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무도회(Clue.1985) 게임 원작 영화




1985년에 조나단 린 감독이 만든 추리 스릴러 영화. 한국판 번안 제목은 살인 무도회. 원제는 ‘클루’다. 원제인 클루는 단서, 실마리라는 뜻이 담겨 있는데 동명의 추리 보드 게임인 ‘클루’를 원작으로 삼아서 영화로 각색해 만든 것이다. 국내에서는 원작 보드 게임이 대저택 살인사건이란 제목으로 출시됐다.

내용은 1954년 뉴잉글랜드에 있는 고딕풍의 대저택을 배경으로 5명의 남녀가 ‘바디’란 이름의 남자에게 초대를 받아 파티에 참석했는데, 실은 그들이 바디에게 치명적인 비밀을 들켜서 수년간 협박을 당하며 돈을 상납해 온 관계로 각자 살해 동기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차례 정전을 기점으로 바디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영화 자체는 추리의 탈을 쓴 코미디지만 스토리와 설정이 매우 탄탄하다. 작중에 등장한 모든 인물이 저마다 연관 관계가 있고 파티에 초대 받은 손님 다섯 명은 전부 용의자라서 누가 범인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작중 인물은 원작 보드 게임에 나온 이름 그대로를 쓰고 있다. 머스터드 대령, 피콕 여사, 플럼 박사, 미스터 그린, 화이트 여사, 미스 스칼렛 등등 이름이 그대로 나온다.

또 원작 보드 게임에 나오는 살인 무기인 촛대, 권총, 로프, 렌치, 쇠파이프 등도 그대로 나오고, 작중에 등장 인물들이 전부 용의자로 나와서 저택 내에 있는 각 구역을 조사하는 것 역시 원작 게임에서 캐릭터말을 움직여 조사하는 게임 룰을 재현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 같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는, 보드 게임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영화 자체를 메인으로 삼았다.

작중 캐릭터의 이름은 원작에서 따왔는데 원작처럼 각자 고유한 스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영화와 보드 게임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추리보다는 코미디로서의 성격이 더 강해서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살인 사건이 벌어져 혼란에 빠진 5+1명의 용의자 리액션이 재미있다.

특히 중반부에서 갑가지 찾아온 불청객들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가 기지를 발휘해 그 상황을 헤쳐 나가는 장면이 가장 웃겼다.

작중 인물 중에서는 집사 워즈워드역의 팀 커리가 열연을 펼쳐서 본작의 진 주인공으로 나온다. 집사란 역할이 나홀로 집에 2의 호텔 매니저 헥터 역으로 나왔던 것과 오버랩되는데 본작에선 주역인 만큼 연기도 잘하고 캐릭터도 재미있다. 극 후반부에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것도 사실상 워즈워드의 원맨쇼다.

나홀로 집에 2에서는 그린치의 미소를 닮은 썩소를 자랑하는 개그 단역으로 나왔지만 여기서는 작중 벌어진 사건의 중심으로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물론 워즈워드 뿐만이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매력적이다. 원작 게임처럼 고유한 특기 같은 것은 없지만 다들 협박을 받을 만큼 부정을 저지른 상류층 인사들로 범행 동기와 더불어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는 상황을 개그적으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웃음을 선사한다.

감독 조나단 린이 직접 각본에도 참여했지만 혼자서 쓴 것은 아니도 하나 사람 더 각본을 맡은 이가 있다.

블루스 브라더스, 런던의 늑대인간, 커밍 투 아프리카 등등 코미디 영화의 본좌인 존 랜디스가 공동 각본을 맡아서 대사 하나하나가 위트가 넘치며 작중 인물들이 주고받는 말싸움도 재밌다. 욕이나 비속어 한 번 사용하지 않고 대사로 웃기는 것도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러닝 타임이 약 90여분이 조금 넘는 수준이고 극 전개가 빠른데도 불구하고 정말 대사를 잘 짜서 대사 하나만 집중해서 봐도 내용 이해가 다 될 정도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엔딩이 3가지라는 사실이다. 엔딩이 한 번 나온 뒤 ‘사건의 진상은 이것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다른 가정을 해보면 어떨까요?’ 이런 자막과 함께 클라이막스 부분으로 되돌아가 어나더 엔딩이 두 번 더 반복된다.

