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츠야 괴담 (四谷怪談.1965) 귀신/괴담/저주 영화




겐로쿠 시대에 일어난 괴이한 사건을 바탕으로 창작된 일본 괴담으로 가부키 작가 난보쿠 스루야의 가부키극으로 유명한 작품을, 1965년에 야스미 토시오가 각본을 맡아 각색하고 토요다 시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영화화했다. 원제는 요츠야 괴담. 북미판 제목은 ‘일루전 오브 블러드’다.

요츠야 괴담은 일본 유명 괴담으로 1949년에 첫 번째 영화가 나온 이후로 2000년 이후에도 영화판이 꾸준히 나왔는데 이 작품은 연대상으로 보면 6번째 영화다.

내용은 원작과 동일하며 낭인 출신인 이에몬이 온갖 패악을 저지르면서 그에게 독살 당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아내 오이와의 원령이 나타나 복수하는 이야기다.

본래 요츠야 괴담은 본격 호러라고 할 만큼 무서운 요소와 연출이 많지만 이 영화판은 호러보다는 드라마에 치중하고 있다. 정확히는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치정극을 메인 스토리로 삼았다.

호러물로서 보면 독약에 중독되어 얼굴의 반이 녹아내린 오이와의 묘사가 영화판에선 좀 단순하고 얌전한 메이크업으로 표현됐고, 오소데의 연인 요모시치의 죽음을 위장하기 위해 얼굴 가죽을 벗겨내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은 그냥 암시로만 나온다.

도깨비불을 띄운 채 등장한 원령씬도 너무 유령의 전통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어서 무서움과 거리가 멀다.

빨래통속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하얀 팔이나 다다미 문에서 툭 튀어나온 손 등의 연출은 괜찮지만 그런 씬은 전체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원작에서 극악무도한 인물인 에이몬은 본 작에서도 같은 악행을 저지르지만 죄책감을 느끼고 동요하기도 한다. 죽기 직전에 남기는 대사인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는 절규를 들으면 분명 나쁜 놈인데도 불구하고 동정심마저 불러일으킨다. 그 이에몬을 꼬드겨 타락시킨 나오스케는 오이와의 언니 오소데에게 품은 사랑은 비록 그 표현의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하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악당은 원작과 정 반대의 노선을 걷고 있다. 우리나라 식으로 치면 흥부전의 놀부, 춘향전의 변사또, 콩쥐팥쥐의 뺑덕어멈과 팥쥐 등 악역에 인간성을 부여해 사실 그들도 뼛속까지 나쁜 놈은 아니란 해석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이러한 해석이 나온 것은 본 작의 주인공이 오이와가 아니라 이에몬이라서 그렇다. 본래 요츠야 괴담은 억울한 한을 품고 죽은 오이와가 원령이되어 나타나 이에몬에게 복수하는 내용으로 여자 중심의 이야기지만 여기서는 반대로 이에몬에게 포커스를 맞춘 남자 중심의 이야기이기에 그런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 관계로 오이와의 비중이 축소되면서 원작과 동떨어진 느낌을 줘서 원작 팬들이 고개를 갸웃거릴 만하다.

파멸로 치닫는 치정극은 지금 현재 용어로 말하면 막장 드라마 같은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몰입감이 상당하다. 쉬지 않고 사건이 벌어지는데다가 이에몬의 악행이 엘리베이터처럼 수직 상승하기 때문에 막장의 끝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결론은 미묘. 요츠야 괴담을 알고 보면 악역에 인간성을 부여한 재해석에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요츠야 괴담을 모르고 보면 막장 드라마로서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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