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힐(1999) PS1 게임




1999년에 코나미에서 PS1용으로 만든 3D 호러 어드벤처 게임.

내용은 소설가 해리 메이슨이 아내와 사별한 이후 유일한 가족인 양녀 쉐릴과 함께 살다가 딸의 제안으로 휴가를 얻어 사일런트 힐로 여행을 가던 중.. 도로에서 이상한 소녀와 조우하여 사고를 당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쉐릴이 사라져, 딸을 찾기 위해 사일런트 힐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본작의 주요 무대인 사일런트 힐은 미국 북동부에 위치한 가공의 시골 마을로 관광업으로 먹고 살았지만 잦은 사건 사고가 발생해 쇠락한 이후 유령 도시가 되어버렸다.

게임 조작 방법은 상하좌우 방향 전환 버튼에 정면을 보는 시점에서 해당 방향 버튼을 누르면 전진하는 방식이다.

써클 버튼은 조사 및 아이템 입수, 트라이앵글 버튼은 지도 열기, 엑스 버튼+방향 버튼 앞은 달리기, 엑스 버튼+방향 버튼 뒤는 뒤로 백 스텝, L1버튼, L2버튼은 좌우로 스텝, R2+써클 버튼은 무기 공격, 트라이앵글 버튼은 손전등 켜기/끄기다.

언뜻 보면 바이오 하자드 같지만 조작 스타일이나 카메라 시점이 전혀 다르다. 이동 방향에 따라 카메라 시점이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더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다만, 이동과 함께 카메라 시점이 정신없이 움직이는 관계로 시점의 잦은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예를 들면 FPS 게임의 3D 시점을 보면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좀 버거운 점도 있다.

입체적인 건 좋지만 역시 보다 보면 어지러워서 바이오 하자드의 고정된 카메라 시점이 더 편할 대가 있다.

일반 아이템 중 회복 계열은 영양 드링크(체력 소 회복), 휴대용 응급 키트(체력 중 회복), 앰플(체력 전부 회복 및 일정 시간 무적) 순으로 나뉘어져 있다.

포켓 라디오는 괴물이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이상한 소음이 울리기 때문에 적 탐지기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전원 켜기/끄기 기능도 따로 지원한다.

손전등 역시 켜기/끄기 기능을 지원하는데 어두운 곳에서는 손전등의 불빛에 의지해야 주변이 보이지만, 불을 킨 상태에서는 괴물에게 쉽게 발각당해서 길에 익숙해지면 끄고 다니는 게 더 낫다.

액션성은 바이오 하자드보다는 좀 떨어진다. 타격음이나 연출도 좀 싱거운 편이다. 사격 기능 자체도 자동 조준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총격을 가해도 빗나갈 확률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장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기는 식칼, 쇠파이프, 망치, 도끼 등의 근접 무기와 권총, 샷건, 라이플 등의 원거리 무기로 나뉘어져 있다.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에 비해 원거리 무기보다는 근거리 무기에 특화되어 있다.

숨겨진 무기도 원거리 무기는 단 하나 뿐인데 반해 근거리 무기는 전기톱, 소형 착암기, 일본도 등 무려 3가지나 된다. 이 3가지 무기는 난이도에 상관없이 1주차 플레이를 클리어하면 2주차 플레이 때부터 입수할 수 있다.

전기톱은 주택가의 트리플 가게에 깨진 쇼 윈도우 안에 전시되어 있는데, 이걸 입수한 뒤 주유소 차고에 가서 선반에 있는 가솔린을 입수해 사용하면 작동시킬 수 있다.

소형 착암기는 다리 근처에 있는 도개 제어실 1층에서 얻을 수 있는데 전기톱과 마찬가지로 가솔린이 필요하다. 1회차에도 이 두가지 무기는 다 나오지만 휘발유가 없어서 사용 불가능한 것이고, 2주차에는 휘발유가 하나 밖에 나오지 않아 둘 중 하나 밖에 못 쓴다. 다만, 3주차 때는 2주차 때 해당 무기를 얻은 시점에서 휘발유가 들어가 있는 것이 되어, 새로운 여분의 휘발유를 얻을 수 있어서 두 가지 무기 다 사용할 수 있다.

