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변신전사 트랜스 토디(1991) 아동 영화




1991년에 조명화 감독이 만든 아동용 특촬물로 한국 최초의 전대물이다.

내용은 고대 마야 문명이 실은 올메카 별의 외계인들이 세운 것으로 마야 문명 멸망 이후 2000년이 지난 현재 한국에서 마야 유물 전시회가 열렸는데, 그때 출품된 유물 중 마야 왕국의 태양신 쿠쿨칸의 미라가 실은 올메카성의 대왕 쿠쿨칸의 육체로 2000년 전 영혼과 분리된 것이라 육체와 영혼을 다시 합쳐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구 침공을 개시하면서 트랜스 형제들이 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한국 최초의 전대물이지만 사실 일본 특촬물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처음 작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좀 어설픈 비쥬얼과 개연성 없는 스토리, 발로 쓴 각본 등 문제점이 많이 있다.

우선 타이틀 변신 트랜스 토디라는 게 다섯 명의 트랜스 전사와 외계인 토디를 합쳐 6명의 주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트랜스 전사도 사실 처음에는 트랜스 형제라고 해서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사라진 연구원의 자식들을 이박사가 거두어 키우면서 인체 변환 장치를 통해 변신인간으로 만든 것이라고 나오는데 처음에는 트랜스 드래곤, 트랜스 타이거, 트랜스 저거 등 3명만 나온다.

그러다가 나중에 이박사가 트랜스 마스터라는 로봇을 만들다가 다섯 명의 힘이 필요하다고 해서, 여자 멤버 두 명이 추가되어 각각 트랜스 라이온, 트랜스 이글을 자처하게 되어 트랜스맨이라 이름 지어진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트랜스 라이온과 이글이 정말 뜬금없이 추가됐다는 거다. 트랜스 라이온 유리는 서 박사의 딸, 트랜스 이글은 마야 왕국의 공주 아데나인데 둘 다 아무런 능력이 없는 민간인인데 갑자기 변신인간이 되어 주역 멤버로 합류했다.

트랜스 라이온은 여자인데 변신 직전에 나오는 동물 애니메이션은 숫사자가 나온다거나, 트랜스 기지는 화산 밑에 있는데 그 구덩이로 헬리곱터가 들어갈 때 수직 하강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뒤집혀 직선 하강하는가 하면 유물 전시관이 습격당했을 때 트랜스 저거가 ‘졸개들을 상대하는데 트랜스 알파를 쓸 필요는 없어!’라고 하더니 몇 분 뒤에 적들을 놓치니 ‘그러게 내가 뭐랬어. 트랜스 알파를 쓰자니까.’이렇게 말을 바꾸는 등 뭔가 오류투성이다. 거기다 트랜스맨 중 드래곤은 트랜스 레이저, 라이온은 전자봉 레이저, 이글은 부메랑 이글 등 각자 고유 무기가 하나씩 나오는데 트랜스 타이거랑 트랜스 저거만 그런 게 없다. 심지어 토디는 초강력 방구와 땅파기 등의 고유 스킬을 가지고 있으니 타이거와 저거만 정말 안습이다.

초기 컨셉인 트랜스 형제일 때는 각자 오토바이, 로켓 슈즈 등 그럴 듯한 탈 것을 타고 나오지만 이후 5명이 모인 우주전사 트랜스맨이 된 뒤로는 그런 게 다 사라진다.

이 작품은 1~2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둘 다 합쳐 총 러닝 타임 3시간을 자랑한다, 전반부에 해당하는 1편의 주인공은 사실 외계인 토디다. 토디는 디노사울 별의 외계인 종족인데 올메카 별에게 멸망당한 뒤 아데나 공주와 만나 친구가 된 캐릭터다.

인간처럼 직립보행한 두꺼비형 외계인인데 전투 능력이 높아서 올메카 별의 졸개들을 해치우고 한 번 죽었다가 세포 재생 장치의 도움으로 무덤을 폭발시키며 화려하게 부활해 상편 전체에서 대활약한다. 심지어 본래 주역이어야 할 트랜스맨들도 상편에선 그냥 개폼 잡으며 나와서 졸개 좀 처리하다가 보스급 악당이 나오면 여지없이 발려서 위기에 처하는데 토디와 서박사의 조수 오동태, 게 로봇인 크로브 등 쩌리들의 활약으로 간신히 구출되기도 한다.

전투적 활약뿐만이 아니라 지구 방위군 사령관의 아들 노마와 종족을 초월한 우정까지 맺으니 명실상부한 주인공이다.

