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몬스터(A Monster in Paris.2011) 미국 애니메이션




2011년에 비보 베르즈롱 감독이 만든 프랑스산 3D 애니메이션.

내용은 1910년에 세느강이 범람해 에펠탑이 반쯤 물에 잠긴 시대에 파리 몽마르트를 배경으로 영사 기사 에밀과 배달부 라울이 아는 교수의 연구실 겸 식물원에 완두콩을 배달하러 갔다가 작은 소동을 일으켰는데 그때 무엇이든 크게 급성장시키는 발육 촉진제에 의해 원숭이 털에 살던 조막만한 벼룩이 인간 사이즈로 커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벼룩은 몬스터지만 사람을 해치지 않고 단지 밤거리를 돌아다닌 것뿐인데 무서운 외모 때문에 악소문이 끊이질 않아 타칭 파리의 몬스터로 지칭되는데, 레어버드 클럽의 가수 루실이 우연히 몬스터와 만나 순수하고 선한 마음과 뛰어난 노래, 연주 등 음악 실력을 알아보고 팬텀 마스크와 하얀 턱시도를 입힌 뒤 프랑코란 이름을 주어 무대에 데뷔시킨다.

루실과 프랑코의 관계를 보면 미녀와 야수를 떠올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빅토르 위고의 노틀담의 꼽추를 베이스로 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제목인 파리의 몬스터도, 노틀담의 꼽추 배경이 파리란 걸 생각하면 딱 들어 맞는다. 배경의 차이점이라면 원작은 노틀담 대성당이 주요 무대인 반면 이 작품은 에펠탑의 주요 무대라는 것 정도? (노틀담 대성당과 에펠탑은 프랑스 파리의 양대 건축물이다)

그런데 원작과 달리 외모 지상주의 비판이나 인간성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순수하게 노래에 포커스를 맞춰 완전 재해석했다.

극중 파리의 몬스터인 프랑코는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연주면 연주 못하는 게 없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루실과 친구들의 이해와 조력으로 마음껏 음악을 한다. 노틀담의 꼽추 콰지모드와의 공통점은 자신의 무서운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놀라 달아나며 파리의 몬스터란 별칭으로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되는 것과 반대로 순수하고 선한 존재라는 것인데, 본 작에서는 외모의 문제를 음악으로 극복하는 게 원작과의 차이점이다. 원작의 콰지모드가 성당 종치기로 일하면서 귀머거리가 되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본 작에서는 정 반대로 어레인지한 것이다.

노틀담의 꼽추 에스메랄다는 정열적이고 순진한 처녀지만 사물을 겉만 보고 판단하고 외모에 현혹되어 콰지모드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반면, 이 작품에서 에스메랄다 포지션에 대입되는 루실은 원작과 정 반대로 외모 지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프랑코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음악 무대로 이끌어내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밝고 화려한 아름다운 색깔이 난무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더해지니 프랑스 특유의 고급스러운 냄새가 물씬 풍긴다. 확실히 미국이나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이미지다.

1910년의 파리를 디테일하게 묘사해서 배경도 확실히 남다른 느낌을 준다. 엔틱한 분위기는 물론이고 어두운 밤거리, 안개 낀 새벽 거리, 먹구름 아래 펼쳐진 도심과 에펠탑, 세느강 등 자연 환경과 구조물까지 다 세심하게 그렸다.

다만, 인물이 좀 지나치게 많은 경향이 있다. 진 주인공은 파리의 몬스터 프랑코고 히로인은 루실이지만 인간 커플로서 주인공 남녀는 프랑코와 라울이고, 라울의 친구 에밀 역시 연애 플래그를 하나 켜뒀으며 프랑코가 벼룩이었을 때 집이 되어 준 원숭이 찰스까지 주인공 일행만 해도 5+1명이다.

하지만 그래도 파리 시장이 되기 위해 프랑코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경찰 국장 때문에 대추격전이 벌어지는 극후반부의 전개에서는 인물이 많은 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쫓고 쫓기는 치열한 추격전을 만드는데 있어서는 소수보다 다수인 덕분에 더 버라이어티한 상황이 연출됐다.

프랑코가 클럽 데뷔 후 경찰에 꼬리를 밟혀 생각보다 빨리 추격전에 돌입해 클라이막스까지 치닫는데 예상 외로 전개가 빨라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결론은 추천작! 노틀담의 꼽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작이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되고 매끈하게 잘 빠진 작품이다. 프랑스 영화는 좀 지루하고 고리타분할지 몰라도 애니메이션은 미국 애니메이션 못지않은 완성도와 재미를 가진 갖춘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히로인 루실 성우는 조니 뎁의 전 아내인 바네사 파라디인데 생각 이상으로 육성도 좋고 연기도 잘 했다. 특히 본편에서 레드버드 클럽에서 부른 ‘라 센느 노래’는 최고였다.



덧글

  • 시몬 2012/09/21 01:02 # 삭제 답글

    예전에 리뷰하셨었던거 같은데, 틱스라는 영화에서 약물때문에 진드기가 거대사이즈로 변해서 사람을 습격했었죠. B급영화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재밌었습니다.
  • 잠뿌리 2012/09/25 19:23 # 답글

    시몬/ 그 작품은 아직 보지 못했네요. 나중에 한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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