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빌스피크(Evilspeak.1981) 사타니즘/데모니즘 영화




1981년에 에릭 웨스턴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내용은 육군 사관학교에서 같은 반 학생, 교사, 교장 선생, 목사, 심지어 여비서와 고용인에게까지 괴롭힘을 당하던 왕따 학생 스탠리 쿠퍼 스미스가 벌을 받아 예배당 지하실을 청소하던 중, 16세기 때 실존한 인물로 스페인에서 신대륙으로 건너와 쿠퍼가 다니는 학교를 설립한 에스테반 신부가 생전에 남긴 라틴어 고서를 발견해 컴퓨터로 해석을 하다가.. 실은 에스테반이 악마 숭배자란 사실을 알아내고 악마와 교신에 성공하는데 괴롭힘의 절정에 달하자 악마의 제자가 되어 자신을 괴롭힌 모든 이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1976년에 리처드 도너 감독이 만든 ‘오멘’과 같은 해에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1974년에 스티븐 킹이 발표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캐리’를 믹스한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한 짬뽕 짝퉁으로 남은 것은 아니고 이 작품만의 독창성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일단 이 작품의 독창성은 오컬트를 전자식으로 풀어낸 것에 있다. 본작이 나온 때가 1980년대 초반이다 보니 작중에 나온 컴퓨터가 ‘애플’이다.

고서에 적힌 글을 컴퓨터에 입력해 해석함으로써 악마와 교신에 성공하여 악마 소환 프로그램이 탄생한다.

80년대의 기술력을 생각해 보면 사실 특수효과는 기대할 것이 안 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컴퓨터 설정을 도입해 모니터에 뜬 글자 폰트와 프로그램의 비주얼 효과만으로 공포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물을 원하는 악마의 메시지인 ‘휴먼 블러드’가 반복되어 뜬다거나 악마의 형상이 모니터에 드러나는가 하면, 악마의 상징인 역오망성이 번쩍거리는데 배경 음악으로 오멘에나 나올 법한 사탄의 노래가 흘러나오니 분위기가 꽤 으스스하다.

본작에 나온 악마 소환 프로그램은 컴퓨터 회사 기술자가 2주일 동안 만들어 냈다고 한다. 이것은 훗날 아틀라스의 ‘여신전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초대 여신전생 시리즈의 메인 키워드 중에는 악마 소환 프로그램이 있다.

총 러닝 타임 98분 중에 약 60분까지는 쿠퍼가 괴롭힘 당하는 것만 나와서 정말 우울한 전개의 연속이다. 하지만 괴롭힘이 절정에 이르러 요리사 아저씨에게 받아서 몰래 키우던 새끼 강아지의 죽음에 멘탈 붕괴를 일으켜 에스테반을 부활시켜 피의 복수를 하는 후반부 30분의 전개는 정말 흥미진진하고 강렬하다.

캐리도 그렇지만 왕따의 복수와 몰살 엔딩이란 설정은 정말 호러물의 왕도적 전개이면서 통쾌한 소재인 것 같다. 마치 분노/파워 게이지를 모아두었다가 필살기로 한 번에 터트리는 것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극후반부의 몰살 전개는 캐리의 파티장 몰살씬만큼이나 강렬하다.

미사가 진행 중인 예배당에서 밀랍으로 만든 십자가의 예수상에서 손목의 동맥 부분이 꿈틀거리며, 검은 피를 흘리더니 손바닥에 박힌 못이 튀어 나와 목사의 이마에 꽂혀 순살 시키면서 몰살 루트로 돌입한다.

성잔에 피를 받아 마시고 악마의 제자가 된 쿠퍼는 먼 옛날 제물의 목을 치던 브로드 소드를 들고 공중부양을 하면서 원수들의 머리와 목을 치고, 땅속에서 흑돼지를 소환해 원수들의 살과 피를 먹게 한다.

극중 에스테반의 숭배하고 쿠퍼에게 빙의된 사탄은 돼지 형상의 악마로 나오기 때문에 흑돼지 다섯 마리가 부하로 나온 것인데 실제 돼지를 썼기 때문에 박력이 넘친다.

예배당의 문을 전부 잠그고 불꽃을 일으켜 태우면서 자신을 특히 괴롭힌 사람들은 잔인하게 해치운다.

다만, 이 작품은 제작비 백만 달러로 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에 고어한 장면의 퀼리티는 높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오프닝 때 에스테반이 여자를 제물로 삼아 목을 치는 장면도 몇 초 전에는 단역 배우의 모습이 나오다가 목을 치려는 장면 직후에는 고무 인형으로 바뀌어 있다. 극후반부에 쿠퍼가 직접 쫓아가 원수의 머리를 쪼개거나 벨 때도 더미보다는 인형 티가 많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 한 대로 주어진 예산을 초월한 연출을 한 게 대단하다.

결론은 추천작! 캐리와 오멘을 믹스해 오컬트 캐리 남성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컴퓨터 소재를 잘 활용했고 예배당 몰살씬 하이라이트가 강렬한 느낌을 줘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쿠퍼 스미스 배역을 맡은 배우는 200편이 넘는 영화에 출현한 클린트 하워드다. 1959년생으로 4살 때인 1963년에 아역 배우로 데뷔해서 이 작품을 찍을 당시 무려 18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인 만큼 본작에서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클린트 하워드는 다작에 출현한 것 이외에 윌로우, 아폴로 13, 스플래쉬, 파 앤드 어웨이, 미싱 등으로 유명한 론 하워드 감독의 동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덧붙여 이 작품을 촬영한 개조된 폐교회는 당시 그곳에서 일하던 목사가 촬영하는 걸 보고 기도를 하기도 했고, 3일 후 클라이막스 부분을 촬영할 때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추가로 클라이막스의 몰살 전개가 악마 숭배의 테마를 담고 있다고 해서 1984년에 영국에서 비디오 레코딩법에 의해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다가 1999년에 다시 릴리즈 됐는데 그 버전은 작중 여비서가 샤워를 하다가 흑돼지들에게 잡아먹히는 장면과 클라이막스의 몰살 전개 등이 삭제됐다. 2004년이 돼서야 무삭제 버전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사탄 교회 교주 안톤 라비는 이 영화의 광팬으로, 가장 사타니스트한 작품이라 극찬했다고 한다.



덧글

  • 먹통XKim 2012/11/03 10:18 # 답글

    유투브에 무삭제판이 있더군요
  • 잠뿌리 2012/11/04 01:36 # 답글

    먹통XKim/ 예. 저도 무삭제판으로 봤습니다.
  • 명탐정 호성 2016/08/26 11:22 # 답글

    설마 그 돼지가 옷벗은 여자 파먹는 괴악한 장면이
  • 잠뿌리 2016/09/05 11:34 #

    직접적인 묘사는 없지만 돼지 떼한테 잡아먹히는 걸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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