정작 트랜스맨 다섯 명의 활약이나 비중, 대사는 전부 합쳐도 토디를 따라가지 못하다.

하지만 2편에서 이박사가 헤라 일당에게 납치되는 등 굵직한 사건이 터지면서 반대로 트랜스맨의 비중이 커진다. 상대적으로 토디는 조연이 되고 노마는 거의 출현하지 않는다. 사실 트랜스맨 중에서도 여성 멤버인 유리와 아데나가 주인공급으로 비중이 급상승하는데 트랜스맨의 전투 활약도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하지만 발로 만든 각본 덕분에 정통 전대물이라고 할 수도 없는 허접함을 자랑한다. 올메카 별의 목표인 쿠쿨칸 부활은 성공하는데 정작 쿠쿨칸 본인은 완전체로 나오자마자 트랜스맨한테 공구리 당해 사망하고 거대 괴수화된 뒤 공격 한번 제대로 못하고 토디에게 발려서 퇴장하며 헤라 여왕은 우주로 튀어 버린다. 뭔가 굉장히 어쩡쩡하게 끝나기 때문에 최악의 각본을 자랑한다.

특수효과는 상당히 조잡한 편으로 필름 위에 필름을 덧씌운 70년대식 촬영 기법을 사용하는데, 그것도 그냥 필름이 아니라 종이 그림을 덧붙여 씌었다. 즉, 배경은 정지되어 있는데 종이 그림 전투기를 움직이는 것이라 정말 허접하다. 이때 나오는 기체 폭발이나 격추씬도 실제 폭발 효과를 사용한 게 아니라 폭발 효과 필름 하나를 계속 다시 썼다. 그런데 제작비가 7억이라고 하니 그 많은 돈을 다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애초에 적도 다양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문어탈을 쓴 인간형 졸개들과 헤라 여왕, 그리고 헤라 여왕의 시종들만 계속 나오고 깨지고 폭발해도 반복해서 다시 나오니 식상해 죽겠는데 말이다. 헤라 여왕이 ‘헤라 변신!’이라고 외치며 괴수 폼으로 변한 것만 해도 무려 3번이나 나온다. 트랜스맨의 필살기에 맞아 폭발해도 다음 화면에 버젓이 살아서 등장하니 우려 먹어도 너무 우려 먹었다.

전대물답게 주인공 일행이 타는 메카가 나오는데 당시 완구 업체의 본좌인 아카데미 과학에서 스폰서를 맡고 있어서 완구로 팔아먹으려고 작정한 듯, 극중에 메카가 나올 때는 장난감 형태 그대로 등장시켜 움직인다. 미니어처로 만든 배경에 장난감 완구만 움직이는 식이다.

트랜스 알파는 1인승 전투기, 트랜스 베타는 2인승 전투기, 트랜스 탱크는 캐터펄트로 3기가 합체해 트랜스 마스터가 되는 것이다. 이런 3단 합체 구성은 일본 전대물의 메카 시스템을 그대로 따왔다.

하지만 문제는 트랜스 마스터 로봇의 활약상이다. 이박사가 브리핑을 통해 굉장한 능력과 무기를 가진 로봇이라고 말하지만 등장 씬은 단 몇 분 밖에 안 되고 그마저 액션 파트는 전혀 없다. 그저 주인공 일행을 태우고 마야 문명의 피라미드가 있는 멕시코로 데리고 갔을 뿐. 최종 결전 병기가 아니라 수송 병기로서의 역할 밖에 안 했다.

이 작품의 메카 액션이 사람이 인형탈을 쓰고 싸우는 게 아니라, 그냥 실제 완구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다른 메카야 현대 병기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그냥 레이져 슝슝 쏘는 연출만 하면 되지만 트랜스 마스터 로봇은 인간형 로봇이다 보니 그보다 좀 역동적인 움직임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수송 역할만 한 듯싶다.

물론 로봇 디자인 표절 문제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는데 트랜스 마스터 로봇의 머리는 일본에서 나온 트랜스포머 V, 트랜스포머 Z, 로보 마스터즈에서 출현한 빅토리 세이버의 머리를 표절했고, 몸통은 트랜스포머 초신 마스터포스에 나오는 오버로드를 따라했다.

메카에 탑승하기 전에 ‘트랜스 마그마’라는 5인 합동 필살기도 있고, 쿠쿨칸의 딸 헤라 여왕이 인간 폼이었다가 다리 두 개 달린 공룡으로 변신하거나, 그녀의 직속 부하들이 식충식물과 비슷하게 생긴 문어 외계인으로 변신하는 등 이쪽 파트는 나름대로 전대물다운 분위기는 잘 나타냈다.

