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ST(フィスト) 세가 세턴




1996년에 GENKI에서 개발하고 이미지니어에서 세가 세턴용으로 발매한 3D 대전 액션 게임.

내용은 사상 최강의 아이돌 결정 오디션을 미소녀들의 대전으로 진행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기본 조작 버튼은 방향 버튼과 가드, 펀치, 킥. 3버튼을 사용하며 가드+펀치는 던지기다. 버튼 배치와 기능은 버추어 파이터지만 링아웃이 없는 무한 맵이라 철권 느낌도 난다.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 중 두 명은 열혈남, 흑형으로 무개성하지만 다른 6명의 미소녀 캐릭터들은 꽤 특이하다. 개조 세일러복 여고생, 브루머 입은 여중생, 너구리 코스츔 소녀, 금발 수녀, 청발 바니걸, 여닌자 등으로 비록 최악의 폴리곤으로 게임 속 모습은 악몽 같지만 2D 일러스트는 귀여운 편이다.

모션이나 시스템은 세가의 버추어 파이터와 남코의 철권을 적당히 섞은 느낌인데 그래픽 수준은 그 어느 쪽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한다. 나온 시기를 생각해 보면 최소한 버추어 파이터 2나 철권 2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정작 기본 퀼리티가 버추어 파이터 1 이하다.

아무리 세턴의 3D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정말 세기말 공포에 가까울 정도로 최악, 아니 최흉의 폴리곤 디자인은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시각적 충격을 안겨준다. 버추어 파이터랑 비교하는 건 실례. E.A의 4차원 복싱에 나온 조형을 미소녀 스킨을 덧씌웠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그게 최악의 궁합을 자랑하는 거. 완전 박스형 폴리곤 얼굴에 일본 아니메풍 큼직하고 반짝거리는 눈망울이 들어간 디자인은 가히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끔찍한 건 폴리곤 디자인만이 아니다. 조작성도 나쁘고 게임 속도는 느린데다가 게임 볼륨은 16비트 게임기만도 못한다.

우선 조작성은 기본 조작 버튼부터 화면과 플레이 스타일까지 버추어 파이터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지만 그보다 움직임이 딱딱하고 몇 박자 느리다.

기본기만 맞아도 플레이어가 됐든 CPU가 됐든 공중에 붕붕 떠오르지만 낙하하는 시간에 맞춰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플레이 속도가 느린 관계로 공중 콤보 같은 건 넣기 힘들다. (넣기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스탠딩 다운 공격, 기상 공격 등이 없고 점프 다운 공격 모션은 전 캐릭터 공통. 버튼 조합에 따른 컴비네이션 공격은 한 캐릭터 당 약 4~5개씩 있는데 그게 전부로 플레이어가 따로 조합할 수 있는 콤보가 없다. 아무래도 버튼 조작감이 매우 나빠서 버튼 입력 후 반박자 느리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런 듯 싶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잡기 실패 모션도 전 캐릭터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잡기 실패시 음성까지 집어넣어서 본의 아니게 웃겼다.

게임 볼륨은 CD 매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작은데 우선 이 게임, 대전 액션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2인용이 안 된다. 오직 1인용만 가능하다. 어떤 난이도를 선택하든 8스테이지가 끝이다.

오프닝은 물론 엔딩까지 스토리 텍스트는 단 한 줄도 없고 엔딩 보컬곡과 함께 스텝롤이 올라가면서 해당 캐릭터의 그림 4장 정도 나오는 게 전부다.

운동회 그림, 수영복 그림, 아이돌 데뷔 그림, 디폴트 복장 그림. 이렇게 4장이 전부다.

그나마 코다 마리코, 히카미 쿄코, 이타나카 아츠코, 오카무라 아케미, 오타니 이쿠에, 이노우에 키쿠코 등으로 포진된 성우진은 화려했고 엔딩 보컬곡은 좋았으니 시각적인 충격은 커도 청각적인 부분은 양호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옵션 모드에는 꽤 공을 들였다.

게임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미소녀 캐릭터 성우의 육성 대사를 들을 수 있는 보이스 모드와 프로필을 소개하면서 해당 캐릭터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카메라 모드가 있다.

뷰어 모드에서는 세턴 패드의 모든 버튼을 사용해 회전, 축소, 확대가 가능하며 심지어 스커트 안까지 볼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문제는 이 게임 폴리곤 디자인이 최악을 넘어선 최흉이라는 거)

결론은 미묘. 세가 세턴용으로 나온 게임 중에 손꼽히는 쿠소 게임. 데스 크림존과 비견될 정도로 엉망진창인 게임이다. 순수하게 대전 게임이란 장르 하나만 놓고 보면 인류 역사상 가장 못 만든 대전 게임 10위 안에 들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CD 타이틀 커버와 매뉴얼에 나오는 그림은 상당한 모에 그림체로 당시 세가 세턴 매거진에서 발매 전에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발매한 이후에는 독자 레이스에서 데스 크림존, 대모험 ~세인트 엘모스의 기적~과 함께 최하위권 순위 다툼을 벌였다.