다섯 명의 손님 중 A가 범인인 엔딩, B가 범인인 엔딩, 손님 이외 제 3자가 사건의 진범인 진 엔딩까지 총 3가지 엔딩이 준비되어 있는데 정말 기발하다.

세 가지 엔딩이 전부 다 말이 되고 작중에 벌어진 사건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게 놀랍다.

결론은 추천작! 비록 개봉 당시 큰 흥행은 하지 못했지만 컬트적인 인기를 누려 고전 명작으로 손꼽을 만한 작품이다. (제작비는 약 1500만달러. 미국 내 흥행 수익은 약 1460만 달러다)

지금 관점에서 봐도 상당히 기발하고 재미있는 추리 코미디 영화다. 추리와 코미디의 절묘한 조화가 좋고 3가지 엔딩이란 파격적인 시도도 인상적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개봉 당시 3가지 결말을 각각의 버전으로 극장 상영을 했고, 홈 비디오 버전과 DVD, 블루 레이 버전에 3가지 엔딩을 전부 다 수록했다.

덧붙여 본래 네 번째 결말도 촬영했는데 이건 좀 아니란 의견이 지배적이라 삭제했다고 한다.

추가로 이 작품에서 본래 미스 스칼렛 배역을 맡기로 한 배우는 스타워즈의 레이아 공주로 잘 알려진 캐리 피셔였지만 약물 및 알콜 중독 치료 때문에 계약을 철회했다고 한다.

작중 팀 커리 이외에 얼굴이 낯익은 배우로는 백 투더 퓨처, 아담스 패밀리 등의 영화에 나왔던 크리스토퍼 로이드다. 본작에서 플럼 박사 배역을 맡았는데 변태에로 영감이라서 이게 또 연기 변신처럼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2013년에 리메이크판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덧글

  • LONG10 2012/12/25 04:34 # 답글

    각기 다른 엔딩을 준비했더라도 앞뒤가 들어맞는다니
    어찌 보면 사운드 노벨 또는 멀티 엔딩 어드벤처 게임의 효시격이군요.

    Clue는 군대에서 처음 접했는데 그 때 고학력자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버전의 차이인지는 몰라도
    캐릭터에 따른 특수능력은 없었네요.
    (귀찮아서 주사위 굴리고 말 이동하는 것도 안 하고 각자 돌아가며 질문하는 독자 룰을 적용하기도 했지만요)
    이후에 SFC판을 해보았는데 거기서도 특수능력은 못 봤네요.

    그럼 이만......
  • 잠본이 2012/12/25 11:37 # 답글

    KBS에서 더빙한걸로 보고 멀티엔딩에 꽤 충격을 받았죠. 우와 이렇게 만들수도 있구나~
  • Tao4713 2012/12/25 13:29 # 답글

    어릴때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정작 제목을 몰라서 나이 먹은 후 찾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군요. ^^;
  • 참지네 2012/12/25 17:42 # 답글

    멀티엔딩의 3번째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설마, 그런 반전을 보이다니!!
  • 블랙 2012/12/26 11:04 # 답글

    비슷한 구성의 '5인의 명탐정(Murder By Death)'도 재미있는 작품이죠.
  • 잠뿌리 2012/12/27 19:54 # 답글

    LONG10/ http://zell80.blog.me/120158177261, http://beyondjji.blog.me/30086165928 <- 이 블로그에 포스팅된 내용을 보면 클루 2009년 버전에 캐릭텨벌 특수 능력이 생겼나 보네요.

    잠본이/ KBS에 이어 EBS에서도 방영해준 기억이 납니다. 명작이지요.

    Tao4713/ 내용은 기억이 나는데 제목이 생각이 안 나는 작품이 종종 있지요.

    참지네/ 확실히 3번째 엔딩이 가장 인상적이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요 ㅎㅎ

    블랙/ 그 작품도 언뜻 기억이 날듯 말듯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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