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미컬 웨딩(Chemical Wedding.2008) 오컬트 영화




2008년에 줄리언 도일 감독이 만든 영국산 오컬트 스릴러 영화.

내용은 마더스 박사와 빅터가 참여한 Z93 프로젝트는 사이베리아라는 가상현실을 만들어 슈트를 착용한 사람의 의식 속에 주입되는 정보를 구체화시키는데, 거기서 1946년에 사망한 알레스타 크로울리의 의식이 이진변환되어 슈트 착용자 하도 박사에게 옮겨져 그의 의식을 지배하게 되었고 보다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주홍색 신부를 얻어 캐미컬 웨딩 의식을 계획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국의 대표적인 록 밴드인 아이언 메이든의 리드 싱어 브루스 디킨스가 각본을 맡았다.

본래 이 작품은 2000년에 메시아 필름에서 테리 존스가 기획을 했지만, 나중에 포커스 필름에서 기획을 채택하여 빌 & 벤 프로덕션에서 제작했다.

전뇌공간에 정보화되어 있던 크로울리의 의식이 사이버 슈트를 착용한 사람의 육체에 전송되어 그 의식을 지배한다는 설정은 오컬트와 SF를 믹스한 것이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1981년에 에릭 웨스턴 감독이 만든 이빌스피크처럼 과학의 산물인 컴퓨터 시스템과 그 반대 노선을 걷는 오컬트의 조합은 실로 흥미롭다. (이빌스피크에서는 기독교계 육군 사관학교에서 라틴어 고서를 발견해 컴퓨터로 해석하다가 악마와 교신하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사실 이 작품에서 사이베리아 관련 설정은 그저 거들 뿐이고, 실제로는 오컬트가 메인을 이루고 있다. 하도 교수의 몸을 통해서 현세에 부활한 크로울리가 저지르는 오컬트 의식과 악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섹스를 통해 오르가즘을 느끼는 순간 강력한 성적 에너지가 발생해 깨달음과 통한다는 크로울리의 섹슈얼 매직을 근본으로 삼고 있기에 정통 오컬트보다는 섹슈얼 오컬트에 걸맞다.

극중에 나오는 오컬트는 사실 악마의 오망성 같은 상징물이 나오긴 하지만 섹스 혹은 성적 상징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본작의 타이틀인 캐미컬 웨딩은 극중 크로울 리가 몇 번의 환생을 할 때 치룬 의식이라고 나오는데, 실제 역사에서 크로울리는 고대 이집트에 푹 빠져 있어서 캐미컬 웨딩의 유래는 거기서 출발한다는 설정이 나온다.

고대 이집트에서 세트가 자기 형제인 오시리스를 죽여 그 몸을 조각내 이집트 전역에 뿌렸는데, 배우자 여신인 이시스가 조각을 전부 회수해 부활시켰으나.. 남근 하나를 빼먹는데 갈대 나뭇잎을 인공 남근으로 만들어 붙이고는 관계를 가져 낳은 자식 신이 호루스라서 그걸 고대 종교와 신화, 전설에 나오는 동정녀 임신과 연관시켜 섹슈얼 오컬트 의식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의식의 궁극적인 목적은 실제 역사상 크로울리가 소환을 했다가 제어에 실패해 그의 말년을 비참하게 만들었다는 제 11천의 악마 코론존의 소환이다.

그런데 사실 설정상으로만 그렇지 실제 본편에서 나오는 의식은 주사기를 통해 약물 주입만 하고 악마의 실체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크로울리의 마법 자체도 초자연적인 힘을 보여주기보다는 눈속임이나 마술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오히려 섹스 코드가 들어간 오컬트는 정통에서 벗어난 사도 느낌이 나서 사람에 따라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크로울리의 실제 오컬트 스타일을 나름대로 구현하려고 한 것 같은데, 추종자들을 모아놓고 방뇨, 동성, 이성 붕가붕가 씬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거나 타인을 자신에게 가까이 오도록 유도하는 마법 한 번 쓰는데 스팽킹과 DDR까지 치는 등등 스토리 전체적으로 밤꽃 냄새가 진동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울리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시 같이 들리고, 극중 압도적인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뽐낸다. 하도 박사와 크로울리의 1인 2역을 맡은 사이몬 캘로우의 열연이 돋보이기도 하지만, 각본 자체가 크로울리에게 바치는 헌정 영화 같이 느껴질 정도로 크로울리를 부각시켰다.

그런데 그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 한국 영화로 치면 아이돌 가수 영화라고나 할까. 가수 팬에게만 어필하기 위해 만든 것 같다.

크로울리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좀 어려운 구석이 많다. 또 양자역학이나 평행이론 등 과학 용어도 많이 나와서 극중에 나오는 중요한 대사를 놓치면 더욱 알기 어렵다.

크로울리에 대적할 만한 캐릭터가 마땅히 없다는 것도 좀 아쉬운 점이다. 주인공 마더스나 그 주변 인물은 사실 전부 잉여에 가깝다. 마더스는 그래도 막판에 가서 주인공답게 활약을 하긴 하지만 다른 캐릭터는 그렇지 않다.

극중 프리메이슨도 나오지만 소속 멤버들이 죄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라 크로울리에게 농락당하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중요 인물 두어명만 빼고)

특히 가장 에러인 건 히로인의 존재다. 본작의 히로인인 리아 로빈슨은 짜증의 극치를 달리는 캐릭터다. 나설데 안 나설데 구분 못하고 나대다가 어그로를 끌어 결국 주변에 민폐 끼치는 짐짝 스타일의 히로인이다.

결론은 평작. 과학과 오컬트의 조화를 이룬 크로울리 헌정 영화다. 크로울리 이외에 다른 건 전혀 신경쓰지 않아서 좀 허술한 점도 많은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본작의 타이틀인 캐미컬 웨딩은, 각본을 맡은 브루스 디킨슨이 1998년에 발표한 솔로 앨범의 제목에서 따왔다.



덧글

  • 시몬 2013/01/06 03:58 # 삭제 답글

    잘은 모르지만 크로울리가 헌정받을정도로 대단한 사람인것 같진 않던데...하긴 찰스 맨슨 숭배하는 미친놈도 있는데 거기비하면 양호하죠.
  • 석아찬 2013/01/10 22:16 # 삭제 답글

    브루스 디킨슨의 앨범은 잘 모르겠는데, 장미십자회 창설자인 크리스티앙 로젠크로이츠의 화학적 결혼이란 책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화학적 결혼이란 건 말 그대로 연금술을 의미하는 거죠. 당시 십자군 전쟁 전후로 이런저런 결사들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그 중 일부는 신비학을 추종하며 밀교에 가까운 성격을 띠고 있기도 했죠. 장미십자회도 그 중 하납니다. 그들은 연금술로 불사의 영약을 만들고자 했는데 그때 롤 모델(?)로 삼은게 바로 생 제르멩 백작이죠. 근데 재미있는 건 영화에서 나오는 알레이스 크로울리가 바로 영원을 살아온 생 제르멩의 다른 이름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겁니다.
    물론 신빙성 있는 건 아니고 그저 프리메이슨 음모론 정도의 심심풀이 도시전설에 불과하지만 아무튼 제목은 일단 크리스티앙 로젠크로이츠의 화학적 결혼에서 따 온 것 같습니다. (혹은 그 앨범이 그랬던가.)
  • 잠뿌리 2013/01/15 14:24 # 답글

    시몬/ 외국에는 크로울리 신봉자가 많지요.

    석아찬/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37766
5580
9529645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