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파이더맨 2(Spider-Man 2.2004) DC/마블 초인물




2004년에 샘 레이미 감독이 만든 작품. 스파이더맨 극장판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전작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생이 된 피터 파커가 일상생활과 슈퍼 히어로 생활을 병행하던 중 사랑하는 메리 제인에게 고백하지 못하고 일은 일대로 꼬여서 고민하던 중 어느날을 기점으로 초능력을 서서히 잃어가기 시작하는데, 그 시기에 마침 해리 오스본이 후원하던 핵융합 장치를 개발해 시연하던 닥터 오토가 실험 실패로 인해 아내를 잃고 기계 촉수의 지배를 받아 닥터 옥토퍼스가 되어 소동을 일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작이 주인공 피터 파커가 거미에게 물려 초능력을 얻은 뒤 벤 삼촌을 잃고 나서야 ‘강한 힘에는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슈퍼 히어로가 되는 이야기라면 이번 작은 슈퍼 히어로가 된 다음 영웅적 활약 때문에 일상생활을 소홀히 하게 되고 시궁창 같은 현실 안에서 일반인과 히어로의 삶 사이에서 고뇌하는 이야기가 됐다.

이런 인간적인 갈등을 다룬 건 슈퍼 히어로물 중에서 드문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기존의 슈퍼 히어로들은 스파이더맨처럼 찢어지게 가난하지도, 사랑에 고뇌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 묘사된 피터 파커의 삶은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한편의 인간 극장 같다.

학업도, 직장일도, 연애도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이 현실 그 자체가 시궁창 같은데 그렇다고 히어로 일은 안 할 수는 없고.. 히어로 일을 계속 하자니 일상이 망가지기 시작하는데 거기서 찾아온 고뇌와 갈등, 스트레스로 인해 초능력을 잃어가니 정말 이만큼 고생하는 슈퍼 히어로도 또 없을 것 같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시리즈 세편 중 가장 깊이가 있다. 일반인과 슈퍼 히어로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던 피터 파커가 그 고된 시련을 극복하고 진정한 영웅으로 각성해 연인, 시민들, 더 나아가 도시를 구하는데 그 과정이 디테일하게 잘 나온다.

피터 파커 개인의 심경 변화부터 시작해 주변 환경의 변화까지 다 이어지고 있어서 몰입이 잘된다.

힘을 가진 자, 약자와 정의를 지켜야 한다는 이 시리즈 전통의 테마가 이어지니 그 부분이 다소 진부할 수도 있지만 거기서 기존의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나오지 않은 질문이 나왔기 때문에 작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

‘왜 나여야 하나?’ 이 질문이 슈퍼 히어로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걸 반증하면서 곧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이 묻어나기에 당대 어떤 슈퍼 히어로보다 더 인간적이고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볼거리의 측면에서 보면 이번 작의 빌런인 닥터 옥토퍼스는 기계로 된 촉수 팔 4개를 척추에 꽂고 다니는 악당인데 촉수의 움직임이 리얼하고 박력 있게 묘사됐다.

극중 빌딩과 달리는 전동 열차에서 스파이더맨과 싸울 때의 그 긴장감은 전작에 나온 그린 고블린과의 공중전 이상이다. 닥터 옥토퍼스란 별명에 걸맞는 여덟 개의 기계팔 촉수에서 뿜어져 나온 힘과 박력, 그리고 독특한 움직임은 시각 효과적으로 영화사에 남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액션씬의 비중이 좀 낮다는 사실이다. 물론 나오는 액션 하나하나가 멋지고 박력이 넘쳐서 인상적인 장면이 많지만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 중 액션은 1/3 정도 밖에 안 되고 나머지를 피터 파커의 휴먼 드라마로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뇌하지 않는 히어로에 익숙한 사람한테는 조금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슈퍼맨 스타일 말이다.

또 본 작의 피터 파커가 너무 지지리궁상이라 이런 현시창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이 갈등과 환경 부분의 비교체험 극과 극을 보고 싶다면 아이언맨과 번갈아가며 감상하면 될 것 같다.

물론 아이언맨도 잘 만든 영화고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는데 스파이더맨과 비교하면 정말 부익부 빈익빈의 진수가 느껴진다.

결론은 추천작! 전작만한 속편이 없다는 징크스를 깬 몇 안 되는 작품이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제 7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 제 30회 새턴 어워즈에서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특수효과상, 최우수 판타지영화상을 수상했다.

덧붙여 샘 레이미의 절친이자 이블데드의 주인공 애쉬 역을 맡은 브루스 캠벨이 극장 경비원으로 카메오 출현한다.



덧글

  • 잠본이 2012/08/18 23:09 # 답글

    캠벨아저씨는 1탄에서도 스파이더맨 이름 붙여준 레슬링 사회자로 나오셨죠.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
  • memset 2012/08/19 00:40 # 답글

    그러고보면 마벨 코믹스에서 아이언맨하고 스파이더 맨 둘이서 맨날 티격태격 사이가 안좋다고...
  • 블랙 2012/08/19 10:01 # 답글

    알렉스 로스가 그린 전작 내용 하이라이트는 압권이었죠.

    닥터 옥토퍼스로 나온 '알프리드 몰리나'는 '레이더스'에 단역으로 나온적이 있는데 등짝에 거미(...)가 잔뜩 붙는 장면이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98qPbj-Hw7k
  • 잠뿌리 2012/08/21 11:55 # 답글

    잠본이/ 이 작품에서 스탠 리와 더불어 출석률 100%의 숨은 주인공이네요 ㅎㅎ

    memset/ 둘 다 성격도, 재산도 신분도 극과 극을 달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블랙/ 그 아저씨는 스피시즈 1에서도 단역으로 나왔지요. 무려 박사인데 외계인과의 정사 후 끔살 당하는 역할이었습니다.
  • 지나가다 2012/08/25 16:55 # 삭제 답글

    태클은 아닌데 옥토퍼스 촉수는 영화에서는 4개였어요. 두개로 걷고 나머지 두개로 잡고, 두발이 땅에 닿아있을때만 4개 다 활용하고 그랬어요.
  • 잠뿌리 2012/08/26 00:10 # 답글

    지나가다/ 아 4개였군요. 땅 짚고 건물 타고 하도 물건 던지는 등 하도 다양하게 사용하기에 8개로 착각했습니다.; 수정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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