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파이더맨 3(Spider-Man 3.2007) DC/마블 초인물




2007년에 샘 레이미 감독이 만든 작품. 스파이더맨 극장판 시리즈의 완결작이다(정확히는 샘 레이미표 스파이더맨)

내용은 시간이 지나 스파이더맨이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데 외계에서 온 정체불명의 기생 생물 심비오트와 탈옥을 했다가 실험에 휘말려 돌연변이가 된 샌드맨,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이를 가는 그린 고블린2 해리 오스본까지 3명의 빌런과 대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1편은 그린 고블린, 2편은 닥터 옥토퍼스, 이번 3편은 그린 고블린 주니어, 샌드맨, 심비오트(베놈)까지 총 3명이 나와 스파이더맨을 지지고 볶는다.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빌런이 3명이다 보니 시선이 분산되고 좀 산만해진 느낌을 준다. 거기다 각 빌런의 비중도 좀 애매하게 책정됐다.

기존작과 다르게 이번 작의 빌런은 전부 스파이더맨을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다. 베놈은 원수를 용서하지 못하고 복수에 사로잡힌 피터 파커의 어두운 면을 상징하고, 샌드맨은 벤 삼촌을 죽인 원수란 설정이 추가되면서 피터 파커의 심경을 변화시키는 인물로 나오며 종극에 이르러 용서해야 할 장치 역할로 나온다.

그린 고블린2도 베놈과 비슷한 포지션인데 잘못된 선택을 해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베놈과 달리 해리 오스본은 반대로 올바른 선택을 하는 빛과 어둠의 역할을 맡고 있다.

문제는 이게 설정만 늘어놓고 보면 그럴 듯한데 실제 영화로 보면 샌드맨은 출현씬이 거의 없고 베놈은 3류 악당의 정신을 가진 개 잉여 찌질이로 나온다는 사실이다. 스파이더맨 원작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 굵직한 빌런들이 악당 A, 악당 B 정도의 비중으로 나오니 너무 아쉽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액션 부분의 연출과 특수효과가 발전했다는 사실이다. 베놈의 점액질과 샌드맨의 모래 묘사가 대단하다. 비중이 낮아서 그렇지 영화 속 묘사와 구현도, 액션씬 자체는 전혀 불만이 없다. 오히려 액션씬은 이전 작보다 더 퀼리티가 높다.

이 작품의 메인 빌런은 사실 샌드맨과 베놈이 아니라 그린 고블린 2 해리 오스본이다. 그런데 NTR과 복수귀란 코드가 베놈과 중첩되서 지분을 양분하고 있고 심경 변화가 너무 빨라서 산만한 캐릭터가 됐다.

피터 파커=친구<원수<친구(?)<원수<친구의 태그 트리를 타기 때문에 무슨 고양이가 변덕을 부리는 것 마냥 성격과 행동이 수시로 바뀌어 혼란스러웠다. 물론 중간에 기억상실증과 각성을 집어넣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빨리 변해서 따라가기 조금 힘들었다.

물론 개인적으로 라스트 배틀 때 스파이더맨과 함께 힘을 합쳐, 베놈, 샌드맨 팀과 싸우는 건 재미있게 봤지만 말이다.

피터 파커가 심비오트에 감염된 뒤 흑화되어 막장이 되는데 거기에 어떤 히어로적인 고뇌나 갈등이 없어서 이전작과 진행 방향이 다르다.

‘슈퍼 히어로물’이라기보다는 슈퍼 히어로가 나오는 ‘로맨스물’이라고나 할까. 이 작품의 큰 갈등은 피터 파커와 메리 제인의 사랑싸움이고, 해리 오스본이 참가해 NTR을 시도하며 세 사람의 삼각관계가 쭉 이어진다. 사실 심비오트가 기생한 것도, 심비오트의 숙주가 되는 브룩이 원한을 품은 계기가 된 사건도 전부 거기서 출발하기 때문에 이건 뭐 ‘사랑과 전쟁’ 마블판이다.

이전 작에서 피터 파커는 불행의 별 아래에서 태어난 듯 재수 없는 일투성이에 현실은 시궁창이 뭔지 보여줘서 동정이 절로 가게 했는데 이번 작의 피터 파커는 조금 떴다고 들떠서 눈치 없이 행동하다가 일을 크게 만든 민폐형 주인공으로 나와서 이전 작에서 쌓아 놓은 호감도를 다 깎아 먹었다.

