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날 판타지 1 한글 패치 게임











1987년에 스퀘어에서 패미콤용으로 만든 롤플레잉 게임.

내용은 흙, 불, 물, 바람의 4가지 크리스탈이 암흑에 휩싸여 세계가 혼란의 도가니에 빠지자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던 4인의 빛의 전사가 나타나 악의 근원인 카오스로부터 크리스탈을 되찾아 평화를 지키는 이야기다.

게임 조작 방법은 상하좌우 이동 버튼에, A버튼은 선택. B버튼은 취소. 셀렉트 버튼은 파티 멤버 순서 배치. 스타트 버튼은 스테이터스창 켜기다.

이 작품은 1986년에 에닉스가 드래곤 퀘스트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그로부터 1년 뒤인 1987년에 스퀘어에서 출시한 게임인데, 그 당시에 나온 일본 RPG게임은 드래곤 퀘스트의 아류작이 많았던 반면 이 작품은 전혀 다른 방식을 추구했다.

1인칭 시점의 드래곤 퀘스트와 달리 이 작품은 3인칭 시점이고 게임 시작 전에 전사, 몽크, 시프, 적마술사, 흑마술사, 백마술사 등 6개의 직업 중 하나를 골라 4인 파티를 만들 수 있다.

전사는 가장 많은 장비를 장착할 수 있고, 몽크는 무기를 장비하지 못하지만 맨 주먹으로 싸우며 힘이 곧 공격력으로 치환되기 때문에 나중에 가면 상당히 강력해진다.

시프는 본 작 최악의 직업으로 마법도 못 쓰고 공격력, 체력도 낮아서 쓸모가 없다. 나중에 시리즈가 거듭나면서 시프에게 훔치기 기술이 생기고 민첩성에 올인한 직업으로 변모해 GBA용 리메이크판에서는 성능과 개성이 대폭 강화됐지만 적어도 이 FC용에서는 완전 잉여 직업이다.

백마술사는 클레릭 포지션이라 회복, 언데드 공격 위주의 백마법을 사용하고 전용 장비로는 망치 계열이 있다. 흑마술사는 위저드 포지션으로 공격, 능력 강화, 상태 이상 등의 흑마법을 사용하며 도적처럼 단도를 장비할 수 있다.

적마술사는 흑마법과 백마법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전사의 장비 일부를 착용할 수 있다. 마법이 레벨별로 횟수 제한이 있는 만큼, 마법을 다 쓰면 잉여 전력이 되는 백마술사, 흑마술사와 다르게 마법 무기도 장비 가능해서 어느 정도 잘 싸울 수 있다.

극중 드래곤의 동굴에서 용왕 바하무트를 만나 시련의 성에 가서 쥐의 꼬리를 입수해 가지고 오면 클래스 체인지를 할 수 있는데 전사는 기사, 몽크는 슈퍼 몽크, 시프는 닌자, 적마술사는 적마도사, 백마술사는 백마도사, 흑마술시는 흑마도사로 바뀐다.

클래스 체인지를 해도 능력치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장비 가능한 장비와 배울 수 있는 마법의 종류가 늘어난다. 거기다 기사는 레벨 3까지의 백마법, 닌자는 레벨 4까지의 흑마법을 익힐 수 있다.

다만, 슈퍼 몽크만은 유독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다. 애초에 몽크는 마법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장비도 전 클래스 중 가장 부실하기 때문에 그렇다. 무기로는 쌍절곤류가 있지만 종류가 단 2개 뿐인데다가 나중에 가면 맨손으로 싸우는 게 더 좋고, 갑옷은 입을 수 없어 마법사 계열처럼 팔찌를 착용해야 하니 진짜 맨몸으로 승부하는 직업이다. 몽크의 특징은 연속 공격으로 민첩성이 증가하면서 공격 횟수도 늘어나 최종적으로는 맨주먹의 결전 병기가 된다.

마법은 상점에서 구입해 장착해야 하고, 드래곤 퀘스트처럼 MP를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마법 레벨별로 마법 횟수가 한정되어 있다. TRPG인 던전 앤 드래곤즈의 서클, 메모라이즈 개념을 생각하면 된다.

캐릭터 레벨 한계는 50레벨이고 마법 서클 개념인 마법 레벨은 총 8레벨까지 있다. 흑마도사, 백마도사는 각각 흑마법, 백마법을 8레벨까지 익힐 수 있는 반면 적마도사는 7레벨까지밖에 못 익힌다.

마법은 각 레벨당 최대 3개까지만 구입할 수 있는데 보통, 마을에 있는 마법 상점에서는 마법을 4개씩 팔기 때문에 잘 보고 골라야 한다. 한번 구입한 마법은 다시 되팔거나 잊어먹을 수 없어서 마법을 잘못 고르면 답이 없어진다.

마법 중에서 텔레포트나 워프 같은 건 한 번에 마을로 이동하거나 던전에서 탈출용으로 쓰는 등 성능 자체는 좋지만 문제는 전직을 해야 익힐 수 있기 때문에 배우는 시기가 너무 늦다.

