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버 이블(Forever Evil.1987) 러브 크래프트 원작 영화




1987년에 로저 에반스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점쟁이 매그너스가 집에서 타롯점을 치다가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살해당한 뒤 그가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데, 마침 그 집을 구입한 마크가 형제, 연인, 친구들과 함께 그곳에 갔다가 괴물의 공격을 받아 다른 일행 전원이 참살 당하면서 혼자 살아남아 탈출한 이후, 그 모든 일이 실은 외우주의 사신 요그 카토스를 소환하기 위한 것이란 사실을 알아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의 전반부는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 데드와 흡사하다. 숲속에 있는 외딴 집에 모인 젊은 남녀들이 떼죽음을 당하는데 좀비 형상의 괴물도 나오고, 괴물의 시점을 스테디 캠 기법으로 찍은 씬도 많이 나온다.

괴물에게 목을 잡혔을 때 엄지손가락으로 양눈을 꾹 눌러 터트려 벗어나는 장면도 사실 이블 데드에 나온 씬이다.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스테디 캠 기법을 남발하면서 괴물 본체는 좀비 하나만 계속 돌리는데다가, 문밖에서 나뭇가지가 들어와 사람을 낚아 채 가는가 하면 문 저편 복도 끝에서 빨간 눈동자만 반짝이며 사람의 다리를 잡고 끌고 가는 등등 너무 예산을 아끼려는 티가 난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일반판과 디렉터스 컷이 따로 있는 이유는 저예산 특수효과라고 해도 상당히 잔혹한 연출이 하나 나오기 때문이다. 극중 주인공 마크의 연인 줄리가 첫 번째 희생자가 되면서 욕실에서 배가 갈려져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이후 마크의 꿈속에 반 좀비의 형상으로 나타나 스스로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내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나와서 그렇다. 물론 예산이 적은 만큼 그때 나오는 태아가 인형티가 심하게 나진 하지만 나름대로 충격적이었다.

러닝 타임은 무려 2시간이나 되지만 쓸데없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좀 지루한 편이다. 캐릭터가 특별히 인상적이거나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주인공 마크가 오프닝에서 죽을 뻔한 것을 제외하면 극후반부가 되어 그 집에 다시 돌아가기 전까지 그 어떤 위험에도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심심한 전개가 이어진다.

주인공 마크의 고유한 무기는 휴대용 윈치를 팔등에 차서 사용하는 건데 정말 임펙트가 떨어진다.

흥미로운 게 있다면 러크 크래프풍의 설정들이다. 요그 카토스라는 외주우의 사신이 별에 봉인되어 있는데 그것을 현세에 강림시키기 위해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진 것이고, 초자연적인 존재를 없앨 수 있는 마법의 칼과 네크로노미콘 같은 주문서도 나온다. (요그 카토스는 러브 크래프트의 요그 소토스에서 따온 네이밍이다)

문제는 그러한 설정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설정만 보면 그럴 듯하지만 실제 이 작품의 장르는 오컬트도, 코즈믹 호러도 아니다. 그냥 세계의 명운을 걸고 젊은 남녀 한 쌍과 좀비 한 마리가 박터지게 싸우는 것뿐이다. 외화 드라마 한 편만도 못한 초미니 스케일이다.

물론 그 좀비를 통해 사람을 살해해 제물로 바쳐 사신 소환을 꾀하는 사건의 흑막이 따로 존재하기는 하지만 본편 내용 맨 끝에 나와서 이렇다 할 대립각을 이루지 못한다.

100년 넘게 살아온 사건의 흑막은 자기 출생증명서를 히로인한테 보여주고 ‘나 이런 사람임. 내가 다 사단을 낸거임.’ 이러면서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밝히다가 허무한 최후를 맞이하는데 뭔가 퀘스트 일지를 음성으로 낭독해주는 역할 밖에 못한 것 같다.

그래도 범인의 정체는 나름 깨알 같은 재미가 있었다. 어찌 보면 모든 하우스 호러물의 공통된 흑막이 될 만한 직업군의 인물이다.

결론은 평작. 완성도가 낮고 재미가 떨어지는 작품이지만 몇몇 고어한 장면이 강렬한 인상을 주고, 비록 잘 살리지는 못했으나 러브 크래프트풍의 설정을 도입한 게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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