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11(2011) 오컬트 영화




2011년에 쏘우 2~4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대런 린 보우즈만 감독이 만든 오컬트 영화. 미국, 스페인 합작 영화다.

내용은 베스트셀러 작가 조셉은 자신의 소설 팬이 집에다 불을 지르는 바람에 아내와 아들을 화재로 잃고 더 이상 신을 믿지 않았는데 그날 이후 자꾸 가족을 잃은 화재 현장의 악몽을 꾸고 일상생활에서 11이란 숫자를 보는 기현상을 겪다가,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스페인의 바로셀로나에 있는 본가로 돌아갔다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신부가 된 동생 사무엘을 보호해야 한다는 계시를 받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가족이 타 죽은 시간, 주인공이 교통사고 난 시간, 동생이 살해 위협을 받는 시간이 모두 11시 11분이 발생했는데, 그게 실은 미들러스라는 현세와 사후 세계의 중간 위치에 존재하는 인외의 존재들이 개입된 것으로 2011년 11월 11일 11시에 종말이 오기로 되어 있어 멸망을 피하기 위해 인류의 구세주인 동생 사무엘을 지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종교, 멸망 등의 코드가 들어간 만큼 종교 오컬트 미스테리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재는 꽤 그럴 듯 하고 미스테리 스릴러물로서 긴장감 조성도 어느 정도 되어 있다. 미들러스들의 존재는 오로지 주인공 조셉의 눈에만 보이고 수시로 환영을 보면서 긴장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스토리의 완성도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떡밥을 쉴 세 없이 던져 놓기는 하는데 제대로 회수하는 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반전 엔딩을 위한 복선만 깔아놨지, 스토리 전개가 답답할 정도로 진척이 안 된다.

반전 엔딩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관객의 추리를 흐트러트리기 위해 이것저것 마구 깔아 놓느라 정신이 팔려서, 힌트나 설명이 매우 부족해 졌다.

노트북으로 검색을 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알아보고 그 정도가 조사의 전부다. 그것도 숫자 11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라서 그 이외에 다른 중요한 것은 다 제쳐두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프닝 때부터 나온 떡밥인 아내와 아들의 죽음에 얽힌 미스테리라던가, 자신이 쓴 소설의 내용과 그 추종자에 대한 비밀 등 풀어야할 과제는 많은데 한 가지 비밀에만 집착하니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극중 가장 의심스러운 게 조셉의 본가 그 자체인데, 정작 조셉은 전혀 의심을 하지 않으니 답답함을 넘어서 짜증까지 유발한다.

악몽을 꾸거나, 환영을 봐도 ‘아 씨바 내가 왜 이런 걸 꾼 거지?’라고 의심하고 왜 그런지 이유를 찾는, 그런 게 전혀 없고 신경 안정제를 복용하거나 ‘헛것을 본 거겠지, 기분 탓이야.’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 넘어가니 답이 안 나온다.

모든 비밀을 다 풀어야 사건의 진상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인데 여러 갈래의 길을 단 하나만 터주니 사건의 진상은 엔딩을 보기 전까지는 알 수도 없고 알 길 도 없다.

근데 사실 그게 또 허를 찌르는 반전이라고 묻는다면 그런 것도 아니다.

이미 기존에 나온 작품에서 많이 써먹은 반전 소재이기 때문에 반전이 드러났을 때 오히려 식상한 느낌을 준다. ‘누가 착한 놈이고 누가 나쁜 놈인지’, 이건 진짜 종말론의 단골 소재다. (세븐 사인, 래핑 등등)

작중에 나오는 초자연적인 존재인 미들러스는 흉측한 얼굴에 후드를 뒤집어 쓴 악마 같이 나오는데 사실 별로 무섭지는 않다. 2011년 영화란 걸 감안하면 특수분장이 좀 허접한 수준이다.

극중 CCTV에 찍힌 초근접 화면도 식상하다. 뭔가 그 연출은 파라노말 액티비티 같은 작품의 영향을 받은 듯싶다.

오히려 죽음을 앞둔 조셉, 사무엘의 아버지가 어느새 다가와 망령처럼 속삭이는 게 더 오싹했다. 미들러스의 위협보다 조셉 본가의 사이비 종교스러움이 더 음울한 느낌을 주는데 차라리 그쪽으로 파고들었다면 이보다 더 나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결론은 비추천. 긴장감 있는 분위기 조성은 잘했고 오컬트 스릴러로서의 좋은 소재와 환경을 갖추었지만, 반전 엔딩 하나에 의존하느라 스토리의 디테일에 신경 쓰지 못해서 완성도를 떨어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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