일본도는 플러스에 상관없이 굿, 배드 엔딩을 둘 다 보면 3주차 플레이 때 개집이 있는 주택가 민가의 화실에서 얻을 수 있다.

액션보다 어드벤처성을 강화시켰기에 퍼즐과 수수께끼가 많이 나온다.

특히 수수께끼 같은 경우는 플레이 전반에 걸쳐 복선과 암시, 상징 같은 게 수도 없이 나와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추리하게 만든다.

바이오 하자드는 아무 생각 없이 좀비를 척살하며 저택 혹은 도시를 탈출하면 그만이지만 이 작품은 생각하고 추리해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야 한다.

이 작품의 주요 공포는 누군가의 악몽에 의해 구체화된 괴물과 어둠의 세계로 심리적인 공포를 주면서 동시에 세계 그 자체가 공포의 대상이 된다.

사실 본작에 나오는 괴물은 디자인 자체만 놓고 보면 별로 무서울 것도 없고 특히 보스전은 생각보다 시시하고 보스들 자체도 임펙트는 없다.

그러나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하얀 눈이 내려 앞뒤 분간도 잘 안 되는 앞면 세계와 어둠으로 가득 찬 뒷면 세계에 홀로 남아서 돌아다니는 건 상당한 공포로 다가온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기묘한 느낌을 이끌어 내고, 악몽이 현실화되고 어둠이 마을을 침식해 가는 느낌을 똑바로 전해준다. 안개와 어둠 저편에 도사리는 미지의 공포를 잘 표현했다.

거기다 괴물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는 라디오 소리까지 더해져 공포 분위기 조성을 잘했다. 그래서 디자인만 보면 별 볼일 없는 괴물들도 섬뜩하게 다가온다.

버블 너스라고 해서 달걀귀신 얼굴에 육덕진 몸매를 가진 간호사 괴물은 이 시리즈의 상징이 됐지만 이 1탄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 기생충 같은 괴물에게 몸을 빼앗긴 간호사, 의사가 몬스터로 나오는데 꽤 오싹하다. 문을 열고 나간 직후 어느새 코앞에 다가와 있는 간호사의 기습 공격에 식겁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사실 괴물의 디자인보다는 설정을 알고 나면 더 무서운데 매 시리즈마다 특정 인물의 증오와 공포가 형상화된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본작에서 개 형 크리쳐인 그로너는 알레사가 싫어하는 대형견, 익룡형 크리쳐인 에어 스크리머는 알레사의 애독서인 로스트 월드에 나온 삽화, 초등학교에 출현하는 어린 아이형 크리쳐인 멈블러는 알레사를 왕따 시킨 아이들을 상징한다.

메인 소재도 결과적으로 보면 사이콜로지/메디컬+오컬트/종교의 조합이라서 참신하게 다가온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2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맵이 생각보다 좁은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와 달리 이 작품은 맵이 굉장히 넓다. 그 때문에 맵 의존도 역시 상당히 높다. 플레이상에서 지도를 입수하지 못하면 미아가 되버릴 가능성이 크다.

맵 의존도가 높은 만큼 관련 시스템도 쾌적하다. 맵에 자동 기록 기능이 추가되어 있어 길이 막혀 있거나, 열리지 않은 문을 발견하면 맵상에 바로 표시가 되고 플레이어 캐릭터의 현재 위치가 녹색 커서로 나타난다.

화면만 보면 당최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맵을 보면 어느 곳을 향해 가는지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필수 요소다.

뒷면 세계의 특정 지역에서는 맵을 지원하지 않는 곳이 있긴 하지만, 그런 곳은 건물 안이라 맵이 좁아서 방향을 잃고 헤맬 일은 없다.

