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43 (Apartment 143.2011) 페이크 다큐멘터리




2011년에 카를레스 토렌스 감독이 만든 스페인산 페이크 다큐멘터리.

내용은 아내의 죽음 이후 딸과 아들을 데리고 살던 홀아비 알렌 화이트가 심령 현상에 시달리자 위협을 느껴 새 집으로 이사를 갔는데 거기서도 또 다시 심령 현상에 발생해 초심리학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뢰를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페이크 다큐멘터리인데 여러 작품이 뒤섞여 있다. 흉가나 폐가가 아닌 민가에서 심령 현상이 벌어져 카메라를 설치해 관찰하는 스타일은 파라노말 액티비티, 극중 대사로도 나오지만 기물이 움직이고 건물이 흔들리는 것은 폴터가이스트, 사춘기 딸이 엄마 유령에 빙의되어 영적 소동을 일으키는 것은 엑소시스트다.

소재면에서 보면 아류작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단 기존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파운드 푸티지, 즉 남겨진 영상물로 전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등장 인물이 능동적이지 못했다. 심리 현상의 실체를 밝혀내기 보다는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 기다리는 게 주된 내용이다 보니 작품에 따라 지루하고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주인공 일행에 심령 현상 연구팀이고 유령 탐사 장치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스토리 진행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카메라 설치해놓고 일 터지기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구를 사용하고 혹은 기구 사용의 결과나 상담 등 인물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집안 기물이 움직이거나 문이 쾅쾅 닫히는 등 심령 현상이 발생하면서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사건의 진상에 대한 복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의뢰주 알렌 화이트의 가족 관계와 갈등이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만든다. 연구팀의 시점에 몰입하면 의뢰주 가족 관계는 파탄 지경인데 설상가상으로 귀신이 나타나 심령 현상까지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인 거다.

배우들은 신인 배우가 아니고 중견 배우들이 꽤 있는데 연기력은 좋은 편이다. 특히 극중 연구팀원들이 알렌 화이트의 딸 캐이틀린이나 어린 아들 베니 등 아이들을 달래면서 촬영에 임하는 게 아주 자연스러워서 리얼하게 다가왔다.

단점이 있다면 후반부에 가서 반전이 드러난 후 너무 빠른 마무리를 지어서 허무하다는 거다. 게다가 던진 떡밥도 다 회수하지 못한 채, 주인공 일행이 사건을 해결한 게 아닌 미결로 끝나는 것도 영 찝찝하다. 뒷맛이 좋지 않은 이 엔딩의 화룡점정이 카메라를 향해 달려드는 유령인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판에서도 그 엔딩 때문에 손가락질 했는데, 굳이 그 작품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만든 페이크 다큐멘터리인 흉가도 그렇고 꼭 마지막에 그런 장면을 넣는 게 싫다. 왜냐하면 그런 장면은 기습적으로 놀래킬순 있지만 놀람은 한순간일 뿐 여운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페이크 다큐멘터리로서의 여운을 저해하는 요소다.

초대 페이크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는 블레어 윗치에서도 맨 마지막 장면에서 어떻게 된 일인지 관객이 알 수 없으니 리얼함을 느끼고 여운을 준 것이다. 만약 거기서 마녀 혹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튀어나와 카메라를 덮쳤다면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장르 자체가 그 한 작품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결론은 평작. 초중반까지는 긴장감이 넘치지만 후반부에 급마무리해서 용두사미가 된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빠른 속도감은 현재의 페이큐 다큐멘터리 장르가 본받아야 할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덧글

  • 시몬 2012/09/01 01:51 # 삭제 답글

    전 이런 획일화된 관중놀래키기 엔딩을 볼때마다 딱 한가지 생각만 떠오릅니다...

    "ㅆ ㅣㅂㅏ 그래서 뭐 어쩌라구?"
  • 잠뿌리 2012/09/03 22:33 # 답글

    시몬/ 저도 왜 항상 그런 장면을 넣는지 모르겠습니다. 감독이 뭘 어쩌란 건지 말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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