전투는 사이드뷰 시점으로 좌측에 적, 우측에 플레이어 파티가 표시되는데 이 작품은 초기작이라 양 진영이 2개의 칸으로 나뉘어져 있다. 플레이어 파티는 4인 파티지만 적은 최대 6마리까지 무리지어 나타날 수 있다.

기본 스테이터스는 힘, 지력, 체력, 민첩, 운. 이렇게 다섯 개로 분류되어 있고 공격력, 명중률, 방어, 회피 등 추가적인 4개의 능력치가 있는데 방어구를 장비하지 않으면 레벨이 몇 이든 간에 방어력은 0이 된다.

공격 모션은 단 한 번 나오지만 연속 공격 개념이 있어서 연속으로 몇 번 공격했다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데미지가 가중되기도 한다.

80년대 당시 RPG게임에서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는 적의 모습만 보이는 프론트 뷰 시점이어서 사실 눈에 보이는 액션이 딱히 없는 반면, 이 파이날 판타지는 플레이어 캐릭터가 무기를 휘두르고 마법을 쓰는 모션이 다 나오기 때문에 당시로선 획기적이었다.

무기, 방어구는 각 캐릭터당 허용된 슬롯이 4개 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 이상 다른 장비를 휴대할 수 없다. 도구는 무제한으로 가질 수 있지만 무기/방어구에 재한이 있어서 아이템 모으는 재미는 없다.

무제한인 도구는 이벤트 아이템을 제외하고 일반 아이템의 종류가 상당히 적다. 회복 아이템으로는 포션이 나오는데 이보다 상위 개념의 아이템이 없어서, 회복률이 낮아서 후반부에 쓰기 좀 빡세다. (이 부분은 후속작에서 포션의 상위 개념인 하이 포션이 등장하면서 그나마 좀 나아져다)

세이브는 여관에서 돈을 내고 숙박해야 자동 저장이 되는데 침낭, 천막, 장막 등의 아이템은 필드에서 사용하면 파티원 전원의 HP가 회복되면서 세이브가 가능한 간이 여관 역할을 한다. 돈도, 아이템도 없으면 세이브가 불가능하니 주의해야 한다.

여관에서 숙박하면 HP는 꽉 차지만 죽은 파티원을 부활시키려면 교회에가서 돈을 내야하고, 석화, 중독 등의 상태 이상 제거 기능이 없는 관계로 그럴 때는 관련 아이템이나 마법을 사용해야 한다.

마법이나 아이템을 쓸 때 사용 불가능한 상황에서 재미있는 메시지가 나온다. 예를 들면 파이가 마법을 필드에서 사용하려고 하면 ‘정말로 이걸 사용하길 바라는 건가요?’ 라거나, 던전에서 침낭류의 아이템을 사용하려고 하면 ‘바닥에서는 잠을 잘 수 없어요!’라는 귀여운 메시지가 나오는데 이건 후속작에 이어지지 않은 이 1탄만의 고유 스타일이다.

드래곤 퀘스트가 커맨드 선택 방식을 취하고 있어 자잘하게 커서를 움직이고 버튼을 눌러줘야 하는 일이 많았던 반면 파이날판타지는 심플하게 선택, 취소 두 가지 버튼으로 어지간한 건 다 할 수 있게 됐다.

필수 대화 플러그가 많지 않아서 NPC와 일일이 다 대화를 할 필요도 없고, 스토리가 일직선이라고 해도 반드시 정해진 순서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면 어떤 장소에 가려면 특정 아이템이 필요한데 그 장소에 도착해 필요한 물건이 뭔지 알아보기도 전에, 미리 다 구해놔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잠자는 엘프 왕자 시나리오의 마녀 마토야를 비롯해 중요한 이벤트에서는 반드시 열린 플러그를 해결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후대에도 시리즈 전통이 되어 이어져 내려간 이동기구도 드래곤 퀘스트에서는 없던 것으로 주목할 만하다. 바다는 배, 강과 호수는 카누, 하늘은 비공정, 해저 신전은 잠수함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이중에서 단연 으뜸은 비공정으로 부유석을 입수해 특정 이벤트를 거쳐 비공정을 하늘로 띄우면 그때부터 필드 이동이 굉장히 편해진다.

배, 카누는 이동 도중에 엔카운터가 발생해 전투가 빈번히 발생해서 좀 불편한데 비공정은 그런 게 없어서 좋다. 다만 착지 가능한 지면이 한정되어 있으니 그것만 조심하면 플레이가 쾌적해진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스토리로 선택받은 용사가 마왕을 물리친다는 드래곤 퀘스트의 단순한 스토리와 완전 차별화됐다.

과학의 정점을 이루었다가 멸망한 고대 문명과 2000년 전후의 시간이동, 초대 보스 갈란드의 시공윤회 등등 막판에 나오는 설정들이 그 당시 기준으로 보면 파격적이었다.