멀티 엔딩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총 4+1가지 엔딩이 있다. 기본적으로 배드+, 배드, 굿, 굿+ 엔딩 순서로 랭크가 높다. 숨겨진 엔딩은 UFO 엔딩이라고 해서 개그 엔딩인데 이 시리즈 전통이 됐다.

본작은 후속작 중 3편과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오피셜 공식 엔딩은 굿 엔딩을 따르고 있다.

엔딩의 조건은 굿+ 엔딩의 경우 유원지의 회전목마 때 나오는 보스전에서 시빌을 구해줬을 때 나온다. 시빌을 구하는 조건은 병원에 처음 갔을 때 조리장에 있는 팻트병을 입수, 그 다음 원장실 바닥에 있는 붉은 액체를 담아서 가지고 있다가, 유원지 보스전 때 시빌에게 사용해야 한다.

굿 엔딩의 조건은 리조트 거리에 있는 애니의 바에서 카우프만이 흘린 열쇠와 쪽지를 입수, 모텔에 가서 수수께끼를 풀고 모텔 차고에 있는 오토바이의 개스 탱크를 열어야 한다 (굿+ 엔딩도 물론 이 과정을 다 거쳐야 한다)

배드 엔딩은 유원지에서 시빌을 구했지만 카우프만 이벤트를 보지 못했을 때 나오고, 배드+ 엔딩은 시빌을 구하지도, 카우프만 이벤트를 보지도 못했을 때 나온다.

UFO 엔딩은 굿+ 엔딩을 클리어한 데이터로 게임을 새로 시작하면 주택가 편의점에서 채널링 스톤을 얻을 수 있는데, 뒷면 세계의 학교 옥상<병원의 정원<모텔 마당<배의 조타실<등대 꼭대기 순서로 채널링 스톤을 사용하면 마지막 등대에서 UFO 엔딩이 나온다. (재미있는 건 이 엔딩까지 3탄의 UFO 엔딩과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UFO 엔딩을 클리어한 데이터로 새로 시작하면 처음부터 ‘레이저 블래스터’라는 탄창 무한의 광선총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무기의 공격력은 이전에 본 클리어 랭크에 따라 달라진다. 공격력은 빨간색<노란색<녹색 순서로 높다. 탄창 무한이라고 너무 자주 사용하면 엔딩 점수가 떨어진다.

라스트 보스도 루트에 따라 조금 달라지는데 카우프만 이벤트를 보면 인큐버스라고 해서 알레사의 채내에서 각성한 신으로 산양 머리 악마 바포메트처럼 생긴 보스와 격돌하지만, 카우프만 이벤트를 보지 못하면 인큐베이터라고 해서 체내에 신을 품은 알레사와 싸워야 한다. (각각 여신 버전, 악마 버전이라고도 한다)

엔딩 랭크는 별로 표시되며 여러 가지 요소를 다 합친 종합 점수로 매겨진다. 난이도, 게임 클리어 횟수, 엔딩 종류, 세이브 횟수, 컨티뉴 횟수, 총 플레이 타임, 걸어간 거리, 뛰어간 거리, 아이템 소지수, 격투(근접 공격)으로 죽인 적 수, 사격(원거리 공격)으로 죽인 적의 수, 슈팅 스타일(근거리, 중거리, 장거리 총격의 정확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엔딩 때 라스트 씬 이후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NG 장면이 마음에 든다. 게임 본편에서 선역과 악역의 구분 없이 전부 배우라는 느낌이 나서 좋다.

본편에서 만악의 근원인 그녀의 개그씬도 볼만하고, 누구보다 가장 동정이 가면서도 한편으로 CG 동영상을 통해 섬뜩하게 다가온 리사 갈랜드의 밝은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 작품은 PS1용으로 나오고 윈도우용으로 이식되기도 했는데 한국에는 정식 발매된 적이 없다. 한국에 정식 발매되기 시작한 건 후속작인 사일런트 힐 2 때부터인데 완전 한글화된 것은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사일런트 힐 3부터다.