덧붙여 이 게임은 PS1로도 나왔다. PS1은 그나마 세턴보다 3D 능력도 좋아서 세턴판보다는 그나마 더 나아졌다. 세턴판은 대전 액션 게임인데도 무려 2인용이 안 되지만 PS판은 2인용을 기본 지원하며 오프닝 무비까지 나온다.

다만, 세턴판에서 기본 지원하는 카메라 모드가 PS판에서는 해당 캐릭터로 클리어해야 지원되는 번거로운 사항이 있다. 또 카메라 모드의 줌인, 줌아웃은 세턴판만 지원된다.

추가로 이 작품은 매뉴얼에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개발사의 게임 연대를 보면 제복전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에 속한다. SFC용으로 나온 첫 번째 작품이 프리티 파이터. 세턴으로 나온 두 번째 작품이 프리티 파이터 X고, 이 작품이 세 번째다. 때문에 플레이어 셀렉트 캐릭터인 여섯 명의 미소녀가 다양한 복장으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 게임은 복장이 다양해도 기술에 있어선 개성이 없다. 중복되는 모션도 많고 이미지에 안 맞는 기술 편성도 많다. 대표적으로 여자 닌자인 토키카제는 닌자인데도 불구하고 서브 잡기가 파워봄이고, 너구리 코스츔 소녀 도츠키 마유미는 철권의 킹을 베이스로 해서 기본 잡기가 무려 브레인 버스터다. 바니걸인 메이는 뜬금없이 고양이손 펀치 콤보까지 날린다.

또 18금 동인 대전 슈퍼 스트립 파이터 4에서 신 캐릭터로 참전한 게 이 FIST에 나온 개조 세일러복 여고생 아오키 마린이다. 본 작에 나온 브루머복 입은 여중생인 모모야마 아이는 2D로 어레인지한 뮤겐 스킨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개발사인 GENKI는 2년 후인 1998년에 닌텐도 64용으로 파이팅 컵(영제: 파이터즈 데스티니)라는 3D 대전 액션 게임을 개발했는데 그 게임은 그럭저럭 할 만하다. 비교적 부드러운 움직임에 ‘필살 공격’이란 개념을 집어넣어 체력이 가득 차 있어도 한 방 잘못 맞으면 KO되는 시스템을 탑재해 참신했다.



덧글

  • 짜오지염황 2012/06/19 19:18 # 답글

    으악 비교대상이 데스크림존이라니! 대체 얼마나 구리기에 데스크림존하고 비교되는건지 한번 찾아봤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네요. 데스크림존이나 치타맨 등 워낙 쟁쟁한 애들한테 밀려서 그렇지 저것도 이쪽에서 꽤 알아주는(당연히 안 좋은 쪽으로) 최강최흉의 퀄리티이긴 한가 봅니다.
  • windxellos 2012/06/19 21:37 # 답글

    그러고 보면 프리티 파이터 X도 만만찮은 괴작이었죠. 애니메이션 무비까지는 그냥저냥 봐줄만한데 정작 대전 부분이 엉망이었으니. 그래도 게임성 엉망인 걸로는 그거나 이거나 거기서 거기지만 허접하나마 2D로 찍어냈던 전작의 그래픽 쪽이 더 허접한 3D인 본작보다는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먼산)
  • 시몬 2012/06/21 17:26 # 삭제 답글

    옛날 루리웹에서 이 게임리뷰를 보다가 작성자분의 센스에 웃음이 터졌던 기억이 납니다. 저 너구리코스츔소녀의 게임내 그래픽을 가지고 묘사하기를, "PC용 3d 격투게임 FX파이터에 나오는 암석괴물 매그논"의 여동생이라고 써놨었죠. FX파이터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상이 갈 겁니다.
  • 잠뿌리 2012/06/22 21:02 # 답글

    짜오지염황/ 데스 크림존하고 박빙의 승부를 겨룰 만한 게임이지요.

    windxellos/ 프리티 파이터X는 2D란 점이 그나마 좀 낫긴 합니다. 다만 SFC용 프리티 파이터에서 크게 발전한 게 없다는 것이 에러지만요 ㅎㅎ

    시몬/ FX-파이터. 추억의 제목이네요. 과거 586을 사용하던 고등학생 시절에 즐겨 했던 게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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