물론 그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여느 RPG와 다를 바 없지만 스토리의 막판에 가서 뒷심을 발휘한 듯한 느낌을 준다.

오프닝 연출도 꽤 인상적이다. 타이틀 화면이 나오지 않고 코델리아 성에서 바로 시작해 가란드를 해치우고 세나 공주를 구출한 뒤, 코델리아 성 북쪽에 생긴 다리를 건너면 그제야 타이틀 화면이 나온다. ‘그리고... 여행은 시작되었다.’ 이 문구가 그렇게 멋지게 보일 수가 또 없다.

단점이 있다면 리메이크판은 둘째치고 이 패미콤용 초기작은 지금 다시 하기에 인터페이스가 상당히 불편하다는 점에 있다.

엔카운터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데 회복 수단은 적다. 특정 퀘스트는 진짜 강아지 훈련하는 것처럼 던전과 필드의 마을을 왔다 갔다 해야 된다. (특히 늪의 동굴은 진짜 노가다가 따로 없었다)

워프, 텔레포트, 비공정 등 이동하기 편리한 마법, 이동 수단이 등장하는 건 후반부고 클레스 체인지 역시 너무 늦다. 그게 좀 더 빨리 나왔으면 매우 편한 플레이가 됐겠지만 그게 아니니 힘들다.

도구는 무제한 휴대라지만 종류가 적고, 오히려 무기/바어구의 종류가 더 많은데 무기/방어구의 휴대수 4/4개 제한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무기야 그래도 슬롯 1개를 차지하고 3개가 비지만 방어구는 사실 머리, 몸통, 팔, 악세서리(방패)의 4개 슬롯을 전부 다 쓰는 관계로 장비 보관하기가 빡세다.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100% 한글화고 내용 이해가 어렵지 않다. 다만 지원되는 폰트의 제한 때문인지 플레이어 이름 정할 때 나오는 폰트 수가 적어서 원하는 이름을 마음대로 짓지 못하는 점이 좀 아쉽고, 일부 명칭은 화면에 꽉 들어차게 보이기 위해서 그런지 줄여서 뜻을 알기 어렵거나 혹은 어색하게 번역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엑스칼리버는 칼리버, 플레어는 부레, 좀비 드래곤은 점비드래곤 등으로 번역됐다)

결론은 추천작! 드래곤 퀘스트, 여신전생과 더불어 비공식적인 일본 3대 RPG의 하나로 꼽히는 만큼,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면서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 게임이다. 그런데 사실 드래곤 퀘스트의 아류가 되지는 않았지만 서양 RPG인 위저드리와 D&D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받아 오히려 그게 그 당시에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싶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플레이어 파티 4명은 이름을 임의로 정할 수 있고 디폴트 네임이 따로 없으며 게임상에 대사 한 마디 나오지 않지만 1989년에 나온 만화판에서 오리지날 캐릭터 4인이 나온다.

덧붙여 이 작품은 스퀘어가 히트치지 못하면 게임 개발을 중단하겠다며 사활을 걸었다고 하는데, 제작 스텝인 스퀘어 A팀인 인원이 달랑 4명밖에 안 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만들었지만 그게 대히트를 쳐 처음 출시된 해에 52만개를 팔았다고 한다. 여러 기종으로 이식되고 만화판도 나왔다.

추가로 이 작품은 앞서 말했듯 위저드리, D&D에 영향을 받아서 거기 나오는 몬스터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게 몇 개 있다. 중간 보스인 비홀더, 크리스탈의 카오스 중 흙의 카오스인 리치와 불의 카오스인 마리리스는 D&D 고유 몬스터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프로그램 바이 나샤’라는 표시가 나오는데 이는 애플 시절부터 천재 프로그래머로 알려진 이란 출신의 프로그래머 ‘나샤 지베리’의 이름이다. 나샤 지베리는 파이날판타지 1~3탄과 성검전설 이외에 여러 스퀘어 게임 제작에 참여했다.



덧글

  • Left Q Dead 2012/09/27 14:36 # 답글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시리즈의 시작이로군요.
  • Aprk-Zero 2012/09/28 23:52 # 답글

    유명시리즈의 시작이군요....
  • 기사 2012/10/01 07:55 # 답글

    명작게임들의 진미를 맛보려면 역시 초대 작품을 다시 해봐야 할듯
    파판1이 그래픽 개선해서 리메이크되면 좋겠는데 어려울것 같내요
  • 잠뿌리 2012/10/04 15:27 # 답글

    Left Q Dead, Aprk-Zero/ 전설의 시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지요.

    기사/ GBA용으로 리메이크되었습니다. 1&2 합본 구성이지요.

  • Bandcy 2012/10/09 11:51 # 삭제 답글

    이걸 엔딩을 보셨군요.. ㅎㅎ
    사실 저도 FC 로는 제대로 플레이한 적이 없는데
  • 잠뿌리 2012/10/15 12:07 # 답글

    Bandcy/ 에디트해서 진행했는데도 꼬박 하루가 걸렸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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