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Hannibal.2001) 사이코/스릴러 영화




2001년에 리들리 스콧 감독이 만든 작품. 양들의 침묵의 후속작이다.

내용은 FBI 요원 클라리스 스탈링이 한니발 렉터의 도움을 받아 버팔로 빌에게 납치된 상원의원의 딸을 구출하고 사건을 해결하면서 명성을 쌓았지만 그로부터 10년 후 별 다른 활약 한 번 하지 못하고 오히려 실책만 저질러 좌천당할 위기에 처하자, 렉터의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메이슨 베르거가 손을 써 렉터를 FBI 지명 수배명단에 올리고 스탈링으로 하여금 다시 렉터 사건을 맡게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전작으로부터 무려 10년 후에 나온 후속작으로 한니발 렉터 역은 안소니 홉킨스가 그대로 맡았지만 스탈링 역은 조디 포스터에서 줄리앤 무어로 바뀌었다.

조디 포스터가 연기한 스탈링을 생각하면 줄리앤 무어의 스탈링은 정말 캐릭터 매치가 전혀 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어색하고 낯선 느낌만 든다.

사실 스탈링은 본 작에서 주인공이 아닌 히로인 포지션이고, 이 작품의 진짜 주인공은 렉터다.

전작의 주인공 스탈링은 짜증나는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단순히 줄리앤 무어의 외모와 연기력, 분위기가 조디 포스터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다.

지나치게 원칙을 중시하면서 10년 동안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경험이 떨어져 보이며 잦은 실책으로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고문관이다.

렉터와 스탈링 사이의 기묘한 사랑이 메인이 됐고 그 때문에 전작의 심리 스릴러 요소는 사라졌다. 여전히 두 사람은 대화를 주고받지만 문답을 나누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에서는 렉터 혼자 일방적으로 말하는 씬이 많다. 스탈링은 그냥 듣고만 있을 뿐이다.

양들의 침묵으로부터 10년 후에 나온 작품이다 보니 렉터 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도 나이가 들어 10년 전의 샤프함이 사라지고 배 나온 할아버지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렉터의 캐릭터는 카리스마 있고 매력적이라 극의 재미를 준다.

캐릭터물로서 보면 렉터에게 푹 빠질 수 있다. 전작 이상으로 지적이고 냉철하면서도 위트 있는 살인귀로서 오키도키, 타타, 이런 귀여운 의성어도 육성으로 직접 하며 그 이외에 명대사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자유의 몸이 된 시점에서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히로인을 구하는 영웅과 피도 눈물도 없이 관련자를 없애는 악당 역할을 혼자 다 다하니 스릴러 장르로서의 긴장감은 전작보다 떨어진다. 스탈링, 메이슨 등 등장인물 전원이 렉터한테 농락당한다. 완전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따로 없다.

렉터가 살인의 주최가 되니 전작보다 몇 배나 더 높은 수위를 자랑한다.

메이슨이 복수의 때를 기다리며 준비시킨 식인 돼지도 인상적이지만 역시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클라이막스에 나오는 인육 요리 씬이다. 인디아나 존스 2에 나온 원숭이 골 요리 이후로 음식에 관련된 2차 컬쳐 쇼크를 경험했다.

결론은 평작. 본격 한니발이 스탈링 뒤치다꺼리 하는 작품이다. 전작보다 더 잔인해졌고 안소니 홉킨스의 한니발은 여전히 위협적이고 매력적이지만, 조디 포스터가 아닌 스탈링의 한계와 진상 고문관 캐릭터로의 변모, 그리고 살인마와 수사관의 기괴한 러브 스토리로 귀결되는 내용이 한없이 낯설게 다가온다.

여담이지만 이번 작에서 렉터에 의해 얼굴이 망가진 부자 메이슨 베르거 역을 맡은 배우는 개리 올드만이다. 한니발에게 복수하기 위해 돈을 쓰고 권력을 동원하는 본작의 끝판 대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덧글

  • 잠본이 2012/07/12 18:37 # 답글

    게리올드만... 나름 세기의 대결이었던 거군요 OTL
  • 잠뿌리 2012/07/12 18:59 # 답글

    잠본이/ 사실 이 작품 이전에 1992년에 나온 프란시스 포드 코풀라 감독의 '드라큘라'에서 이미 두 배우가 일기토를 떴지요 ㅎㅎ 게리 올드만은 드라큐라. 안소니 홉키스는 반 헬싱 교수역이였습니다.
  • 동사서독 2012/07/12 20:34 # 답글

    얼굴이 떡이 되어 실제 배우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던 메이슨(게리 올드만)이 딱 한 번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본래 얼굴을 드러내는데 그때 그 장면이 참 으시시했지요. 얼굴이 뭉개진 채 새는 발음으로 한니발 렉터에 대한 증오를 드러내는 장면은 배트맨 다크나이트 후반부 얼굴이 반쪽(!)이 되버린 하비 덴트를 연상시키기도 했어요.
    이 영화는 오프닝에서 새떼가 한니발 렉터의 얼굴로 변하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여러 감독이 물망에 올랐다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양들의 침묵이 워낙 히트한 탓에 리들리 스콧 감독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범작이 되었지요. 원작 소설에서는 메이슨의 여동생이 동성애자에 괴랄한 캐릭터였던가 했어요. 조디 포스터가 출연을 거부한 것은 동성애자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왔지요. 그 때문인지 조디 포스터 출연을 요청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친 시나리오 때문인지 메이슨의 레즈비언 여동생 캐릭터가 없어지다 했었구요.
  • 시몬 2012/07/13 02:08 # 삭제 답글

    그 메이슨의 여동생은 동성애자이기도 했지만 그보단 남자가 되고싶어하는 여자였죠. 하여튼 남매가 쌍으로 미친 것들이었습니다.
  • 블랙 2012/07/13 06:26 # 답글

    원작의 결말이 너무 욕을 많이 먹은것 때문인지 영화는 다른 결말이 되었죠.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은 블랙 선데이로 시작해 양들의 침묵에서 정점을 찍고 더 나아가지 못한것 같습니다.
  • 먹통XKim 2012/07/14 12:31 # 답글

    개봉당시....모자이크하고 개봉했죠 ㅡ ㅡ
  • 잠뿌리 2012/07/15 06:48 # 답글

    동사서독/ 메이슨 베르거는 정말 얼굴 생긴 것부터가 섬뜩했습니다. 얼굴 인상만 가지고 본다면 호러 캐릭터 순위권에 들 것 같습니다. 확실히 리들리 스콧 감독의 명성을 생각하면 조금 기대에 못 미치기는 하지요. 메이슨의 여동생은 영화에서 나오지 않았는데 원작에 나온다니 처음 알았습니다.

    시몬/ 생각해 보면 한니발 시리즈에서 제정신 가진 사람 찾기가 정말 힘들지요 ㅎㅎ

    블랙/ 원작 결말도 나중에 알아봐야겠네요.

    먹통XKim/ 모자이크 할 수 밖에 없는 고어성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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