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의 이글루스 : A-특공대 (The A-Team.2010)

2010년에 조 카나한 감독이 만든 작품. 1983년에 총 5시즌을 방영한 외화 드라마를 2010년에 극장용 영화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원제는 A-팀. 국내 번안 제목은 A특공대다.

내용은 이라크전 출신 특공대였던 한니발, 팩, 머독, B.A가 테러리스트 소탕의 임무를 맡고 작전에 돌입했다가 상관인 러셀 모리슨 준장을 폭사시키고 위조지폐 동판을 빼돌렸다는 누명을 쓴 뒤 군법재판에 회부되어 다들 흩어져 감옥에 간 이후 1년이 지나서 전원 탈옥해 다시 한팀으로 뭉쳐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원작은 1873년에 나온 드라마라서 A팀 일행들이 월남전에서 활약한 그린베레 소속이었는데, 2010년에 나온 이 리메이크판은 이라크전에서 활약한 레인저들로 나온다.

80년대 명작이 2000년 이후에 리메이크되어 나오는 경우는 많은 반면 그중에서 정말 볼만한 작품은 손에 꼽을 만큼 적은데, 이 작품은 그 적은 작품 중 하나다.

원작 드라마에 나온 느낌을 잘 살린 캐릭터는 모두 하나 같이 매력적이다. 원작을 보고 자란 세대에게 위화감이 들지 않고, 또 원작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

A팀 일행들이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개그를 하고 노닥거리며 분위기를 풀다가 또 특공대로서 할 때는 확실히 하는 그 분위기가 원작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 매우 마음에 든다.

통쾌하고 박력 있는 액션이 일품인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은 고공 낙하 탱크 씬이다. 그게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겠지만 영화이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고 그 시점에서 충분히 재미있고 신선했다. 그리고 한니발의 전략 아래 팀원들이 하나로 뭉쳐 악당들을 쳐 잡는 극후반부 전개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A팀 일행들이 다들 한 능력하지만 그래도 어디까지나 인간에 불과한데 위기 상황 때 기지와 재치를 발휘하고 전략, 전술을 통해 열세를 극복하는 이런 아날로그 방식의 전개가 너무 좋다.

캐릭터, 액션, 화면 등은 아날로그 시대의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사실 화면과 편집, 몇몇 연출 등에는 CG가 들어가 있어 아날로그와 디저틸이 적절히 섞인 느낌을 준다. 그래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단 이 작품은 스토리와 캐릭터 등 각본 부분이 아날로그고 화면, 편집 등 촬영 기술이 디지털이기 때문에 확실히 21세기 액션 영화와는 완전 스타일이 다르다.

애초에 80년대 드라마를 원작으로 삼고 있어서 구시대적인 작품이란 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니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결론은 추천작! 21세기 디지털 액션 영화를 역행하는 20세기 아날로그 액션 영화의 귀환. 비록 흥행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재미있는 작품이고 이 정도면 훌륭한 리메이크라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A특공대 멤버 중 유일한 흑인이자 특유의 헤어스타일과 장신구 패션으로 한 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외모의 소유자인 BA의 경우, 처음 퀸튼 잭슨이 이 배역을 맡았다고 했을 때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조금 됐지만, 영화 본편을 보면 생각 이상으로 연기도 잘하고 BA 캐릭터도 잘 어울렸다.

참고로 원작에서 B.A 배역을 맡은 미스터 T는 록키3에서 록키의 라이벌 복서로 나왔고 WWF 레슬 매니아에서 깜짝 출현하여 헐크 호건과 태그팀을 맺고 프로 레슬링을 하기도 했다. 퀸튼 잭슨이 종합격투기 선수라는 걸 생각해 보면 이 부분도 매치가 잘 된다. 극중에 악당 보스를 쳐 바르는 호쾌한 슬램은 실제로 종합 격투기판에서 나오는 퀸튼 잭슨의 트레이드 마크 기술이다.