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커리: 치킨 티카 마샬라 - 안나 푸르나 2019년 음식


지난 번에 부천에 아비꼬 분점이 생겨서 친구 생일 때 일식 카레를 사줬는데 인도 카레 전문점도 부천에 있고 맛있다고 극찬을 하기에 저번에 월급 나왔을 때 같이 방문했다.


부천 안나 푸르나. 꽤 오래 전부터 부천에 있었다는 인도 레스토랑이다.

포차, 갈비집과 같은 건물에 있어서 어쩐지 좀 의외의 위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게 부천 지역의 묘미랄까.


건물 2층이라서 바로 옆에 계단길이 있다.

가게 안에 들어가 보니 패밀리 레스토랑 풍의 구조에 인도의 정취가 물씬 풍겼다.

벽에 걸린 TV에서는 인도 뮤직 비디오가 쉴 틈 없이 흘러 나오고 그 이외에도 인도풍 물건이 많이 보였다.


벽에 걸린 코끼리 가면은 가네이샤. 그 위의 도깨비 가면은 야차로 추정된다.


옆에 초상화는 3개가 함께 걸려 있는데 제일 좌측부터 비슈누, 시바, 가네샤 순서다.


천장에도 가네샤 헝겁 인형이 걸려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금빛으로 빛나는 가네샤 상. 참고로 가네샤는 힌두 신화에 나오는 코끼리 머리를 가진 지혜의 신으로, 인도의 삼 주신 중 하나인 시바 신의 아들이다. 가네샤는 슬기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학문과 상업의 성취를 이루는 신이라서 인기가 많다.

일본 음식점에서 복을 부르는 고양이 마네키 네코 인형이나 칠복신 중 복신 인형을 가게 내에 배치해 놓는다면, 인도는 가네샤 인형을 두는 것 같다.

여신전생 시리즈를 한 보람이 있구나. 보기만 해도 어떤 신인지 다 떠올라!

아무튼 이국적인 가게 풍경을 감상하면서 주문은 친구한테 대신 부탁해서 주문했다.

매운 커리는 치킨 빈달루라는데 먹을 땐 괜찮지만 먹고 난 뒤의 후폭풍이 심하다고 해서 패스하고, 안 매운 커리를 골랐다.

그래서 주문한 게..



치킨 티카 마샬라!

토마토 버터 소스에 향신료와 닭고기를 넣어 만든 바베큐 치킨 커리다. 가격은 9000원이다.

여기 커리는 크게 치킨 커리, 비프 커리로 나뉘어져 있고 해산물이 들어간 커리와 양고기 커리가 있다. 양고기 카레는 단일 제품이라기 보다는 셋트 메뉴의 스페셜 커리 선택 때 고를 수 있나 본데 일단 첫 방문이라 무난하게 치킨 커리로 시켰다.

힌두교에서 소고기는 먹지 않는데 왜 인도 음식에 비프 커리가 있냐? 라고 묻는다면, 여기 컨셉이 정확히 인도/네팔 요리라서 그런 것 같다. 안나 푸르나는 네팔의 히말라야 중부에 있는 산 이름이다. 네팔에선 드물지만 물소 고기를 먹는다고도 하고, 인도 음식점이긴 해도 손님은 힌두교 신자가 아니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같이 나오는 반찬은 양파에 인도 향신료를 넣어 만든 이색적인 음식. 정식 명칭은 모르겠지만 새콤하고 아삭거리는 게 꽤 맛있다.


밥은 1인분에 1000원. 커리와 같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게 아니라 따로 주문해야 한다.


인도 커리를 밥과 같이 먹는 방법은, 우선 커다란 숟가락으로 커리를 조금 떠서 밥 위에 얹어서..


한 숟가락 떠서 한 입 덥석!

오오, 맛있다! 태어나서 인도 커리는 또 처음 먹어보는데 맛있다! 내 입에 잘 맞는다.

한국, 일본 카레와는 확실히 다르다. 어떻게 다르냐면 일단 아시아 카레는 물기가 많아서 묽은 반면 인도 커리는 물기가 거의 없고 걸쭉하다. 향신료 냄새가 강하고 농도가 짙어서 맛이 매우 진하다. 비벼 먹는 개념이 아니라 얹어서 먹는 거란 느낌이 확실히 강하게 든다.

인도 커리에 물을 많이 넣어 맛을 연하게 희석시키면 아시아 카레가 될 것 같다.

깍둑 썬 감자, 야채 등이 들어간 아시아 카레와 달리 이 커리에는 고기, 고기, 소화 잘되는 고기만 큼직하게 썰어져 들어가 있다.

결론적으로 아주 걸쭉하고 진한 맛이라 사실 밥보다 더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 따로 있다.


그건 바로 난!

인도 음식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난! 화덕에 구운 인도식 빵이다.

여기 난은 일반 난, 버터 난, 갈릭 난 등 3종류의 난이 있는데 가격은 약 500워 정도 차이 난다.

난 한 장에 2500원으로 버터난을 주문했다.


난을 먹을 만큼 북 잡아 뜯어서..


