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마스터(The Pagemaster.1994) 판타지 영화




1994년에 조 존스톤, 픽소트 헌트 감독이 만든 판타지 애니메이션. 당시 나홀로 집에로 유명한 아역 배우 맥컬리 컬킨이 주연을 맡았다.

내용은 매사에 비관적이고 겁이 많은 10살 소년 리처드 타일러가 그런 아들을 위해 나무 위 오두막을 짓던 아버지의 심부름을 다녀오던 중 태풍을 만나 비를 피하려고 시립 도서관에 들어갔다는데, 젖은 바닥에서 미끄러져 정신을 잃었다가 눈을 떠보니 그림 속 캐릭터가 되어 페이지 마스터에 의해 집으로 가기 위한 3가지 시험을 받고 호러, 어드벤처, 판타지 등 책속 내용이 구체화된 3개 섹션의 환상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리치가 어드벤처, 판타지, 호러 등 3명의 책 요정과 함께 탈출구를 찾아 지킬 박사와 하이드, 백경, 보물섬, 동화의 세계를 돌아다니는 게 주된 내용이다.

맥컬리 컬킨이 직업 출현한 부분은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 때 정도다. 전체 러닝 타임이 약 75분 정도 되는데 여기서 실사 파트는 10여분 밖에 안 되고 나머지 1시간 조금 넘는 시간이 애니메이션 파트다.

실사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바뀔 때, 실사+애니메이션 합성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게 메인은 아니다 보니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으로 분류해야 한다.

애니메이션 퀼리티 자체는 생각보다는 괜찮은 편이다. 상당한 예산을 투자한 듯 대형 스케일로 책 속의 세계를 잘 구현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고딕 호러적인 묘사와 백경에서 나온 모비딕과의 사투, 보물섬의 바다 묘사, 동화 세계의 배경 묘사 등등 보면서 감탄할 만한 부분이 꽤 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뒤바뀌기기 직전의 합성 부분도 인상적이다. 도서관 돔 천장의 그림이 녹아내려 물감이 쏟아져 내리더니 해일처럼 밀려들어 리치가 서 있는 자리를 중심으로 한데 밀려들어 바닥 전체가 잠긴 순간 세계가 실사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변하는데 상당히 멋지다.

비주얼적으로 나무랄 곳이 없지만 문제는 캐릭터와 스토리에 있다.

우선 겁 많은 소년 리치 타일러가 책 속 환상 세계를 모험하면서 용기를 얻는다는 게 메인 내용인데.. 그런 것 치고는 각성이 너무 뒤늦고 스토리 전후반에 걸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몰입이 잘 안 된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극중 리치는 주인공보다는 화자처럼 곁에서 지켜보기만 하고 극중 벌어지는 사건 사고에 정신없이 휘말리기만 한다.

각 세계 어딘가에 보이는 엑시트(비상구) 표시를 보고 그곳을 향해 간다! 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지만 주인공이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오히려 리치를 돕는 책의 요정들이 더 돋보인다. 만화 캐릭터답게 과장된 리액션과 만화 캐릭터이기에 가능한 만화적 연출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어드벤처는 안대, 후크, 의족 등 해적 선장 3종 셋트를 가졌는데 의족이 실은 망원경이라 필요하면 그걸 빼서 볼 수도 있고, 판타지는 할머니 요정인데 마법, 비행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자기 몸에 해당하는 책 페이지를 찢어 인스턴트 마법도 쓸 수 있다. 호러는 노틀담의 꼽추에 나오는 콰지모드 컨셉을 갖고 있다.