보컬 삽입곡은 오프닝 주제가 이외에 토디 전용송인 ‘나의 친구 토디야’도 있고 악당이 활약할 때는 악당 전용 테마송이 들어가서 생각보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다만, 트랜스 주제가는 초기 컨셉인 트랜스 형제 베이스라서 가사가 시종일관 트랜스 형제만 외치기 때문에. 모처럼 다섯 명이 모여 전대물 전용 5인 포즈를 취하며 우주전사 트랜스를 외치지만 주제가엔 그런 거 없다.

캐스팅은 꽤 이색적이다. 이일웅, 문용민 등 중견 배우는 조역으로 나오고, 주연 배우는 한국인과 외국인이 뒤섞여 있다. 특이한 게 이 외국인 캐스팅인데 아데나 공주, 트랜스 타이거, 트랜스 자가 등 3명이다. 아데나 공주야 그렇다치고 뒤의 두 사람은 이름이 한국식이다. 금발벽안의 백인 이름이 맹호, 흑인 이름이 광표라고 나오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트랜스 드래곤 천룡으로 나오는 배우는 최태환으로, 야인 시대에서 시라소니, 김두한의 액션 대역을 맡았고 지금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시체가 돌아왔다, 최종병기 활 등에서 단역과 무술 감독 등 액션 스턴트 부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데뷔 초기에는 아동 영화에 자주 출현했고 땡칠이와 쌍라이트, 황금탈 형래와 땡초 도사, 흑기사 형래와 광대들에서 조연으로 나왔다가 이 변신전사 트랜스 토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하지만 주연은 이번 한 작품으로 끝이고 그 뒤로는 영구 시리즈, 우주 경찰 휴먼 파워, 오서방 시리즈 등에서 쭉 조연으로 나오다가 쌍둥이 영구와 대부를 끝으로 일반 영화 쪽으로 진출했다.

목소리는 애니메이션 전문 성우를 썼기 때문에 그 당시 공중파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들어온 목소리라서 위화감이 없다.

결론은 평작. 한국 최초의 전대 특촬물이라 역사적 이의는 있지만 일본 전대물을 모방한 아류작에 불과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트랜스 저거는 성우가 이름을 발음할 때 ‘트랜스 저거!’라고 하지만 한글 표기는 쟈가로 되어 있고 본래 뜻은 재규어다.

덧붙여 이 작품 초반의 컨셉인 트랜스 형제는 훗날 차세대 한국의 전대물을 이룩한 ‘지구 용사 벡터맨’에 영향을 준 것 같다.

추가로 이 작품에서 트랜스 알파 기지의 적습 이후 프로그램이 바뀐 스페이스 알파 로봇이 아군을 공격하는데 그걸 제압하고 로봇의 프로그램을 뽑아내는 방식이 5.25인치 디스켓이라서 그걸 보면 진짜 시대의 변화가 느껴진다. (요즘 시대였다면 USB였을지도)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무술 지도는 콧수염이 인상적인 홍콩 배우 오요섭이 맡았다.



덧글

  • 놀이왕 2012/08/28 12:41 # 답글

    1부 마지막에 보면 트랜스형제와 토디가 헤라 일당 물리치고 엔딩곡 나올때 로봇 모형과 트랜스 형제 오버랩 장면 나온뒤 수많은 토디 피규어와 미래형 건물 모형들이 많이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음 장면에서는 올메카 제국 전투기가 그 도시 위를 날아다니는 장면(사진을 덧붙인 것이 아닌 실제 모형이 날아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전 솔직히 이게 2부에서 나오는 장면일줄 알았는데... 정작 2부에서는 안 나오더군요.. 아무래도 1부에서 아데나 공주가 디노사울 행성에 대해 소개할때 나올 예정이던 장면인 것 같은데 삭제된것 같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정보가 하나있는데... 최태환씨는 휴먼파워 시리즈에서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었습니다. 제가 휴먼파워 정보를 봤는데 최태환씨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후속작인 썬더빅맨에서도 역시 주연으로 활약했습니다.
    또한 무술감독인 오요섭씨는 나중에 심형래씨 주연의 별당 형래와 여의주작전, 똘만이 형래와 헐크 쌍둥이 영구와 대부 시리즈를 만들었죠.
  • 잠뿌리 2012/08/29 23:47 # 답글

    놀이왕/ 오요섭이 은근히 한국 아동 영화에 무술 지도를 많이 맡았지요. 물론 본인이 출현한 홍콩 영화도 국내에 많이 소개되서 얼굴이 참 친숙한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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