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인걸 스나코(2000) 2019년 일본 만화




2000년에 하야카와 토모코가 강담사의 별책 프렌드에서 연재 중인 비주얼계 코미디 만화. 2012년 9월 기준으로 31권까지 출간됐다.

원제는 ‘야마토 나데시코 칠변화’. 국내판 번안 제목은 ‘엽기인걸 스나코’다.

내용은 미소년 4인방인 쿄헤이, 타케나가, 란마루, 유키노죠가 각각의 개인 사정으로 고급 저택에서 하숙하며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어느날 집주인인 미네가 자신의 조카를 훌륭한 레이디로 만들면 3년간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그들 앞에 어둡고 음침한 소녀 스나코가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화려한 저택에 미소년 4인방과 어두운 소녀의 동거를 그리고 있는데 사실 순정 만화의 탈을 쓴 개그 만화다.

줄거리만 보면 역하렘인 것 같지만 란마루, 타케나가, 유키노죠에게는 각각 공주님, 노이, 마치다 등등 짝이 있고 각자의 상대에게 일편단심이다.

스나코의 공식 연인은 4인방 중 한 명인 쿄헤이다. 가끔 단역이나 조연이 스나코에게 꽂혀서 프로포즈를 하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 스나코는 그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착각과 오해로 사건이 진행된다.

스나코와 쿄헤이 사이에 썸씽이 있긴 하지만 사실 순정만화로서 제대로 된 연애를 진행하는 건 오히려 조연 캐릭터 커플 셋이다.

정작 히로인인 스나코와 쿄헤이는 개그하기 바쁘다. 이들 사이에 로맨스가 없는 건 아니지만, 뭔가 역사가 이루어질 듯 말 듯 하다 마지막에 가서 리셋되기 때문에 연애 노선의 진전도가 제자리걸음이다.

본작의 내용도 사실 내성적인 소녀의 성장기나 극복기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성장을 아예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근본은 거의 바뀌지 않고 매 화마다 뭔가 성장을 한 것 같이 보여도 바로 리셋됐다. 그 때문에 30권이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히로인 스나코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순정 만화의 관점에서 보면 이게 뭐 하자는 이야기인지 모를 수도 있지만 개그 만화의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르다.

본작은 앞서 이야기했듯 순정 만화의 탈을 쓴 개그 만화다.

히로인 스나코는 작중 시간으로 2년 전에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했다가 못난이란 말을 듣고 차여서 어둡고 음침한 성격이 됐는데,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히키코모리 속성에 호러 영화를 매우 좋아하는 엽기 소녀다.

해골 모형과 인체 모형에 각각 조세핀, 히로시라는 이름을 붙이고 베스트 프렌드로 삼고는 골방에 틀어박혀 호러 DVD를 보는 걸 인생의 낙으로 삼고 있다.

미소년 4인방과 동거하고 있는데도 그들을 ‘눈부신 생물’이라고 부르며 경계하고, 가까워지거나 혹은 근접 상황에 이르면 코피까지 마구 쏟는다.

그런데 사실 꾸미지 않았을 뿐 원판은 미소녀인 데다가 가사의 달인이고 완력, 무술 실력도 타고나서 작중 최강의 먼치킨 캐릭터다. 하지 않을 뿐이지 못 하는 게 거의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평소 때는 3등신 엽기 소녀로 살다가 특정한 상황에서 스위치가 켜져서 8등신 미소녀의 모습으로 그려져 대활약한다.

어둠 버전 스나코의 호러 연출로 주변 인물들이 놀라고 까무러치면서도, 복잡하고 어지럽게 얽힌 사건을 각성한 스나코가 단번에 해결해 폭풍 간지를 보여주는 게 이 작품의 고정된 패턴이다. 30권이 넘어가도 이 패턴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초장편물로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그림체가 됐든 내용이 됐든 변함이 없어서, 보다 보면 좀 식상할 수도 있지만 자칭 폭주 비쥬얼 만화라는 컨셉에 맞춘 막 나가는 개그 자체는 계속 보고 자꾸 봐도 질리지 않는다.

진지한 내용도, 로맨스도 막판에 가서 아무렇지도 않게 난장판을 만들어 버리는 게 본작의 매력이다.

작중의 시간도 몇 번의 할로윈과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들이 전혀 나이를 먹지 않아서 이른 바 ‘사자에상 시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 진도가 안 나가도 너무 안 나가서 답답할 수도 있지만 순정 만화로 보면 그렇고 개그 만화로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볼 수 있다.

미소년 4인방과 엮이는 여주인공이란 것만 보면 꽃보다 남자가 생각나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짱구는 못말려 스타일에 가깝다. 스나코의 엽기적인 대활약에 주변 인물들이 놀라서 우는 리액션이 귀엽게 그려진다.

결론은 추천작! 밝은 분위기 속에서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전부 개그에 동참하고 사정없이 망가지는 유쾌한 개그 만화다. 단순하고 유치하지만 B급 테이스트가 충만한 개그가 취향에 맞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2006년에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총 25화로 종결됐고, 2010년에는 실사 드라마가 나와 총 10화로 완결됐다.



덧글

  • 블랙 2012/12/11 13:07 # 답글

    비슷한(?) 만화로 '엔젤전설'이나 '너에게 닿기를' 추천합니다.

    사실 캐릭터나 이야기 전개는 서로 많이 다르지만...
  • 잠본이 2012/12/12 01:10 # 답글

    짱구는 못말려와 비교하시니 확 와닿는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잠뿌리 2012/12/15 10:36 # 답글

    블랙/ 그 두 작품도 다 봤지요. 엔젤전설은 중학교 시절에 봤고 너에게 닿기를은 순정 만화의 끝판 대장이지요.

    잠본이/ 딱 짱구는 못말려 순정만화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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