반대로 이번 작품에서 호감도가 상승하여 인지도가 반등한 인물은 바로 해리 오스본이다.

해리 오스본에게 피터 파커는 베스트 프렌드이자 연적임과 동시에 아버지의 원수이기까지 하다. 이번 작에 나오지 않은 피터 파커의 고뇌와 갈등은 해리 오스본이 바톤을 넘겨받았고 올바른 선택을 하여 영웅적 최후를 맞이한 것을 보면 진짜 해리 오스본이야말로 이번 작품의 진 주인공인 것 같다.

본 작에서 스파이더맨과 베놈는 심비오트가 기생한 숙주로서의 안티테제로 대립하고 있지만, 사실 그보다 복수에 미쳐 파멸한 베놈과 진실을 듣고 원수를 용서하고서 함께 힘을 합쳐 싸우다가 영웅적 최후를 맞이한 해리 오스본이 더 명확한 안티테제를 이루고 있다.

결론은 평작. 분명 이전 작에 비해 깊이와 완성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빌런인 해리 오스본의 관점에서 보면 무난한 작품이다. 차라리 ‘스파이더맨3’가 아니라 ‘그린 고블린2’란 타이틀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다. 아니면 빌런을 하나로 줄여서 비중을 몰아줬다면 적어도 지금 나온 결과물보다는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덧붙여 전작에 이어 이번 작에도 브루스 캠벨이 카메오 출현하는데 레스토랑 접수처 직원으로 나와서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해주신다.



덧글

  • 애쉬 2012/08/18 23:13 # 답글

    진정 이 편의 빌런은 블랙스파이더맨 일듯...
  • 잠본이 2012/08/18 23:31 # 답글

    제작사 압력으로 베놈을 집어넣지만 않았어도...흑흑
  • Feelin 2012/08/19 00:28 # 답글

    샌드맨, 베놈, 그린 고블린 주니어까지 섞어놓아서 그런지 어수선했지 ㅠㅠ
  • 시몬 2012/08/19 03:16 # 삭제 답글

    원작의 베놈은 스파이더맨에게 원한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엔 딱히 악당짓을 한것도 아니고, 의외로 히어로에 가까운 활약도 많이 했었죠. 본인스스로 자기는 히어로고 스파이더맨이 악당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하여튼 이 영화에 나온 베놈같은 찌질이3류 악당은 아닙니다.

    해리오스본은 스파이더맨을 아버지원수로 여기고 죽일려는건 똑같은데, 원작만화에선 정체가 피터라는걸 알자마자 충격받고 버로우, 갈등하다가 결국은 용서하는 전개로 가죠. 영화에선 그린고블린이 되기 전 훨씬 일찍(2편) 정체를 알고 오히려 괴롭히려고 흉계를 꾸미지만.

    마지막으로 샌드맨...이 사람은 유일하게 기억에 남는게 캐릭터의 터프함을 묘사할려 그랬는진 몰라도 초반에 탈옥해서 집에 숨어들어왔을때, 빵을 굉장히 터프하게 뜯어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장면에서 두둥 하는 효과음도 넣어주고. 아니 표현할게 없어서 빵 뜯는걸 강조하나 그래. 아마 영화사상 가장 터프하게 빵을 먹었던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 블랙 2012/08/19 07:24 # 답글

    해리의 캐릭터 명칭은 '그린 고블린2'가 아니라 '뉴 고블린' or '그린 고블린 주니어' 입니다.
  • 잠뿌리 2012/08/21 11:52 # 답글

    애쉬/ 네. 사실 이 작품에서 제일 나쁜 놈은 흑화된 피터 파커죠 ㅎㅎ

    잠본이/ 베놈이 들어간 건 정말 사족이었습니다. 안 들어가 것만 못했지요.

    Feelin/ 3명은 너무 많았던 것 같아. 특히 베놈이 문제지.

    시몬/ 게임에서도 베놈은 비중이 크고 멋지게 묘사되는데 영화에선 너무 잉여 찌질이로 나왔지요.

    블랙/ 네. 극중 피터 파커가 고블린 쥬니어라고 부르는 대사가 나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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