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제션 : 악령의 상자(The Possession, 2012) 2012년 개봉 영화




2012년에 올레 보네덜 감독이 만든 오컬트 영화. 샘 레이미가 제작을 맡아서 화제가 됐다.

내용은 아내와 이혼하고 주말마다 두 딸과 함께 지낸 클라이드가 차를 타고 가던 중 벼룩시장을 발견했는데 둘째 딸 에밀리가 수상한 엔틱 상자를 사서 집에 왔다가 우연히 그걸 열게 됐는데, 상자 속에 있던 악령이 에밀리의 몸에 쓰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엑소시즘을 메인 소재로 다루고 있다. 어린 소녀가 악령의 상자를 열었다가 빙의 당하자, 엑소시즘을 해서 퇴치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혼 가정의 남편이 주인공으로 엑소시즘 사건을 겪고 가족이 다시 사랑으로 합쳐지는 가족 사랑이 메인 테마다.

스토리, 테마, 소재 전부 다 진부하고 뻔해서 전혀 무섭지 않다. 거기다 진행이 굉장히 늘어지기 때문에 재미가 극히 떨어진다.

우선 주인공이 이혼남이다 보니 자식들하고 떨어져 있는 관계로 위협의 주체가 되는 요소(에밀리)에게서 먼 곳에 있어 긴장감이 좀 떨어진다.

분명 초중반까지는 ‘악령의 상자’라는 것 자체를 가까이 하는 게 큰 위협이 돼서 에밀리네 반 담임 선생도 희생당하고, 반빙의 상태에 빠진 에밀 리가 상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나중에 가면 어느새 사라져 있다.

중반부부터 후반부까지 클라이드는 아무런 위험에도 노출되지 않은 채 악령의 상자를 들고 돌아다니며 대책을 찾는데 이 시점에서 긴장감이 떨어지고 진행이 한없이 늘어진다.

엑소시즘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사실 엑소시즘 의식 그 자체인데 이 작품은 그 부분에서 기존작과 차이점을 하나 가지고 있다. 보통, 엑소시즘 영화에서 구마 의식을 진행하는 건 카톨릭. 혹은 기독교 계열의 신부나 목사인 반면 이 작품에서 의식을 주관하는 건 유대교 사제다.

그런데 기존의 엑소시즘 영화보다 엑소시즘의 밀도가 대단히 떨어지기 때문에 가장 긴장감 넘치게 진행돼야 할 부분마저 대책 없이 늘어지고 밋밋하다.

이 작품에서 인상적인 건 두 가지 정도다. 첫 번째는 에밀 리가 MRI 촬영을 하는데 몸속에 기생한 악령의 심령 CT사진이 찍히는 부분. 이 발상은 참신했다.

두 번째는 극중 빙의된 악령이 활개를 칠 때 사람의 입으로부터 손가락이나 손 등이 불쑥 튀어나와 몸 밖으로 빠져 나오는 것을 암시하는 연출이다. 사실 영화 본편보다 그 장면을 스케치한 포스터가 더 무섭다.

극중 에밀리가 나방을 흡입하는 장면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고, 악령의 실체가 반지의 제왕 여자 골룸 같이 생겨서 그건 오히려 허접하게 느껴졌다. (생긴 것도 그렇고 모기 목소리로 재잘재잘 중얼거리는 것도 그렇고)

결론은 평작. 유대교 사제의 엑소시즘 같은 건 참신한데 엑소시즘 영화 자체로 보면 2012년에 나온 작품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낡고 시대에 뒤떨어진 작품이다.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대를 하고 보면 실망이 클 것이다. 샘 레이미 감독은 2009년에 드레그 투 미 헬을 만들면서 너무 많은 내공을 소모한 모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극중 사건이 실제로 벌어진 건 아니다. 2004년에 미국 이베이에서 매물로 올라온 악령의 상자 ‘디벅 박스’를 엑소시즘 영화로 각색한 거다.

실제 디벅 박스는 16세기 중반 유대교 신비주의 운동에서 나온 것으로, 죽은 자의 혼이 담겨 있다는 유대교 전승이 전해져 내려오는 나무 상자라고 한다. 물론 영화에 나온 것과 디자인과 상자 속 악령의 이름은 다르다. 실제 디벅 박스의 악령 이름은 디벅이다.



덧글

  • 재상천하 2013/01/10 16:15 # 답글


    오~ 실화라고 했길래 어떤 건가 했는데 알고보니 저런 평범한 이야기였군요.

    극 중 엑소시즘에 대한 견해와 영화에 대한 평론 잘 보고 갑니다.
  • 잠본이 2013/01/10 21:27 # 답글

    프로듀서로 참가했다고 하는 건 사실 어느정도로 공헌한 건지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만 아는거니까요(...)
    이름만 빌려주고 월급 받아가는 바지사장 역할이었을지도(...)

    그나저나 악령의 CT사진이라니 그게 찍힐 정도면 이미 영이라기보다는 그냥 기생생물...커컥
  • 잠뿌리 2013/01/15 14:25 # 답글

    재생천하/ 실화의 200% 과장이지요 ㅎㅎ

    잠본이/ 그러고 보면 문득 M의 태아령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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