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오브 더 시굴리스 (The Night of the Seagulls.1975) 언데드 영화




1975년에 아만도 데 옷소리오 감독이 만든 스페인산 좀비 영화. 블라인드 데드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자 최종작이다. 1탄의 영제가 블라인드 데드라 보통 블라인드 데드 시리즈라고 하지만 스페인어 원제는 ‘엘 좀비’다.

내용은 십자군 시대 때 템플 기사단이 생전에 남녀를 덮쳐 남자는 그 자리에서 참살하고 여자는 개구리를 닮은 악마상에 제물로 바친 후 인육을 먹다가 스페인군에 붙잡혀 처형당한 뒤 수세기가 넘은 현대, 젊은 의사 헨리가 아내와 함께 부부 동반으로 쇠락한 어촌 마을에 부임했다가 좀비로 되살아난 템플 나이트에게 인신공양을 하는 마을의 저주 받은 풍습을 목격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어촌 마을에서 7년에 한번씩 7일 동안 젊은 여성을 템플 나이트 무리에게 바치는 것이 메인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템플 나이트의 디자인 수염 난 해골에 로브를 뒤집어쓰고 말을 타고 달리는 시리즈 전통의 모습 그대로 나오는데 이번 작은 특히나 말 타고 달리는 장면을 전부 다 슬로우 모션으로 처리해서 조금 답답한 느낌을 준다.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의 배경은 중세 고성, 두 번째 작품의 배경은 포루투갈의 작은 시골 마을, 세 번째 작품의 배경은 중세의 갤리선. 그리고 네 번째 작품인 이번 작에서는 배경이 또 바뀌어 쇠락한 어촌 마을이 됐다.

쇠락한 어촌 마을에서 벌어지는 인신공양이란 소재가 ‘워커맨’같은 고딕 호러 영화 분위기가 나서 꽤 괜찮았다. 좀비 호러로 시작한 시리즈지만 고딕 호러로 마무리를 지은 듯한 느낌이다.

어촌인 것 치고 한 번도 바다에 나가지 않고 해변만 줄창 보여주긴 하지만, 저주 받은 의식에 의해 산재물을 바치는 주민들과 말을 몰아 해변가를 달리는 좀비 기사들의 모습은 나름대로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좀비 기사들 자체에는 발전이 전혀 없다. 말 한 마디 없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사람을 해치는 스타일은 여전하다. 그런데 희생자들이 대부분 칼로 참살 당해서 이전 작의 흡혈 요소도 사라졌고 또 눈 먼 기사란 별칭에 걸맞게 소리를 듣고 사물을 식별하는 설정도 어느새 없어져 긴장감을 느낄 만한 요소가 많이 줄었다.

오히려 좀비 기사들보다 그들에게 제물을 바치는 마을 사람들이 더 으스스하다. 마을 사람들도 제물을 바치는 시점에서 좀비 기사들과 한통속이나 마찬가지라서 그런지 본 작은 이 시리즈 중 가장 바디 카운트 수가 낮다. 그와 동시에 고어 수위도 낮아서 사실 오프닝에서 템플 나이트 생전에 벌인 인신공양씬을 제외하면 그렇게 눈에 띠게 잔인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템플 나이트를 퇴치한 방법이 워낙 허접해서 여운이라고는 1그램도 느껴지지 않는다. 최종작으로서의 엔딩치고는 허접의 진수를 보여준다.

결론은 평작. 좀비물로 시작했다가 고딕 호러로 마무라 된 작품. 어쩐지 러브 크래프트의 인스머스의 그림자가 생각나는데 지나치게 잔인한 묘사는 절제하고 고딕 분위기를 강화시킨 건 좋았지만, 시리즈 4번에 걸쳐서 나온 템플 나이트의 발전 없는 모습과 최종작으로서 결말이 허접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덧글

  • 2012/07/18 13:48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FlakGear 2012/07/18 16:00 # 답글

    그냥 시걸의 밤이라 읽고선 격뿜.
  • 잠뿌리 2012/07/20 12:27 # 답글

    유에/ 예전에 본 작품들이지요.

    FlakGear/ 발음이 그렇게 해석될 수도 있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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