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져러(Conjurer.2008) 오컬트 영화




2008년에 클린트 허치슨 감독이 만든 작품. 타이틀인 컨져러는 주술사란 뜻이 있고 판타지 배경의 게임에서 종종 등장하는 단어다.

내용은 사진작가 숀 버넷이 유산을 한 아내를 위해 어린 시절에 살던 숲속 시골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는데,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오두막집에서 오래 전에 목이 매달려 죽은 마녀의 영혼과 조우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줄거리와 소재만 놓고 보면 메인 키워드가 위치 크래프트다. 극중에 나오는 까마귀는 마녀의 패밀리어고 오두막집에서 살다가 목이 매달려 죽은 마녀도 마녀사냥으로 인해 죽은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위치 크래프트가 주제인 것 치고는 지나치게 자극이 약하다. 스토리 전체에 걸쳐 오컬트 분위기는 약하고 젊은 부부의 일상에서 조금씩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심심하다.

오두막집에서 가시에 찔린 주인공의 상처가 점점 심해진다거나, 주술사의 영혼이 찍힌 심령사진, 영상 속에서 갑자기 튀어 나온 영혼체의 습격 등 그럴 듯한 장면이 몇 개 나오기는 하지만 그런 걸 비중 있게 다루지는 않았고 그냥 잊을 만 할 때 한 번씩 나오고 만다.

마녀가 끼치는 해악 중 젖소의 젖을 짜면 우유가 아닌 피가 나오는 것도 본작에 나오긴 하는데 그런 현상을 좀 더 부각시켰으면 무서웠겠지만 그러지 않아서 아쉽다.

뭔가 타이틀 네임은 주술사인데 주술에 관한 건 완전 뒷전으로 제목과 내용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주인공 직업이 사진작가라 마녀의 영혼을 처음 확인한 것도 심령사진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사실 마녀에 대한 환상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어린 시절에 트라우마로 남게 된 사건의 환영에 시달리는 게 주를 이룬다. 이게 극후반부의 전개에 대한 복선이 되기는 하지만 위치 크래프트 자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B급 호러 영화라곤 해도 위치 크래프트 소재를 으스스하게 잘 살린 게 워락과 위치보드 등인데 그런 작품과 비교하면 이쪽은 지나치게 리얼리티를 중시한 모범생인 것 같다.

허우대 멀쩡한 주인공이 이상한 현상을 겪고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알아보고, 그러는 동안 아내와 사이가 멀어지면서 종극에 이르러 미친놈 취급 받는데 사실 이런 전개도 이제는 너무 지겹다.

주인공에게 미쳤다는 판정을 받을 만한 어두운 과거가 있지만 엔딩 말미에 흑막이 드러나는 건 이런 진부한 패턴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쉽게 예상이 돼서 허무하기까지 한 반전이다.

결말만 놓고 보면 이 작품은 오컬트가 아니라 사이코드라마에 가까운데 그렇기 때문에 오컬트 영화로 알고 본 사람은 뒤통수 맞기 딱 좋을 것 같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자극적인 건 주인공이 까마귀를 잡는 씬 정도다. 식칼을 들고 까마귀와 사투 아닌 사투를 벌이는 장면이다.

결론은 비추천. 진부한 내용에 심심한 전개로 위치 크래프트라는 소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작품이다. 대놓고 못 만든 쌈마이 영화나 B급 영화조차 되지 못한, 그냥 재미없는 영화다.



덧글

  • FlakGear 2012/07/02 01:17 # 답글

    역시 심리호러물은 명장아니면 못만드는 듯합니다(...)
  • 잠뿌리 2012/07/02 16:04 # 답글

    FlakGear/ 심리 호러물이 잘 만들기 특히 어려운 소재이기는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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