큼직한 닭고기를 얹어 한 입 덥석!

맛있다! 인도 커리랑 같이 먹기에는 난이 밥보다 더 맛있다. 큼직한 고기 건더기를 얹어서 먹고, 카레 국물에 푹 찍어서 먹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크기는 크지만 두께가 얇은데 식감이 쫄깃하고 부드러워서 아주 좋다.

인도 커리에 밥, 난과 같이 먹으니 생각보다 양이 좀 되서 배부르게 잘 먹었다. 커리 하나만 먹으면 살짝 느끼할 수 있는데 난과 같이 먹으니 느끼함이 중화되는 것 같다.

인도 전통 음료인 라씨와 인도 전통 맥주 같은 음료도 팔던데 그건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어쨌든 인도 음식은 처음 먹어보는 것 치고는 만족스러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가서 다른 커리를 먹어보고 싶다.



덧글

  • Aprk-Zero 2012/10/12 23:33 # 답글

    오오...이색음식 다음달에 돈들어오면 한번 가봐야겠어요...
    장소가 멀리 떨어진 부천이지만...
  • 핀빤치 2012/10/13 03:34 # 답글

    여기 너무 맛잇죠 >_< 안그래도 오늘...이 아니라 어제ㅋㅋ 가고 싶었는데 이글루스에서 포스팅으로 올라온거 보니까 신기하네요ㅎㅎ
  • Lupara 2012/10/13 18:22 # 답글

    라씨는 일종의 요구르트입니다.

    이태원 쪽에도 괜찮은 집들이 있는데
    시간되면 같이 식사라도 하시죠.
  • Theo_Gravind 2012/10/13 22:49 # 답글

    잠시만! 치킨 티카 마쌀라는 영국요리입니다!
    인도에 그런 음식은 없다구요
  • 먹통XKim 2012/10/13 23:06 # 답글

    여기 종종 가는데 맛있죠,

    사장도 인도 사람입니다(아내분이 한국여성이라더군요)

    예전에 한잔하고 밤 11시 넘어서 집으로 오는데 쓰레기 비우고 가게 정리를 하시기에
    인사했더니 웃으면서 인사하신 바 있죠.
  • 먹통XKim 2012/10/13 23:10 # 답글

    인도라고 해도 무작정 소고기 안 먹는 거 아니랍니다^ ^;;

    인도 여행가서 쓴 책자 봐도 힌두교인들도 대충 눈치보면서 쓱싹 소고기 커리 먹고 소고기를
    넣어 만든 빵까지 먹고 맛있게 먹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하긴 인도 인구가 12억이 넘는데 인도에만 2억 가까운 이슬람인에 4~5천만 되는 시크교인, 2천만이 넘는 불교도,1천만이 넘는 기독교도 , 5백만이 넘는 조로아스터 교도들,4백만이 넘는 바하이교도....1백만이 넘는 유태인들 엄청 다양하게 사는데요.

    소고기 식용이 없을 리가 없죠. 결사반대하는 힌두교 극우도 있지만
  • 먹통XKim 2012/10/13 23:13 # 답글

    서울인가에 에베레스트라는 인도-네팔 식당이 있는데 거기 갔다온 사람들이 안나푸르나 쪽이 더 양이 많고 조금 맛도 좋다고 하더군요..거기도 유명한 편이지만.

    그 밖에 부평에도 에베레스트라는 인도-네팔 식당이 있습니다. 거기도 먹을만한데 좀 구석진 곳에 있어서인지 잘 모르더군요...조리사가 거기도 인도 사람같던데

    다만 안 가본지 3년이 넘어서 지금도 있을려나
  • 2012/10/14 22:54 # 삭제 답글

    낙 먹을때 아무생각없이 입에 넣었다가
    접혀서 생긴 모서리에 목구멍 찔림+뜨거운 소스로 컥컥댔었네요
  • 잠뿌리 2012/10/15 12:41 # 답글

    Aprk-Zero/ 정말 이색적인 맛인 나지요.

    핀빤치/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Lupara/ 일전에 캐나다 본가로 귀국하는 아는 동생 송별회를 하러 이태원에 갔었는데 인도 음식점도 많았지요. 시간은 평일은 월,화. 주말은 토요일이라면 언제든 괜찮습니다 ㅎㅎ 편하신 시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Theo_Gravind/ 치킨 티카 마쌀라는 영국의 인도식 커리라고 검색이 되네요. 영국내 인도식 요리점에서 판매된다고 하는데 영국 전통 음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레토르 제품을 비롯해 실제 음식점까지 전부 다 치킨 티카 마쌀라하면 인도 커리라고 분류되어 있고 인도 요리점에서만 판매하는군요.

    먹통XKim/ 저도 기회가 되면 종종 가고 싶어집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사장님이 한국 여자분이셨는데 사모님이셨나보네요.

    닉/ 음식 먹을 때 그런 일이 생기면 힘들지요 ㅎㅎ
  • Theo_Gravind 2012/10/16 02:22 #

    치킨 티카 마쌀라와 인도커리의 관계는
    돈까츠와 포크커틀릿 정도의 관계라고 하면 이해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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