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즈머스 (Exorcismus.2010) 2012년 개봉 영화




2010년에 마누엘 카르발로 감독이 만든 스페인산 오컬트 영화. 한국에서는 2012년 7월에 개봉했다.

내용은 학교를 중퇴하고 집에서 개인 교습을 받는 15살 소녀 엠마 에반스가 부모의 통제와 가족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를 갈망하던 중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다가 약물을 복용하고 정신이 흐릿한 상태에서 위저보드 놀이를 하고 집에 돌아온 이후, 악마에 씌여 몸과 마음이 망가지다가 과거 엑소시즘을 행한 적이 있는 성직자인 삼촌 크리스토퍼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내용은 윌리엄 프리드킨의 엑소시스트와 비슷하지만, 사실 모든 엑소시스트 영화가 그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거기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오리지날 엑소시스트와 비슷하되 해당 작품만의 독창성을 발휘하여 차별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그런 시점에서 보면 새로운 요소가 꽤 있다.

보통 엑소시스트물은 악마에게 빙의된 사람의 가족 혹은 주변 인물이나 엑소시즘을 행하는 신부에 포커스를 맞춘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악마에게 빙의된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부모님이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가족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며 자유로운 생활을 꿈꾸는 사춘기 소녀의 고민과 갈등에서부터 본인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빙의현상에 시달리는 것 등등 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야기 전개나 분위기는 리얼 노선이고 카메라 시점을 보면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주지만 빙의현상의 표현 자체는 픽션으로 방향을 잡았다.

간질을 일으키다가 바닥에 누운 상태로 공중 부양을 하거나, 화장실 변기에 무수히 많은 바퀴벌레가 튀어나오는가 하면 하얗게 뒤집힌 눈이나 동공이 없는 검은 눈을 하고 나와 악마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영화 맞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시점의 진행에 픽션과 녹픽션이 적절히 섞여 있다. 한국 개봉판의 포스터에 홍보 문구로 ‘REC 제작진 참가!’라는 말이 있는데 이 작품의 프로듀서인 줄리오 헤르난데즈는 REC의 제작 총 기획을 맡았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REC 엑소시트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스토리 후반부까지는 그렇게 무섭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악마 들린 주인공에 포커스를 맞춘 게 참신해서 흥미롭긴 하지만 그것과 공포, 재미는 별개의 것이다. 극중 엠마 역을 맡은 배우인 소피 바바서는 92년생으로 사실적인 연기가 돋보였으나, 스토리상 엠마의 자전적 이야기다 보니까 악마, 종교 오컬트 호러 영화로서의 재미는 조금 부족한 편이다.

악마와 인간으로 대비되는 선과 악의 처절한 혈투나 악마적 존재의 초자연적인 능력 개화 같은 악마, 종교 오컬트 고유의 색깔이 약하다.

그래도 후반부에 결정적인 반전이 하나 드러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데 확실히 이 반전이 놀라웠다. 여기 나온 반전은 엑소시스트물의 역사를 뒤집어엎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내가 알기로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건 또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그 반전이 나오기 전까지의 과정이 조금 허술하고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지만, 반전 내용 자체가 좋아서 충분히 커버가 된다.

결론은 추천작. 초중반까지는 그저 그런데 후반부의 반전이 공개된 이후부터 재미가 상승한 용두사미의 반대. 사두용미가 된 작품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말미에 잠깐 나오는 엔니스 신부 배역을 맡은 배우는 헬레이져의 핀헤드로 유명한 더그 브래들리다.



덧글

  • FlakGear 2012/09/23 14:42 # 답글

    왠지 '허술하지만' 엑소시스트물의 역사를 뒤집는 반전이라면 단 한가지 루트만이 연상(...)
    그나저나 이런 성장기의 엑소시스트물에 통찰이 약간 얽혀있다면 감동도 이끌어낼 수 있었을텐데...
  • 잠뿌리 2012/09/25 19:26 # 답글

    FlakGear/ 반전 하나만 남는 영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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