스토리나 소재를 보면 1984년에 볼프강 페터젠 감독이 만든 판타지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가 떠오르는데, 사실 거기서 주인공인 바스티안은 현실에서 책을 읽기만 하고 실제 책속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린 용사 아트레이유이기 때문에 역할과 관점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는 메타픽션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포지션으로 나와서 화자처럼 소극적으로 행동을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안 그래도 잉여한 소년이 모험을 해서 용기를 얻고 성장한다는 것 자체가 뻔한 내용에 진부한 캐릭터라서 매력이 떨어져 안 좋은 의미의 연쇄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거기다 말이 좋아 책 속 세계 여행에 독서권장 테마가 있지, 실제로는 너무 많은 작품을 한데 섞으려다 보니 과부하가 생겼다. 각 책 속의 주역들이 잠깐 나왔다 사라져 개별적인 캐릭터로서의 비중이 크게 떨어져 책 속 모험을 완전히 즐겼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면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선 맞서 싸운 게 아니라 그저 도망만 쳤을 뿐이고, 백경에서는 모비딕과 싸운 것도 아니고, 보물섬에서는 보물을 찾거나 발견한 것도 아니다. 동화 속 세계에서 죽은 기사의 투구, 방패, 검을 스틸해서 용감히 맞서 싸운 것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모험이 하나도 없다.

초중반에 한 번씩 나온, 책을 펼치면 그 안의 내용이 현실화된다는 좋은 설정이 있는데 그걸 너무 아낀 것 같다.

그 때문에 한 없이 지루하고 늘어지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건 독서 권장이 아니라, 그냥 여러 책의 하이라이트만 모아 놓은 트레일러에 지나지 않는다.

본작의 감독인 조 조스톤은 1989년에 ‘애들이 줄었어요’로 감독 데뷔를 했고 그 이후 ‘로켓티어’와 미국 TV 드라마 ‘영 인디아나 존스’를 만들었기에 당시 모험 영화의 갑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런 작품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결론은 평작. 진부한 스토리와 매력이 없는 캐릭터로 망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애니메이션 파트의 퀼리티는 생각보다 높아서 좋았다.

여담이지만 본작에서 책의 요정 어드벤처의 성우는 패트릭 스튜어트, 어드벤처의 성우는 우피 골드버그다. 도서관 사서 듀이/페이지 마스터 목소리를 맡은 배우는 백 투 더 퓨처에서 브라운 박사로 친숙한 크리스토퍼 로이드다.

덧붙여 이 작품의 제작비는 2100만달러인데, 흥행 수익은 그 절반을 조금 넘긴 1300만달러다. 이 작품을 대차게 말아먹으면서 조 조스톤 감독의 명성은 땅에 떨어지지만 이때로부터 1년 후인 1995년에 ‘쥬만지’가 만들면서 명성을 회복했다.

추가로 이 작품의 스토리는 진부할지 몰라도 책속 세계를 여행한다는 소재 자체는 마음에 든다. 만약 이게 아동 영화가 아니었다면 러브 크래프트, 클라이브 바커, 스티븐 킹 소설 세계를 모험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프로브 소프트웨어에서 게임으로 만들어 메가 드라이브, 슈퍼 패미콤, 게임 보이, 윈도우용 등 다양한 기종으로 출시됐다.



덧글

  • Aprk-Zero 2012/11/10 21:53 # 답글

    어렸을때...비디오로 봤던 기억이 나는데...애니메이션은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 먹통XKim 2012/11/11 20:44 # 답글

    기억에 남던 건 흑인 가수가 부르던 주제가
    그 가수가 뮤직비디오 보면 불가사리 들고 있더라구요;;;
    노랜 좋았는데....오래전 뮤직비디오를 M-Tv로 본 게 17년전인가?
  • 먹통XKim 2012/11/11 21:06 # 답글

    아, 이거 보니 그거 생각나서 유튜브에서 이 영화 제목 찾아보니 나오네요
    그 뮤직비디오 오랫만에 봤습니다
  • 시몬 2012/11/12 02:00 # 삭제 답글

    네버엔딩스토리도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막판에 바스티안과 아트레유가 서로 만나게 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 잠뿌리 2012/11/20 00:10 # 답글

    Aprk-Zero/ 애니메이션은 퀄리티가 괜찮지요. 살짝 디즈니 느낌도 났습니다.

    먹통Xkim/ 뮤직 비디오만 유명하지요.

    시몬/ 네. 막판에 가서 만나지요. 엔딩도 통쾌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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