사일런트 힐 1과 2는 비공식 한글 패치가 있고 2의 경우 PC판 디렉티스 컷을 베이스로 한 완전 한글화고, 이 시리즈 초대 작품은 PS1용 베이스의 한글이다.

한글화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100% 완성 버전은 아니지만 플레이 중에 나오는 모든 대사와 아이템 입수, 조사 때 나오는 텍스트가 한글화된 상태라 약 90%의 공정을 마쳐서 플레이하기 매우 편하다. 메뉴 화면의 아이템 설명만 한글화되어 있지 않아서 폰트가 깨지긴 하지만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결론은 추천작! 바이오 하자드와 함께 32비트 호러 게임의 쌍두마차로 꼽을 만한 명작이다. 처음 나왔을 때는 바이오 하자드의 아류 취급을 받은 적도 있지만 충분히 오리지날리티가 강한 작품이며, 어떻게 보면 오히려 바이오 하자드보다 더 ‘어둠 속에 나홀로’를 정통으로 계승한 듯한 느낌마저 준다.

여담이지만 본래 코나미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호러 게임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예정이 어긋나 오리지날 타이틀로 개발한 게 이 작품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이 작품은 스티븐 킹의 소설 ‘미스트’에 강한 영향을 받았고, 실제로 본작의 프로듀서도 미스트를 의식하고 만들었다는 발언을 했다.

덧붙여 이 작품은 2006년에 영화와 소설이 나왔다. 만화판 중에 ‘사일런트 힐 케이지 오브 크래들’은 이 작품이 시작되기 직전의 이야기로 1탄의 등장인물인 간호사 리사와 그녀의 연인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추가로 이 작품의 주요 스텝인 소토야마 케이치로와 사토 나오코가 SCE(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후에 만든 게 PS2용 서바이벌 호러 게임 ‘사이렌’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메인 테마인 ‘사일런트 힐’은 야마오카 아키라의 작품으로 인트로 장면에서 3D 동영상과 함께 흐르는데 정말 명곡이다.



덧글

  • 블랙 2012/12/15 12:38 # 답글

  • 시몬 2012/12/17 03:00 # 삭제 답글

    메인테마가 무서우면서도 아름답다고 할까, 참 특이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엔딩끝나고 스텝롤에서 알레사가 수고했다는 듯이 웃으며 플레이어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는 장면이 기억이 남네요.
  • 잠뿌리 2012/12/17 11:30 # 답글

    블랙/ 헉.; 저건 놀랍네요. 저 가족 코미디 영화에서 호러 배경을 차용하다니.. 코나미, 무섭습니다.;

    시몬/ 엔딩 때 나오는 그 영화 NG장면 같은 화면이 좋았습니다. 게임 속 악몽의 기억이 치유되는 것을 느꼈지요.
  • 2012/12/27 15:55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잠뿌리 2012/12/27 19:56 # 답글

    비공개/ 지금은 없습니다. 본래는 에뮬 게임 한글화를 많이 하셨던 싸이제로님이 작업하다가 중단한 버전으로 80% 한글 패치를 공개하셨는데 지금은 한글 패치 관련 자료를 전부 내리셔서 없어졌지요.
  • 2012/12/28 08:56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reaper 2013/12/29 21:17 # 답글

    결론적으로 어쩌다보니 소재제공한(?) 스티븐킹 분이 흐뭇해하실만한 게임이더군요. 아니면 블레어윗치때처럼 아들이나 다른애가 하는거 지켜보다가 '저 망할 게임을 당장 꺼버려!'하고 소리질렀을지도 모르겠구요. 엥간한 공포영화보다 공포를 느끼기에 게임이 낫다는 걸 인정하게 한 게임중 하나였어요.
  • 잠뿌리 2013/12/30 18:24 # 답글

    reaper/ 확실히 이 작품은 스티븐 킹도 좋아했을 것 같습니다. 스티븐 킹 월드의 감성이 충만한 게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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