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마녀(Mother Of Tears: The Third Mother.2007) 오컬트 영화




2007년에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이 만든 작품. 마녀 3부작 중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딸인 아시아 아르젠토가 주인공 역을 맡았다.

내용은 몽시뇨르 신부가 비테르보 공동 묘지에서 1815년에 매장된 무덤을 파헤쳐 시체가 든 관과 낡은 상자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 든 내용물을 보고 놀라 박물관장인 마이클에게 보내지만, 마이클이 부재중일 때 지젤과 사라가 호기심에 멋대로 상자를 열었다가 눈물의 마녀가 제 힘을 되찾으면서 세상에 혼란에 빠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마녀 3부작에 속하면서도 앞서 나온 두 작품과 매우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서스페리아가 마녀 길드가 숨겨진 발레 학교에 입학한 수지의 이야기, 인페르노가 마녀가 숨어 사는 고건축 아파트를 조사하러 온 마크의 이야기라면 이 눈물의 마녀는 오히려 어느 한 곳에 가만히 있지 않고 쉴 틈 없이 움직이며 사라가 마녀와 추종자들에게 쫓기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화려한 색채로 무장한 비쥬얼 요소가 완전 사라지고 그 대신 고어성이 강화됐다. 이전 작을 합친 것보다 몇 배는 더 잔인해졌는데 이건 흡사 다리오 아르젠토가 아닌 루치오 풀치의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리얼 타임으로 흘러 내리는 오장육부와 안구 격파 등의 소재와 연출은 아르젠토 감독보다는 풀치 감독의 주특기였다. (게다가 창자로 목 조르기라니, 이런 건 아르젠토 감독의 아트와 거리가 멀다고!)

3부작 중 가장 오컬트 요소가 강한데 마녀의 존재를 극후반부에 드러낸 이전작과 달리 본 작은 처음부터 마녀의 봉인이 풀리면서 세상이 혼란에 빠지고 마녀와 그녀의 추종자들을 계속 등장시키기 때문에 오멘3와 같은 세기말 오컬트로 변모했다.

주인공 사라는 백마녀 엘리사의 딸로 어머니로부터 마법의 힘을 이어 받아 흑마녀 눈물의 마녀와 맞서는 게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가루를 사용해 죽은 영혼을 직접 본다거나, 정신을 집중해 은신술을 사용하고 엘리사의 영혼에게 조언을 듣는 것 말고는 별 다른 능력이 없다.

아르젠토 영화답게 설정에 구멍이 슝슝 난 개연성 없는 스토리로, 본편에서는 사라에게 싸울 준비를 해라 뭐라 하지만 실제 내용상 누구에게 트레이닝 받는 것도, 어떤 전투적인 준비를 갖추는 것도 아니다. 뭔가 앞에서 한 설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즉홍적으로 진행하는 것 같은데 이 시리즈 전통의 빈약한 결말까지 가세하고 있으니 이건 뭐 아르젠토식 소드 마스터 야마토다.

극후반부에 나오는 경찰은 왜 그 타이밍에 갑툭튀 했는지, 또 분명 사라와의 관계가 쫓고 쫓기는 관계일 텐데 대화 한 마디 없이 자연스럽게 콤비를 이루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

등장인물이 너무 빨리 죽어 나가니 이건 뭐 스토리 진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인데, 오죽하면 죽은 영혼까지 불러내 안내역을 맡길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를 테면 내일 누구를 소개시켜주겠다. 이랬는데 이 말 한 사람이 죽어버려서 갑자기 어머니의 영혼이 툭 튀어나와 ‘힘내! 그리고 그 사람을 어서 찾아 봐!’ 이래서 주인공이 직접 찾아가는 전개라서 좀 어이가 없다.

사라 역의 아시아 아르젠토도 감독 딸이란 게 특이사항일 뿐. 배우로서의 연기는 정말 못한다. 게다가 설정상의 문제인지 캐릭터 멘탈이 바닥을 치기 때문에 보는 내내 짜증이 났다.

