌데 좀 적절하게 끊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악동스러운 장난인거 만드는 사람도 보러가는 우리도 피차 아는건데[....]
  • 잠뿌리 2013/02/02 19:52 # 답글

    짜오지염황/ 하라 유미코입니다. 모델,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연예인이죠.

    LONG10/ 그 이름도 패러디 같습니다. 키카이다를 패러디해서 히로인 이름이 '키카'지요 ㅎㅎ

    시몬/ 탯줄을 잡고 붕붕 돌리며 던지면 아기 좀비가 철추처럼 날아가 상대를 물어뜯는데 쇼킹했습니다.

    마스터/ 피분수는 니시무라 요시히로 작품의 트레이드 마크라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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