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호권(1995) 한국 게임











1995년에 빅콤에서 아케이드용으로 인컴 테스트를 시작해, 1996년에는 3DO와 MS-DOS용으로 출시한 대전 액션 게임.

내용은 19세기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서양 열강 세력에 침략당해 수많은 강호인들이 총화기에 무릎을 꿇고, 눈앞에서 아버지를 잃은 호야가 전설의 권법 극초호권을 구사해 복수를 결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전작은 ‘왕 중 왕’(영문판 제목: 파이트 피버)로 그 퀄리티는 기대 이하를 넘어서 수준 이하인 괴작이었는데 후속작인 이 작품은 생각 이상으로 멀쩡하게 잘 만들었다.

물론 그 당시에 나온 캡콤, SNK 등 일본 격투 게임 명가의 작품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한국 대전 게임 기준으로 본다면 발매 당시를 기준 삼아 그동안 나온 국산 대전 게임 중 가장 높은 퀼리티를 자랑한다.

일단 전작은 기본기는 물론이고 커맨드 입력 기술을 써도 한 박자 늦게 발동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뻑뻑하고 조작감이 나빴다. 거기다 잡기 기술도 기본 지원을 하지 않아서 매우 불편했다.

캐릭터들은 개성이 없고 아무리 SNK의 기술 제휴가 있었다고는 해도, 기술 모션과 연출, 음성 등이 완전 용호의 권과 아랑전설 등 SNK 대전 액션 게임의 짜깁기였다.

거기다 CPU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서 정말 게임하기 싫어졌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단점들이 크게 개선됐다.

기본 조작 방법은 상하좌우 이동 키에 SNK 스타일 특유의 4버튼 지원이다. (약손, 약발, 강손, 강발의 4버튼)

용호의 권보다는 사무라이 쇼다운 스타일에 가까운 줌 인, 줌 아웃 기능을 도입해서 전체적으로 화면이 넓고 큼직해서 보기 편하고, 게임 그래픽의 색감이나 캐릭터 디자인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과연 왕 중 왕 다음 나온 게임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전작에 비해 움직임이 굉장히 부드럽고 커맨드 입력 기술도 매우 잘 나간다. 정말 간단한 조작만으로 필살기가 슝슝 나가고, 강발, 강손 등 잡기 2개가 기본 지원 되는데다가 각 캐릭터마다 초필승기도 가지고 있다.

필승기, 초필승기의 명칭은 전작 왕 중 왕 시절부터 전해지는 것으로 필살기가 상대를 반드시 죽인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서 그걸 승리로 순화해 필승기로 부른다고 한다)

특이하게 횟수 제한이 있는 기술로 각 캐릭터의 우측 하단에 두루마리로 표시되는데 원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캐릭터는 단순히 디자인만 좋아진 게 아니라 각자 고유한 모션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 물론 SNK 스타일에서 완전 벗어나지는 못했으나, 오리지날 기술과 모션이 크게 늘어났고 연출도 매우 좋아졌다.

특히 러시아 출신의 빅 마마인 나타샤는 컬쳐 쇼크였다. 덩치는 장거한이나 어스퀘이크급인데 게임 화면을 붕붕 날아다니며 싸우는 게 장난 아니었다.

대전 액션 게임에 나오는 거구의 여성하면 아틀라스의 호혈사 일족에 나오는 안젤라가 떠오르는데 그쪽은 근육질인 반면 이쪽은 오우거 같이 퉁퉁해서 임펙트가 달랐다.

커맨드 입력 기술을 구사할 때 음성 지원은 하는데 기술명이 표시되지 않는 건 좀 아쉽다. (커맨드 입력 기술을 사용할 때 기술명이 화면에 뜨는 게 전작의 유일한 장점이었다)

오프닝에 나온 파웰은 페이크 보스고, 노컨티뉴로 클리어하면 숨겨진 라스트 보스 마에스바라가 등장하는데 1라운드에서는 여자의 모습, 2라운드에서는 근육질 남자의 모습으로 변해 싸움을 걸어오는 연출도 허를 찔러서 좋았다.

중간 보스의 각성, 변신으로 라스트 보스가 2단 변신하는 건 SNK의 킹 오브 파이터에 나온 오로치가 생각나긴 하지만 그건 킹 오브 파이터즈 97부터 나왔고 이 작품은 그보다 2년 앞선 1995년에 나왔다.

게임 기본 난이도인 레벨4를 기준으로 보면 난이도가 상당히 늦어서 기본기만 구사하면 쉽게 끝판까지 갈 수 있는데, 그래도 마에스바라는 꽤 어려웠다. 1라운드 때 잘못 걸리면 3초 만에 KO당할 수 있을 정도다.

아쉽게도 캐릭터 개별 엔딩은 없고 누구로 고르던 게임을 클리어하면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 전원의 후일담이 CG 한 장으로 이어져 나온다.

결론은 추천작! 시대를 잘못 타고난 비운의 명작이다. 쿵푸, 왕 중 왕, SD 파이터, 드래곤 마스터 등등 기존의 국산 대전 게임 수준을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은 재미로 보나 완성도로 보나 그야말로 갑인데 때를 타지 못했다.

1995년에 아케이드용으로 나온 건 인컴 테스트 때 인기가 저조해 네오지오 기판으로도 출시하지 못 냈고 1년 후인 1996년에 3DO로 이식했으나 같은 시기에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2와 사무라이 쇼다운이 3DO로 이식되는 바람에 완전 묻혀 버렸고 PC판은 나온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 작품이 만약 1년 더 빨리 나왔더라면 이렇게 묻히지 않고 한국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을지도 모른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스텝롤에 보면 김갑환 사장의 이름이 보이고, 스텝 중에서는 김재훈, 김웅재의 이름이 보인다.

덧붙여 3DO용은 PC판과 다르게 오프닝이 3D로 제작됐다. 주인공격인 캐릭터인 호야와 라이벌 캐릭터인 로이의 대결 장면이 3D로 나온다.



덧글

  • 블랙 2012/12/18 17:27 # 답글

    인컴 테스트에 사용되었던 네오지오판은 빅콤에 딱 한개 있었다고 합니다. 관계자가 기판 기부라도 하지 않는한은 에뮬레이터로도 네오지오판을 할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듯 하네요.
  • 시몬 2012/12/19 01:19 # 삭제 답글

    호야와 초홍이 각각 주인공, 여주인공 포지션이어서 그런지 다른 캐릭터보다 필살기 판정이나 성능이 훨씬 뛰어났죠. 다른 캐릭터의 초필승기급 기술을 보통 필승기로 갖고 있는 밸런스 붕괴 캐릭터였습니다. 어쨌든 명작.
  • BOW 2012/12/20 20:07 # 삭제 답글

    마헤스바라 보면 KOF94의 루갈이 생각남.
  • 잠뿌리 2012/12/22 19:51 # 답글

    블랙/ 단 1개 뿐이라니, 극초호권 네오지오판은 전설이 되겠군요.

    시몬/ 초홍으로 엔딩을 봤는데 기술이 전부 고성능이었지요.

    BOW/ 사실 루갈 포지션은 오히려 마헤스바라 이전의 보스인 파웰입니다. 파웰은 1라운드에서 패배하면 2라운드에서 각성 버전이 나오는데 루갈, 오메가 루갈 변신 필이지요.
  • 블랙 2013/01/11 10:07 # 답글

    http://blheart.egloos.com/5161417

    김재훈님은 이렇게 생기신 분이 셨네요.
  • 잠뿌리 2013/01/15 14:23 # 답글

    블랙/ 게임 속 김재훈처럼 성실한 이미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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