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Thale.2012) 요괴/요정 영화




2012년에 알렉산더 노르다스 감독이 만든 노르웨이산 크리쳐 영화.

내용은 시체 청소부인 레오와 엘비스가 산속 오두막에서 죽은 시체를 치우고 그 현장을 청소하던 중, 오두막 지하실을 살피다가 욕조 안에서 가스 마스크를 쓰고 물에 잠겨있던 알몸 여인을 발견한 뒤 정체불명의 실험 도구와 그 결과를 기록한 녹음테이프를 재생해 들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노르웨이 신화에서 효스 폭포(Klosfossen)에 종종 나타나는 소꼬리가 달린 숲의 요정 훌드라(Huldra)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신화에 의하면 훌드라는 어느날 밤 신비로운 음악과 함께 나타나 목동을 유혹하는데 이때 그녀를 따라가면 양으로 변해, 훌드라와 함께 폭포 속으로 사라진다고 한다.

숲을 지나는 사람 중 마음에 드는 청년이 있으면 그의 앞에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으로 나타나 유혹하며 청혼을 하는데 이때 청년이 꼬리를 보고 너무 놀라거나 외모를 비판, 청혼을 불손하게 거절하면 그 자리에서 잡아먹거나 혼을 빼앗아 실성하게 만들어 마을로 돌려보낸다.

청혼을 받아들이고 교회에서 결혼을 하면 훌드라의 꼬리가 떨어져 나가는데, 결혼 생활이 만족스러우면 남편에게 선물과 행복으로 보답하지만, 반대로 만족하지 못하면 용모가 흉측하게 변해 남편을 괴롭힌다고 한다.

꼬리를 보고도 정중하게 대한 소년에게 물고기가 잘 잡히는 장소를 알려주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북구 신화의 주신 오딘은 훌드라를 싫어해서 대대적인 사냥에 나서 닥치는 데로 잡아 죽였다는 전승도 있다.

본래 신화 속 훌드라는 소꼬리를 가진 것 이외에는 아름다운 인간 여자의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본작의 훌드라는 숲의 요정보다는 늑대인간 같은 수인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얼굴은 사람이지만 몸에 동물 털이 나 있고 동물의 꼬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모습은 야생의 훌드라만 그렇게 나오고 정작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탈레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 모습으로 나온다.

과거를 회상할 때 엉덩이에 꼬리가 달려 있고, 현재의 스토리가 진행될 때 꼬리를 자르고 봉합한 상처 자국이 나오는 것 정도가 이형 특징의 전부다.

저예산 영화라서 배경이 산속 오두막과 그 바깥으로 한정되어 있다. 러닝 타임의 대부분은 레오와 엘비스가 산속 오두막에서 이름 모를 여자와 조우하면서 집안에 남겨진 실험 기록을 발견하고 그녀의 실체에 조금씩 접근해 나가는 미스테리물이다.

본격 크리쳐물로 탈바꿈하는 것은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각성한 여자가 일인무쌍을 찍고 그녀의 동족인 야생의 훌드라들이 나타나 상황을 정리할 때다.

좁은 오두막 안에서 엘비스, 레오는 대화만 하고 탈레는 쉴 틈 없이 처묵처묵하면서 과거 회상씬으로 설정이 하나하나 밝혀지는 방식의 미스테리물인 전반부는 굉장히 늘어지고 지루하지만 후반부는 그나마 볼만하다.

탈레가 각성하여 알몸으로 일인무쌍을 찍는데 전체 액션이 슬로우 모션 처리됐기 때문에 꽤 그럴 듯하게 찍었다. 예를 들면 탈레가 갑툭튀해서 악당 A를 해치우는데 악당 B는 그 사실을 모르고 앞을 보고 있다가 그의 등 뒤에 조용히 나타난 탈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눈을 부릅뜨고 이차 공격에 나서는 전개다.

특히 탈레의 몸에 맺힌 물방울 하나하나가 자세히 보일 정도로 디테일하게 촬영했는데 알몸이라 에로하기 보다는 나름대로 멋진 느낌마저 든다. 사실 알몸이라고 해도 가릴 거 다 가리고 나오고 중요 부분은 단 한 번도 노출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야생의 느낌을 살리면서 선정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호러 영화로서는 솔직히 별로 무섭지 않다. 훌드라에 대한 공포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손에 자라며 인체 실험을 당한 탈레의 불우한 과거에 동정하게 된다.

탈레와 엘비스의 교감도 인간과 야생의 교감 같은 느낌을 준다. 침대 밑으로 숨은 탈레와 맨바닥에 누워 그녀와 눈높이를 맞춘 엘비스가 시선으로 교감을 시도하는 장면은 나름대로 인상적이었다.

화면 구성, 내용도 그렇고 어쩐지 네츄럴 다큐멘터리 느낌을 준다.

욕조에서 갑툭튀하는 탈레의 첫등장씬이나 끔직한 실험의 잔재 묘사 등 깜짝깜짝 놀랄 만한 씬이 몇 개 있어서 각 잡고 호러 영화를 만들었다면 꽤 무서운 작품이 나왔겠지만.. 위와 같이 다큐멘터리 같은 요소 때문에 호러가 메인이 아니 서브가 됐다.

훌드라가 요괴처럼 나오니 크리쳐 영화로 분류한 거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미스테리 판타지 정도라고나 할까?

결론은 평작. 저예산 영화인 것 치고는 촬영 기술과 연출이 좋지만 배경 스케일이 너무 작고 내용이 밋밋해서 재미는 조금 떨어지는 작품이다. 다만, 기술과 연출이 뒷받침해주는 만큼 차기작이 기대된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효스 폭포는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매년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한다. 관광용 산악철도인 플롬 산악 철도로 폭포에 접근할 수 있는데 열차가 정차하는 5분 동안 훌드라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있다. 노르웨이 전통 의상을 입은 여학생들이 폭포가 마주 보이는 바위 언덕 위에서 춤을 추는 내용이다.



덧글

  • 데프콘1 2012/11/27 14:57 #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었군요.
    저는 그냥 야 재미없다 이생각만 했는데
  • 잠본이 2012/11/27 19:29 #

    노르웨이의 위엄이 느껴지는...
  • Hacking Code KoRea 2012/11/27 19:55 #

    마지막에 미녀 요정이랑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왜 꼬리가 달렸어도 미인이면 된다는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결말이 궁금합니다.
  • 시몬 2012/11/29 00:24 # 삭제

    "사실 알몸이라고 해도 가릴 거 다 가리고 나오고..."

    OK, 통과
  • 잠뿌리 2012/11/30 14:53 #

    데프콘1/ 영화 자체의 재미는 좀 떨어지긴 합니다.

    잠본이/ 노르웨이 퀄리티지요 ㅎㅎ

    Hacking Code KoRea/ 결말은 엘비스, 레오는 도시로 돌아가고, 탈레는 산속에 남아 동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암시하면서 끝납니다.

    시몬/ 유일하게 못 가리는 건 뒷모습 정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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