감독의 딸인데도 불구하고 막판에 가서 무너지는 카타콤에서 페노미나의 제니퍼 코델리처럼 시쳇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고생한 걸 생각하면 이런 평이 좀 가혹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에 건질 게 전혀 없는 건 또 아니다.

첫 번째로 마녀 3부작 중에서 주인공이 가장 적의 위협에 시달린다. 서스페리아와 인페르노를 보면 극후반부를 제외하면 주인공은 위험에서 완전 벗어나 있거나, 혹은 기운 없이 픽픽 쓰러져 위험을 피하는 바람에 주변 인물만 혹사당하는 전개로 나가는 반면 본작은 주인공에게 끊임없이 위기가 찾아온다.

정말 쉴 틈을 안 주고 몰아붙인다. 사라와 연관된 사람들은 대부분 하루도 채 못가서 마녀의 추종자들에게 살해당한다. 게임으로 비유하면 대략 이렇다. NPC를 만나서 대화를 하고 나서, ‘당신에게 어떤 정보를 주겠소. 잠시 여기서 기다리시오.’ 이 대사가 나왔는데 그 직후 적이 나타나 NPC를 죽인다. 이런 전개가 일상다반사로 나온다. 그 과정에서 사라가 기지를 발휘해 위험을 피하는 진행은 나름대로 몰입도가 높았다.

두 번째는 눈물의 마녀가 부활하면서 혼란에 빠진 세상에 대한 묘사다. 극중 설정상 두 번째 마녀의 시대를 연다고 하는데 폭력, 약탈, 강간, 살인 등이 거리 곳곳에서 자행되는 묵시록적 배경과 카타콤에서 벌어지는 마녀 집회 등에서 오컬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세 번째는 설정상 최강의 흑마녀인데 허접한 최후를 맞는 눈물의 마녀가 섹시한 미녀란 점이다. 서스페리아의 한숨의 마녀가 투명 할머니, 인페르노의 어둠의 마녀가 해골 사신인 것에 비해 눈물의 마녀는 알몸에 후두 달린 망토 하나 뒤집어쓰고 반라의 몸을 드러낸 검은 머리 누나로 바람직한 몸매를 자랑하며 요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눈물의 마녀란 별칭에 걸맞게 희생자의 눈물을 핥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설정의 오류인지, 아니면 아르젠토 감독이 잊어 먹은 건지. 분명 세 마녀 중 가장 잔인한 마녀는 어둠의 마녀인데.. 눈물의 마녀 본편에서 눈물의 마녀가 가장 아름답고 잔인한 마녀라는 언급이 나온다. (근데 사실 앞의 두 마녀가 한 명은 할머니. 다른 한 명은 해골인데 애초에 외모를 비교할 수가 없잖아!)

결론은 평작. 유럽 학교 괴담으로 어레인지 된 암흑 동화로 시작해 고어 오컬트로 마무리된 작품. 아르젠토도 나이는 못 속이는 것 같다. 30년 만에 완결된 마녀 3부작이지만 그 끝이 가장 미약한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세 마녀의 풀 네임은 각각 마터 테네브라움, 마터 서스피리움, 마터 라크리마넘인데 잘 보면 아르젠토 감독의 작품 제목에서 따온 이름이란 걸 알 수 있다. 테네브라는 테네브레(섀도우), 서스피리움은 서스페리아다.

덧붙여 이 작품은 아르젠토 감독의 기존 작과 다르게 개그도 들어가 있다. 눈물의 마녀의 부활을 축하하기 위해 전 세계 마녀들이 기차, 자동차, 비행기 타고 로마로 모인다는 설정인데 그중에서 일본 마녀가 웃겼다. 극중 대사를 일본어로 하는데 조또마떼, 이케~ 이런 대사를 날리는 게 왠지 웃음을 자아냈다.



덧글

  • 시몬 2012/07/10 01:06 # 삭제 답글

    아니 마녀라면 마녀답게 빗자루를 타야지?
  • 잠뿌리 2012/07/10 02:01 # 답글

    시몬/ 사실 중세의 마녀는 빗자루를 타는 것도 몸에 향유를 발라서 비행하는 원리였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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